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총 등 교원 3단체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진행하고 교육부가 26일 발표한 ‘2025년 고교학점제 시행 첫해 설문조사 결과’와 관련해 “해당 결과가 학교 현장의 실질적 인식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교육부는 고교학점제와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최성보) 등에 대해 학생과 교사의 만족도가 과반이 넘는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이러한 결과에 대해 공감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특히 고교학점제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으로 보는 이들 역시 ‘이제 시행 시작인 만큼 문제점을 보완하며 제도를 안정화해 나가야 한다’가 주된 의견이다. 제도 자체의 취지를 좋게 여기더라도 첫해부터 현장 안착을 운운하는 건 너무 앞서나간 관측으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교원 3단체는 “이러한 상황에서 교육부가 이번 설문 결과를 근거로 ‘학교 현장의 반응이 긍정적’이라는 인식을 전제로 정책 방향을 제시하니, 현장 교사들에게 상당한 이질감과 당혹감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설문조사의 표집 방식에서 현장과 괴리감이 나올만한 요소가 있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교원 3단체에 따르면 해당 설문에서는 학교명을 명시하도록 요구했다. 문항 역시 제도 자체가 아닌 개인과 학교의 노력 수준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제도의 평가 설문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교원들은 “학교별 담당자를 지정해 평가원이 자문단 형태로 운영한 과정은 응답의 자율성과 솔직성을 제약하는 요소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학생 응답 역시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학교별로 학년당 2개 학급을 표집해 설문을 진행하면서 학교명, 학년, 학번, 이름, 휴대전화번호 기입을 요구해 솔직한 의견 표명에 제약이 따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설문 문항의 구성 역시 제도 자체에 대한 평가라기보다 ‘나 자신’, ‘우리 학교’, ‘우리 선생님’ 등 개인과 소속 집단의 노력, 헌신을 묻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이런 이유가 교원 3단체의 설문과 다른 결과로 이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교원 3단체는 “우리가 진행한 설문의 경우 참여 경로를 개방해 고등학교 교사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해왔다”며 “이번 교육부 설문 결과에 대해 교원 3단체는 단순한 수치의 차이를 넘어, 납득하기 어려운 조사 결과가 ‘학교 현장의 의견’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돼 향후 정책 결정과 추진 방향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점에 대해 강력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전했다.
이어 “교원 3단체는 고교학점제가 전면 재검토되기를 요구한다”면서 “교육부는 미이수제 및 최소성취수준 보장지도 폐지, 진로선택과목과 융합선택과목 등 일정 과목의 절대평가로의 평가 방식 전환 등 학생의 학습권과 교사의 교육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는 방향으로 전면 재검토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