역사적인 남북 정상 회담을 지켜보면서 이제는 통일 교육도 그 내용과 형식면에서 아주 조심스럽게 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번 정상 회담으로 과거와 같이 경직되고 폐쇄적인 반공 교육, 통일 교육은 설자리를 잃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아직도 북한이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북한은 핵을 비롯해 가공할만한 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해 교전, 동해 무장 공비 남파 등 잊지 못할 만행의 중심에 서 있었다는 사실이다.
회담 전까지 분명 김일성 김정일 부자는 분명 우리의 주적으로 민족의 원흉이었다. 회담 한 번으로 그들이 민족의 영도자로 우뚝 서거나 통일의 지도자로 변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이 상당한 것도 사실이다. 솔직히 남북 정상이 한 번 만나서 이루어질 수 있었던 남북 통일이라면 벌써 열 번은 통일되었을 것이라는 우익 인사들의 걱정을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멀고도 험한 통일의 열매를 맺기 위해 척박한 이 땅에 한 알의 밀알을 심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통일 교육의 큰 줄기는 바뀌어서는 안 된다. 물론 과거와 같이 무조건 적대시하는 통일 교육은 지양되어야 하겠지만 북한 당국과 북한이 전혀 변하지 않고 있는데 우리만 통일 교육이 소위 동포 화해 교육으로 변질된다면 뒷감당을 어떻게 할 지 우려된다.
특히 국가보안법, 국정원법 등이 전향적으로 고쳐지고 동북아 평화와 안전의 지렛대인 미군 철수가 자주 통일이라는 미명하에 성급하게 진행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물론 통일이 되려면 이런 일련의 것들이 바뀌어야겠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본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우리의 통일 교육은 북한 바로 알기 교육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북한과 북한 동포를 넓은 가슴으로 감싸안고 냉철한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 교육이야말로 통일 교육의 바탕이 되어야 할 것이다. 남북 통일은 단거리가 아닌 긴 마라톤이다. 따라서 냄비밥이 아닌 돌솥밥 논리로 접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