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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론> 노무현정부 교육 2년

올해는 참여정부의 집권3년차로 교육부문에 대한 중간평가가 이루어져야할 시점이다. 이점에서 노 대통령이 국가 교육정책의 기본방향을 형평성과 자유의 확충, 그리고 연대와 협력으로 설정한 것을 다시 음미해볼 일이다.

참여정부가 출범한 2003년 이후 교육계는 NEIS문제로 인한 분열·갈등, 수능복수정답과 수능부정, 서교장 자살과 교원분열, 교사의 학생성적 조장과 입시부정사건, 해외유학생 폭증 등으로 혼란이 계속되어왔다. 그리고 사교육비경감대책으로 EBS수능강의, 사이버 가정학습체제구축, 2008년도 대입개선안, 교원양성·연수·평가체제 개선안, 대학구조개혁안, 지방대 혁신역량강화방안 등이 마련되기도 했다.

그러나 교원승진제도, 사립학교법 개정, 교사회·학부모회·학생회 법제화, 교원신분지방직화, 교원평가제 도입, 교원법정정원확보, 우수교원확보법 제정, 교원양성체제 개편 등에 대해서는 논란이 계속되고 정책결정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교육개혁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살펴보면 첫째, 노대통령의 공약에 나타난 정책의 기본방향이 김영삼 문민정부 이래의 교육정책의 기조와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안정속의 개혁을 추구할 것으로 보여졌는데 집권이래 정책결정과정과 구체적 정책방안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점이다. 우선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하겠다고 한 교육부총리를 벌써 네사람째 교체하고 있다. 이는 정치·사회적 상황변화와 교육계 내외의 갈등의 산물인 셈이다.

둘째, 교육정책 기본방향에서 제시한 자유와 형평성, 연대와 협력을 통하여 교육의 형평성, 자율성, 다양성 등 모든 것을 이루려고 하다 보니 혼란과 갈등이 나타나지 않을 수 없는 점이다. 결국 지난 국민의정부처럼 자유주의와 평등주의, 수월성과 평등주의, 자율성과 책무성, 자주성과 공공성의 이념적 대립이 격화되어 집단간의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이념적 갈등은 다원주의 사회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기도 하지만 이러한 현상은 정부의 정책 주도에 있어서 사회적 통합기능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하고, 정부가 취한 철학과 이념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이바지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정책 통합기능 부족으로 인한 집단간 갈등 현상은 정부와 이해집단간 뿐 아니라 정부부처들간에 이해집단들 사이에 이르기 까지 전체사회에 발생하여 정책체계가 혼란되고 집단이기주의로 교육현장의 갈등이 증폭될 수 있다.

셋째, 배분적 정의의 의미를 가진 ‘형평’을 능력자, 가진자를 도외시하고 능력이 부족한자, 적게 가진자만을 위한 적극적 차별정책만 강조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데서 나타나는 문제점이다. 단순평등주의, 기계적 평등주의 또는 지나친 소외계층만을 위한 차별정책은 악평등주의이다.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다루어서 각자에게 자기 몫의 교육을 가지게 하는 배분적 정의, 상대적 평등을 구현하여야 한다. 우수한 능력을 가진 학생, 경제적 능력을 가진 자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교육정책은 곧 개인의 자유와 선택권 보장이 희생되면서 포풀리즘적(인기영합주의적)성향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예로서 고교평준화정책의 기조를 유지하는 문제이다. 이미 문민정부이후 평준화제도의 보완이 교육과 국가발전을 위한 국민적 판단을 받고 있는데 보완정책 없이 기조유지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2월25일 노대통령은 취임2주년 국정연설에서 작년한해 유학비용으로 나간 돈이 70억달라고 하면서 교육서비스의 경쟁력을 높여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해외유학은 막지 못하면서 불평등을 재생산하고, 학벌사회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학교유형을 다양화하고, 자립형사립고를 억제한다면 앞으로 불가피한 교육시장개방에 따라 국내중등교육도 해외의존적 교육으로 만들 가능성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될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기계적 단순 평등 논리보다 선택과 경쟁의 교육제도를 통한 교육의 질을 높이지 않을 수 없다.

노 대통령은 능력사회를 강조하여 왔다. 능력주의는 다양성이 공존해야하고, 개개인의 선택이 보장돼야 가능하다. 대학교육의 선택과 집중의 방향이 중등교육에서도 어느 정도 조화롭게 시작되어야 한다. 교육정책의 재점검은 바로 이점에서 지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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