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국이는 호기심이 많고 재세는 시험에서 실수를 하지 않습니다. 재국이는 도림이와, 재세는 어진이와 가장 친합니다"
전북 군산시 나포면 나포초교 4학년 손재세.재국 쌍둥이를 둔 정경옥(38)씨는 작년 말 방학과 함께 생각지도 못했던 편지 한통을 받았다.
고작 학년 초에 단 한번 얼굴을 본 담임교사로부터의 편지였다.
이 편지에는 자녀의 성격과 학습태도는 물론 학습발표 내용과 음악시간 하모니카 연주에 이르기까지 아이들의 생생한 학교생활 얘기가 담겨 있었다.
정씨 뿐 아니라 이 학교 학부형들은 모두 이 같은 '신선한 편지'를 받았다.
학년 당 1학급, 120여명이 전부인 이 학교 담임교사 6명이 1년 동안 가르친 제자들 개개인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를 가감 없이 학부형들에게 편지로 전한 것이다.
컴퓨터 대신 볼펜으로 손수 써 내려간 편지는 마치 방금 일어난 일처럼 생생했다.
운동장에서 어떤 놀이를 즐기는 지, 같은 반 친구 중 누구와 가장 친한 지, 글쓰기에 재능이 있고 자신감을 찾아가는 중 이라는 등 세세한 표현들로 가득했다.
정씨는 "선생님으로부터 전화는 받아봤지만 친필로 쓴 편지는 처음"이라면서 "아이들의 성장 모습을 꿰뚫어 본 선생님의 관심과 편지에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학교 교사들은 "성적표를 통해 학력은 알 수 있지만 교우관계 등 학교생활을 잘 알지 못하는 학부모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가정에서도 자연스럽게 필요한 지도를 이끌어내자는 취지로 일일이 편지를 썼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또 이번 편지를 통해 지난 1년을 스스로 되돌아 보며 올바른 교육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