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가을을 의미있게 보내고 계시는지 모르겠네요. 아침마다 가을운동을 하시는 분이 우리학교에는 많습니다. 체육관에서는 배드민턴을 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운동장에는 폭신폭신한 트랙을 돌면서 운동을 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분들은 나름대로 건강관리로 하루를 시작해 의미있게 살아간다 싶어 부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분들이 운동하는 시간에 출근해서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하루를 행복하게 시작해 봅니다. 어제 오후는 좋은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전국체전에 참가하고 있는 우리학교 테니스 선수 한 명이 테니스부 개인전에 결승전에 올라갔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전국체전에 결승 올라간 것이 뭐 그리 대단하냐고 할지 모르지만 우리에게는 의미가 큽니다. 의미가 남다릅니다. 우리학교에 테니스부가 75년에 창단하였지만 지금까지 전국체전에서 입상 한번 하지 못했습니다. 작년에 겨우 3위를 차지한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올해 결승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룬 것은 커다란 수확이 아닐 수 없습니다. 큰 경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숨은 노력과 남다른 열정과 인내와 가르침과 지원이 더욱 많았기에 이런 의미있는 소식을 듣게 된 것이라 생각됩니다. 교장선생님의
2006-10-20 08:50교장으로서 정년퇴임하는 분의 근정훈장을 처음으로 보았다. 근정훈장에는 청조, 황조, 홍조, 녹조, 옥조 다섯 가지가 있는데 공무원(군인·군무원 제외)으로서 직무에 정려하여 공적이 뚜렷한 자가 해당부처 장관의 추천과 주무부처의 심사를 거쳐 받게 된다. 그런데 평생 한 번 타는, 대통령이 수여하는 이 영예로운 훈장증이 띄어쓰기가 틀렸다. '헌신 봉사 함으로써'를 '헌신 봉사함으로써'로 붙여써야 하는데 틀린 것이다. 총무처, 국무총리실, 청와대에서 훈포장 업무를 맡고 있는 사람 중에서 띄어쓰기에 신경을 쓴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말인가 아니면 띄어쓰기를 모른다는 말인가. 혹자는 그럴 것이다. 별 것 아닌 것 갖고 트집잡는다고. 트집이 아니다. 공무원으로 평생 봉직하고 떠나는 사람에게 대통령이 주는 훈장증은 용어 하나하나가 정확하고 상장 만드는 데도 온갖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교육 분야에서 봉직하고 퇴직하는 사람에게는 더욱 그래야 한다. 교육적으로 어긋남이 하나도 없어야 한다. '귀하'라는 용어도 적절하지 않은 것 같고 훈장에 나타난 표현을 보니 국민을 위한 대통령이 아니라 권위주의에 물든 느낌이 든다. 시대가 변했는데도 못된 권위주의는 그대로 살아 있는 것이
2006-10-20 08:49요즘 인터넷을 들여다보면 교육의 현장에서 풍겨나는 진풍경이 그야말로 가관이라고 아니 할 수 없다. 특히 고3 수업은 마치 다양한 학생들을 가르치는 만능 교사가 수업을 하는 것 같다. 어떤 학생은 국어를, 어떤 학생은 사회를, 또 어떤 학생은 수시 학기에 합격하였다고 이어폰을 귀에 끼우고 그야말로 천태만상이다. 그런 가운데 교사가 학생에게 이어폰을 귀에서 내리고 그래도 준대학생이니 만큼 다른 책을 보도록 권하면 “선생님 수시 합격했잖아요, 어때요, 그냥 두세요 선생님 할 일이나 하세요” “선생님, 저는 이 과목 포기했어요, 다른 과목 공부해야 해요”라고 하는 것이 마친 입버릇처럼 토해 낸다. 교육 제도의 잘못에서 비롯된 것인가? 시대의 흐름인가? 교사는 참새 쫓는 허수아비 수능 시험이 다가올수록 고 3학년 교실은 더욱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한 달도 채 남지 않는 상황이라 학생들은 마무리 작업에, 교사들은 마무리 정리 학습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어느 한 문제라도 더 정답을 찾으려는 모습이 늦게까지 환하게 밝혀져 있는 면학실과 각 교실에서 역력히 보인다. 지나가는 발자국 소리도 귀에 거슬리고 스쳐가는 목소리도 수험생들의 신경을 날카롭게 하는 침묵의 공
2006-10-19 20:29최근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발표에 따르면 교사의 직업윤리 수준이 프로운동선수, 대학교수, 의사 다음으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이번 직업윤리 수준 조사에서 국회의원 등 정치인이 꼴찌(17위)인 것은 그렇다 치고 프로운동선수가 1위를 차지한 것은 의외다. 이는 인터넷이나 매스컴의 막강한 영향력으로 인해 프로선수들의 이미지가 과잉 포장된 면도 없지 않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동안 법조인, 언론인, 정치인 등과 같은 전통적인 사회지도층이 국민들의 존경을 받지 못하고 있는 우리사회의 한 단면을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역사상 유래가 없는 급격한 산업성장을 이루어냄으로써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반면에 잃은 것도 너무 크다. 전통적으로 뿌리 깊었던 도덕성과 윤리의식이 붕괴되어 학교교육에 영향을 줌은 물론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것이 그것이다. 거기다가 심심치 않게 발생되는 과잉체벌, 제자성추행, 시험문제유출, 촌지수수 등 일부 몰지각한 ‘부적격교사’들의 교육관련 비리로 교단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남겼을 뿐 아니라 세간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그 뿐인가. 교육정책 부재도 문제지만 시행하려는 정책의 여파와 부작용을 외면한 채 밀어붙여 신뢰를 잃은…
2006-10-19 20:28고등학교 다닐 때 국민교육헌장을 외우던 기억이 납니다. 첫머리가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 아닙니까? 사람들은 누구나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습니다. 칼 히티는 “인간 생애의 최고의 날은 자기의 사명을 발견하는 날이다”라고 합니다. 아인슈타인은 “성공하는 인간이 되기보다는 가치 있는 인간이 되기 위해서 우리는 사명을 깨달아야 한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사람은 한 사람도 빼놓지 않고 사명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그것을 깨닫느냐 깨닫지 못하느냐에 따라 사명을 위한 삶을 살기도 하고 그렇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것도 빨리 깨닫느냐 늦게 깨닫느냐에 따라 만족한 삶을 살기도 하고 후회하는 삶을 살기도 합니다. 사명을 발견하기만 하면 그 때부터 위대한 삶을 살게 됩니다. 가치 있는 삶을 살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명을 가지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 학생들에게 나에게 주어진 사명이 무엇일까? 하고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오늘 ‘사명’에 대한 글을 읽었습니다. 거기에는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사명감이 있는 사람은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고, 장애물을 정복한다. 사명에 죽고…
2006-10-19 20:28철이와 옥이는 한뫼골 같은 마을에 살면서 한뫼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같은 반에서 늘 1.2등을 다툴 정도로 공부도 잘 했고 모든 면에서 모범생으로 칭찬을 받는 아이들이였습니다.(한뫼학교는 각학년이 모두 한반씩이었다) 철이는 옥이 보다 한살 아래로 자그마한 체구에 유난히 눈이 반짝이는, 사내 녀석으로는 예쁘장한 얼굴이었는데 성격은 좀 내향적이어서 과묵한 편이었으나 전교반장이 되면서(당시는 임명직이였으므로 남학생을 우선했다) 통솔력도 생기고 급우들 앞장서서 활동하는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고 옥이는 이와는 대조적으로 홀쭉한 키에 시골 아이치곤 희고 고운 얼굴에 쾌활한 성격에다가 노래를 아주 잘 불러 학교에서나 동네에서 꾀꼬리로 소문난 아이였지요. 당시 그 학교에서는 6학년이 졸업 무렵을 기하여 라 하여 사은회 겸 교내학예회를 매년 거창하게 벌이는 전통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담임한 졸업반에서는 그해 어떤 프로그램으로 한뫼골 잔치를 빛낼까 궁리하다가 아무래도 제가 평소 관심과 흥미를 갖고 있던 연극을 한번 해보기로 작정하고 대본 준비부터 차근차근 진행하였는데 제목은 이였습니다. 극은 3막으로 나누어 1막은 엄마를 잃은 심청 부녀가 젖동냥 하며 어렵게 살아
2006-10-19 14:24인터넷과 휴대폰의 보편화로 '세상이 참으로 편리해졌다'는 생각을 한두 번쯤은 했을 것이다. 간단한 예로 외국에 거주하는 친구나 가족, 친지의 소식을 간단한 E-Mail을 통해 주고받을 수 있으며, 때로는 서로가 얼굴을 보면서 화상채팅을 할 수도 있다. 우표가 사라지고 국제전화보다는 인터넷채팅의 이용빈도가 더 많아지고 있다. 은행에 가지 않고도 송금을 마음대로 할 수 있으며 휴대폰의 간단한 조작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도 있게 되었다. 리포터가 1급정교사 자격연수를 받을 때 한국통신(현재의 KT)에서 나온 강사가 '앞으로는 개인이 전화기를 들고 다니는 것이 보편화 될 것입니다. 가구 개념이 아닌 개인 전화번호가 생기게 되는 것이지요'라는 이야기를 했었다. 그때만 해도 '그런 시대가 오면 세상살이가 한결 편하고 좋겠다.'라고만 생각하고 단순히 넘겼었다. 그로부터 몇년 후에 휴대폰이 보편화된 것이다. 지금은 휴대폰없이는 단 하루도 살 수 없을 것 같다. 시대가 변한 것이다. 모든 것이 그렇듯이, IT시대에도 문제는 있게 마련이다. 사학연금관리공단이 E-Mail을 통해 공단에서 대여한 상환금 2억원을 납부해 달라고 한 사건은 어찌보면 큰 사건이 아니다
2006-10-19 08:52전세계에서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이 가장 높은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라는 것을 모르는이는 거의 없다. 인구 100명당 초고속인터넷 사용자가 20명을 넘은지 이미 오래다. IT강국이라는 것이 실감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미국, 일본보다도 보급률에서 월등히 앞서게 된 것은 정부에서 초고속 통신망의 보급에 앞장섰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렇게 높은 인터넷 보급률에 따라 인터넷 사용층이 성인은 물론이고 초등학교 학생, 더 나아가서는 유치원생들까지도 고르게 형성되어 있다고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청소년층 이하의 인터넷 사용이 점차 증가되고 있다고도 한다. 이렇게 인터넷 사용층의 연령이 낮아지면서 청소년과 초등학생들에 대한 정보통신윤리교육의 중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더 심각한 지경에 이르기 전에 철저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 요즈음은 청소년들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게임사이트들이 폭력과 선정성 시비에 휘말리는 추세에 있다. 실제로 게임사이트마다 폭력성게임이나 선정적인 게임으로 무장되지 않은 경우를 찾기 어렵다. 현실이 이러하기 때문에 이에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2006-10-18 20:31가을저녁은 더 좋은 것 같습니다. 학생들은 저녁식사를 하고 나서 자투리 시간을 최대한 활용을 잘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세 학생은 국화 옆에 앉아 있었습니다. 아마 틀림없이 국화 옆에서 한 편의 시를 구상하고 읊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많은 학생들은 운동장 트랙을 돌고 있었습니다. 자기관리를 잘 합니다. 건강관리를 잘 합니다. 체력관리를 잘 합니다. 또 많은 학생들은 가을나무아래에서 낭만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정말 보기가 좋습니다. 조금 전 손님 한 분 오셨습니다. R.C.Y에 근무하시는 분이신데 학교가 너무 좋다고 감탄을 하더군요. 정말 쾌적한 환경입니다. 학생들은 학교환경에 대해 큰 만족을 느끼리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 학생들은 모두가 이 좋은 환경을 내 것으로 만들었으면 합니다. 만족하면서 생활했으면 합니다. 공부하는 데 상승효과를 가져왔으면 합니다. 오후 5시 마지막 보충수업시간은 어느 때보다 한적함을 느낍니다. 외로움을 느낍니다. 피곤을 느낍니다. 수업을 끝내고 퇴근하시는 선생님을 볼 때면 저도 집에 가서 쉬고 싶은 마음도 생깁니다. 하지만 마음을 새롭게 합니다. 음악을 듣습니다. 책을 봅니다. 마음을 다잡습니다. 중심을 잡습니다. 저가 흔
2006-10-18 20:31우리 사회에 인터넷 문화가 일반화 되면서 어느 때부터인가 우표가 붙은 편지가 사라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한때 수많은 연인들이 사랑의 감정을 듬뿍 담아 밤새워 고민하며 쓰고 지우고를 반복하며 부쳤던 편지. 전화가 일반화되었을 때도 말로 하지 못했던 마음 속 이야기들을 수줍게 한 땀 한 땀 써내려갔던 기억이 새롭다. 군대에 가서 훈련병 시절 입었던 사복을 집으로 보내며 그리움과 눈물로 써서 보냈던 편지. 사랑하는 엄마 아빠도 아닌 '아버님 전상서'로 시작되는 편지를 보내면서 부모님에 대한 사랑을 다시 한 번 깨달았던 시절도 이젠 희미한 추억으로 흔들거림을 본다. 그 사랑받았던 편지가 멀어지면서 어느 때부턴가 다시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잘 살게 되면서 가난한 시절 애환을 함께 했던 보리밥이 그리워 다시 찾게 되듯이 우표가 붙은 봉투에 또박또박 주소를 눌러 쓴 편지를 받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물씬물씬 안개처럼 일어나는 것은 왜일까. 그 속엔 전자우편으로, 전화로, 문자로는 묻어나지 나지 않은 사람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아이가 보내온 편지 한 통 선선한 가을바람이 산들산들 창을 타고 넘어오는 오후. 노랗게 익어 까치밥이 되어 가고 있는 교정의 감을 바라보
2006-10-18 2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