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적자생존’이라고 하면 다윈의 진화론을 떠올리게 된다. 환경에 잘 적응하는 생물은 번창하고, 그렇지 못한 생물은 도태된다는 의미이다. 이런 원리는 생물의 진화를 설명하는 것에 한정되지 않고, 변화하는 사회에서 개인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침이 되어 주기도 한다. 교단 역시 마찬가지이다. 빠르게 진행되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사회는 학교와 교사에게 그 필요를 증명하라 요구한다. 이에 점차 보육과 교육의 경계가 흐릿해지며, 학부모는 다양한 요구가 담긴 민원을 학교로 쏟아낸다. 이런 환경의 변화에 학교와 교사는 어떻게 생존을 모색해야 할까. 교원들의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오늘의 주제는 이런 거창한 ‘적자생존’ 이야기는 아니다. ‘적어야(기록해야) 생존한다’라는 교원들의 농담에 관한 내용이다. 산전수전 다 겪은 선배교원들은 후배들에게 ‘방어를 위한 최고의 방법은 기록하는 것’임을 말해주곤 한다. 이번 호에서는 이렇게 열심히 작성한 기록들이 실제 민원 대응과정에서, 수사·재판과 같은 법적인 절차에서 얼마나 신뢰성 있는 증거로 취급될 수 있을지, 어떤 내용을 어떤 방법으로 기록하고 보존하는 것이 좋을지 알아보자. 반복적으로 작성한…
2024-12-05 10:0010월호부터 지금까지 교육공무원의 임용을 살펴보고 있다. 교육공무원의 임용①에서는 임용의 개요·채용·승진·전직·파견·겸임·겸직에 대해 살펴보았고, 교육공무원의 임용②에서는 원로교사의 임용, 시간선택제교사 임용, 직위해제, 퇴직과 면직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마지막으로 교장·교감·수석교사의 임용을 살펴본다. 1. 교장·교감·수석교사의 임용 가. 교장의 임용 1) 교장은 교육부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용함. 2) 교장의 임기: 4년(1차에 한하여 중임 가능). 다만 공모에 따른 교장으로 재직하는 횟수는 이에 포함하지 아니함. 3) 1차 임기 종료자는 중임 심사를 거쳐 교장으로 재임용(중임). 4) 교장의 임기가 학기 중에 끝나는 경우 임기 만료일이 3월~8월이면 8월 31일, 9월~다음 해 2월이면 다음 해 2월 말일을 임기 만료일로 함. 5) 정년 전에 임기가 끝나는 교장으로서 교사로 근무할 것을 희망하는 사람은 수업 담당 능력과 건강 등을 고려하여 원로교사로 임용할 수 있음. 6) 교장 임용 제청 추천 자격1 - 승진후보자명부에 등재되고 승진 순위 해당자, 교장에서 교육전문직원으로 전직 임용된 자, 장학관·연구관 전직 후 2년 근속한…
2024-12-05 10:00지난 호에서는 질문 만들기가 왜 중요한지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기초·핵심·심화질문과 성찰질문을 개인별·모둠별로 만드는 작업을 소개했다. 이번 호에서는 이렇게 만들어진 기초·핵심·심화질문과 성찰질문을 서로 풀어보고 공유하면서 어떻게 학생들의 삶에 녹아들면서 성장시키는지 이야기해 보기로 한다. 기초-핵심, 심화질문 풀어 공유하기 기초질문과 핵심질문을 공책(학습지)에 적어 모둠토의로 질문을 푼다. 심화질문은 학생들이 만들기도 어렵고 풀기도 어려우므로 다시 질문을 만들어 풀기를 한다. 공유하는 방법은 둘 가고 둘 남기, 월드카페·갤러리워크·패들렛 등의 도구를 활용할 수 있으나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라고 볼 수 있는 4절지에 적어 게시하고 발표로 공유하기와 순서를 정해 발표로 공유하기 등 두 가지를 먼저 적용할 수 있다. ● 4절지에 적어 게시하고 발표로 공유하기 모둠별로 4절지에 답을 작성한 뒤 게시판에 붙인 다음 순서를 정해 모둠의 한 학생이 발표한다. 전체 발표가 끝나면 발표한 내용에 대해 학생 또는 교사가 수정·보완할 내용을 말한다. 수정·보완 내용을 들으며 학생들은 자신의 공책에 쓴 답을 수정·보완한다. 심화질문을 다시 한번 만들어 본 뒤, 미흡할 경우 교사
2024-12-05 10:00우리나라는 9년의 의무교육이 시행되고 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중학교까지는 학교교육을 받아야 하고, 부득이한 경우라도 유예를 통해 제도권 교육을 보장한다. 그러나 이 의무교육은 오직 9년이라는 물리적 기간과 과정에만 의미를 두고 있다. 출석일수만 채워지면 일정 수준의 학력 성취 여부와는 무관하게 의무교육은 실현된다. 물리적 기간이 아닌 학력 성취 여부가 중요하다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의무교육 9년을 학력수준 도달 여부와 관계없이 완성하는 것이 과연 교육적 맥락에서 타당한지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다. 미래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새로운 교육과정 모델을 도입하는 이 시점에서 일정 학력수준 도달 문제는 사회적 각성이 필요해 보인다. 최근 「기초학력보장법」이 법제화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기초학력 수준만으로 미래교육을 위한 개정 교육과정과 한창 이슈화되는 IB 교육을 감당해 낼 수 있는지는 고민과 검토가 필요하다. 그래서 기간만으로 한정하는 의무교육 수행을 그에 상응하는 학력보장까지 의무의 병행 요소로 인식하고 제도화하는 ‘학력 의무교육’이 필요해 보인다. 미래교육을 위한 개정 교육과정과 IB 교육의 교실 수업방식은 거의 학생 주도적 배움을 추구한…
2024-12-05 10:00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교사는 감정노동이 심한 직업이다. 교실에서 날이 선 말투, 삐딱한 시선을 보내는 아이가 한 명만 있어도 온종일 마음이 편치 않다. 퇴근하면서 걱정을 학교에 놓고 나오기도 쉽지 않다. 내일 수업 고민, 처리해야 할 업무 등등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탓이다. 그래서 학년 마무리인 12월쯤 되면 선생님의 마음은 너덜너덜해진다. 내가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교무실은 벌써 내년도 학교 이동, 부서 배치, 담임 배정 등으로 술렁거린다. 가슴 한편에는 체념과 실망이 스멀스멀 피어난다. 어차피 나는 또 인정 못 받을 거다. 올해의 고생이 내년의 고통으로 이어지겠지. 나의 처지를 배려해 줄 여건도 안 되고, 힘든 업무와 학생 지도를 피할 가능성도 별로 없다. 그래서 연말, 송년회 모임은 상처로 다가온다. 학교 다닐 때 나는 모범생이었고 공부도 잘했다. 이제는 학창시절 뒤처졌던 동창들이 더 잘나가고 행복한 듯싶다. 힘들다고 푸념하고 싶어도 그러지 못한다. “안정된 데다 방학까지 있는 선생님이 뭐가 힘들다 그래?”라는 질책(?)만 되돌아 뿐임을 잘 아는 탓이다. 이럴수록 명예퇴직과 이직을 꿈꾸는 일도 잦아진다. 나는 도대체 왜 이렇게…
2024-12-05 10:00“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한 사람을 옛날에는 무엇이라고 했을까요? 두 글자인데….” “학자요.”, “대감이요.”, “선비요.” 여기저기서 손을 들고 대답한다. “맞아요. 선비라고 했어요. 오늘 어린이 여러분을 보니까 자세도 반듯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마치 예전의 선비를 보는 것 같네요. 그럼, 이제부터 선비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행동하고 무엇을 실천했는지 알아볼까요?” 구전동화로 전하는 지행합일 교육 지난 11월, 서울한산초등학교. 오늘은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이하 수련원)의 선비체험교실이 열리는 날. 선비정신 체험은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진 ‘어린이 선비’라는 선비정신 교재를 중심으로 지혜공부·정심공부·실습체험으로 진행된다. 이날 2학년 2반 교실에선 서울 강서양천교육장을 지낸 심금순 전 교장이 지도위원으로 나서 어린 학생들에게 선비정신을 주제로 수업을 한다. 심 지도위원이 가장 강조한 대목은 ‘배움의 실천’. 열심히 학문을 익히고, 무술을 연마하며, 예술을 사랑했던 선비들의 생활상과 그들이 엄격하게 지켰던 예절들을 눈높이에 맞춰 알기 쉽게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비들이 존경받았던 것은 배운 것을 잊지 않고 실천에 옮겼기 때문이라…
2024-12-05 10:00만약 초등학생 시절로 돌아간다면 공부만 하는 학생이 되고 싶은가? 타임슬립(Time Slip: 시간여행을 하는 초자연 현상)을 소재로 하는 드라마는 늘 흥미롭다. 만약 드라마 속 이야기가 아닌 실제로 당신이 타임슬립으로 다시 초등학생이 된다면 안정적인 미래와 부를 위하여 학원에 틀어박혀 공부만 하는 학생으로 살고 싶은지 묻고 싶다. 이미 수십 년을 살아온 성인들은 공부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공부를 열심히 하면 안정적인 직장을 얻을 확률이 높은 것은 맞지만, 공부를 잘하더라도 바른 인성과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능력, 배려하며 협력하는 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행복한 인생을 살기 힘들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배웠다. 올해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첫해였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은 미래 인재가 갖추어야 할 역량 중심 교육, 학생의 삶과 연계된 깊이 있는 학습, 질문과 탐구 중심의 학생 주도적인 수업이다. 우리 교육의 목표는 우리가 삶을 통해 배웠듯이 지식과 암기 위주의 학습이 아닌 학생들이 ‘포용성과 창의성을 갖춘 주도적인 사람’으로 성장해야 함을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국가교육과정이 재정립되어 교육이 대전환…
2024-12-05 10:00기획과 글쓰기 글쓰기는 도구다. 글쓰기는 우리가 배우고 익혀야 할 수공예 기술과 같다. 글쓰기는 본질적으로 사유하기를 뜻한다. 글쓰기란 종이 위에서 이루어지는 사고 행위다. 글쓰기가 어려운 것은 사유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사유가 가능하다면 글쓰기는 가능하다. 글쓰기는 언어 재능을 타고난 특별한 소수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명료하게 사고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떤 주제에 대해서든 명료하게 쓸 수 있다. 글쓰기는 순차적이고 선형적인 과정이다. 문장은 논리적 정합성에 따라 이어진다. 글을 쓸 때는 수사적 기교 이전에 사유의 명확성과 엄밀성이 요구된다. 생각을 문장이라는 논리적 단위로 잘게 쪼개는 작업을 통해, 한 문장 한 문장씩 써가는 작업을 통해 글쓰기 역량은 제고된다. 글쓰기는 나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글을 쓰다 보면 그동안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던 것들을 바탕으로 내 생각을 만들고, 끊임없이 사색하면서 진정한 나를 인식하게 되기 때문이다. 글쓰기의 완성은 수정과 퇴고다. 수정과 퇴고는 출력한 후 지면으로 보면서 하는 것이 좋다. 색깔 볼펜으로 출력한 글에 표시하면서 수정하면 효과적으로 빠른 시간 내에 수정할 수 있다. 출력한 글을 반드시 소리 내어…
2024-12-05 10:00요즘 학생들은 주제를 제시하고 글을 써보라고 하면 “어려워요”라고 하거나, 너무 간단하게 글쓰기를 마치는 경향이 있어서 논리적 글쓰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나아가 독자적 글쓰기나 글 완성하기를 어려워하며 주저하는 학생도 있어 친구들과 함께 쓰는 ‘협동 글쓰기’를 기획하게 되었다. 글 쓰는 과정과 모둠 글쓰기를 하면서 역할 분담하는 방법이나, 또래들과 제안하는 까닭(근거)을 정리하면서 정보의 양과 수준을 높이는 기회도 되어 학생들의 글쓰기 결과물 수준은 혼자서 글쓰기 결과물보다 무척 높게 나타났다. 단원 재구성하기 ‘협동하여 제안하는 글쓰기’ 활동은 4학년 1학기 8단원 ‘이런 제안 어때요’를 재구성하여 진행하였다. 본 단원은 우리 주변의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의견이 드러나게 제안하는 글 쓰기 능력을 기르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위해 먼저 제안하는 글의 특성을 알고 문제상황과 제안하는 내용, 그런 제안을 하는 까닭을 생각하도록 했다. 그리고 제안하는 글을 쓰는 방법과 과정을 익혀 글에 들어갈 내용을 생성하고 정리해 보는 활동을 한다. 이 단원의 국어과 교과역량은 ‘비판적·창의적사고역량’이다. 여러 문제상황을 주체적인 관점에서 해석
2024-12-05 10:00다수의 교권침해 사례를 겪고 있는 교육현장 교권침해 사건을 접할 때마다 사실, 교사에 대한 ‘범죄’라고 좀 더 강력하게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현행법상 범죄로 규정하지 않은 행위를 범죄라 지칭할 수는 없기에, 그냥 마음만 그랬다. 교육현장에서 교사들의 노고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중 장애학생들을 교육하는 특수교사들은 대학교에서 특수교육 개론을 배울 때부터, 아니 대학 원서를 쓸 때부터 이미 많은 ‘사명감’과 ‘헌신’을 알게 모르게 주입(?)받고 교육현장으로 나오게 된다. 최소한의 사명감이 없다면, 침 비린내 가득한 특수학교에서 한 달간의 교생실습도 버티지 못한다. 그 말은 특수교사들은 자기희생을 조금은 당연하게 여기는 환경에서 길러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자기희생이 당연하니, 권리가 침해되어도 심지어 과격한 일부 범죄 피해를 당하더라도 일단 참게 된다. 다른 교사들이 참으니 나도 참아야 할 것 같고, 그래서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다른 선생님들과 하소연을 나누고 다시 수업하러 간다. 원고 청탁을 받고 바로 특수교사 동기와 후배들에게 연락을 돌렸다. 특수교육현장에서 겪었던 최근 사례를 공유해달라고. 그러자 역시나 수많은 제보가 들어왔다. 학교 교실…
2024-12-05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