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를 지나 두꺼워진 이월의 햇살은 매화꽃 봉오리를 여는 우주의 향연을 펼치고 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연의 시계에 맞춰 제 할 일을 다 하는 모습을 보니 스스로 평소 목표를 위해 얼마나 충실히 살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모든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삶을 꿈꾸고 도전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 이런 자기 삶의 목표를 선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비전이다. 어떤 꿈을 갖고 어떻게 노력하느냐에 따라 앞날은 그 모습을 달리해 자신 앞에 선다. 운명을 다스리려면 먼저 생각을 다스려야 한다. 자신이 생각하는 것이 곧 미래가 된다. 중요한 것은 먼 곳의 희미한 것을 보려고 할 게 아니라 눈앞에 분명하게 보이는 오늘에 집중해야 한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소극적인 나날을 보내지 말고 자신의 비전을 담은 좋은 경구를 적어두고 매일 읽고 다짐해야 한다. 그러면 생각과 행동이 목표에 집중돼 읽는 글처럼 될 수 있다. 할 수 없다고 믿으면 정말 할 수 없지만 할 수 있다고 믿으면 해낼 수 있다. 말은 신념을 낳고 신념은 행동을 낳는다는 진리를 꼭 되새겨야 한다. 또 긍정적이고 위대한 생각과 가까이해야 한다. 어떤 생각을 하느냐는 자기 삶의 중요한 열쇠다. 독일의 시인이
2017-02-27 09:15최근 학교에 ‘영유아보육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의견검토 공문이 왔다. 개정안은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국공립 어린이집을 초등교 유휴교실을 활용해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보육과 교육의 어려움 등으로 인한 저출산이 국가적 현안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학교현장의 유휴교실을 활용해서라도 문제를 해결하려는 고육지책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초등교의 유휴교실을 영유아보육시설 확충에 변용하는 것은 재고해야 한다. 이를 논하기에 앞서 선결해야 할 과제들이 초등 현장에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과밀학급 해소, 특별교실 확보 등 시급 먼저 초등교 유휴교실은 유아보육시설 확충 이전에 초등교육의 본래 목적에 맞게 사용돼야 하며 초등교육의 본질적 질 제고를 위해 활용돼야 한다. 이와 관련해 초등 유휴교실은 무엇보다 학급당 학생 수를 줄여 과밀학급을 해소하는데 쓰여야 한다. 서울시교육청의 2017학년도 1학급 편성기준 인원은 26명으로 이는 2014년 OECD 평균 21.3명보다 매우 높은 실정이다. 개별화, 맞춤형 교육을 위해서는 학급편성 기준인원을 낮춰야 한다. 초등 수업의 특성과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특별교실부터 확충해야 한다. 학생자치실, 음악실, 영어실, 미
2017-02-25 18:322월 아이들과의 이별을 앞둔 시간이다. 나는 우리 반 아이들의 얼굴을 찬찬히 한 번 살펴본다. 학교폭력 문제, 왕따 문제로 세상이 시끌시끌하지만 역시 아이들은 천진난만하다. 수업을 하다 우연히 예전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며 화제가 됐던 초등생들의 답안을 다시 보게 됐다. 시간이 있으면 한번 찾아보길 권한다. 그리고 같은 시험문제를 받는다면 어떻게 답을 적을지 한 번 상상해보라. ‘지금’의 삶에 전력하는 아이들 1번. 초등 5학년 도덕문제. ‘부모님은 왜 우리를 사랑하시는 걸까요?’ 정답은 ‘나를 낳아 주신 분이기 때문이다’, ‘같은 가족이기 때문이다’ 등. 2번. 초등 1학년 바른생활 문제. ‘교실에서, 복도에서, 운동장에서 모두가 편안하게 잘 지내려면 무엇을 지켜야 할까요?’ 정답은 ‘질서’. 어른 시각에서 이런 답은 아주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예상을 빗나가는 초등생들의 독특하고 재미있는 답안지가 인터넷에 공개돼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아이들은 1번 답으로 "그러게 말이에요", 2번에는 ‘속력’이라고 적었다. 아이들의 엉뚱함과 기발함에 피식 웃고 말았을 것이다. 어른들은 도무지 상상할 수 없는 이 기발한, 아니 때론 엉뚱한 답이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2017-02-20 09:20아이돌 춤·노래에만 열광하는 아이들 어린이들의 감정이나 생각을 담아서 표현한 문학 양식에 곡을 붙여 부르는 노래가 동요이다. 어른이 된 지금도 동요를 부르면 마음이 맑아지고 평안해진다. ‘섬집아기’나 ‘나뭇잎 배’, ‘겨울나무’, ‘노을’, ‘새싹들이다’ 같은 동요를 부르면 마음이 고요하고 차분해진다. 그런데 이런 동요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까지 동요는 점차 퇴출되고 있다. 십여 년 전만 해도 학교 연례행사였던 ‘밝고 맑은 노래부르기 대회’도 슬그머니 없어진지 오래다. 대중가요는 템포가 빠르고 음높이의 변화가 심하며, 노골적이고 선정적인 가사가 많다. 자극적이고, 비탄에 젖은 노래들이 자라나는 어린이들의 정서에 좋을 리가 없다. 그런데도 아이들은 대중가요에 무방비로 노출돼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거리낌 없이 즐겨 부른다. 수련회나 수학여행에 장기자랑에서도 아이들은 으레 아이돌 노래를 부른다. 현란한 춤도 빠지지 않는다. 가수 지망생을 뽑는 뮤지션 선발 프로그램은 물론 일요일 정오 무렵 방송되는 노래자랑 프로그램에서도 코흘리개 유아들이 성인가요를 부르고 방청객들은 환호한다. 어린이는 어린이의 정서와 생각의 높이에 맞는 노래를 부르게 해야 한다. 그
2017-02-20 09:19필자가 근무하는 전남 담양금성초는 학부모들 사이에 아침독서를 열심히 하는 학교로 알려져 있다. 등교와 함께 전교생이 도서실에서 만나 하루를 시작한다. 몇 년째 하다 보니 이제는 누가 말하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독서에 몰입하는 학생들이 참 예쁘다. 끝나는 시각이 돼도 누구 하나 보채지 않는다. 교실로 들어가 공부하자는 말을 꺼내기 미안할 정도로 책을 좋아한다. 자식에게 맛있는 음식을 먹게 하는 것이 부모의 가장 즐거운 일이듯, 필자는 우리 학교 학생들이 아침독서에 몰입해 영혼의 밥을 먹는 모습을 보면 배가 부르다. 독서 통해 바르게 변하는 아이들 우리 학교에서는 교실에서 틈틈이 읽은 책이나 집에서 날마다 읽은 책을 빼고도 대출해서 읽은 책이 100권을 넘긴 학생에게 독서인증메달을 준다. 지금은 전교생 대부분이 독서인증메달 수상자가 됐다. 좋은 책을 많이 읽으니 심성도 곱고 친구들을 힘들게 하는 일도 별로 없다. 큰 소리로 싸우거나 선생님에게 대드는 모습은 당연히 없다. 책만 읽었을 뿐인데, 아이들이 보여주는 행동변화는 매우 긍정적이다. 나는 독서교육에서 희망을 본다. 학생들은 고난을 이겨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힘든 순간에도 위로를 받을 것이다. 희망을 노래
2017-02-11 12:41지난 2013년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울산 계모 살인사건’이 결정적 계기가 돼 아동복지법, 아동학대처벌법(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등이 잇따라 제·개정된 바 있다. 그런데 이 법들이 지나치게 여론을 의식해 엄벌주의 일변도로 입법된 결과, 교원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등 위헌적인 측면을 내포하고 있어 문제다. 먼저 아동학대처벌법에 따르면 ‘아동학대’ 범죄를 저지르고 유죄판결을 받을 경우 징역형은 최대 무기징역까지 가능하고, 집행유예 처분을 받더라도 그 기간 동안 보호관찰소의 수강명령을 필수적으로 이행하게 돼 있다. 또한 벌금형에도 이와 유사한 이수명령을 받는 등 상당한 불이익을 받게 된다. 모호한 조항으로 엄벌, 위헌 요소 다분 더욱이 법에 따르면 아동학대는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이라고 규정돼 있다. 문제는 ‘정신적 가혹행위’의 개념이 너무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헌법 제13조의 죄형법정주의, 그리고 법치주의에서 도출되는 ‘명확성 원칙’에 따를 때 법률은 명확해야 한다. 특히 국민에게…
2017-02-05 11:33중학교에 학교 스포츠클럽이 도입된 지 4년 반쯤 된 것 같다. 새 학년도가 아닌 2학기에 갑작스럽게 도입돼 갖가지 문제점이 노출됐으나 학교폭력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취지에 밀려 교육과정에 들어온 이후로는 별다른 논란 없이 운영되고 있다. 스포츠클럽 도입 후에는 대략 체육교과 시수와 스포츠클럽을 더해 주당 4시간이 운영되고 있다. 그 중 일부는 창의적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할 수도 있다. 서울의 경우는 3년 간 주당 1시간(34시간)만 창의적체험활동 시간 활용이 가능하다. 그런데 여기에 문제가 있다. 많은 학교들이 스포츠클럽 도입 후 체육수업 시간을 기존 1~3학년 3-3-2에서 3-3-3으로 조정해야 했다. 스포츠클럽을 매 학년 34~68시간 씩 3년간 총 136시간을 운영하도록 못 박고 있는 교육과정 고시에 따라 두 시간만 편성된 학년에서는 스포츠클럽을 1시간 더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도 체육수업을 주당 두 시간 편성한 학년이 있는 학교들이 꽤 많다. 이들 학교는 대부분 창의적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해 스포츠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창의적체험활동 시간에 운영되는 스포츠클럽은 강사비가 지원되지 않는다. 창의적체험활동은 원래 해당학교 교사들이 담당해야 하
2017-02-03 14:03새해는 밝았지만 앞이 캄캄한 요즘 교육자로서 반성을 많이 한다. 바른 교육을 하지 못해 일어나고 있는 일들 때문이다. 수백 명의 학생들을 내버려둔 채 혼자만 살겠다고 뛰어나온 세월호 선장, 진실보다 거짓을 일삼는 위정자들 모두가 바른 교육을 하지 못한 결과일 것이다. 정의사회를 구현하고,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해 놓고 부정을 일삼았던 지도자들 모두가 바른 인성을 갖지 못해 그랬을 것이다. 물론 구조적인 사회 인식 및 시스템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인성교육 리스타트가 절실한 시점이다. 스펙보다 바른 인성을 가진 사람이 성공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공부만 잘하면 된다고 아이들을 무한 입시 경쟁 속으로 밀어 넣은 우리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 생각이 바른 아이를 키우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스펙이나 실력을 떠나 인성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실력이자 경쟁력이 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모 대기업에서는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오랫동안 함께하고 싶은 사람다운 사람 즉, '인성'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한다. 탄탄한 기초 역량과 바른 인성을 겸비하고 회사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지원자를…
2017-01-21 09:19경기도 여주의 한 중학교에서 올해부터 학생이 직접 담임선생님을 고른다고 한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이 학교는 전교생이 71명인 소규모 학교다. 그래서 한 학년이 한 학급에서 수업을 받는데 이를 작은 그룹으로 나누고 학생 희망을 반영해 담임교사를 배정한다는 것이다. 담임교사 제도는 근대 신교육 시작과 함께 우리나라에 도입돼 학생을 효율적으로 지도하는 데 기여해왔다. 그래서 학교에서는 교사의 성별과 경력 등을 고려해 담임교사를 임명한다. 실제로 학생들에게는 매일 보는 담임교사의 말과 행동이 그대로 살아있는 지식이 된다. 흔히 말하는 사제동행(師弟同行)의 문화도 여기서 만들어진다. 교직 사회에서 담임교사는 교직의 꽃으로 인식돼 왔다. 담임교사를 맡아야 학생들이 진짜 선생님처럼 느낀다. 교과 담당 교사는 기억을 못해도 담임교사는 영원히 마음속에 담아 두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최근 담임교사의 모습이 달리지고 있다. 학습 지도는 물론 생활지도 업무가 폭증해 기피하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수당을 지급하고 승진 가산점을 주고 있지만, 여전히 학교에서는 담임교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현실로 볼 때 담임교사를 학생이 선택하는 정책은 단순히 시선을…
2017-01-20 18:15올해도 교육부는 국가시책사업이라는 명목 하에 무수히 많은 사업과 예산을 마련하고 사업 추진에 만전을 기해달라는 공문을 시달했다.다문화학생의 적응지원을 위한 맞춤형 교육,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체험형 예방교육 확대, 게임 과몰입 예방 및 건강한 인터넷‧스마트폰 자율 조절 능력 함양을 위한 예방프로그램 확대, 학업중단숙려제 운영, 대안교실, 대안위탁기관 운영, 체육‧예술교육을 통한 인성함양 등등….학생들의 학교적응력 향상을 위해 실시되는 사업이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로 많다. 이 모든 사업의 공통점은 학생을 지도하고 가르쳐야 하는 교육의 대상으로 바라본다는 점이다. 단 한명의 어른이 아이 변화시킨다 조세핀 김 하버드대 교수는 “아이를 진심으로 돌봐주는 단 한명의 어른만 있으면 그 아이는 변한다”고 했다. 학업중단 등 여러 위험성이 많은 청소년기를 성공적으로 보내기 위해서는 그들의 어린 시절을 잘 보살펴 주는 유능한 ‘어른’이 필요하다.심리학자인 톰 스콥홀트가 성인 171명을 대상으로 ‘좋은 선생님, 훌륭한 선생님’을 두 단어로 설명하기 위한 설문을 했다. 응답자들은 선생님이 자신을 소중히 여긴다고 느낄 때와 관련된 단어로 배려, 이해, 친절, 인내, 관심, 도움,
2017-01-15 10: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