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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시론> 교육 위기와 언론의 책임

꿈과 희망의 21세기를 목전에 두고 우리의 교육 현장은 절망적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 마치 더러운 것들은 다 털어 버리고서야 새 천년의 문턱을 넘으라는 하늘의 명령처럼, 교육 현장은 교권이 실추되고 교육이 실종된 아노미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이러한 총체적 교육 위기의 배경으로는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현상들이 다 관련이 있겠지만, 분명 작금의 우리 언론을 비롯한 대중 매체의 무분별하고 경망스러우며 더 나아가 음모론적인 교육 죽이기 행태와도 결코 무관하지 않다. 이제 교육계를 중심으로 범국민적으로 학교 살리기 운동이 전개되는 마당에, 우리의 언론도 그 소중한 시대적 사명을 인식하고 교육 바로 세우기에 앞장서줄 것을 기대한다.

돌아보면, 우리 언론은 과거의 암울했던 억압 통치나 권위주의 시대에 시민의 자유를 보장하고 생명의 존엄을 지키는 보루로서 교육계, 학계와 함께 앞장서 투쟁해 왔고, 탄압 받는 언론을 지켜내고자 학생과 교사들이 성금과 격려로 위로하며 지새운 공동운명의 역사를 지녔다. 때로 교육이 비틀거릴 때라도, 언론은 국가의 장래를 우선하는 교육 안보적 입장에서 애정어린 충고로 용기를 주었었다. 혹은 그 반대의 경우라도, 우리 교육계는 언론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와 사랑을 멈추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의 일부 언론을 비롯한 각종 매스컴의 교육 관련 보도 자세는 교육을 희화화하고, 매도하며, 교육 두드리기를 넘어서 컨스피러시 음모이론적 관점으로 보아 실제 공교육 죽이기를 시도하는 듯하여, 교육계의 공분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때리는 시어미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속담처럼 야속하기 그지없는 대상이 바로 언론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 교육계는 물론 전 국민적 교육 살리기 운동이 시작되고 있다.

언론도 더 이상 어정쩡하고 비틀린 자세를 버리고 흔쾌히 교육 바로 세우기에 앞장서야 한다. 첫째로 교원 정년 단축의 폐해와 그로 야기된 교육 붕괴의 실상을 정확히 판단하여 바르게 보도하여야 한다. 비전문가의 왜곡된 경제 논리를 바탕으로 음모적으로 획책된 정년 단축의 과정에서 일부 어용화되고 관변화된 논리만을 수용하고, 절대 다수의 교원들의 교육애적 함성을 외면했던 언론 보도가 교육 현장을 어떻게 목졸랐는지 반성해야 한다.

노령 교사 1명이 퇴출되면 3명의 젊은 교사가 채용된다는 황당한 숫자놀음의 결과가 교원 수급 차질은 물론 교육의 질을 이렇게 저하시키리라고 고려했었는가? 촌지니 무능이니 하면서 과장, 왜곡된 교육 관련 보도가 전교원의 사기를 추락시키고 드디어는 교권의 실추와 붕괴를 가져오리라고 조금도 예측하지 못했단 말인가? 지금이라도 교육 청문회를 외치는 교육계의 소리를 겸허히 성찰하고 교원 정년 환원의 의미를 객관적으로 살펴서 교육 살리기에 언론이 주도적으로 앞장서야 한다.

둘째로 교육 관련 사안의 보도에는 교육 안보적 지혜를 바탕으로 선정적 왜곡 보도가 근절되도록 해야 한다. 교실 위기가 거론되기 직전에 각종 언론 보도는 교사와 학부모, 교사와 학생, 교직 단체와 단체 사이의 갈등을 번갈아 뒤통수 때리기 방식으로 자극해 왔고, 예민한 청소년들은 쉽게 영향 받아오곤 했다. 거론하기도 싫은 교사에 대한 폭행, 휴대폰 신고, 집단따돌림의 이면에는 언론의 부추기기와 소위 '까발리기' 기질이 자라잡고 있다.

1천만 청소년과 40만 교육자 집단의 일부의 사안을 교육적 고려 없이 확대하고 포장하여 융단 폭격한 결과는 바로 오늘의 교육 현실을 낳은 것이고, 이에 대하여 우리 교육자들은 분노와 한숨을 삭이지 못하는 것이다. 이제 언론은 교육적 사안의 공개에 대한 스스로의 선별 장치를 만들어야 할 것이며, 우리 교육자들은 이에 대한 국민적 합의와 제도적 장치 마련에 힘써야 할 것이다.

셋째로 청소년 문화를 오염시키는 상업적 저질 프로그램과 광고에 대하여 매스컴은 스스로 자정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학생들이 연예인을 보고 괴성을 지르고 좋아하는 것이 마치 청소년 문화를 대변하는 듯이 여기고 미국이나 일본의 만화나 오락 중심의 문화가 전부인 양 다루는 상업 방송은 이제라도 건강한 청소년 문화 창조에 투자하고 노력해야 함은 물론이며, 최소한 그 부작용만이라도 최소화하도록 힘써야 한다. 왜 휴대폰 광고의 대상이 청소년에 집중되느냐라는 어느 학생의 항의에서 오히려 건강한 젊은이의 의식을 보게된다. 부끄러운 어른들의 일그러진 자화상이 청소년에게 부정적으로 투영되지 않도록 하는 데에 또 다른 교육 기관으로서의 대중매체의 책무가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공교육은 국가의 미래를 열어 가는 잣대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무엇이든 독특하고 튀는 것을 찾아가는 방송이나 신문의 눈에는 일부 특이하고 개성적인 탈학교 운동이나 대안 학교 운동이 더 흥미로울지 모른다. 물론 그들이 가진 교육적 역할이 소중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공교육을 때리고 비판해야만 할 근거는 성립될 수 없다. 단순하고 극단적인 사고로 우리의 공교육을 욕되게 하지 말아야 한다.

평범하고 인기가 없어도 말없는 다수 국민의 미래가 걸린 우리의 교육 문제를 애정으로 풀어 줄 때 언론의 사회적 공기로서의 사명이 성취되리라고 본다. 20대의 이승엽은 성공 시대에 등장해도 40년을 인재 양성을 위해 헌신한 교육자는 성공시대에 등장할 수 없는 시대다. 교육자들은 자신의 영광이나 성취가 아닌 미래의 제자를 통하여 보람을 먹고사는 사람들이다. 그러기에 제자인 이승엽의 성공을 자기 것인 양 즐겁게 여기고 그러한 기쁨으로 또
다른 이승엽을 기르는 것이다.

우리의 언론은 언론의 숭고한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 국가적 과제인 교육 바로 세우기에 동참하고 앞장서야 한다. 교원 정년 환원을 통한 교육자의 자긍심 회복, 교육청문회 개최를 통한 교육 왜곡의 책임 규명, 열악한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한 GNP 6% 확보 문제 등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교육 정상화에 떨쳐 나가주기를 바란다. 그 것만이 언론과 교육이 21세기의 세계를 이끌 인재 기르기의 막중한 책임을 다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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