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대학들이 학내 잡음 등을 이유로 인터넷 자유게시판 운영을 잇따라 축소하거나 폐쇄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있다.
9일 지역대학들에 따르면 한남대는 지난달 23일부터 학교 홈페이지내 자유게시판인 '오정골 게시판'을 없애고 대신 '업무문의 및 건의'와 '칭찬합시다'로 분리,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업무문의 및 건의' 게시판은 게시자 본인만이 내용을 확인할 수 있고 '칭찬합시다'는 실명제인 데다 댓글을 달 수 없도록 해 칭찬게시판에 되려 불만을 호소하는 글들이 끊이지 않고있다.
재학생 홍모(물리학)씨는 '다른 학생들의 건의 내용과 답변 사항을 볼 수 있어야 진정한 건의가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올렸고 박모(경영학전공)씨는 '한 사회나 단체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나름대로 비판세력이 있어야 한다'며 게시판 폐쇄를 비판했다.
침례신학대학도 이달들어 학교 홈페이지를 전면 개편하면서 '학과별 게시판'을 내부 구성원들만 볼 수 있도록 '학내 종합정보시스템'으로 옮기고 일반인들의 열람을 막았다.
침신대는 지난 6월 인터넷 자유게시판을 없애고 학과별 게시판으로 전환하면서 실명제로 바꿨었다.
이에 앞서 우송대는 2003년부터 홈페이지 건의함을 실명제로 전환, 학교 구성원들만 이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건양대도 2002년부터 자유게시판을 학내 정보시스템내로 통합하면서 일반 홈페이지 내 게시판을 없앴다.
이처럼 지역대학들이 잇따라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을 축소, 폐쇄하고 있는 것은 근거없는 비방글이나 욕설, 외설, 상업광고 등이 게시판에 게시되면서 학교 이미지를 떨어뜨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대학측이 여러 학내 문제에 대한 구성원들의 다양한 의견이 게시판을 통해 표출되자 이를 물리적으로 차단하려는 것 아니나는 비판도 적지않다.
한남대는 최근 학내 주차장 유료화, 교수채용비리 의혹 등 문제로 자유게시판에 비판글이 쇄도했었으며 침신대는 수도침신대와의 통폐합, 입시부정의혹 문제 등으로 구성원간 다양한 의견이 게시판을 뜨겁게 달궜었다.
한남대 교수협 관계자는 "조선시대에도 신문고를 통해 백성들의 의견을 들었는 데 학교측이 일방적으로 학생들의 언로인 자유게시판을 폐쇄한 것은 시대를 거스르는 일"이라며 "9월 평의회 의결에 따라 학교측에 질의서와 함께 시정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련 대학 한 관계자는 "자유게시판이 일부 근거없는 개인의 의견이나 주장으로 학생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는 데다 일반인에게 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축소하고 있는 것"이라며 "건전한 의견은 내부 정보시스템을 통해 자유롭게 밝힐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