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한 담임선생님이 도저히 지도할 수 없다며 남학생을 상담실로 데려왔다. 그 담임에 따르면 그 학생은 수업시간엔 잠만 자고 무단결과와 무단조퇴가 잦았다. 틈만 나면 학교 구석진 곳에서 담배를 피우는 한편, 자신의 신경에 조금이라도 거슬리는 일이 생기면 싸움질을 일삼았다. 훈계를 하면 ‘저를 좀 가만히 내버려 두세요’라고 반항하니 손을 쓸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직접 학생과 이야기를 해보니 겉모습은 말도 잘하고 목소리도 커서 씩씩한 듯 보였지만, 10분을 넘기지 못하고 잠을 자고 싶다고 떼를 쓰기 시작했다. 이런 경우 선생님들은 학생으로서 최소한의 행동만이라도 해주길 바라면서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며 혼내기도 하고 달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런 아이들은 겉보기와는 달리 심리적으로는 매우 무기력한 상태다. 친구도 없고 수업시간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며 준비물은 거의 챙겨오지 않고 몸만 오가는, 그야말로 우울증을 가진 학생과 거의 비슷한 상태라 할 수 있다. 이런 경우는 어떤 사건으로 인해 자존감에 상처를 입어 성장욕구가 좌절돼 있는 상태다. 이때 생긴 분노에너지를 밖으로 분출하는 학생은 이 아이와 같은 모습을 보이고, 안으로 억압하는 학생은 우울한 상태를 보
2015-02-16 09:49토의망·배심원 토론 혼합·재구성 자기뿐 아니라 상대 입장도 생각 ‘논리적 말하기’ 자신감 높아져 ‘똑똑하지만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전하지 못하는 요즘 학생들….’ ‘어떻게 하면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력과 언어수행능력을 신장시켜줄 수 있을까?’ 제58회 전국현장교육연구대회에서 최고상 후보에 올랐던 김영선 경기 이목중 교사의 ‘토의망 기반 자기 생각 만들기 프로그램 학습을 통한 비판적 사고력 및 언어수행 능력 신장’ 연구는 이런 물음에서 시작됐다. 김 교사는 “요즘 학생들은 학업 성취도는 매우 높지만 주입식 교육을 받은 터에 자기 생각을 표현할 줄 모를 뿐더러 겸손과 복종을 미덕으로 여기는 유교식 문화도 더해 제대로 된 토론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기존의 토론 형식에 문학작품을 활용한 독서 토론을 섞어 ‘자기 생각 만들기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토의망식 토론(Discussion Web)’과 ‘배심원 토론’을 혼합‧재구성한 것으로 중학생에게 알맞도록 김 교사가 직접 구안해낸 독서 토론 수업 모형이다. 토의망식 토론은 ‘망’을 통해 전체적인 구도를 눈으로 직접 확인해 가며 진행할 수 있어 토론 효과를 높여준다. 프로그램은…
2015-02-13 13:47같은 그림이어도 각기 다른 해석 생각 구체화하며 깊은 학습 유도 중·하위권 학생들도 즐겁게 참여 교과는 물론 인성교육에도 활용 “사례집 발간, 전국에 보급할 것” “수업은 요리입니다. 오늘의 수업 내용을 어떻게 전달할지 방법적인 측면에 있어 교사는 다양한 수업방법, 즉 레시피를 갖고 있어야 해요. 여기서 비주얼 씽킹(Visual thinking)과 같은 도구들은 양념에 해당합니다. 양념이 다양해야 수업을 더 맛있게 요리할 수 있겠죠? 바로 이런데서 교사의 역량이 결정 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비주얼 씽킹이란 자신의 생각을 스케치, 드로잉, 도표 등 외적인 시각자료를 통해 표현하고 공유하는 것으로 최근 기업체를 중심으로 각광받고 있는 기법이다. 이를 학교 현장에 처음으로 도입, 적용하고 있는 교사들이 있다. 비주얼 씽킹 수업연구회(회장 우치갑 경기 늘푸른중 수석교사)가 그 주인공이다. 이 연구회는 초·중등 교사들의 전국 모임으로 지난해 10월 결성됐다. 지금까지 총 3차례 워크숍을 실시했고 네이버 밴드에서 150여 명의 교원들이 다양한 수업자료를 공유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생각을 SHOW하라! 수업사례로 보는 비주얼 씽킹’ 창간호를 발간하고 연구에 박차를…
2015-02-12 18:47동화구연 봉사 활동으로 ‘어린이 사랑’ 매년 어르신‧어린이 동화구연대회 개최 방정환 선생 뜻 이어받아 꿈‧희망 전파 “까마득한 옛날에는 코끼리 코가 뭉툭했어요. 아프리카에 사는 아기 코끼리는 모든 게 궁금했어요. 아기 코끼리는 악어가 저녁에 무얼 먹는지 알고 싶어 했죠. 콜로콜로 새는 아기코끼리에게 림포포 강으로 가면 악어가 있을 거라고 알려줬어요.” 옹기종기 모여 앉은 어린이들의 호기심 가득한 눈이 선생님을 향해 반짝였다. 어느새 이야기에 푹 빠진 아이들은 뾰족한 이빨을 드러낸 악어 인형이 가까이 다가오자 얼어붙기도 했다. 긴장도 잠시, 악어에 물려 코가 죽 늘어난 아기 코끼리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아이들의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가 교실을 가득 메웠다. 21일 오후 서울시립어린이도서관에서 색동어머니회(이하 어머니회) 회원들의 동화구연 봉사가 열렸다. 이날 소개된 동화는 러디어드 키플링의 ‘코끼리 코는 왜 길어졌을까’로 코끼리 코가 지금처럼 길지 않았던 시절 호기심 많은 아기 코끼리가 악어가 어떤 음식을 먹을지 궁금해 악어를 만나러 갔다가 악어 코에 물려 코가 길어졌다는 이야기다. 어머니회는 매주 수요일이면 이 도서관에서 동화구연 봉사를 한
2015-01-22 19:44의기로 뭉친 교원 10명이 자비로 설립 수학·과학이 아닌 행복올림피아드 개최 학습플래너, 인성·소통 도구도 개발·보급 20일 서울 양재동의 한 사무실. 20여 명의 교사들이 직무연수에 한창이다. 강사로 나선 박병관 한국심리자문연구소장이 교사들에게 12가지 단어를 무작위로 불러주고 기억나는 대로 써보게 했다. 12개 모두 맞춘 교사들이 많았다. 이번에는 불러준 단어를 순서대로 적게 했더니 너무 어렵다며 쉽사리 답을 적지 못했다. “시험도 바로 이런 것입니다. 공부를 했다고 모두가 시험을 잘 보는 것은 아니죠. 배움이 느린 아이들은 특히 수업내용이 아이의 머릿속에 어떤 방식으로 저장될지 생각하며 지도해야 해요. 또 시험 자체에만 집중하기보다 아이가 선생님의 입장이 돼 어떤 문제를 낼까, 추측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합니다.” 행복한교육실천모임(이하 행복교실)이 주최한 이 연수는 ‘배움의 기쁨이 있는 기초학력신장지도’를 주제로 20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됐다. 학습부진 학생들이 스스로 배움의 기쁨을 알게 지도하고 교사 또한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 행복교실의 정기 연수다. 행복교실은 2003년 현직 교사들이 결성한 서울초중등대안교육연구회로 시작됐다. 지금의 행복교실
2015-01-22 19:34모의재판·신문 발간 등 활동 불법 다운로드 14%p 감소 “영화 한편을 불과 몇 초 만에 복제해 전 세계에 배포할 수 있는 시대가 됐습니다. 최근에는 교사들이 출제한 시험문제가 소위 ‘기출문제 전문사이트’에서 불법 복제돼 거래되는 등, 온라인에서 포착되는 저작권 침해형태는 그야말로 다양하고 기발해졌죠. 이제 학교 현장에서도 저작권 교육에 나설 때입니다.” ‘제58회 전국현장교육연구대회’에서 최고상 후보에 올랐던 김용태 전남 임자고 교감은 최근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저작권 문제에 주목했다. 김 교감은 “온라인에서 저작물이 다량 공유되는 환경에서 청소년 역시 중요한 이용자가 됐지만 관련 교육은 부족해 많은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을 보고 연구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학교 홈페이지 자료실에서도 불법 자료가 유통되고 있을 만큼 심각한데 이를 인지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학교에서도 적절한 교육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으로 학생, 교원, 학부모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짰다”고 말했다. 김 교감의 연구 ‘오감만족의 ICC체험활동을 통한 저작권 보호의식 함양’은 교과활동, 특별활동, 창의적 체험활동을 연계해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적용하고 활용할 수 있는
2015-01-22 18:33매우 조심스럽게 상담실 문을 열고 한 남학생이 들어와 상담할 수 있는지 묻는다. 목소리는 작지만 차분하고 체격도 보통이며 성실해 보인다. 처음엔 친구와 갈등이 생겼는데 어떻게 해결해야 될지 물었다. 그리고는 한참 후 이제 그 문제는 해결할 수 있겠다고 하더니 한 가지만 더 물어봐도 되냐면서 마치 별일 아닌 듯이 물어본다. 사실 이 문제가 상담실에 온 ‘진짜 이유’다. “선생님 어떻게 하면 내성적인 성격을 바꿀 수 있을까요?”라고 말하더니 고개를 떨군다. “너의 성격을 바꾸고 싶구나, 네 성격의 어떤 점이 마음에 안 드니?”라고 물어보면서 대화를 나눠보니 결국 엄마의 비난조의 말 때문이었다. 늘 엄마는 자신에게 “넌 그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큰일이다. 성격 좀 바꿔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나는 이 아이에게 “너 성격을 고칠 필요가 없단다. 지금도 훌륭한 성격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라며 “이순신 장군이 내향적인 성격이겠니? 외향적이겠니?”라고 묻는 방식을 통해 내향적인 성격의 우수함을 말해줬다. 아이는 자신의 성격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버리고 자부심을 갖게 됐고 마음이 매우 편안해졌다면서 돌아갔다. 가끔 사람들은 외향적인 성향을 좋게 생각하고 내향적인 성향을…
2015-01-19 12:49교과별·교과융합 3차례 분임 실습 고민 공유하고 구체적 방법 알게 돼 국가교육과정포럼에 앞서 대전 유성 리베라호텔에서 12~13일 양일간 ‘교육과정 재구성 워크숍 교과서 저자되기’도 진행돼 200여 명의 참석 교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교육부가 주최하고 새교육개혁포럼이 주관한 워크숍에서 교원들은 1박 2일 동안 ‘교육과정 이해와 재구성’(김경자 국가교육과정개정위원장) 기조강연과 ‘풍부한 맥락적 수업을 통한 수업 브랜드 만들기’(이원춘 경기 창곡중 수석교사)의 특강을 통해 ‘교육과정 재구성’의 개념과 방법을 깊이 있게 이해한 후 초·중고 및 교과 별 분임 실습을 통해 실제로 교과서 만들기에 도전했다. 중학교 워크숍에서 강의한 이원춘 경기 창덕중 수석교사는 “2015 문·이과 통합교육과정은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가르쳐야 한다”면서 “전 교사가 교과서 저자가 되고, 우리 학교에 맞는 교과서 만들기를 한다면 선생님들의 수준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수석교사는 교육과정 재구성은 단계를 거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단계로 교육과정(국가수준, 지역수준, 학교수준 교육과정 분석)을 분석해 문제점 파악, 2단계로 재구성의 유형을 결정한
2015-01-16 14:57교총 한국교육정책연구소 새교육개혁포럼(상임대표 안양옥)은 지난해 6월부터 현장중심의 새로운 국가교육과정 프레임을 만들고 현장의 폭넓은 공감대 형성을 위해 ‘현장교원중심 국가교육과정포럼’을 5차례 진행했다. 교육과정 개발 역사상 현장교원이 포럼을 통해 교육과정 개발 과정에 폭넓게 직접 참여하는 것은 최초다. 포럼이 5차례 진행되는 동안 현장교원들에게서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교육과정의 문제점들이 지적됐다. △1차 ‘현장으로부터 교육과정 개정에 바란다’에서는 유·초·중·고 교육과정 현실과 개정방향을 △2차 ‘고교 문·이과 통합교육과정, 내용·학습량·대입과의 상생을 위하여’는 통합형 교육과정을 위한 현장 실태를 진단했으며 △3차 ‘창의적 체험활동과 안전교육’에서는 창의적 체험활동 및 안전교육 현황 및 제언 △4차 ‘수업이 바뀌면 인성도 Up’에서는 E-포트폴리오를 활용해 인성과 창의력을 함양시키는 수업 및 평가에 대한 현장교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대안을 도출해왔다. 안양옥 새교육개혁포럼 상임대표(한국교총 회장)는 13일 열린 국가교육과정포럼에서 “현장교원과 학자가 함께 만나 국가교육과정을 처음 논의하는 뜻 깊은 자리”라며 “정부가 1년 동안 현장교원들의 의견을
2015-01-16 14:55총론 방만한 ‘범교과 학습주제’ 전면 개선 필요 각론 문·이과 통합 ‘과목별 학습량 감축’이 관건 운영·지원 정치서 독립된 ‘국가교육과정위원회’ 설립을 국가교육과정에 대해 현장교원, 교수 등 전문가들이 그동안 연구한 내용들을 종합·제언하는 자리가 열렸다. 교총 한국교육정책연구소 ‘새교육개혁포럼’(상임대표 안양옥)과 충남도교육청, 한국교육과정학회가 공동으로 13일 대전 리베라호텔에서 ‘국가교육과정 연합포럼’을 개최했다.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이 후원한 이번 포럼은 지난해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개정을 위해 개최됐던 현장교원 중심 포럼(4회)과 전문가 중심 포럼(3회)의 논의 결과를 종합하고 최종 국가교육과정 개정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포럼은 국가교육과정 총론, 각론, 운영·지원 등 3가지 주제로 논의됐다. ‘국가교육과정 운영·지원’에 대해 제언한 김대현 부산대 교수는 “국가교육과정 개발은 아래로부터의 개정 요구와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교사가 개정의 주체로서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절차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외에도 △교사의 교육과정 재구성 권한 법으로 명시 △교육과정 취지 왜곡하는 상위법령과 각종 정치적 교
2015-01-16 14: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