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교육재정 규모가 확충되어야 한다는 데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그동안 국내외에서 수행된 많은 연구가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교육의 질은 확보되는 교육비의 수준을 능가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이러한 교육비 수준과 관련해 대변수로 적용되고 있는 것이 학생 1인당 교육비이다. 비록 새삼스러운 사실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학생 1인당 교육비 수준은 OECD 내에서도 최하위권에 속하고 있으며, 학교단계에 따라서는 최근 몇 년 사이 오히려 축소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학생 1인당 교육비 수준을 OECD 국가와 비교하면, 우리나라 보다 낮은 경우는 4, 5개국에 지나지 않고 있다. 2002년도 구매력 지수로 환산한 학생 1인당 교육비 수준을 보면, 유치원 2497달러, 초등교 3553달러, 중학교 5036달러, 고교 6747달러이며 고등교육기관은 6047달러로 산출되고 있다. 이러한 교육비 수준을 1997년도의 경우와 비교하면, 중․고교의 경우는 약간 증가했으나, 초등교는 제자리 수준이며 고등교육기관이 경우는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02년도 학생 1인당 교육비를 OECD 평균 수준과 비교하면, 중․고교는 90% 수준에 근접하고 있으나, 초등교는 67% 수준, 유치원과 고등교육기관은 60% 미만의 수준을 보이고 있다. 환언하면, 이는 OECD 평균 수준으로 학생 1인당 교육비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유치원과 고등교육기관은 1.7배, 초등교는 1.5배 정도의 학교교육비 확충이 이뤄져야 함을 의미한다.
학생 1인당 교육비 수준이 이렇게 낮음에도 불구하고 그 지출 구조를 보면, 우리나라의 경우가 자본비의 투자 비중이 가장 많게 나타나고 있다. 상대적으로 총교육비 중 경상비의 비중이 가장 작은 국가인 셈이다. 교육비를 지출기능별로 볼 때 교육의 질 향상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경비가 운영비를 포함한 경상비이다. 우리나라는 이 비율이 초․중등교육 83%, 고등교육 79%로 각각 OECD 평균인 92%와 88%보다 9% 포인트씩 낮은 수준이다. 그만큼 학생 1인당 교육비는 절대수준이 낮으면서도 시설․설비 등의 확충을 위한 자본비의 투자 비중은 가장 높은 실정이다. 상대적으로 교육의 질 향상은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이는 여전히 교육인프라의 구축을 위한 경비가 가장 많이 투자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초․중등학교와 고등교육기관 모두 예외가 아니다.
이와 같은 학생 1인당 교육비 수준은 국민 1인당 GDP 수준과 비교하더라도 OECD 국가와는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유치원과 고등교육기관의 투자수준이 저조함을 시사 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의 국민 1인당 GDP 대비 학생 1인당 교육비 수준은 유치원 14%, 고등교육기관 33%로 OECD 평균인 18%와 43%에 비해 월등히 낮게 나타나고 있다. 반면에 초등교는 19%로 OECD의 20%와 유사한 수준이나, 중학교와 고교는 27%와 37%로 각각 OECD의 23%와 28% 보다 오히려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학생 1인당 교육비 수준은 중․고교를 제외하면, 경제발전 수준에도 뒤지는 아주 낮은 수준으로 확보되고 있다.
이상과 같은 논의를 기초로 판단할 때 학생 1인당 공교육비 수준을 증대시켜야 하며, 그를 위해서는 공부담 교육재정을 확충해야 할 것이다. 모든 학교단계의 교육재원이 확충돼야 하지만 상대적으로 그 우선순위는 유치원, 고등교육기관 및 초등교에 주어져야 하리라고 본다. 이는 고교 이하 각급 학교 표준교육비 분석 결과(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더라도 유치원과 초등교의 교육비 확충이 가장 시급한 것과도 맥을 같이한다.
우리나라 교육의 질을 한 차원 높게 승화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학생 1인당 교육비 수준의 제고가 시급하며, 그 추가재원 확보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경주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