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이주배경학생이 최근 4년간 2배 이상 증가했지만 한국어학급 확충은 학생 증가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고교 한국어학급은 지난해보다 1개 늘어나는 데 그쳤으며, 이주배경학생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학교급별 지원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한병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19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초·중·고·각종학교의 이주배경학생은 2022년 16만8645명에서 올해 21만838명으로 4만2193명(25.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학생은 528만4164명에서 484만7879명으로 43만6285명(8.3%) 감소했다. 전체 학생 중 이주배경학생 비율은 3.19%에서 4.35%로 높아졌다.
학교급별로는 고교의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고교 이주배경학생은 2022년 1만6744명에서 올해 3만7660명으로 2만916명(124.9%) 늘었다. 중학교는 3만9714명에서 5만3501명으로 34.7%, 초등학교는 11만1640명에서 11만8655명으로 6.3% 증가했다. 전체 이주배경학생 가운데 고교생이 차지하는 비중도 9.9%에서 17.9%로 확대됐다.
반면 한국어학급 확충은 초등학교에 집중됐다. 올해 전국 한국어학급 운영계획은 601학급으로 지난해 530학급보다 71학급 늘었다. 이 가운데 초등학교가 380학급에서 438학급으로 58학급 증가한 반면, 고등학교는 44학급에서 45학급으로 1학급 늘어나는 데 그쳤다. 중학교는 94학급에서 108학급으로 14학급 증가했다.
올해 전체 한국어학급 가운데 초등학교가 72.9%를 차지했으며 중학교 18.0%, 고등학교 7.5% 순이었다. 고교 한국어학급 수는 초등학교의 약 10분의 1 수준이다.
이주배경학생 수를 한국어학급 수로 나눈 지표에서도 학교급별 격차가 나타났다. 올해 고교는 한국어학급 1개당 이주배경학생이 837명으로 초등학교 271명의 3배를 넘었다. 고교의 이 수치는 2022년 1196명에서 지난해 764명까지 감소했으나 올해 다시 증가했다. 다만 이는 전체 이주배경학생 수를 한국어학급 수로 나눈 것으로, 실제 학급당 재학생 수를 뜻하지는 않는다.
학교를 방문해 한국어교육을 지원하는 사업도 초등학교 중심으로 운영됐다. 지난해 ‘찾아가는 한국어교육’ 지원학교 1290교 가운데 초등학교는 827교(64.1%)였으며 고등학교는 135교(10.5%)였다. 고교 지원학교는 2024년 60교에서 2배 이상 늘었지만 전체 지원학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낮았다.
고교 이주배경학생에 대한 지원 수요는 앞으로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올해 이주배경 중학생은 5만3501명으로 고교생보다 42.1% 많다. 특히 국내 다문화 출생아 수가 정점에 이른 2012년 전후 출생자들이 현재 중학교에 재학 중이며, 2027~2029년 고교에 진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고교 단계에서 필요한 한국어교육과 교과 학습, 진로·진학 지원을 강화하고 학생 증가에 맞춰 전문인력과 교육재정을 확보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한병도 의원은 “학생 수는 줄고 있지만 학교가 더 세심하게 챙겨야 할 학생은 늘고 있다”며 “초등학교 중심에 머문 지원체계로는 빠르게 늘어나는 고교 이주배경학생의 교과 학습과 진로·진학을 뒷받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문화 출생 정점 세대가 고교에 진입하는 앞으로 3년이 골든타임”이라며 “교육부는 학교급별 지원체계를 재설계하고, 지역별 수요를 반영한 인력·재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