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하나. 오랜만에 고향에 들른 친구를 만나기 위해 네 명의 고등학교 동창이 모였습니다. 10여 년째 서울 생활을 하고 있는 친구의 '서울 예찬'이 이어집니다. "너희들은 잘 모르겠지만 서울은 환상적인 곳이야. 늘 꿈을 찾아 움직이는 삶의 격렬함이 있다고 할까. 이곳은 문화적 혜택도 떨어지잖아. 훌륭한 공연 한 번 찾아보기 쉽지 않고 원하는 물건을 구하기도 쉽지 않아. 아이들을 위한 학원도 학교도 서울에 비하면 모두 시원치 않아." 고향에서만 지낸 친구가 대답합니다. "강남역의 번잡함이 꼭 삶의 역동성을 얘기하진 않지. 예술의 전당 공연스케줄은 꿰고 있지만 얼마나 자주 이용할 수 있을까. 요즘은 인터넷으로 얼마든지 물건을 구매할 수도 있고 훌륭한 대치동의 학원들도 많지만 네 수입에 이를 다 충족시킬 수 있을까?" 일 년에 한 두 번은 서울에 들르는 친구가 "내가 자주 가봤는데 정말 멋진 곳이야 서울은. 가보지도 않는 네가 그곳의 삶을 얘기할 수 있어?"라며 반격하자 다시 친구가 응수합니다. "가보지 않았지만 나는 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고 그 곳의 삶에 대해 얘기할 수 있다고 생각해. 내겐 서울서 귀향한 상사와 매달 보는 잡지, 방송과 전화가 있어. 물론
2008-05-01 09:00
월급날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왜 통장잔고는 바닥을 치는 건지…. 카드사 두세 곳에서 카드대금 나가고 나면 남는 게 없다며 우는 소리하는 사람들 참 많이 있죠. 저 역시 그 중 한 명 일겁니다. 버는 건 크게 나아지지 않는데 카드 대금은 왜 상승곡선을 그리고 쭈욱쭈욱 올라가는 건지. 울적할 땐 그저 뭔가 하나씩 장만하는 게 최고의 처방이 아닌 줄 알면서도, 지름신에 지배당하는 신자본주의 쇼퍼홀릭(Shopaholic·쇼핑에 중독된 사람) 진단서. ‘사 버린다’의 메커니즘이 당신을 휘감을 때 한 20일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죠. 장보러 마트에 들렀다가 신상품인데 특가 30% 해준다기에 예정에도 없던 등산바지 하나 사버렸고요, 다음 달 휴가 가는 동료 면세점 쇼핑 간다기에 따라 나섰다가 나만 빼고 다 쓰는 것 같은 D사의 화이트닝 라인 화장품을 그냥 질러버렸고요, 지친 몸을 끌고 집에 돌아와 소파에 쓰러져 TV를 켰는데 홈쇼핑에서 멋진 모델들이 자동복부운동기기를 몸에 감고 나와 뱃살을 빼는걸 보니 저게 바로 내게 당장 필요한 물품인 것 같아 10개월 무이자로 신청했더랬죠. 출근해서 메신저에 로그인 해보니 평소에 좋아하는 E브랜드의 스카프세트가 금일선착순
2008-05-01 09:00
희생 : 피해 (2) ‘희생’이라는 이름 붙이기 예전에 TV에서 인간이 취하는 뜻밖의 행동에 관해 이야기하는 다큐멘터리를 얼핏 본 적이 있다. 그것은 다른 사람이 위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 자기 몸을 던지는 사람이 상황을 판단하고 행동으로 옮기기까지 몇 초도 걸리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전철 선로에 떨어진 사람을 구하기 위해 플랫폼에서 뛰어내리는 사람,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러 뛰어드는 사람이라고 해서 하나밖에 없는 자기 목숨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았을 리 없다. 그런 사람의 타고난 성정과 그때까지 살아온 내력을 철저히 분석한다고 해도 도저히 설명하기 힘든 신비한 정신작용이라고 할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자기 목숨을 걸고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한 사람을 매스컴에서 보도할 때 마치 숭고한 ‘희생의식’을 가지고 그렇게 한 것처럼 보도하곤 한다. 정작 당사자는 자신의 행동을 설명할 때 ‘희생정신’이라든지 ‘고귀한 신념’ 같은 말을 언급하기보다는 ‘다른 생각은 할 겨를이 없었다’거나 ‘저절로 몸이 움직였다’는 식으로 이야기한다. 어떤 행위를 가리켜 ‘희생의식’이나 ‘희생정신’과 연관 짓는 것은 ‘사후에’ 그 행위를 대상화하고 거기에 의미를 붙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생
2008-05-01 09:00
동·식물 표본 2천 여점 기부해 국립수목원 감사장 받은 하상교 교사 인천 신광초 하상교(55) 교사는 동·식물학자들에게 ‘신기한 선생님’으로 통한다. 수업이 끝나면 산과 들로 나가 채집하고 밤에는 채집해온 식물과 곤충들을 표본 하는 것이 일상생활인 그는 학자들도 하기 어려운 ‘발견’을 종종 하기 때문이다. 그가 대청도에 근무하면서 4년간 채집한 표본에는 그동안 충청 이남지역에만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후박나무를 비롯해 실거리나무, 아기사철란, 대청부채, 생열귀나무 등 좀처럼 보기 어려운 식물들이 포함돼 있다. 또 열대지역에 주로 사는 살며 제주도에서조차 거의 발견하기 어려운 ‘남색남방공작나비’를 대청도에서 5마리나 채집하는 등 곤충분야에서도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다. 그의 이런 성과에 국내의 유명 곤충학자인 강원대 박규택 교수, 인천대 배양섭 교수도 직접 대청도에 찾아와 하 교사와 함께 채집을 하기도 했다. “주로 울릉도에 많이 서식하고 있는 후박나무를 인천 앞바다 섬, 대청도에서 발견한 것은 대단한 사건이었죠. 국립수목원에서도 한 마리 보유하지 못한 희귀종인 ‘남방남색공작나비’를 인천 대청도에서 처음 발견한 것도 큰 성과입니다. 1980년대에 인천
2008-05-01 09:00각 시·도교육청이 최근 실시한 일제고사 형태의 진단평가를 놓고 찬반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무엇 때문에 진단평가를 실시하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왜 점수와 상대적 서열을 공개하는가”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학생들의 학력진단을 위한 평가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평가결과의 활용에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금번에 실시한 진단평가는 그 목적이 새로운 학습과정에 앞서 학습 준비도를 점검하기 위한 목적이었는지, 아니면 학생 개인의 상대적 서열이나 학교의 서열을 일깨워 줌으로써 분발을 촉진하기 위함이었는지가 모호해 보인다. 실상은 기왕에 실시하는 일제고사에서 학생의 학력도 진단하고 경쟁도 촉발하고자 하는 한 마디로 일석이조(一石二鳥)의 수확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평가에 대한 무리한 욕심이 결국 사회적 찬반논란의 불씨를 제공하게 된 것으로 보여진다. 본래 학습의 ‘진단’과 ‘서열공개’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어서 동시충족을 시도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일차적 목적이 학생개인이 지닌 학습수준을 점검해 학습지도에 참고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면 진단평가 결과로 나타난 학생 개인 또는 단위학교의 성적이나 상대적 서열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따라야 했다. 진
2008-05-01 09:00
"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올해에도 스승의 날을 기념하여 대한교육연합회에서는 1983년 5월 12일부터 18일까지 일주일간을 교육주간으로 정하고 전국적인 행사를 갖게 된다. 체신부에서는 스승의 날을 기념하고, 이를 계기로 국가 발전의 원동력인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에 대해 온 국민이 공경하는 마음씨를 갖게 되기를 바라는 뜻에서 이 기념우표를 발행한다." 체신부가 1983년 5월, 스승의 날 기념우표를 발행하면서 함께 발표한 내용입니다. 스승을 존경하는 마음이 가득 담겨있습니다. 새교육 1983년 7월호는 제2회 스승의 날 기념화보를 실으며 함께 체신부에서 스승의 날을 맞아 발행한 기념우표 사진을 실었네요. 이후 기념우표 발행은 1991년 제10회 스승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딱 한 번 이뤄진 뒤 사라집니다. 스승에 대한 마음이 사라진 요즘 현실을 보여주는 듯 해 씁쓸합니다. 우정사업본부가 다시 기념우표를 발행할 생각은 없는지 조용히 물어봅니다.
2008-05-01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