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발생 수요에 맞춰 아동보호전문기관을 추가 설치하고, 피해아동의 일상회복을 지원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기존 행정구역 중심 배치에서 벗어나 실제 아동 수와 학대 발생 건수 등을 반영해 보호 인프라를 촘촘히 하겠다는 취지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윤준병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아동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 ‘아동복지법’은 지방자치단체가 학대받은 아동의 치료, 아동학대 재발 방지, 사례관리, 아동학대 예방 등을 담당하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을 시·도 및 시·군·구에 1개소 이상 두도록 하고 있다. 또 시·도지사는 관할 구역의 아동 수와 지리적 요건을 고려해 조례로 정하는 바에 따라 둘 이상의 시·군·구를 통합해 하나의 아동보호전문기관을 설치·운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기준은 행정구역별 배치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지역별 아동 인구, 아동학대 발생 건수, 보호 필요성 등 실제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특정 지역에서 학대 신고와 사례관리 수요가 집중되더라도 기관 확충을 유연하게 추진할 수 있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학대피해아동에 대한 지원이 일시적인 보호나 가해자와의 분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도 반영됐다. 피해아동이 상처를 회복하고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상담·치료 이후 일상 복귀와 전인적 성장을 돕는 체계적인 회복 프로그램이 필요하지만, 현행법상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업무와 재정 지원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
개정안은 보건복지부장관이 시·도지사 관할 구역의 아동 수, 아동학대 발생 건수, 아동의 성별, 아동보호 필요성 등을 고려해 아동보호전문기관 확충·운영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시·도지사에게 기관 추가 설치·운영을 권고할 수 있도록 했다.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시·도지사는 이에 따르도록 했다.
또 이 같은 권고에 따라 아동보호전문기관을 확충하는 경우 보건복지부장관이 예산 범위에서 설치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기관 추가 설치가 권고에 그치지 않고 실제 확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재정 지원 근거를 함께 둔 것이다.
아울러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업무에 ‘피해아동의 조속한 일상 회복 및 전인적 성장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 개발 및 운용’을 신설했다.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보조할 수 있는 비용 대상에도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설치·운영과 프로그램 운용 비용을 포함하도록 했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아동보호전문기관 설치 기준이 실제 보호 수요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보완되고, 학대피해아동의 회복 지원도 보다 체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지역별 기관 배치의 형식적 균형을 넘어 아동학대 발생 현장과 사례관리 부담을 고려한 보호 인프라 확충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윤 의원은 “아동학대 대응의 완성은 단순히 가해자와의 분리나 일시적인 격리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상처받은 아이들이 일상으로 조속히 복귀해 전인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며 “현장의 시급한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던 획일적인 아동보호전문기관 설치 기준을 과감히 탈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업무에 학대피해아동의 일상회복과 전인적 성장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운용을 포함해 아이들이 상처를 극복하고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