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학교위탁급식의 위생상태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줄줄이 급식사고가 터졌었다. 이 여파로 방학이 끝난지 오래 되었지만 사고를 겪었던 많은 학교들은 아직도 학생들의 급식을 제대로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는 여,야 합의하에 학교급식법이 제정되어 3일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해프닝까지 연출하였다. 이 법안은 그동안 오랫동안 끌어왔던 법안이기도 하다. 급식사고를 없애고자 하는 취지에서 제정된 법안이지만 이 법안이 실제로 얼마나 급식사고를 줄이는데에 기여할지는 미지수이다. 다만 학교에서는 대부분의 급식업무를 학교장 책임하에 실시하도록 되어 책임이 무거워진 상태이다. 골치아픈 사안은 학교장에게 권한을 넘기는 전철을 또 밟았기에 마음이 무겁기 짝이 없다. 이렇게 급식사고가 났음에도 급식사고의 원인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큰 문제이다. 앞으로도 유사한 사고가 났을때 같은 일이 발생할 개연성이 충분히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급식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첫째도 위생관리 철저, 둘째도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는 길밖에 없다. 물론 식자재 납품업자들의 의식전환이 가장 중요하다. 내 가족이 먹을 것을 납품한다고 생각하면 의식전환은 간단하다는 생각이
2006-09-10 19:45아이들이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말을 배운다. 입모양을 보고 따라하는 말은 어느 시기가 되면 부모도 깜짝 놀랄 정도로 아이가 말을 잘하는 것을 경험했을 것이다. 어린아이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아이와 대화를 나누면 아이는 못 알아듣는 것 같아보여도 모두 알아듣는 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들도 부모의 말을 먼저 듣고 말을 배워서 하게 되는 것이라고 한다. 초등학교 국어교과서가 분책이 되면서 『말하기· 듣기』가 있는데 『듣기· 말하기』로 바뀌어야 맞을 것 같다. 그 이유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말하기는 어렵지만 듣기는 쉽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의 교육현실은 듣기교육은 소홀히 넘기고 말하기에만 힘쓰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있다. 요즈음 아이들은 남의 이야기를 잘 들으려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이런 현상은 대화나 토론을 할 때 잘 나타난다. 내 이야기만 하지 남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으려하지 않는다. 어른들이 하는 토론회를 시청하다보면 자주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이러한 현상은 어려서부터 가정에서 부터 대화와 토론문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은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수업 특히 국어과 수업은 학생들이 대화와 토론으로 진행
2006-09-10 14:19선생님, 오늘은 9월 첫주 연휴 둘쨋날입니다. 오늘 새벽은 제법 쌀쌀하더군요. 여름 더위는 힘없이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기세를 부리던 그 더위도 잠깐이었습니다. 오늘 아침은 사람이 아무리 기세를 부리는 자리에 있다 할지라도 그 자리는 잠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기에 너무 기세등등하게 교만을 부려서는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젯밤에 울산의 유명회사에 다니는 분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며칠 전 자기 직원 한 사람이 자살을 했는데 유서에 이렇게 썼다고 합니다. 아들이 중학생인데 ‘너가 공부를 열심히 해서 꼭 4년째 대학을 나와야 한다’고 하는 유서였습니다. 그러면서 이야기를 하시는 분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식이 4년제 대학 나오면 뭐 하나, 그 애에게는 평생 자살한 아버지의 자식이라는 상처를 안고 살아갈 것 아니겠느냐고 하더군요. 그렇습니다. 자살한 분이 진정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자식이 잘 되기를 바랬더라면 자살하지 않았어야 합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참고 견디어 냈더라면 자녀에게 산교육을 시켰을 것인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자살한 분이 자기 회사에서 편하고 인정받고 대접받는 자리에 있다가 힘든 자리의 이동으로 인해 고민하
2006-09-10 09:50오늘은 9월 첫 놀토입니다. 선생님들은 놀토를 의미 있게 보내시고 계시는지요? 저에게는 큰 유익이 되었습니다. 집에서 푹 쉴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의 살고 있는 아파트는 전망이 좋습니다. 푸른 하늘이 보입니다. 푸른 산들이 보입니다. 푸른 나무들이 보입니다. 고속도로가 보입니다. 24호 국도가 보입니다. 강이 보입니다. 일반 집들이 보입니다. 밖을 내다보며 가을을 즐겼습니다. 책을 보았습니다. 그리고는 사색에 잠겼습니다. 조금 전에 인격에 관한 글을 읽었는데 인격을 갖춘 자가 존경을 받는다고 하네요. 독일의 철학자 칸트는 ‘인격은 책임능력이다’라고 하네요. 책임적인 존재로 사는 인격자는 반응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인격자는 모든 일에 적극적으로 창조적으로 반응하는 사람이라고 하네요. 남을 탓하거나 운명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일을 책임지는 사람이고 최소한 환경이나 사람을 바꾸지 못하더라도 자신의 태도는 변할 수 있다고 믿고 그렇게 실천하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저는 이 글을 읽고 우리학교의 선생님 한 분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이 선생님이야말로 모든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인격적인 선생님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 선생님
2006-09-09 23:06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 남학생들의 풋풋한 손맛을 느껴보셔요! 계발활동 시간만 되면 어디선가 솔솔 풍겨오는 맛있는 냄새. 바로 서령고등학교 요리반에서 흘러나오는 냄새이다. ‘요리반’은 임용택 선생님께서 지도하는 계발활동 부서로 학생들이 직접 요리를 만들어보고 시식도 해보는 수업이다. 남학생들만 득실대는 남학교에 요리반이 있다고 하면 대개의 사람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리곤 한다. ‘남학생들이 요리를 한다고? 좀 이상한 것 같은데’ 아마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한번이라도 실습실에 와본 사람이라면 곧 그런 생각을 버리게 된다. 깔끔하게 정돈된 가사실습실과 새로 장만된 각종 조리기구 앞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음식을 만들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 그들의 열정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가끔은 시내의 전문 강사님을 모셔서 직접 지도를 받기도 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남학생들이 할 수 있는 요리는 뻔할 것이라고 말한다. 기껏해야 라면, 떡볶이, 볶음밥 등등 말이다. 과연 그럴까? 그렇게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갈비찜, 설렁탕 같은 복잡한 음식에서부터 팔보채까지 웬만한 전업주부들도 만들어내지 못하는 음식들을 솜씨 좋게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2006-09-09 13:23야간자율학습 1교시였다. 새 학기를 맞이하는 아이들의 다짐을 알아보기 위해 글을 써보게 하였다. 먼저 아이들에게 종이 한 장씩 나누어주고 난 뒤 ‘새 학기를 맞이하여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라는 제목을 칠판에 적었다. 그리고 다 적은 아이들에게 끝으로 담임선생님께 하고픈 이야기나 불만 사항이 있으면 적어보라고 하였다. 아이들은 담임선생님의 의도를 잘 알고 있는 듯 정성들여 열심히 글을 쓰기 시작했다. 글을 쓰는 내내 그 누구하나 떠들거나 장난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분위기는 엄숙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솔직히 나의 관심은 아이들의 마음가짐이 어떠한지를 알고 싶은 것도 있었지만 아이들이 나에 대한 불만사항이 무엇일까에 더 관심이 쏠렸다. 시간이 지난 뒤, 각자가 쓴 종이를 접어 가져오게 하였다. 그리고 교무실로 돌아와 아이들이 쓴 내용 하나 하나를 빠짐없이 읽어 보았다. 아이들 대부분의 마음 자세는 1학기 때와는 달리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었다. 하물며 어떤 아이는 2학년인데도 불구하고 대학에 대한 강박관념 때문에 잠이 오지 않는다며 고민을 털어놓기도 하였다. 그리고 담임에 대한 불만사항으로 성적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하지 말라는 이야기와 다른 학급
2006-09-09 08:51선생님! 올 해는 유난히 무더운 여름이었나 봅니다. 2학기를 맞이하여 방학동안 몰라보게 성장한 아이들도 발견하시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육체적인 성장도 중요하지만 정신적으로 많이 성장하였는가를 확인하여 보는 것도 있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교실의 수업 분위기는 1학기 때와 변함없이 진지하며 열심이라고 생각이 되시는지요? 아니면 "재미 없어요.“, "딴 거 해요." 라는 말이 들려오지는 않고 있는지요. 만일 이러한 말을 듣는 횟수가 많아진다면 직접 당하는 교사는 괴롭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런 말은 유독 중,고등학교 교사만 듣는 말은 아닌 시대가 되었습니다. 말은 하지 않지만 "당신이 가르치는 것은 정말 우리에겐 별 도움이 되지 않네요. 이 지루한 짓은 그만 합시다." 이처럼 대학 교수님들도 학생 얼굴에 써 있는 메시지를 읽을 때가 많다고 합니다. 지금 교육 붕괴 양상으로 나타나는 학생들의 뒤틀린 권리 찾기 움직임을 생산적인 움직임으로 바꾸어갈 열쇠는 누구에게 있는 것일까요? 교사의 삶의 현장은 교실이고, 교실이 생기가 없으면 교사는 즐거울 수가 없습니다. 즐거울 수 없을 뿐 아니라 하루하루가 괴로워서 학교를 그만 두고 싶어질 것입니다. 그래서 일본에서
2006-09-09 08:51꿈을 먹고 사는 사람이라면 희망이 있고 낭만도 누릴 수 있다. 작은 것에도 감동할 만큼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눈과 따뜻한 가슴이 있다면 인생살이가 더 행복하다. 누구나 그런 자유를 누릴 수 있고 누구에게나 그런 날이 있다.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이다. 점심을 먹은 후 여느 때처럼 칫솔을 들고 수돗가로 향했다. 아이들과 둘러서 이를 닦을 때만 해도 그저 평범한 하루였다. 그런데 양치를 하느라 올려다본 하늘에 감정을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세상이 펼쳐져 있었다. 나도 모르게 발길이 운동장으로 향했다.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과 솜사탕보다 하얀 구름이 온 세상을 동화나라로 만들었다. 운동장에서 뛰노는 아이들도 오늘따라 더 신이난다. 조회대 위에 서서 두둥실 떠있는 흰 구름을 바라봤다. 하늘 가득 조각품을 만들고 예쁘게 색칠하며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자연현상이 경이로웠다. 여러 가지 모양의 사물들이 어우러진 하늘을 한참 올려다봤는데도 목이 아프지 않았다. 오히려 마냥 기분이 좋은데 이유가 있었다. 높은 하늘이 말만 살찌우는 게 아니라 들뜬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면서 생각의 깊이를 더하게 했다. 그러고 보니 며칠 전만해도 찌는 더위로 고생시키던 날씨가 아침, 저
2006-09-08 16:34학교 도서관에 손님이 늘었습니다. 찬바람이 솔솔 불기 시작한 직후부터 갑자기 벌어진 현상입니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란 상투적인 말을 무진장 싫어하는 리포터이지만, 역시 가을이 다가오니 책 읽는 학생들이 부쩍 늘어납니다. 책은 시도 때도 없이 읽어야하는 일상이지만 귀찮아서, 바빠서 또는 춥거나 덥다는 핑계로 책을 읽지 않는 경우도 참 많은데 요즘은 덥다는 핑계만큼은 댈 수 없으니 다행인 셈이지요. 점심을 먹은 아이들이 하나 둘 도서관으로 몰려들어 25평의 좁은 열람실은 금세 아이들로 꽉 차 버렸습니다. 사서 선생님과 리포터는 분주하게 책을 정리하는 한편 대출과 반납 업무를 봅니다. 선생님들을 도와주는 봉사학생들도 있지만 그래도 안심이 되는 것은 우리 선생님 손입니다. 요즘은 식사 후 20여분의 짧은 휴식 시간도 반납한 채 매일 도서관 업무를 봅니다. 몸은 비록 피곤하지만 아이들이 한 권이라도 더 책을 읽는다면 이까짓 고생이야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부디 이 가을, 학생들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살이 쪘으면 좋겠습니다.
2006-09-08 16:34며칠 앞으로 다가 온 축제 때문에 아이들이 밤이 늦도록 체육관에서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닌데 아이들은 제 스스로 신명이 나서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고 있었다. 아마 공부라면 저렇게 늦은 밤까지 신명나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역시 어른이나 아이나 자기들 하고 싶은 것을 할 때 능률도 오르고 재미도 있나보다.
2006-09-08 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