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호수가 그려 준 하늘의 모습 우유니 소금호수. 할 말을 잊는다는 표현이 어쩌면 가장 적확(的確)한 표현이 될 수 있을 법합니다. 나는 사람들 입에 그렇게나 빛나게 회자되던 곳, 그래서 살짝 미화를, 지나친 포장을 의심했던 그 우유니 소금호수에 섰습니다. 의심은 모독이었고, 현실은 비현실적이었습니다. 처음엔 탄성을, 이후엔 눈앞에 펼쳐진 풍경의 너무나도 비현실적인 신비에, 진정으로 내가 현실 속에서 보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을 가져야만 했습니다. 표면은 벌집 모양의 다각형 결정체로 촘촘하게 얽혀있고, 그 위를 아주 일정한 깊이의 물이 드리워져 있습니다. 지평선이라 해야 할까요? 수평선이라 해야 하나요. 어찌하였건 그 너머로는 어디까지가 하늘이고 어디부터 땅인지 가늠할 수가 없습니다. 하늘의 모습을 그대로 소금호수가 그려내 주는 까닭이지요. 세상에! 이런 풍경이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다니요. 고산증, 숱한 날들과 흙먼지를 기꺼이 감수하고 이 머나먼 볼리비아 고원지대로 달려오는 이유를, 그럴 만한 가치를 비로소 알겠습니다. 그러나 우유니에는 환상적인 소금호수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3,700m에서부터 근 5,000m를 넘나드는 고원 사막은 지각…
2021-11-05 10:301. 묻는 일 사람들은 어떤 것을 궁금하게 느끼면 어떤 것에 대해서 묻는 일로 나아간다. 사람들은 궁금하게 느끼는 것이 많을수록 묻는 일 또한 많아진다. 사람들이 어떤 것에 대해 묻는 일은 두 가지로 이루어진다. 하나는 어떤 것이 무엇인지 묻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어떤 것을 어떻게 하는 것인지 묻는 일이다. 사람들은 어떤 것이 무엇인지 물어서, 어떤 것을 무엇으로 알게 되면, 그것을 바탕으로 어떤 것을 어떻게 하는지 묻는 일로 나아간다. 한국말에서 ‘묻다’는 ‘뭇’, ‘무리’, ‘무릇’, ‘무엇’과 뿌리를 같이 하는 말이다. 사람들이 어떤 것에 대해서 ‘묻는 일’은 먼저 ‘어떤 것이 무엇인지 묻는 것’에서 비롯해서, 다음으로 ‘어떤 것이 무엇인지 무리를 나누어보는 것’을 거쳐서, 끝으로 ‘어떤 것이 어떤 무리와 같은 것인지 알아보는 것’으로서 매듭을 짓는다. ‘묻다’는 ‘묻다=묻+다’로서, ‘묻’에 바탕을 두고 있다. ‘묻다’에서 ‘묻’은 ‘뭇’, ‘무릇’, ‘무리’, ‘무엇’과 뿌리를 같이 하는 말이다. ‘묻다’가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는 ‘묻’과 ‘뭇’, ‘무릇’, ‘무리’, ‘무엇’이 어떤 관계에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한국말에서 ‘뭇=무+ㅅ
2021-10-06 10:30잉카의 태양신이 함께 하는 곳 모라이 경작지와 고원지대 염전 살리네라스, 그리고 며칠 머물고 싶던 인상적인 도시 오이얀따이땀보를 거쳐 잉카트레일을 타고 마추픽추 아랫마을인 아구아깔리엔떼란 곳에 이르렀습니다. 기차가 이르자 우릴 반겨주는 것은 어둠과 굵은 빗줄기였지요. 그래도 쿠스코보다 한결 낮아진 해발인 탓에 맴돌던 옅은 두통은 거짓말처럼 깨끗이 사라졌답니다. 늦은 저녁을 먹고 잠자리를 청하는 창문 너머로도 빗소리가 잠을 까슬하게 만듭니다. 몇 번을 뒤척였을까. 새벽 4시 기상 시간으로 설정해 두었으나 잠은 이내 깨버렸습니다. 마추픽추를 만나게 되는 설렘이 내 속에 똬리를 틀고 있었나 봅니다. 버스 편을 이용하려 긴 매표 행렬에 동참하였습니다. 세상에 내가 마추픽추를 향하다니…… 세상 사람들의 수식과 수사(修辭)에는 사람들을 열렬하게 만드는 그 어떤 공통분모가 분명 있습니다. 마추픽추도 그런 곳의 하나일 테지요? 지상에서는 그 존재를 볼 수 없어 공중도시라고 한다든지 고도로 계획된 철저히 구획된 도시, 베일에 가려 있다가 20세기에나 발견되었다든지 하는 전설 같은 얘기들로 먼저 각인되었던 마추픽추. 그 신비의 세계로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새벽까지 비가…
2021-10-06 10:30금리가 오른다? 지난 8월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인상했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금리인상을 더 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그래서 시장에서는 올해 금리인상이 한 번 더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러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1%가 된다. 미국은 연방준비은행에서 아직 금리인상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고는 있지만 지금의 제로금리(0~0.25%)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제 금리인상 시기가 몇 년간 지속될 것이라는 뜻이다. 투자법도 금리인상에 맞게 바꿔야 한다. 금리를 왜 올릴까? 금리를 앞으로 얼마나 올릴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으려면 먼저 금리를 왜 올리는지 알아야 한다. 금리인상은 과열된 경기가 과속을 하지 않도록 적절한 브레이크 역할을 해준다. 경기가 과열되지도 않고 침체되지 않는 완만한 상승을 할 수 있도록 조절하는 것이 금리인상의 핵심이다. 경기가 과열되면 소비가 늘어 기업의 생산과 투자가 늘고, 고용이 늘면서 임금도 늘어난다. 기업의 주가도 오르고 내 월급도 오르니 경기호황이 좋다고 생각하겠지만 부작용도 있다. 기업의 이익과 개인의 소득이 늘었으니 물가가 상승한다. 그리고 주가만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부동산…
2021-10-06 10:30주변 식물에 관심을 갖다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잡초다. 잡초(雜草)는 ‘가꾸지 않아도 저절로 나서 자라는 여러 가지 풀’이다. 인간이 경작지에 목적을 갖고 재배하는 작물(作物)의 상대적 개념이다. 이 같은 구분은 인간 입장에서 한 것이라 자의적인 면이 있다. 잡초의 특징은 무엇보다 강인한 생명력이다. 아무리 가혹한 환경이어도, 작은 틈만 있어도 싹을 틔우고 자라 꽃을 피워 씨앗을 퍼트린다. 흙이라고는 전혀 없을 것 같은 시멘트 건물 틈, 보도블록 작은 틈에서도 꿋꿋하게 자란다. 작고 가벼운 씨앗을 대량 생산해 주변에 맹렬하게 퍼뜨리는 것도 잡초의 특징 중 하나다. 우리 주변에 가장 흔한 잡초는 무엇일까. 계절에 따라, 경작지인지 도로변인지 등 장소에 따라 흔히 볼 수 있는 잡초가 다르다. 그중에서 도시인들이 흔히 볼 수 있는 잡초를 꼽자면 망초, 개망초, 바랭이, 왕바랭이, 명아주, 쇠비름, 환삼덩굴을 들 수 있다. 이 일곱 가지 잡초만 잘 기억해도 주변에서 이름을 아는 풀이 크게 늘어날 것이다. 대롱꽃 다발이 노란 개망초는 계란꽃으로도 불린다 이들 7대 잡초 중에서도 가장 친숙한 풀은 망초·개망초가 아닐까 싶다. 꽃공부하는 사람들 말 중에…
2021-10-06 10:30학교 메신저로 전체쪽지가 왔다. 쪽지는 같이 근무 중인 20대 선생님이 시집을 내게 되었다며 시집을 소개하는 내용이었다. 쪽지는 “날이 점점 풀리는 가운데 선선한 가을이 다가오는 이 시점에서 시집 한 권 어떠신가요?”라는 말로 끝났다. 어디에도 “부족하지만 써보았으니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같은 관례적인 겸손의 말 따위는 없었다. 함께 온 시집 표지만큼이나 그 선생님의 산뜻하고 당당한 소개말이 좋아 한참 다시 읽어보았다. 나였다면, 내가 갓 발령받은 신규교사였다면 아마도 그 소개말에 ‘부족한 재주이지만’ 같은 뉘앙스가 들어갔을지도 모른다. 자신이 좋아하던 일의 결과물이 나왔으니 함께 읽어보시겠느냐는 가벼운 손길. 어떤 과장된 겸손도 가식도 없어 보이는 시인의 권유. 그것이 참 좋았다. 겸손 강요하는 조직 문화는 건강한가 시는 교사 집단의 전문영역이 아니니 겸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런데도 필자는 누군가 취미생활의 결과물을 공유하더라도 교직 문화에 속해 있는 사람이라면 ‘저의 실력이 부족하지만’이라는 사족을 달았으리라고 감히 예상한다. 그러면, 교사 집단의 전문영역인 교육 분야에 대하여 논할 때는 반드시 겸손해야 하는가? 겸손의 기준은…
2021-10-06 10:30경제는 어렵지만 부자가 되고 싶어 (윌터 안달 지음, 윌북 펴냄, 160쪽, 1만3800원) 꼭 필요한 기초 경제 개념과 금융 지식을 초등학생 눈높이에서 쉽고 친근하게 풀어낸 책이다. 초등학생들이 공감할 만한 또래 친구들이 나와 직접 자기 용돈을 관리하고, 맛있는 컵케이크 가게를 열어 주식회사로 키우고, 원화를 미국 달러나 중국 위안화로 환전하기도 한다. 돈을 탐하고 쫓기보다 제대로 이해하고 운용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2021-10-06 10:30학교 가는데 말이야 (서지원 지음, 이갑규 그림, 스푼북 펴냄, 136쪽, 1만2000원) 학교 가는 길, 학교 종이 울려요, 쉬는 시간에 뭐 할 거니?, 수업이 끝나면 등 4부로 구성해 아이들의 행복한 학교생활을 담은 동시집이다. 학교에 들어가기 전 두근거리는 마음부터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까지의 어색한 마음, 함께 힘을 합해 든든해진 마음까지…. 아이들의 좌충우돌 학교생활과 순수한 마음을 따듯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2021-10-06 10:30나는 게임한다 고로 존재한다 (이동은 지음, 자음과모음 펴냄, 216쪽, 1만3800원) 게임은 청소년의 학업을 방해하고 폭력성 등 나쁜 영향을 준다는 인식이 높다. 저자는 이 같은 게임에 대한 오해를 풀고자 게임을 둘러싼 과학기술의 발달, 문화, 역사, 심리학, 철학에 이르는 인문학적 요소들을 친숙한 게임과 함께 살펴본다. 게임의 본질을 이해하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인문학 지식을 담아냈다.
2021-10-06 10:30게으른 십대를 위한 작은 습관의 힘 (장근영 지음, 메이트북스 펴냄, 264쪽, 1만5000원) 뇌는 깊이 생각하거나 선택할 필요 없이 자주 반복해 그냥 하는 습관을 좋아한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공부는 의지력의 문제라기보다 좋은 습관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습관의 특성, 습관을 형성하거나 방해하는 요소들을 살펴보고 나쁜 습관을 좋은 습관으로 바꾸고 공부하는 습관을 만들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2021-10-06 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