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 나이에 옥동자를 탄생시킨 작가가 있다. 시조 쓰는 달콤함에 푹 빠져 밤낮 가리지 않고 작품을 쓴 지 2년, 어언 700여 일. 한 주에 두 세 편씩 쓰다 보니 300편에 이르렀고 이 중 190편을 첫 시조집에 담았다. 6개의 꿀단지에 나누어 총총히 담았다. 맛샘 홍영복(글쓰기 교육자, 작가) 전 서울경일초 교장 이야기다. 그는 오는 10월 18일 오후 3시, 2호선 강남역 7번 출구 갤러리 카페 G아르체에서 첫시조집 「마음신호등」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그가 출판기념회 갖는 이유는 첫 시조집 탄생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또 우리 시조를 세상에 알리고픈 마음에서 시조쓰기 생활화가 되면 좋겠다는 마음에서다. 시조는 학창시절 아주 짧은 시간 옛시조를 접하였으나 생활시조는 많은 사람에게 생소하다. 이번 출판기념회를 계기로 여러 계층의 사람들에게 생활시조를 보급하려는 목적이 있다.
이번 출판기념회는 어떻게 이루어질까? 작가의 발자취 영상시청, 참석자의 축사와 격려사, 작가의 인사말씀에 이어 축시 낭송, 작가의 시조 낭송, 축하 음악공연(바이올린 연주, 오카리나 연주, 독창&춤), 작가 사인회 및 덕담 나누기, 시화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맛샘의 시조 전시와 함께 현재 한국문예작가회 주관 광화문 교보문고 입구 전시 작품 4점도 포함되어 있다.
이 자리에는 대학동기 및 선후배, 대학원 동기, 풍문여중고 동창, 학교 직장 동료, 친구, 이웃, 초등·중등 제자와 학부모, 문학회 회장, 문학회원, 문해교육 수강 어르신, 고등학교 문예반 선생님, 시조시인 문학박사, 학교장, 현직 초중등 교사, 가족, 친척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그의 시조 작법은 소소한 일상에서 색다르게 톡 쏘는 느낌으로 다가올 때 바로 메모하고 운율에 맞게 구성하는 것. 이번 시조집은 참 좋다, 참 기쁘다, 참 멋지다, 참 넉넉하다, 참 포근하다, 참 그립다 여섯 부로 분류했다. 그가 아끼는 시조 몇 편을 꼽아보면 풀꽃 사랑, 마음신호등, 단비, 붕어빵 가게, 편의점 여행, 에스컬레이터, 행복은 여기, 그리운 선생님, 딸의 생일, 어버이날 등이다. 시화전에 전시되고 있는 작품이 대다수다. 그는 세계문인협회 문화예술공로상을 수상한 바 있고 문학세계 문학상 수상, 한국문예 기행문학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그 님의 사랑 닮아/꿈나무 별빛 행진/ 지극히 정성 뿌린/향 짙은 당신 말씀/새기고 아로새겨서/이어받은 푸나무 ― 「그리운 선생님」 3수
그는 수필, 동시, 시로 등단하여 글을 써 오다가 우리의 시조를 배우고 싶다는 신선한 충동으로 광진문화원에서 시조시인 원용우 문학박사의 강의를 듣고 있는데 2023년부터 현재까지 수강 중이다. 시조작가의 좋은 점은 자신만의 독창적인 문장, 상징적 비유, 참신한 생각이 샘물 솟듯 솟아올라 순간순간 경쾌한 기쁨을 느낀다는 것. 삶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고, 일상 중 사소한 부분에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어 인생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
그는 글쓰기 교육자다. 글을 쉽게 쓸 수 있는, 글과 친해질 수 있는 교재를 발간하여 2010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15년 동안 지도하고 있다. 한두 줄 쓰던 아이들이 몇 장씩 글을 쓰며 몰입하는 모습에서, 솔직하게 내면을 끌어내는 글을 쓰는 아이들이 많아지고 있어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에피소드 하나. 초교 6학년 남학생이 맛글쓰기 일 년을 배우고, 풍부한 내용이 담긴 자기소개서를 작성하여 서울교대 영재원 토요 무료 수업을 일 년간 받기도 했다. 이 학생은 현재 중3인데 매주 목요일 논술 쓰기 수업으로 다양한 주제의 논술이 수십 편에 이른다. 그림도 잘 그려 이번 첫 시조집 4부 표지 그림으로 넣었다.
글쓰기의 교육적 효과는 글쓰기를 어려워하던 어린이들이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마음껏 표현하고 있다는 것. ‘매일 십분 글쓰기’ 습관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긴 시간 몰입하며 글을 쓰고 있다. 시집을 내고 싶다는 어린이도 여러 명 나왔다. 그는 글쓰기 제자들 모임을 소개한다. 방과후 맛글쓰기 수업, 늘봄 문해놀이, 글놀이, 책놀이 수업, 논술쓰기 수업 등이 바로 그것.
홍영복 작가에게 글쓰기를 잘 할 수 있는 노하우를 물었다. 다년간 지도 경험 덕분일까 술술 나온다. 솔직하고 자연스럽게 본대로 느낀대로 있는 그대로 쓴다. 오감(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을 상세히 표현하면 글맛이 있다. 지체없이 얼른 메모하되 자세히 적어둔다. 메모장과 필기구를 항시 휴대하여 생각이나 느낌이 떠오르면 바로 적는다. 틈나는 시간에 짤막 메모를 줄글로 적는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밥을 먹듯 물을 먹듯 펜을 든다.
다음은 홍 작가의 독자들을 향한 고백이다. “지금까지 글을 수백 편 썼어도 책 출간은 처음이다. 내 글에 대한 자신감이 출간을 결심하게 된 동기이다. 한 편의 글 속에 나의 삶이 녹아 있다. 세상의 독자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고 웃을 수 있다면 이 또한 참 행복하겠다하는 용기가 솟구쳤다. 제 글을 읽고 있는 모든 분들께 말하고 싶다. 매일 몸 샤워하듯 마음 샤워하면 날아갈 듯 상쾌하다고, 참 개운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