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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창가에서] 시대에 맞는 리더십을 기대한다

지난 8월 40여 년의 교직을 마무리했다. 학교의 최고 경영자이자 교직의 꽃이라 불리는 교장을 수행하면서 책임과 봉사, 그리고 학생 교육에의 투철한 교육철학이 왜 필요한지를 실감했다. 한편으로는 인고의 세월을 잘 버텨낸 것이 감개무량하고 그저 한여름 밤에 긴 꿈을 꾼 것 같은 느낌이다. 오늘이 있기까지 감사하는 마음과 함께 학교장으로서의 교육 리더십을 되돌아보며 감회를 밝히고자 한다.

 

교사들의 자존감 높여줘야

오늘의 학교 현장은 너무나 다양한 삶의 군상을 포용한다. 쉴 틈조차 없이 공부에 매몰되어 살아가는 학생들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교사들의 고충과 애환은 ‘상실의 시대’와 ‘상처 시대’ ‘생존권 확립’의 시대로 상징된다. 우선 교사들에게 필요한 것은 작은 관심과 격려다. 누구나 인정받고 싶어 하는 인간의 본능에 따라 교사들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것이야말로 이 시대 학교장이 간직할 최고 경영자의 역할이라는 것을 직언하고자 한다.

 

여기엔 늘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입장이 되어 학교장은 교직원을 격려하고 칭찬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 이는 ‘사람이 우선이다’, ‘사람 사는 세상’ 등 인간중심 사상, 즉 휴머니즘을 지향하는 것이기도 하다. 일찍이 “인간은 최고의 목적으로 대우해야지 결코 수단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는 칸트의 정언명령은 바로 학교 경영의 핵심으로 간직할 필요가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 시대에 필요한 학교장의 리더십은 무엇일까? 먼저 자신의 가치관과 철학을 교직원, 학생들과 진심으로 함께 하는 공유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의욕이 앞서 타인에게 학교장의 신념을 절대 강요하지 않는 자세와 아무리 좋은 원석이라 해도 이를 절차탁마(切磋琢磨)하여 보석으로 가꾸어야 함을 마음에 새기면 좋겠다. 최고 경영자는 고독한 결단의 자리이기에 모든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다. 혼자서 가면 빨리 갈 수는 있지만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래서 일상에서 접하게 될 모든 학교 구성원의 조그만 실수나 잘못은 오히려 보다 나은 학교, 교육의 자산이 되도록 배려하고 기다려주는 은근과 끈기의 리더십도 간직할 수 있으면 좋겠다.

 

행복한 학교는 그 비결이 엇비슷하다. 그것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리더십에서 나온다. 즉, 업무가 우선이 아니라 사람이 우선이라는 믿음이다. 전술한 바와 같이 오늘날 우리의 학교와 교사는 다방 면에서 시련과 역경에 직면해 있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기는 혁신적인 사고로의 변화를 요구한다.

 

배려와 인내 필요해

특히 요즘처럼 각종 학부모의 악성 민원, 갑질, 아동학대 신고, 학교폭력 관련 송사에 외롭게 대응하며 ‘교권 수호’를 외치는 교사들에게 교직의 보람을 느끼고 자긍심을 가지고 살아가도록 힘이 되어주는 것은 학교장에게서 나오는 인간의 향기가 커다란 역할을 한다. 이는 일찍이 고전에서 일컫는 ‘인향만리(人香萬里)’의 교훈임을 재인식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결국 성공하는 학교는 학교장의 향기가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에게 널리 스며들고 아름다운 동행의 가치가 선순환하는 교육의 장(場)임을 감히 제언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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