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 | 생태사진가 우아한 발레리나의 몸짓 "꾸룩 꾸룩 꾸욱" 겨울철새의 낙원 천수만 간월호에서 200여 마리 남짓한 큰고니(천연기념물 201호)들이 부르는 합창소리다. 호수를 뒤덮은 물안개 속에서 살며시 모습을 드러내는 큰고니들의 우아한 자태는 차이코프스키의 를 떠올리게 된다. 언젠가 세종문화회관에서 보았던 러시아 볼쇼이 오페라단의 기억난다. 발레리나의 선녀 같은 율동에 흠뻑 빠져 치콥의 교향악을 매일같이 반복해 듣던 때가 있었다. 그 발레리나의 원조가 바로 큰고니 들이다. 활주로를 이용한 힘찬 비상 흔히 백조라고 부르는 고니는 11월 말쯤 되면 러시아 툰드라의 추위를 피해 우리나라 해안가의 호수를 찾았다가 이듬해 3월에 돌아가는 희귀한 겨울철새다. 겨울철이면 수많은 탐조객들이 하얀 천사 같은 이들의 평화로운 춤사위를 생생하게 담아내기 위해, 갈대밭 속에 위장텐트를 치고 녀석들이 가까이 접근하기를 기다린다. 뼛속까지 파고드는 동지섣달의 한기에 온몸을 웅크렸다가도, 얼어붙은 호수 가에서 움츠렸던 선녀들이 얼지 않은 호수 한가운데로 서서히 움직이면서 하나 둘 입을 모아 노래 부르면, 어느새 팽팽한 긴장감 속으로 추위 속에서 떨었던 지루함은 금세 사라져 버린다
2006-03-01 09:00박의수 | 강남대 교수, 한국교육철학회장 근래에 와서 교직에 대한 선호도가 급격하게 높아져서 교원임용시험의 경쟁률은 가히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다고 한다. 이는 교사의 사회적 지위 향상과 교직의 권위 회복을 위하여 다행한 일로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것은 결코 교육을 위하여 좋은 일로만 볼 수 없다는데 문제가 있다. 교육의 성공을 위한 필수 요건 IMF파동 이후 직업 세계에 불어 닥친 구조조정의 회오리는 대부분의 직장에서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고 조기 퇴직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었다. 따라서 비교적 안정적이고 신분보장이 잘 되는 직업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진 것이다. 공무원과 더불어 교직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은 이러한 세태를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편안하고 안정된 생활을 희구하는 것이 평범한 인간의 기본적인 속성이라고 볼 때, 그런 태도를 비난할 수는 없겠지만 교육을 위하여 결코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어떤 직종을 막론하고 개인적 차원에서든 공적 차원에서든 그 일을 창조적으로 수행하여 자아를 실현하고 공공의 복리를 증진시키는 사람들은 일 자체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여 헌신하는 사람들이다. 특히 교직은 학생에 대한
2006-03-01 09:00
글·사진 | 박하선/사진작가, 여행칼럼니스트 고생 끝에 허락된 왕국과의 첫 만남 여기는 티벳 고원의 서부 변방. 불같은 태양이 내리쬐고 있었다. 해발 4000m의 고원에서 나무 한 그루 없는 주변의 산들이 하얀 사막처럼 빛나고 있다. 온 천지가 텅 비어있어 마치 오수(午睡)속의 적막함 같을 것을 느끼게 한다. 세 갈래의 갈림길 옆에 텐트를 치고 지나가는 트럭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린 지도 이틀이 되었다. 말로만 들어온 '구게 왕국'을 찾아가기 위해서다. 오늘도 저 멀리 바라다 보이는 모래언덕에 뿌연 먼지가 피어오르기만을 눈이 빠지게 지켜보고 있다. 그것은 마치 구약성서에서 한 예언자가 신의 계시를 받고 성자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듯한 분위기라고나 할까. 우리에게는 이름조차 너무도 생소한 이 구게 왕국. 9세기 한때 중앙 티벳의 '랑 다르마'왕의 불교에 대한 박해로 인해 흩어져 있던 추종자들을 모아 '예쉐 오(Yeshe O)'라는 사람이 866년에 창건한 왕국이다. 불교의 보존과 전래에 역점을 둔 이 왕국은 예쉐 오 왕 자신도 결국 왕위를 버리고 중이 될 정도로 불교가 크게 번성해 티벳 전역에 다시 불교의 부흥을 가져오게 하였으며, 17세기 카시미르 사람들
2006-03-01 09:00
학교 인성교육이 퇴색되어 가는 것을 안간힘으로 받쳐보려고 발버둥치는 현실에서 학생들의 마음을 순화시켜 동료들과 협동심을 기르고, 이웃을 사랑하고 웃어른을 공경할 줄 아는 바람직한 결실을 만들어 보고자 출간된 한 권의 책, “우리를 존재하게 하는 뿌리들의 이야기”가 학교뿐 아니라 지역사회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학교와 지역사회와의 공존이 더욱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는 시점에서 기존에 학교 문턱을 쉽게 찾을 수 없었던 세대들까지도 이 한 권의 책이 지나온 그들의 시대를 다시금 되새겨 보게 하고 현재의 학교 운영을 잘 알게 해 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각 학교에 인성을 담당하는 부서가 있지만, 담당 부서만으로는 이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전교생이 이에 동참하고 교장 선생님 이하 여러 담임 선생님이 적극 나서 각 동네에 흩어져 있는 옛 선인들의 얼을 채취하고 또 생존하는 노인들의 체험담을 듣고 녹취하여 그것을 글로 옮겼다. 풀뿌리 인생의 잔잔한 향기가 이 한 권을 통해 자라나는 세대들의 마음에 기성세대들이 살아온 아픈 인생사를 인식하게 함으로써 기성세대를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또 책 속의 갖가지 이야기들이 풍겨내는 향기는 삭막해
2006-03-01 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