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입식 교육에 대한 비판 중의 하나는 암기 위주의 교육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단어를 외우지 않고서는 독해나 글쓰기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외워야 할 것을 잘 외우도록 가르치는 것 자체가 비판받을 일은 아니다. 비판을 받는 근본적인 이유는 암기를 시켜서가 아니라 주입식으로 교육을 하면 학생들이 배울 내용을 이해하고 기억하는 데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때 비판을 받는 주입식 교육은 ‘학생들이 배울 내용을 이해했는지 여부를 확인하지도 않은 채, 때로는 학생을 이해시키지 못한 채 무작정 암기하도록 강요하는 교육’을 의미한다. 인간 뇌 특성상 배울 내용을 이해하지 못할 경우 암기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암기했다고 하더라도 금방 잊게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가르치는 사람이 배우는 학생의 특성을 감안해 어려운 지식이나 원리 등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학생 수준에 맞게 설명하고, 이해 정도를 확인하며, 이를 위해 질의응답의 기회를 갖고, 이해 및 암기 결과를 평가하면서 진행하는 강의는 비판을 받는 주입식 교육이 아니다. 주입식 교육법에 주어지는 또 다른 비판은 주입식 교육법은 창의적 사고를 비롯한 고급 사고력을 길러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런 비판은 마치…
2016-10-06 19:30한국교총이 주최한 ‘제53회 전국초등교육연구대회’에서 4개 부문 8편의 연구보고서가 1등급의 영예를 안았다. ‘연구하는 선생님, 배움이 있는 수업, 생동하는 교실’을 주제로 개최된 이번 대회에는 △학교‧학급경영 아이디어 연구 △교수-학습지도안 개발연구 △평가자료 개발연구 △인성교육 및 창의적체험활동 자료개발 4개 부문 총 251편이 출품됐다. 입상작은 표절이나 모작을 대조하는 예비심사를 거쳐 교수, 초등 교장․교감, 수석교사, 전문직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 12명의 본심사를 통해 50편이 최종 선정됐다. 초등교육연구대회는 시․도 대회 없이 진행되는 전국규모 대회로 1등급 보고서 출품자에게는 연구실적평정점 1.5점을 부여하고 교육부장관과 한국교총회장 표창을 수여한다. 121편으로 가장 많은 보고서가 출품된 ‘학교․학급경영 아이디어 연구’ 부문은 실제 학교 현장에서 적용된 연구물이 많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심사위원들은 “주제의 다양성과 접근 방법의 창의성이 돋보였고 교육부의 비전, 시․도교육청의 지침, 단위 학교의 교육 목표 등을 유기적으로 연계한 보고서가 많았다”면서 “교육당국의 행정과 학교․학급경영을 일관성 있게 구현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2016-09-23 14:32강연 도중 연수생들에게 종종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강의가 ‘주입식 교육’인지 여부를 물어보면 대부분 머뭇거린다. 그렇다고 답을 하자니 내 강의에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고, 아니라고 하자니 강의식은 주입식이라는 개념에 비춰볼 때 주입식 교육인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럼 나는 한발 더 나아가 이렇게 묻는다. 보통 연수는 강사 주도의 강의식인데 만약 강의식은 주입식이고, 주입식은 나쁜 교육이라면 여러분이 받는 연수의 대부분은 나쁜 것이라는데 동의하는지, 만약 동의한다면 연수를 주관하는 사람들은 왜 나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연수를 시킨다고 생각하는지가 그 질문이다. 이 질문에 여러분은 뭐라고 답을 하겠는가? 이를 답하기 위해 먼저 던져야 할 근본적인 질문은 ‘주입식 교육법이란 어떤 교육법인가?’이다. 우리 사회는 주입식 교육은 나쁜 교육이라고 규정하면서 동시에 우리가 지금까지 받아온 교육은 주입식 교육이었다고 몰아붙인다. 과거 50명 이상의 학급에서 모둠활동도 할 수 없는 공간적 제약을 딛고 나름 다양한 방법으로 최선을 다해 가르쳤던 선생님들로서는 억울하기 그지없는 비판이다. 주입식 교육을 하면 학생들이 배울 내용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학습에 대한…
2016-09-22 18:05교사 대상 연수를 하던 중 쉬는 시간에 한 선생님이 다가오더니 내 강의가 싫다는 말을 했다. 어지간해서는 강사 면전에서 싫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데 싶어 놀란 눈으로 쳐다봤다. 그랬더니 웃으면서 하는 말이 계속 앉아서 듣기만 하는 연수가 힘들어서 쉴 요량으로 뒤에 앉아 정신 스위치 끄고 수면 자세로 앉아있는데 자기도 모르게 자꾸 강의에 빨려 들어가 잠을 잘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 숙면을 방해한 내 강의가 싫다는 농담을 했다고 했다. 최근 교사 주도의 강의식 수업이 주입식으로 매도되면서 주로 이 방법에 의존해왔던 교사들이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이 ‘강의법’에 대한 오해를 극복하지 못하면 자칫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식의 우를 범할 가능성이 있다. 강의식 수업을 비판하며 학생주도형, 참여형 교수법을 소개할 때 강사가 쓰는 교수법도 주로 강의법이다. 강의법은 일제 학습을 특징으로 하므로 새로운 이론이나 원리 등을 소개해야 하는 대형 강의에 적합한 기법이다. 하지만 강의법을 잘못 이해하고 사용하면 학생들이 졸게 되고 학습효율성도 떨어진다. 향후 2회에 걸쳐 강의법 개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스티브 잡스는 매 10분마다 짧은 동영상을 포함시키
2016-09-22 17:47미래 사회에 필요한 창의융합형 인재가 갖춰야 할 역량은 무엇일까.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자기관리, 지식정보처리, 창의적사고, 심미적감성, 의사소통, 공동체 역량을 학교 全교육과정을 통해 길러야 할 ‘핵심역량’으로 제시하고 있다. 많이 알게 하는 것보다 활동, 참여 중심 수업을 통해 지식을 재창조하고 더불어 사는 능력을 키워주는 데 지향점이 있다. 기존의 수업, 평가방식을 ‘혁신’해야 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교사들이 혁신의 주체가 돼 교육과정을 안착시키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새교육개혁포럼과 한국교육정책연구소가 31일 주최한 제2차 교육과정포럼에서 토론에 나선 교원들은 “일회성 연수만 하고 교사에게 떠넘겨서는 안 된다”며 “교사 학습공동체를 꾸준히 지원하고 교사 양성‧선발‧임용, 근무환경 개선 등이 뒤따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2015 개정 교육과정 안착, 교사는 이것을 필요로 한다’를 주제로 한국교원대에서 열린 이날 포럼에는 150여명의 교원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토론자들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역량’과 통합사회·통합과학·소프트웨어 교육을 위한 교사 역량 강화방안을 제시하며 열띤 토론을 펼쳤다. 일회성 연수…
2016-08-31 18:09우연히 한 연속극과 마주쳤다가 이에 빠져들어 헤어나지 못한 경험을 하면서 연속극에 열광하며 사는 사람들을 이해하게 됐다. 학생들이 우리들의 수업을 이렇게 기다리고, 학기말이나 학년말에 헤어지게 될 때 ‘이 수업이 끝나면 이제 무슨 재미로 살아요’라고 이야기하게 만들 수는 없을까? 연속극과 수업은 매 회마다 그 날의 주제가 있고, 일정 기간 동안 이어진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그리고 많은 연속극의 소재는 수업 중에 다루어졌던 내용들이다. 수업은 교재라는 대본을 갖고 만들어 내는 연속극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연속극에 빠지게 만드는 기법들을 벤치마킹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재미를 유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탄탄한 구성인데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연속극이 사용하는 기법 중의 하나는 한참 재미있는 부분에서 갑자기 끊어 아쉬움을 남기는 것이다. 수업 중에 책을 소개할 때, 그 책 전체 개요를 평이하게 소개하기보다는 학생들이 가장 흥미 있어 하는 부분에서 끊고 나머지는 직접 읽어보게 하는 것은 이와 유사한 기법이다. 수업시간에 다루는 내용에 대해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시킨 후 흥미가 고조되면 그 이후 내용은 다음 시간으로 미루는 것도 방법이다. 다루는 주
2016-08-25 18:02브라운과 뢰디거 등이 펴낸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2014)는 학습 방법에 대한 책이지만 동시에 어떻게 가르쳐야 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아이디어를 제공해주는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이 열거하고 있는 ‘효과가 검증된 학습법들’을 토대로 가르치는 기법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구체적인 내용은 박남기 블로그 글(http://ngpark60.blog.me/220586494667)을 참고하기 바란다. 최근 유행하는 학습자 중심, 학습자 주도의 학습이 성공하기 위한 중요한 조건은 학생들 스스로가 배움에 공을 들이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방법은 왜 학습과정에 열심히 참여해야 하는가에 대해 깊이 깨닫도록 학습의 원리를 잘 소개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학생들의 공감 끌어내기, 배우는 내용의 유용성 확신시키기, 지속적으로 열심히 하도록 유도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수업을 재구조화하기 등이 있다. 강의 첫 시간에 학습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해 해야 할 활동 중의 하나는 학습 기본 원리를 소개하고, 학생들이 이를 받아들여 실천하도록 유도하며, 이에 필요한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다. 기억해야 할 학습 원리의 하나는 “노력을 많이 들여 배운 지식일수록 더 깊이 남고 오래 간다”는…
2016-08-18 19:43일반적으로는 수업을 시작할 때 수업목표를 명확히 제시하고, 전체적인 수업의 구성과 수업 내용의 개요까지도 소개한다. 이를 영화에 빗대면 영화를 시작할 때 영화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주제, 영화의 구성과 큰 흐름을 먼저 소개하는 것과 같다. 만일 영화를 이렇게 만든다면 관객들이 재미를 느끼기 힘들 것이다. 대부분의 수업은 이처럼 일부러 감동이나 감탄을 빼앗고자 하는 것처럼 구성돼 있다. 재미있는 이야기처럼 탄탄한 구조를 가진 수업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이야기구조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이야기구조를 벤치마킹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이며 어떻게 하는 것일까? 이야기는 보통 발단, 갈등, 절정, 그리고 대단원이라는 4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도입부는 등장인물을 소개하고 이들이 처한 상황을 설명하면서 서서히 중심 갈등을 등장시키는 단계다. 또한 독자나 관객이 갈등을 중심으로 이야기에 빠져들어 등장인물이 겪는 고난을 함께 걱정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단계이기도 하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중심 사건을 위한 갈등은 보통 영화가 시작된 지 20분 후에 등장한다. 수업에서도 이야기의 발단에 해당하는 도입 부분에 공을 들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학생들이 수업에 흥미를 갖
2016-08-04 18:24‘EBS 지식탐험 링크’ 출간 바야흐로 지식 융합의 시대다. 2000년대 초부터 ‘네트워크 과학’이 부상했고, 지식의 융합과 통섭이 끊임없이 탐구돼 왔다. ‘EBS 융합형 지식탐험 링크’ 제작진이 방송에서 못 다한 알차고 깊이 있는 내용을 모아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제작에는 EBS 수능강의 스타강사이자 현직 교사 30여 명이 참여했다. 음식, 책, 영웅, 인구, 화폐, 기후 등 13개 주제에 대해 교과 간 벽을 허물고 사회문화 현상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교사들은 세계사, 한국사, 세계지리, 윤리와 사상 등 각각의 주제들을 다섯 가지 다른 시각에서 연결해 새로운 결론을 도출한다. 주제는 교과에 나오는 것, 교과 간 융합이 필요한 것, 대학논술에 유용한 것들을 중심으로 FGI(Focus Group Interview) 방식과 통계 조사를 통해 선정했다. 통합교과에 관심 있는 학생, 현직 교사, 교육 관계자 및 사회현상에 지적 호기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유용할 것이다. 예담 펴냄 1만6000원 ‘선생의 모습’ 펴내 ‘선생은 아이들과 함께 할 때 그 존재 가치가 있다. 그들과 손잡고 눈 맞출 수 있다면 더욱 빛나는 것이 선생의 모습이다.’ 박의동…
2016-07-21 18:41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줘야 한다는 것이 요즘 교수학습이론의 대세다. 그런데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기 전에 선행돼야 할 것이 있다. 공부를 잘 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고, 잘 할 수 있도록 하는 바탕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학습력의 바탕을 길러주는 것은 농부들이 곡식을 심기 전에 논밭에 퇴비를 주고, 쟁기질을 하는 등 지력(地力)을 길러주는 것과 같다. 학습력의 바탕이 약한 학생 즉, 아들러(Alder)가 말한 ‘삶의 틀’이나 원동연이 말한 ‘수용성의 틀’이 깨진 학생들은 스스로 학습하거나 가르침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아들러는 “행동이 바르지 않거나 정상에서 벗어난 아이들은 틀림없이 낙담한 아이”라며 아이들이 스스로 소중하고, 의미 있고, 능력 있는 존재라고 느낄 수 있도록 삶의 틀을 먼저 복원시켜야 함을 강조한다. 아들러가 말한 삶의 틀은 자기존재에 대한 의미 부여인 ‘자기개념’, 세상에 대한 의미 부여인 ‘세계상’, 그리고 자신이 꿈꾸는 ‘자기이상’으로 구성돼 있다. 학생들이 삶의 틀을 갖추도록 하기 위해 교사가 할 역할은 학생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주고 사회적 감정을 키워주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선택하고 있는 초등교
2016-07-14 1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