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세 시간 반 날아온 목적지에서 ‘CHINGGIS KHAAN’ 이라는 불빛이 반긴다. 공항의 커다란 그림 속에, 그리고 술과 화폐에도 새겨져 있다. 몽골은 모든 곳에 칭기즈칸이 살아 숨 쉬고 있다. 이국에서 실감한 교육한류 위력 인천시교육청이 추진한 한몽 리더십 프로그램인 ‘인천과 함께하는 몽골교육의 새 방향’에 참여하게 됐다. 우리 일행이 찾아간 곳은 수도인 울란바토르에서 한 시간 가량 떨어진 터브아이막 존 모드시다. 인구는 1만 5000명 정도로 그 곳의 모습은 1960년대 우리나라를 추억하게 했다. 시청과 교육청의 방문을 시작으로 학교들을 둘러볼 수 있었다. 학교마다 한국의 교육제도와 교육방법, 그리고 교육시설에 대해 질문이 이어졌다. 그들은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교육의 발전에서 왔다고 믿고 한국과의 교사 교류 및 교육방법을 훈련받고 싶어 했다. 교육한류의 위력을 이국에서 실감하게 돼 뭉클한 심정이다. 국가경쟁력은 교육이 최우선임을 재확인하게 된다. 몽골 교육관계자들은 한국 교육 전반에 대해 배울 의지가 강했다. 그러다 보니 방문을 희망하는 학교가 많았고, 정성스럽게 준비한 프로그램들도 많아 일정이 지연되자 마지막 학교 방문을 취소하자는…
2018-07-09 10:3340여년을 교육계에 몸담아온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아직도 교육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 우리 조국을 짊어지고 이끌어 가야할 후진을 양성하는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가? 그래서 교육을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하지 않았던가. 전국 시·도 교육감 선거 결과 17개 시·도에서 진보진영 교육감의 압승으로 끝났다. 진보진영 교육감이 14명, 보수 성향 교육감은 3명이 당선됐다. 그러나 교육에는 보수와 진보가 없다. 교육은 헌법에 명시된 대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 그래서 정당을 가질 수도 없다. 진보와 보수의 편 가르기로 교육현장이 무너져서는 절대 안 된다. 좋은 단어만 늘어놓은 공약 이번 선거에서 진보진영 교육감들은 공통적으로 행복과 혁신의 가치를 내세웠다. 우리나라의 만19세 이상 성인들은 누구나 미래의 아이들이 달라진 학교 안에서 행복한 교육을 받길 원한다. 그들은 극한의 경쟁 속에서 공부를 잘 해야만 대접받는 한국의 교육을 체험했기 때문에 그렇다. 행복과 혁신 외에도 진보 교육감들은 참교육, 인성, 민주시민, 창의 예술, 평등, 교육복지, 평화, 무상교육까지 거의 인류 보편적 가치에 대한 온갖 좋은 단어를 내세웠다. 상당수의 진보 교육감들이 당선 전…
2018-07-05 14:27영화 ‘어벤져스’에 대한 학생들의 인기가 대단하다. 얼마 전 A학생이 교실에서 울음을 터뜨렸다. B학생이 고의적으로 어벤져스를 ‘스포일링’했기 때문이었다. 중간고사 시험기간과 개봉기간이 겹쳐 시험이 끝나기만 기다렸던 A는 스포일러를 듣고 매우 억울함을 호소했다고 한다. 결론을 미리 안다는 것은 재미를 느낄 수 없다는 의미다. 영화도 이럴진대 학습은 오죽할까. 아이들은 학습에서 앎에 대한 재미를 느낄 권리를 뺏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답만 남고 과정 무시되는 수업 한 학급 학생들 대부분이 수학 선행학습을 하고 교실에 들어온다. 수업을 시작할 때면 이미 아이들은 교사의 수업은 관심이 없고 문제를 풀기 시작한다. 어차피 결론은 ‘정답 맞추기’이기 때문에 그 문제에 담겨진 개념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문제유형에 맞는 풀이방법만 알고 있다. “이 문제를 왜 이렇게 푸는가”라고 물어보면, “학원 선생님이 이렇게 풀면 된다고 했어요”라고 대답이 돌아온다. 결론을 알고 있기에 앎의 과정에 수반되는 질문조차 없다. 학원은 학부모들의 요구를 등에 업고 선행학습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 학부모는 “내 자녀만 학원 보내지 않나 하는 조바심에 중3 때 학원을 보내려고 했더니,
2018-07-05 14:26결국 생존을 위해서는 마산초에서 5.5km를 걸어서 사강리까지 걸어가야 한다. 같은 송산면임에도 포도농원과 공장 부지로만 이루어진 마산리와는 달리 사강리에는 여러 가게들이 있어 생활을 위해서는 반드시 사강까지는 가야한다. 편의상 ‘읍내’라고 부르지만, 마산리와 사강리가 속한 송산은 읍이 아니라 면이기 때문에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5.5km라면 포병학교에서 병과교육을 받을 때는 체력 단련을 위해 뛰어서도 가던 거리였지만, 퇴근하고 쇼핑을 하러 가기에는 아무래도 귀찮고 힘들다. 법·율·장의 진리가 있다는 천축을 향해 순례하던 현장 삼장법사처럼, 나는 땀을 뻘뻘 흘리며 뉘엿뉘엿 지는 노을을 뒤로 하며 편의점이 있다 전해지는 송산 중심가를 향해 걸었다.한 시간 반 정도를 걸었을까, 드디어 편의점에 도착했다. 편의점 도시락으로 저녁을 때우니 커피를 마시고 싶은 도시인의 본성이 깨어나 나는 읍내를 헤매었고, 끝내 미미 다방에 이르렀다. 글쎄, 천축국에 도달했을 때의 당나라 삼장법사의 심정이 이랬을까. 그곳은 나와 시·공간이 다른 철저한 이방이었다.엄마뻘의 마담은 비음이 잔뜩 들어간 간드러진 목소리로 긴 다리를 꼬고는 더욱 나이가 지긋한 할아버지에게 애교를 떨고 있었다.
2018-07-02 09:12우리가 살고 있는 2000년대를 융·복합 시대, 4차 산업혁명의 시대라 부른다. 학과와 전공으로 나눠졌던 학문분야가 서로 연계하고 결합하여 새로운 영역, 새로운 세계를 창출해야 하는 시기다. 생물학과 인문학이 만나고, 물리학과 철학이 만나 그동안 생각하지 않았던 생물학의 인간적 고찰, 물리학의 윤리 등을 창출해 삶의 의미를 고양해야 할 요구가 증대되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변화를 위한 대학들의 움직임 이런 시대에 고등교육의 역할과 책임은 매우 중요하다. 유·초·중등 교육을 통해 다져왔던 기초지식을 활용해 학문의 정점에서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고 새로운 세계를 개척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등교육이 사회에서 요구하는 역할을 원활히 수행하지 못할 경우 개인과 국가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우수한 고등교육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고등교육의 질 보장(quality assurance)이 필요한 요즘 국내·외에서 다양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으며, 그에 맞는 기준도 마련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대학 자체적으로 학교의 높은 교육수준과 좋은 교육 과정을 통해 교육부와 대학평가원 등 외부의 평가기관은 대학 평가를 통해 고등교육의 질 보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
2018-06-25 10:36지난 6월 1일, 천안에서 뜻깊은 워크숍이 진행됐다. 전국에서 모인 젊은 선생님들이 지난 1기의 활동을 돌아보고, 새로운 2기의 출발을 자축하며 교류를 나누는 자리였다. 각기 다른 지역, 다른 학교 급에 근무하고 있지만 교육에 대한 열정과 관심으로 함께 하였기에 쉽게 마음을 나눌 수 있었다. 이 과정을 통해 교직에 대한 비슷한 고민과 어려움을 느끼고 있음을 아는 것만으로도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2030 청년위원회는 지난 해 2월, 1기를 시작으로 첫 여정을 시작했다. 젊은 세대의 선생님들이 교총에 대해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아름다운 동강에서의 여름 래프팅 연수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가을 군산, 겨울 제주로 이어지는 역사 연수 시리즈를 진행했다. 군산의 어제와 오늘을 문학과 건축으로 풀어 접근하며 팀별 미션활동으로 새로운 방식의 연수를 운영했으며, 폭설 속에서도 제주의 4.3과 언어, 지리적 특성 등에 대해 젊은 선생님들의 시선에 맞춰 다가갔다.참신한 아이디어와 사무국의 적극적인 지원 덕에 모든 프로그램이 조기에 매진되고 긍정적인 평가도 받았다. 연수 외에도 새내기 선생님을 위한 안내서 제작과 정책 자문활동을…
2018-06-25 09:21민선 3기 교육감이 선출됐다. 우리나라 교육감은 교육부장관보다 지역교육의 미래에 훨씬 더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교육감이 가진 예산권, 인사권을 보면 거의 제왕적 교육감이다. 당선 직전까지는 큰 일꾼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던 사람들이 당선되고 나면 왕으로 군림하려고 한다. 교육감들이 주민들과의 약속을 지키면서 주인이 아니라 주민의 뜻을 잘 헤아리고 이를 구현하는 큰 일꾼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노력이 필요하다. 지지 안 한 다수의 뜻 헤아리길 첫째, 당선의 의미를 자의적으로 해석하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40%의 득표율로 당선됐다고 하더라도 투표율(60%)을 감안하면 전체 주민의 24%의 지지를 얻은 것이다. 따라서 훨씬 더 많은 76% 주민의 뜻도 함께 헤아리길 바란다. 심지어 지지자들도 교육감이 내건 공약 전체에 공감한 것은 아님도 깨닫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교육감 사람들로 구성된 인수위원회가 아니라 교사, 학부모, 학생, 시민단체 등 다양한 관계자들로 구성된 교육공약 검토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이다. 공약을 재검증해 지역 교육 발전과 다가오는 미래 사회에 가장 적합한 공약으로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둘째, 공약 재검
2018-06-18 11:32교사가 생각하는 좋은 교육과 학생들이 느끼는 좋은 교육은 같은 것인가. 우리 학교 현장에서는 과연 좋은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일까. 대부분의 교사들은 이 같은 질문을 끝없이 한다. ‘PISA 2015학생 웰빙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는 OECD 회원국 중 읽기 3∼4위, 수학 1∼4위, 과학 5∼8위로 최상위권이지만 삶의 만족도는 28개국 중 27위다. 성취도 높지만 만족도 낮아 높은 학업성취도를 보면 학생들이 우수한 교육을 받고 있다고 할 수 있지만 학생들이 느끼는 삶의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보아 좋은 교육을 받고 있는 것인지는 의문이 든다. 프랑스 대입 국가고시인 바칼로레아 철학평가 문항을 보면 ‘진리는 경험을 통해 확증될 수 있는가?’, ‘우리는 욕망을 해방시켜야 하는가?’와 같은 문제가 출제된다. 이러한 문제가 우리나라 대입 문제라면 우리는 어떻게 반응할까. 우리는 이러한 문항에 대한 정답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러한 형태의 답을 찾는 교육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형태의 입학시험은 우리나라에서 요구하는 문제 유형이 아니다. 우리의 입학시험은 기억력이 좋아야 하고, 빠른 시간 안에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다양성
2018-06-18 11:32현장학습 중 휴게소에 학생을 혼자 남겨둔 채 떠나 벌금 800만원을 선고받은 교사의 사건은 매우 안타깝다. 단순히 벌금 때문이 아니라 아동학대 관련 범죄로 형이 확정되면 10년 동안 교단에 설 수 없도록 규정한 아동복지법 때문이다. 아동복지법에서 아동은 18세 미만을 의미하므로 유치원을 포함하여 초·중등학생 모두가 이 법의 보호대상이다. 그러므로 휴게소 학생 방임 사안에서 당시 사실관계나 정황 등 교사의 행위에 대한 법리 해석은 법원에서 판단할 일이지만 교사의 책임 부분에 대한 쟁점은 많은 교사들이 사전에 인지하고 대처할 필요가 있다. 교사의 책임 정확히 인식해야 교사는 교육활동 및 이와 밀접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생활관계에서 학생을 보호·감독할 의무가 있지만 교육활동의 때와 장소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 책임의 경중이 있거나 면책될 수도 있다. 교사는 교육활동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학생 1명만 보호·감독하는 것이 아니고 적어도 수십 명씩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다수의 학생을 관리하는 중에도 1명의 학생을 소홀히 하면 그에 대한 책임이 따르게 마련이고, 나머지 학생을 안전을 지켰다 하더라도 책임이 경감되지는 않는다. 즉,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계획된 교육
2018-06-11 10:10농구를 좋아했지만 잘 하지는 못했던 농구선수를 아들로 둔 어머니가 있었다. 중고교 농구선수 시절 후보 선수로 뛰어도 ‘우리 아들이 오늘 제일 잘 하더라’고 기를 살려 주셨다. 언젠가는 주전으로 멋지게 뛸 수 있을 것이라는 응원도 아끼지 않았다. 쓸데없는 운동 그만두고 공부나 하라고 닦달 하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아들이 좋아하는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아들이 원하는 세상에서 뜻을 펼칠 수 있기를 끊임없이 믿고 응원해 주셨다.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용기 그랬던 아들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재미에 빠져 교사가 됐다. 일을 즐기다 보니 교장까지 승진했고 이제 1만회원의 대구교총을 이끄는 수장이 됐다. 어머니가 원하는 세상으로 아들을 이끌기보다 아들이 원하는 세상에서 행복을 바랐던 어머니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개인적인 경험을 굳이 밝히는 이유는 더 이상 부모 자신이 원하는 세상으로 아이들을 내모는 것을 지양해달라는 부탁을 하고 싶어서다. 아이들이 꿈꿀 수 있도록 옆에서 응원하고 격려하고 믿어달라는 말이다. 다양한 경험과 실패를 거듭하더라도 다시 일어나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키워줄 일이다. 이 같은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당당하게 세상과 맞
2018-06-11 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