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인천 연수구에서 노란 승합차에 탑승한 어린이 2명이 또 사망했다. 2013년부터 5년간 어린이 통학버스 사고는 254건이며 이중 죽거나 다친 우리 아이들이 410명에 이른다. ‘세림이법’에도 불구하고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나는 원인을 우리 어른들은 알면서도 반복하고 있음에 더 큰 안타까움을 느낀다. 안타까운 사고가 반복되는 이유 어린이 통학버스 경광등은 두 가지 색상이 있다. 하나는 황색 점멸이고 또 하나는 적색 점멸이다. 운전자 중 황색과 적색 신호의 의미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마찬가지로 통학버스의 경광등도 그러한 의미를 가진다. 어린이 통학버스 특별보호법에 따라 추월해서도 안 되며 정차 시에는 일시 정지한 후 주변을 살피며 서행해야 한다. 현 실태는 어떠한가. 정차 시 경광등을 보고도 무시하고 쌩쌩 달리는 차량을 보는 것은 아주 흔한 일이다. 중앙선을 침범하여 추월하는 차량도 하루에 5대 이상 목격되기도 한다. 과태료와 벌점이 정해져 있지만, 이 사항을 아는 사람도 많지 않으며 실제 경찰의 단속 실적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린이 통학버스 특별보호법에 대해 관련 종사자와 관계자만 교육하는 것이 아닌 운전자 전체를 대상으로
2019-06-17 09:00“선생님, 전 댄스 가수가 되고 싶어요. 제 꿈대로 가수가 되지 못한다면 뭘 할 수 있을까요?” “공부는 내가 널 가르쳤다만 춤은 네가 나의 선생님이더라. 네가 날 가르치는 걸 보니 뭘 해도 될 것 같구나.” 헉 힙합이라니! 서로 놀랐다. 힙합학원에서 마주치게 된 우리는, 40 중반이 된 학교 선생님을 힙합학원에서 마주칠 줄 몰랐던 아이는 나의 존재에 무척 당황스러워했다. 그렇게 우린 ‘춤 학원’에서 마주치게 되었다. 아이는 댄스 가수가 되길 꿈꾸며 실용음악학원과 힙합학원을 다니는 중이었고, 난 ‘신명 나는’ 운동을 찾다가 요가가 아닌 힙합학원 문을 두드린 차에 조우하게 된 터였으니 서로 놀랄 만도 했다. 수업시간 맨 앞에 앉아 가끔은 꼬박꼬박 졸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수업 듣기에 열심을 내던 학생이었다. 말갛고 정갈한 표정으로 수업도 듣고 대답도 하던 학생으로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배틀’을 하며 춤을 추는 모습에선 전의(戰意)와 자신감과 끼가 철철 넘치고 있었다. 그렇게 춤을 추는 아이의 사진도 찍고 학교에서 춤 이야기도 하며 우린 우리만의 학교 밖 이야기로 공감대를 만들고 있었다. 그러던 중 나이든 선생이 춤바람(?)이 나서 그것도 힙합을 배운
2019-06-12 14:09어느 나라 귀부인들이 모여서 각자 자기가 가지고 있는 보석들을 한참 자랑하고 있었다. 그 자리에서 한 검소한 차림의 부인이 안방에서 자고 있던 아이를 안고 나오며 나의 보석은 "이 아이예요"했다는 일화가 생각이 난다. 특수교사인 나에게도 이런 보석 같은 일화가 있다. 첫 발령 학교에서의 일이다. 구강 구조 이상으로 턱받이를 하고 있는 효성이(가명)와 6명이 나의 첫 제자들이었다. 그 해 수업 공개 시간 때의 기억이 아직도 또렷하다. 내 수업을 여러 선생님과 장학사님이 참관하자 아이들은 어리둥절한 눈으로 바짝 긴장하고 있었다. 시간이 흐르자 효성이가 갑자기 의자 밑으로 기어와 내 치마 밑으로 숨는 것이 아닌가? 낯선 광경이 힘들었던 모양이었다. 나는 안아 주며 긴장감을 풀어 주었다. 그렇게 당황스럽게 만들던 아이는 졸업 후 사업하던 아버지가 감옥에 가게 되자 화장품 포장 일을 하면서 그 가정의 가장 역할을 한다고 했다. 우연히 만난 효성이의 어머니는 울먹이며 효성이를 자랑했다. 지금도 사회의 일원으로 잘 살고 있는 것이 뿌듯하기만 하다. 나의 청년 시절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때는 고만 고만한 가정에, 서로 끌어주고 책임을 나눠 가져야 하는, 지
2019-05-30 19:17학교에 인간미가 없어요 호기심이 없어 걱정이에요 이래서는 큰일이 아닌가… 무엇이든 과다함이 문제 한 템포 느리게 호흡하며 기다림의 시간을 갖자 학교 현장을 떠나온 지 오래되었다. 2007년 8월 정년퇴직을 했으니까 햇수로는 12년째가 되어 간다. 교직을 물러 나오면서 몇 가지 나름대로 결심한 바 있다. 이렇게 이렇게는 하지 않겠다는 금기사항 같은 지침들이다. 노인정에 안 간다, 동창회에 안 간다, 삼락회에 안 간다, 그냥 나대로 내 방식대로 혼자서 놀면서 살겠다, 그것이었다. 더하여 하나 더 얹는다면 학교에는 이제 드나들지 않겠다. 그런데 정년퇴직 이후 더 많은 학교를 드나들고 있다. 예전에는 내 학교만 갔었는데 이제는 남의 학교만 간다. 문학강연을 하러 가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중등학교, 대학교까지 두루 다니는 한편 더러는 노인대학이나 교회에도 불려 다닌다. 사람이 제 생각대로 뜻대로만 살 수는 없는 일인가 보다. 어쨌든 좋다. 학교 현장을 다니면서 선생님들과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또 예전에 함께 근무했던 교사들과 더러는 만나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교장 선생님은 참 좋은 시절에 선생님을 하다가 물러나셨어요. 왜 그런데요? 요즘은 너무나 선생
2019-05-22 10:48학교 현장에서 교육적인 필요성과 관심으로 시작된 선생님들의 연구물들은 지속적인 순환 과정을 거쳐 교육의 질 향상에 큰 영향을 준다. 이러한 교육과 연구의 필요성에 더해 질적 교육은 현재 우리나라 교육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점들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나온 교육의 패러다임이라고 할 수 있다. 연구대상자 개개인에 관심 커 점점 줄어드는 학생 수, 개성이 넘치는 학생, 창의성과 역량이 강조되는 교육 현실 등 우리 교육은 다양한 과제에 직면해 있다. 질적 교육은 학교와 가정, 교사와 학생 간 다양한 환경을 인정하고 교육에 대해 자율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교육 대상자들의 다양성과 개성을 중요시 여기며 그들의 삶과 생각, 행동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질적 교육과 질적 연구는 상호보완적이며 교육현장의 새로운 통찰력을 얻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사실 교육현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교육은 질적 연구가 될 수 있다. 교사는 학생을 가르치면서 배우고 흔적을 남기며 질적 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 그렇기에 교육현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교육적 활동이 질적 연구의 주제와 내용이 될 수 있다. 질적 연구는 양적 연구처럼 표본으로 대표되는 모집단에 관심을 갖는 것과 달
2019-05-13 13:11대구시교육청과 제주도교육청은 지난달 17일 국제 바칼로레아(International Baccalaureate, 이하 IB) 당국과 고교용 IB(IB Diploma Programme, 이하 DP) 교육과정을 한국어로 공부하고 시험치를 수 있도록 협약했다. DP 학위는 세계유수 대학 입학과정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고교교육을 받았다는 징표로 활용되고 있다. 한국어화로 도입 장애 없어져 우리나라에서는 교육청 방침과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로 한정된 교수언어의 제약으로 경기외고가 유일하게 2010년 이후 DP를 운영해왔는데 이번 협약으로 IB가 우리나라에서도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IB 도입의 가장 큰 장애인 교수학습 언어가 해결됐기 때문이다. DP가 확산되면 주입식교육, 지식을 아는 교육, 정답을 맞히는 객관식 상대평가 등 우리 교육의 병폐에서 벗어난 교육이 가능해질 것이다. 주요 과목과 관련 지침의 우리말 번역이 끝나면 2022년부터 2년 동안 모국어, 외국어, 개인과 사회, 과학, 수학, 예술의 6개 교과영역 중 영어와 다른 한 과목을 영어로 공부하고, 나머지는 우리말로 공부하게 된다. 첫 외부시험은 2023년 11월 치르게 된다. DP는 IB가…
2019-05-13 00:00최근 90년대 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이 사회에 새로운 영향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 현장에도 90년대 생이 이미 등장했고 서서히 신규를 벗어나 학교의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신규 벗어나 학교의 중심으로 이들은 자신감이 있으며 똑똑하다. 어떤 학교에서는 벌써 교무부장을 맡기도 한다. 그런데도 이들은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 치열한 입시와 높은 임용의 관문을 통과해 부푼 꿈을 갖고 교사가 됐지만, 막상 현장에서는 좌절한다. 원석처럼 반짝이던 친구들이 몇 년 만에 누렇게 빛이 바래 버렸다. 이유가 뭘까. 이들은 교육현장에 나오자마자 사방에서 연단(鍊鍛)을 받는다. 먼저 학교의 불합리한 문화에 충격을 받는다. 학창시절에 늘 공정한 경쟁 속에서 차별받지 않고 지내던 이들은 "우리 때는 그것보다 더한 것도 했다", "우리 때는 안 그랬는데"라며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하는 일부 권위주의적인 교사와 관리자의 말에 상처받는다. 뿐만 아니라 학교 다닐 때와는 너무나 달라진 학생과 학부모의 모습은 회의감으로 다가온다. 학창 시절을 떠올리며 교실을 보면 갑갑한 마음이 들고 고민이 많아진다. 악성민원과 힘든 학생을 교사가 오롯이 혼자 감당해야 하
2019-05-11 15:37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빈부격차 심화로 인한 불평등과 불균형 심화, 저출산 및 고령화로 인한 경제적 위기, 기존 직업 변화로 실업률 증가, 인간성 상실 등 많은 위기가 노출될 수 있다. 이러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급격한 사회 변화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사회생활을 할 수 없기에 행복한 삶을 살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존재할 수 있다. 또한 기존의 혁신학교는 학생을 중심으로 한 학교 교육개혁을 추진하였기 때문에 교육공동체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교사, 학부모가 상대적으로 소외당할 수 있다. 즉,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 학부모 교육공동체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에는 역부족일 수 있다. 한편 뇌과학 관점에서의 인성을 정의하면 ‘두뇌의 습관화된 정보 작용의 결과’로 볼 수 있기에 어떠한 가치관을 형성해서 정보를 선택하고 반복 연습하느냐에 따라 인성이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뇌과학적인 인성교육에서 바라볼 때, 두뇌 발달 단계 및 특징을 고려한 인성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뇌활용 행복교육은 기존의 인지 중심의 인성교육과는 달리 행복한 두뇌를 만들기 위해 체험 중심의 인성교육을 실천함으로써 학생들의 몸 건강은 물론, 마음이 행
2019-05-08 13:25최근 시·도교육청에서 영양교사와 영양사를 산업안전보건법(이하 산안법) 상 관리감독자로 지정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학교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으며, 학교급식의 안전성 확보에도 적신호가 되고 있다. 영양교사 및 영양사도 학교 현장에서 보호되어야 할 대상이며, 영양 전문분야도 아닌 산업재해 업무에 대해 관리감독자로 선임하는 것은 잘못된 행정편의 위주의 부당한 처사이므로 영양교사 및 영양사를 관리감독자로 선임하려는 것은 철회되어야 한다. 학교현장 무시한 부당한 처사 2017년 2월 이전에는 학교급식은 ‘교육서비스업’으로 분류됐다. 그러다가 2017년 2월 이후 학교급식 업종이 ‘교육서비스업’에서 ‘음식점업’으로 바뀌면서 산안법 적용 규정이 확대됐다. 사업장을 기준으로 만든 산안법을 학교현장에 적용시키기에는 괴리감이 만만찮다. 문제점이 한 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첫째, 산안법 제2조에 명시된 산업재해는 근로자가 업무에 관계되는 건설물·설비·원재료·가스·증기·분진 등에 의하거나 작업 또는 그 밖의 업무로 인하여 사망 또는 부상하거나 질병에 걸리는 것을 말한다. 영양교사와 영양사는 조리사·조리실무사와 직무만 다를 뿐 같은 공간에서 근로하고 있어 동일하게 산업재해와…
2019-05-03 09:07“제 아이를 회초리를 쳐서라도 올바르게 가르쳐주세요”라는 말은 사라졌다. 사람을 어떻게 매로 다스릴 수 있느냐는 신성한 인권에 기초한 것이라면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금지옥엽처럼 귀한 우리 자식의 몸에 절대로 손을 대서는 안 된다는 맹목적 자식 사랑이라면 이는 심각한 문제다. 단순히 시대와 교육 환경이 변해서 그렇다고 치부할 일이 아니다. 회초리 만들어 전달한 학부모 ‘미운 놈 떡 하나 더 주고, 귀한 자식 매 하나 더 때린다’는 속담이 있다. 조상들이 자식 귀한 줄을 몰랐을 리가 없다. 그런데도 귀한 자식에게 매 하나를 더 안긴 것은 다 까닭이 있어서였다. 귀한 자식일수록 엄하고 강인하게 길러야 나중에 성장해서 제 몫을 다할 수 있다는 것을 일찌감치 터득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청주 기계공고 학부모들이 손수 회초리를 만들어 학생들이 모두 보는 앞에서 선생님들께 전달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학생을 체벌한 교사가 학부모들 앞에서 무릎을 꿇는 교권 추락 상황에서 읽은 기사였기에 더욱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렇다고 체벌을 옹호할 생각은 없다. 필자 또한 학창 시절 체벌이 마음의 상처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체벌과 사랑의 회초리는 엄격히 구별할 필요
2019-04-29 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