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말 고사가 한창인 요즘 경기도 고양시 지역의 학교들이 부정행위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덕양구 H중학교의 경우 올들어 3차례 시험에서 휴대전화 수거 등의 기본적인 조치를 취해 왔지만, 5∼8일 치러진 2학기말 시험에서는 몇가지 방안을 추가했다.
휴대전화, MP3, 무선통신기기 등을 시험 전에 감독 교사에게 보관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레이저 볼펜 휴대도 금지했다.
레이저 볼펜으로 앞에 있는 학생 등에 쏴 객관식 정답을 주고받는 새로운 부정행위가 최근 서울 지역 일부 학교에서 활용되고 있다는 정보를 들려 왔기 때문이다.
또 1학년과 2학년, 2학년과 3학년, 1학년과 3학년을 한 교실에 한 줄씩 섞어 배치하고, 책상 서랍도 교단 쪽을 향하도록 돌려 놓아 교과서나 커닝 페이퍼 활용을 원천 봉쇄하고 있다.
이 학교 C(50.여) 연구부장은 "한 교실에 섞어 놓으니 저학년들은 고학년 눈치 보느라, 고학년들은 저학년에게 창피당하지 않기 위해 서로 조심한다"며 "몇차례 시험에서 학생들이 부정행위를 하면 상당한 불이익을 받는다는 점을 체험을 통해 깊이 인식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도 시험 감독관으로 나서 이를 돕고 있다.
이 학교는 한 교실에 1명의 학부모들이 보조 감독관으로 들어와 교사는 앞에서, 학부모는 뒤에서 이중 감시해 '부정행위도 막고 학부모들의 이해도 돕는' 효과를 거뒀다는 자체 평가를 받았다.
H중학교는 이번 시험에서 단 한 건의 부정행위도 적발되지 않았다. 11∼16일 2학기말고사를 치르는 일산동구 B고교도 H중학교와 비슷하다. B고교는 여기에 책상 위에는 컴퓨터용 펜과 마커 펜, 손만 올리도록 지도할 계획이다.
이 학교 K(42.여) 교사는 "부정행위 방지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을 믿고 인격을 존중한다는 것을 알려 주기 위해 이를 사전에 알려주고 스스로 하도록 지도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이제 자발적으로 따라할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