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안 좋은 소식이다. 지난해 경기도의 한 중학교 급식실에서 조리실무사가 손가락을 다친 사건에 대해 경찰이 해당 학교 영양교사를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것이다. 조리실무사의 처벌불원서 제출, 도교육감의 우려 표명도 무색한 결과다.
지난해 속초체험학습 안전사고 인솔 교사 재판, 학부모 몰래 녹음 특수교사 아동학대 신고 재판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교사가 형사처벌 대상이 됐다. 툭하면 아동학대 신고로 수사당국에 불려 다니고, 부득이한 교육활동 중 발생하는 안전사고로 더욱 가슴을 졸여야 하는 또 하나의 사례가 아닐 수 없다.
해당 조리실무사는 법정 산업안전 교육(연 24시간)을 이수했고, 영양교사가 사전에 예측하거나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또 사후 조치까지 잘 처리했는데 형사적 책임까지 지게 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업무상과실치상은 사고 발생의 예견·결과 회피 가능성, 주의의무 위반 등 인과관계가 모두 입증돼야 성립한다. 사고 당사자도 처벌을 원치 않는데 기계적 법 해석과 집행으로 또다시 교단에 큰 상처를 줬다.
만약 해당 교사가 처벌을 받게 된다면 조리실무사의 각종 안전사고가 영양교사의 형사 책임이라는 선례가 될 것이다. 이는 체험학습, 체육활동, 실험·실습 등 교육활동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에까지 적용될 우려가 있다. 가뜩이나 동료의 부상으로 마음이 아픈 교사에게 법의 굴레를 씌어서는 안 된다.
법은 소중하고 지켜야 한다. 그러나 최소한의 상식이 돼야 한다. 국회와 교육부는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급식실 안전사고에 대해 고의나 중과실이 아닌 경우 영양교사 면책이 가능하도록 법제화해야 한다. 검찰도 이 같은 상황을 잘 살펴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