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어느 나라가 입시 한 달 앞두고 입시제도를 바꾼답니까.”
교육부의 논술 가이드라인이 발표된 이튿날인 1일 정봉주 의원이 마련한 긴급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방향의 옳고 그름을 떠나 이제 수시모집을 한 달 앞둔 시점에서 갑자기 전형방법을 바꿔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혼란이 극에 달해 있다”며 교육부를 비판했다.
한국교총 박남화 교육정책연구소장은 “서울대와 싸우다 여론에 밀려 급조한 철학도 비전도 없는 가이드라인”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강태중 중앙대 입학관리처장은 “고교 교육을 정상화 하고 사교육을 줄이려는 의도였겠지만 어느 것에도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논술에 제한을 둘수록 대학은 서류나 면접에 치중하게 되고 이 경우 계층간 격차는 오히려 벌어질 것이며, 또 논술 전형방법을 불쑥 바꿀 경우, 이에 대한 대처는 사교육이 훨씬 앞서기 때문에 오히려 이를 조장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논술전문학원 ‘거인의 어깨’ 김형일 대표는 “바로 다음 주부터 학교를 선택해 원서를 써야 하는 시점이다. 당혹해 하는 학생, 학부모의 상담이 새벽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교육부는 수년간 차분히 준비해 온 수험생, 특히 어려운 여건에서도 논술지도에 정열을 바친 일선 고교 교사들의 노력을 완전히 뒤엎어 버렸다”고 말했다.
유니드림 신청론 입시연구소장도 “촛불시위는 고 1, 2만 할 줄 아느냐는 분노가 현재 고3 학생, 학부모의 반응이다. 이 때문에 당초의 논술 전형방식을 급히 바꾼 7개 대학은 사과문까지 발표했다”며 “그런데도 교육부는 왜 그렇게 늠름하냐”며 질타했다.
신 소장은 특히 이날 간담회 자리에서 교육부의 가이드라인을 교묘히 피하면서도 충분히 어렵고 변별력을 갖춘 모의 논술문 자료를 제시하며 “가이드라인이 얼마나 효과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