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교육 개선의 출발점 학생과 학부모의 입장이라면 누구든 학생이 원하는 학교에 다니기를 바랄 것이다. 이는 학교교육이 보편화 된 거의 모든 나라들에서 고려하고 있는 정책 요소이기도 하다. ‘학교선택권’ 문제가 그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대도시들에서는 고교평준화 이래로 학생의 거주지 중심으로 학생을 배정함으로써 학부모와 학생들의 학교 선택권이 일부 제한을 받아 온 것이 사실이다. 다행히 배정된 학교가 좋은 교육을 실시하는 학교라면 불만이 없겠으나, 만약 본인이 원하지 않는 학교로 배정되었을 경우에 학부모와 학생은 학교에 대한 애착과 기대가 그만큼 없을 것이고, 그 결과로 학교교육의 성과도 높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그 동안 수많은 논란이 있어왔고,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해 왔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학교선택권의 문제를 쉽게 해결하지 못한 것은 우리 사회의 입시과열, 교육과열의 풍조가 고등학교 선택이라는 것과 맞물려 엄청난 사회적 파장과 역기능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정책적 선택이 어려웠던 것이다. 그런데 지난 2월 서울시교육청에서는 그간의 연구를 바탕으로 ‘서울특별시 후기고등학교 학교선택권 확대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러한 계획
2007-05-01 09:00서울시교육청이 지난 2월 ‘서울특별시 후기일반계고등학교 학교선택권 확대 계획’(이하 학교선택권 확대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는 지난 2004년 2월 교육부가 ‘공교육 정상화를 통한 사교육비 경감 대책’ 일환으로서 선지원·후추첨 배정 비율 확대와 2005년 4월 서울시교육청이 ‘서울교육 발전 계획’ 과제의 하나로 고등학교 배정 시 학생·학부모 희망 반영 비율 확대를 제시한 것에 더하여 국회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요구한 학군 광역화에 대한 결론이다. 기본적으로 이번 서울시교육청이 제시한 계획에 대해 총론적 입장에서 찬성한다. 그동안 지나치게 제한받아 왔던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선택권의 폭을 넓혀 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교육에서 ‘서울특별시’가 갖고 있는 상징성을 고려할 때 이번 학교선택권 확대 계획은 이른바 평준화 제도를 중심으로 하는 고교입학 체제에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고 서울시교육청이 제시한 방안에 다음과 같은 문제점도 있으므로 진정한 의미의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선택권 확대를 위해 몇 가지를 제언하고자 한다. 비선호학교에 대한 현장 책임은 늘어 학교별 교육과정의 특성화 및 비선호학교에 대한 행·재정적 지원 강화와 관련된 내용에 대
2007-05-01 09:00다문화 교육은 남을 이해하는 교육이지만 결국에는 자신을 되찾는 신뢰의 교육이다. 다문화 교육이란 타자를 통해 자신을 성찰하고 정체성을 알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이질적인 다문화 맥락과 상황을 제대로 가르치고 있지 않다. 영어의 중요성은 지나칠 정도로 강조하지만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더 많은 다른 세상을 어떻게 만나야 할지를 가르치고 있지 않다. 국제이해교육(EIU, Education for International Understanding)이란 개념은 아직도 우리의 교육 현장에서 그리 친숙하지 않다. 대학에서 조차도 국제이해교육이나 개발교육, 인권과 평화교육에는 관심이 없고 영어와 취업에 필요한 실용 교육이 갈수록 범람하고 있다. 나와 다른 남도 인정해야 국제이해교육은 세계시민 교육이나 지구촌 교육, 다문화 교육, 평화와 인권 교육, 지속가능한 발전과 환경 교육, 민주주의와 관용 교육 등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이러한 개념들은 교육 현장에서는 너무 거창할 뿐 아니라 이념과 가치 중심의 교육이라 효과적인 교육방법을 찾기도 쉽지 않다. 그러면 왜 국제이해교육인가? 필자는 국제이해교육이 한국의 학교교육에서 왜 절실히 필요한지에 대해 다
2007-04-01 09:00온누리안 → 코시안 → 다문화 가정 교육부는 올해 시행할 사업으로 늘어나는 다문화가정 자녀의 학습지원 강화와 다문화가정을 이해하는 사회 환경 조성을 위해 ‘다문화교육센터’를 설립, 운영키로 한다고 발표하였다. 낯선 용어인 ‘다문화가정’이란 말 그대로 단일문화가 아닌 문화적 배경이 다른 가정을 뜻하는데 크게 두 가지 형태가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부터 한국에 들어오기 시작하여 그 역사가 20년에 가까운 외국인이주노동자 가정과, 농촌총각 장가보내기 운동이 시작인 국제결혼가정, 즉 결혼이민가정이다. 사회학적으로는 외국인이주노동자가정과 국제결혼가정으로 분리해서 부르기도 하지만 우리 교육현장에서는 모두 언어가 불편하고 문화충격을 겪고 있으며 교사의 관심과 배려가 절실하게 필요한 소수자이므로 이들을 모두 다문화가정으로 아울러 부르는 것이 합당하다고 교육부에서 판단하여 그대로 쓰고 있다. 국제결혼가정의 자녀들을 처음에는 혼혈아동으로 부르다가 이 명칭의 부정적인 의미를 없애려고 전북교육청에서는 정책을 시행하기 전 이름을 공모하여 ‘온누리안’이라고 부르고 있다. 경기도 안산에서는 마을 주민의 반이 외국인으로 구성되자 그 자녀들을 따뜻이 품어 안으려고 처음으로 ‘코시
2007-04-01 09:00이혜숙 | 한국방송통신대 연구교수 우리사회에서 학부모는 어떤 존재로 비춰져왔는가? 학교교육에서 후원자이거나 소위 ‘치맛바람’의 근원지, 왜곡된 교육열의 주도 세력쯤으로 다루거나 비춰졌다. 적어도 십여 년 전에는 학부모에 대한 일반적인 시각이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는 최근에 학부모를 보는 시각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신문이나 텔레비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교육정책 토론 프로그램에서 학부모 대표가 패널로 반드시 등장하거나 새로운 대입제도의 도입이나 전형제도의 변화 등 학교교육이나 교육정책과 관련하여서 교사단체의 인터뷰와 같은 비중으로 학부모단체의 인터뷰를 다루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을 굳이 구색 맞추기라고 저평가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그 만큼 학부모 집단에 대해 교육당국자들이 의식하고 있으며, 이들의 의견 수렴을 중시한다는 반증으로 보아도 무방하다고 본다. 학부모 집단을 다루는 현재의 모습이 단지 시간 흐름의 결과는 아니다. 그것은 수많은 학부모들의 적극적이며 투쟁적인 노력의 산물이다. 특히 그 과정에서 참교육학부모회와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등 초기의 학부모운동 단체의 역할이 컸다. 초기엔 학교 후원자 역할에 머물러 해방 이후…
2007-03-01 09:00양정호 |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한국은 광복 이후 지난 60여 년 동안 교육문제에 있어서 가장 많은 변화와 혼란을 겪었다. 한국교육의 다양한 변화는 가장 직접적으로 학교구성원인 교직원과 학생에게 가장 먼저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학생을 뒷바라지하는 학부모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이런 면에서 교육현안에 대해 이야기할 때 과거처럼 학교에서 주로 생활하는 교사나 학생에 초점을 맞춘 호의에 머물기보다는 학부모가 겪어온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살펴보는 것도 매우 의미가 있다. 변치 않는 학부모의 자녀교육열 최근 각 가정의 자녀수가 줄면서 학부모의 자녀교육에 대한 관심이 예전에 비해 크게 늘었다는 언론보도를 자주 접할 수 있다. 우리나라 학부모의 자녀교육에 대한 열정은 이미 세계적으로 알려진 것이지만 과연 이전과 비교해서 더 늘어났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조선시대 자료를 보면 학부모의 자녀에 대한 교육열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다산 정약용의 경우에는 자녀에게 책을 많이 읽어야 좋은 가문의 규수와 결혼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으며 다양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한양을 떠나지 말라고 당부까지 했다고 한다. 이것은 현재 우리나라 학부모들이 학원이…
2007-03-01 09:00박보영 | 연세대 교육연구소 전문연구원 언론 통해 보이는 학부모의 모습 기사와 뉴스 등 언론 매체를 통해 그려지는 학부모들의 모습은 매우 이기적이고 폭력적이라서, 어떤 경우에는 심지어 우리 사회의 교육을 망치고 교실을 붕괴시키는 주범이 꼭 학부모들인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언론 매체를 통해 그려지는 학부모들의 모습은 참으로 다양하지만, 그 대표적인 양상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학생의 권리에 대한 수호자 혹은 대변인으로서 학부모의 모습이다. 언론 매체는 학부모들이 교육현장의 전반적인 인권 수호에 대해 합리적인 활동을 벌이는 일에 대해서는 주목하지 않고, 학부모들의 이의 제기 방법이 폭력적이거나, 이의 제기 과정에서 당황스러운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에 매우 선정적인 방식으로 학부모들의 모습을 그려낸다. 2006년 5월 청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있었던 ‘무릎 꿇은 교사’ 사건을 보더라도 언론은 교사가 학부모들 앞에서 무릎 꿇는 일이 발생한 전체적인 정황과 구조적 요인 등에 대해서 심층적으로 다루기보다는 교사가 학부모들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는 사실만을 선정적으로 강조함으로써 우리 사회에서 교권이 침해되는 것이 모두 ‘지나친’ 학부모들 때문인 것으로 묘사하고
2007-03-01 09:00김성열 | 경남대 교육학과 교수 오늘날 학부모가 수행하는 역할은 이전에 비하여 다양하다. 재정후원자의 역할을 넘어서서 자원봉사자로서 그리고 학교교육과 관련한 의사결정자로서, 교육위원과 교육감선출권자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이제 학교 교육활동을 지원하는 데 전문성을 가지고 보다 직접적으로 참여할 것이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자신들의 역할이 증대되는 것을 기대하면서도 그러한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깨닫고 있다. 이 글에서는 학부모들이 수행하는 역할과 새롭게 수행하기를 요구받고 있는 역할에 대하여 논의하려고 한다. ‘우리 아이’를 위한 지원 필요해 초·중등학교 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역할은 재정적 후원자로서 시작되었다. 초등교육이 의무교육으로 규정되었지만, 열악한 국가재정 때문에 무상으로 실시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모든 학부모가 일정액의 교육비를 부담해야만 했다. 학부모들이 재정적 후원자로서의 역할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학부모조직이 구성되었다. 시대에 따라 학부모조직은 후원회, 사친회, 기성회, 육성회 등으로 변천되어 왔다. 초등학교 교육의 완전 무상 의무교육화 그리고 중학교 교육의 완전 무상 의무교육화가 이루어진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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