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서울대 합격자 중 소위 '입시 명문고'나 강남ㆍ서울 출신 학생의 비율은 줄고 농촌 출신이 느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대는 '신입생 배경 다양화'를 위해 2005년 학교별로 추천 학생들을 내신 위주로 뽑는 '지역균형선발제'를 도입한 데 이어 2008학년도에는 이를 정원의 30% 수준으로 확대할 방침이어서 이런 경향은 당분간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2일 정시모집 합격자 발표로 사실상 마무리된 2006학년도 서울대 신입생 모집에서 합격자를 낸 고교 수는 지난해보다 33곳 늘어난 846개교였다.
학년도별 서울대 합격자 배출 고교 수는 1996년 584개, 1997년 627개, 1998년 672개, 1999년 678개, 2000년 698개, 2001년 702개, 2002년 729개, 2003년 763개, 2004년 775개, 2005년 813개교로 꾸준히 늘어 왔다.
학교별 편중 현상이 완화됨에 따라 20명 이상 서울대 합격생을 낸 '입시명문' 고교 수는 2004년 26개, 2005년 13개, 2006년 12개교로 지속적인 감소추세를 보였다.
서울예고와 대원외고가 50명 이상의 합격자를 내는 등 특수목적고들의 서울대 합격생 수가 일반계 고교보다 월등히 많은 현상은 올해도 지속됐다.
그러나 2002년까지만 해도 일부 특목고에서는 매년 서울대 합격자 수가 100명을 넘겼던 점을 고려할 때 이런 현상도 점차 완화되는 추세로 파악된다.
올해 서울대 합격생 30명 이상을 낸 학교는 서울예고ㆍ대원외고 50명 이상, 명덕외고 40명대, 서울과학고ㆍ선화예고 30명대 등 총 5개교에 불과했다.
서울 강남 등 거주여건이 좋은 것으로 평가되는 '지역 기반' 명문고들의 합격생 수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올해 서울대 합격자 중 서울 강남지역(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출신의 비율은 11.5%로 작년보다 0.7%포인트 감소했다.
서울대 합격자 중 강남지역 학생들의 비율은 1994년 14.5%, 1995년 12.2%, 1996년 11.2%, 1997년 11.8%, 1998년 9.7%, 1999년 12.4%, 2000년 10.3%, 2001년 11.2%, 2002년 12.7%, 2003년 11.3%, 2004년 11.4%로 최근 10년간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서울 강남의 경기고와 경북의 포항제철고는 재작년과 작년에 30∼20명대 합격자를 냈으나 올해는 합격자 수가 많이 줄었으며 서울 강남구 지역 주요 고교들도 모두 10명대나 그 이하로 줄었다.
여자고교 중에서는 대구 경일여고와 은광여고만 10명 이상 합격자를 냈을 뿐 세화여고, 서문여고 등 강남 지역 주요 여고들도 10명 미만의 합격자를 내는 데 그쳐 '여고 약세' 현상도 이어졌다.
2004학년도부터 올해까지 서울대 입시에서 서울 출신자 비율은 38.1%, 37.2%, 36.1%로 줄어든 반면 군 지역 출신자 비율은 2.7%, 3.8%, 4.2%로 꾸준히 늘었다.
이처럼 학교별, 지역별 편중 현상이 줄어든 요인으로는 지역균형선발제 도입 외에도 1999년부터 외국어고ㆍ과학고 등 특수목적고 출신자에 대한 '비교내신제'가 폐지됐고 1990년대 말을 기점으로 수능 문제가 쉬워진 점 등이 꼽힌다.
또 당락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논술에서 출신 지역별 격차가 거의 없는 점도 편중 완화 요인으로 들 수 있다. 올해 입시의 경우 논술과 면접의 명목상 반영 비율은 20%였으나 이로 인해 당락이 갈린 학생의 비율은 24.8%로 그보다 높았다.
2006학년도의 경우 출신 지역별 논술 점수 평균은 서울 23.49점, 광역시 23.47점, 시지역 23.5점, 군지역 23.52점 등으로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차이는 없었으나 시ㆍ군 지역 학생들의 점수가 대도시 출신자보다 오히려 조금 높았다.
이는 사교육 여건이나 교육 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농어촌 지역 출신자들의 논술 점수가 대도시 지역에 뒤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올해 서울대 입시에서 재수생 합격자 비율이 늘어난 점도 주요 특징 중 하나다. 올해 재수생 합격자 비율은 35.9%로 작년보다 3.9%포인트 늘어난 반면 재학생 비율은 66.1%에서 62.0%로 줄었다.
이런 '재수생 강세' 현상은 2006학년도 대입 수능이 전년보다 다소 어려워지면서 변별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