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분야는 깜짝 놀라게 하더라도 교육만큼은 안 그렇게 하겠다.’ 지난 15일 한국교총 초청 교육정책간담회에서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했다는 얘기다. 물론 대통령이 되었을 때를 가정한 현실과는 거리가 먼 발언이다. 하지만 현 정부가 들어선 후 이리저리 휘둘리며 홀대 당했던 교육계로서는 ‘조용한 정책을 내놓고 일관성 있게 추진하겠다.’는 말에 귀가 솔깃할 수밖에 없다. 100년을 내다봐야 하는 교육은 깜짝쇼로 이뤄지지 않는다. 교사들의 힘을 빼놓는데 초점을 맞춘 교육정책을 번번이 발표하면서 어떻게 교육발전을 기대하겠는가.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다. 정말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걱정마저 교육자들의 볼멘소리라고 치부하는 위정자들이 교육을 망친다. ‘누가 교육대통령 적임자인가?’ 이번에는 기필코 ‘교육대통령’을 만든다는 취지에서 요즘 한국교총이 교육자들에게 박수 받을만한 일을 하고 있다. 바로 연말까지 여야 유력 대선주자들을 모두 초청해 교육정책간담회를 갖겠다는 계획을 하나하나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왜 이명박 전 서울시장만 우리 교육자들에게 귀에 솔깃한 얘기를 하겠는가? 앞으로 교육정책간담회에 참석한 대통령 후보들이 너도나도 좋은 교육정책을 많
2006-11-17 08:44시인 김춘수 선생이 “호칭은 사람을 '꽃'으로 만든다.”고 하였다. 그러나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세밀하게 구분되는 한국의 호칭제도는 사람을 '꽃'으로 만들기가 참 힘들다고 하는 이도 있다. 전임지에 근무할 때 아이들이 교무실로 와서 집에 전화를 하는데 유독 한 아이는 ‘아버지’ ‘어머니’라고 호칭하는 것을 듣고 신선한 느낌을 받았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아빠’, ‘엄마’라고 부르고 있기 때문이었다. 문화부에서는 조선일보와 더불어 1990년 10월부터 '화법 표준화'사업을 전개하였다고 한다. 「국립국어연구원」과 동 위원회가 협의해서 마련 한 호칭에도 '엄마'는 정감 있는 말로 쓰기로 허용하였으나, '아빠'는 공식어로 인정하지 않기로 하였다고 한다. 사람은 누구나 이름이 있는데도 이름을 부르지 않고 직함을 부르거나 간접적으로 ‘○○ 엄마’ ‘○○ 아빠’ 로 부르는 것이 일반화 되었다. 또는 “어이” “이봐” “여기요” 등 분명치 않은 호칭으로 관심을 끌어서 부르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의 결혼한 여성 중에는 자기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이 없어서 이름을 잊어버리고 살아간다고 안타까워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사실 어른들도 하루에 자기 이름이 몇 번 불리어지는지 확인해…
2006-11-16 17:002006년 11월 16일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다. 예전과 마찬가지로 대수능 1주일을 남겨놓고 대수능 기원을 위한 고사 명칭인 “출정식”을 갖추는 학교가 통과의례인 양 행지고 있는 것이 현실정이다. 어느 한편으로는 학생들을 위하는 간절한 정성이 쌓여 있는 것 같이 보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교육상 가식적인 면을 보여 줌으로써 학내의 불협화음을 만들 수 있다. 그런 사례는 종교를 믿는 학부모들은 우상이라고 하여 반대하는 데서 볼 수 있다. 이처럼 대수능 출정식은 학부모에게는 부담을, 학내에서는 교사들 간에 불신을 싹트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다. 대수능 문제 언제까지 이대로 갈까 대수능을 두고 일어나는 풍속도 아닌 풍속으로 “100일주”, “여학생 방석 훔쳐가기”, “수능 몇 일 남겨 놓고 자기 학교 출석번호와 같은 날이 되면 선물 받기”, “쏘나타 차량에 S자 빼가기”, “도서관에서 여학생 방석 가져가기” 등등 참으로 많고 많은 사례들이 고3학년 사이에서 돌고 도는 유행어 아닌 유행어다. 좋은 일인지는 모르지만 대수능을 두고 일어나는 비일비재한 일들이 학생들의 동아리를 형성하는 데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 아님을 느끼게 한다. 한국 교육계의 빅
2006-11-16 16:58오늘은 수능일입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낮에는 따뜻했지만 오늘은 다릅니다. 아침부터 공기가 아주 차갑습니다. 고사장마다 난방으로 인해 수험생들은 고생을 덜하게 되니 다행입니다. 수능 한파라고 예보한 것보다는 훨씬 견디기가 좋아 다행입니다. 수능 때는 비상입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새벽 3시 40분에 잠이 깨어 그 때부터 자지 못했습니다. 새벽 5시 20분에 울산광역시교육청 회의실에서 수능을 위한 회의가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각 학교 교감선생님을 비롯하여 관계자 선생님께서 참석했습니다. 부교육감님(교육감 권한대행)께서 수능시험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는 당부말씀이 계셨습니다. 교육국장님께서도 나오셨습니다. 중등과장님께서도 나오셨습니다. 담당장학관님께서도 나오셨습니다. 중등교육과 전 장학사님께서 나오셨습니다. 학사계장님을 비롯하여 행정직원들도 나오셨습니다. 호송경찰관들도 나오셨습니다. 그야말로 한 마음이 되어 함께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6시쯤 경찰차량의 호송을 받으며 본교에 도착하였습니다. 본교 직원들도 많이 나와 있었습니다. 교장선생님께서도 나와 계셨습니다. 행정직원도 모두 나와 있었습니다. 관계되는 선생님도 나와 계
2006-11-16 11:47십 이년 공부의 대막을 장식할 수능을 이제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있구나. 그 동안 정말로 수고했다. 건강하게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선생님은 마음 부듯하다. 아무튼 이제까지 잘 해 온 것처럼 내일 시험도 너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는 장이 되었으면 한다. 너를 처음 만난 것이 작년 그러니까 2005년 3월이었으니, 근 이년이라는 세월을 함께 했구나. 내가 처음 담임을 맡고 너를 보았을 때 약간은 괴짜 같다는 생각을 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런 너의 그런 모습이 왠지 정감 있고 구수하게 느껴지더라. 올해는 선생님이 담임을 맡지 않는 바람에 일주일에 몇 시간의 수업으로 너를 만나 아쉽다는 생각도 했는데, 이제 그것도 아쉬움으로 남겨야 할 것 같구나. 하지만 회자정리라는 말이 있듯이 언젠가는 또 다시 만날 사람들은 만나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기대도 해 본다. 시골 학교에 다니면서 여러 가지로 어려움이 많았을 것인데, 좌절하지 않고 초지일관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너의 모습에 선생님도 때론 자극을 받았다. 여러 가지 어려운 사정 때문에 도시로 나가지 않고 시골 학교에 와서 열악한 교육환경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공부하는 너의 모습 정말 의젓하더라. 선생님이 네가 2학년 때…
2006-11-15 17:32교육대학 1학년을 다닐 때 청주의 장애학교 학생들이 대학 강당에 와서 피아노를 연주하고 다양한 악기를 다루며 연주회를 하는 것을 보고 너무나 큰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정상인인 우리들도 풍금을 배우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었는데 앞을 보지 못하는 장애를 딛고 저렇게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감출 수 없었다. 세월이 많이 흐른 지난 10일 충주문화회관에서 장애인식 개선을 위한 4인 감동콘서트 ‘희망으로’ 가 열려 다시 한번 감동을 안겨주었다. 학생, 교직원, 학부모 일반인 등 총 8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랑이 넘치는 아름다운 시간을 선사받았다. 이번 콘서트는 역경을 극복한 장애인 음악가를 초청하여 ‘희망으로’ 콘서트를 보여 줌으로서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해소 하고 위기를 극복하는 의지를 고취시키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었으며 일반학생 및 학부모의 장애인식 개선을 통하여 학교현장에 통합교육 분위기를 확산시키는데 의미를 부여하는 행사였다. 이날 콘서트에는 충주성모학교 학생들의 핸드 벨 연주로 시작하여 독일대통령궁 특별초청 공연과 부산 콩쿠르 1위 입상, 동아콩쿠르 3위 입상을 한 바이올린니스트 김종훈 씨의 ‘마법의 성’과 ‘
2006-11-15 17:31현대인의 생활은 고요가 없다. 여기저기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온다. 어린 아이에서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휴대폰에 매달리고 인터넷에 빠지고 아이들은 학원으로 내몰리며 정신없이 살아가는 세상이다. 그런가 하면 도시의 밤에도 고요는 없다. 네온사인과 함께 사람들은 밤이 늦도록 음식점에서 카페에서, 그리고 스포츠센터에서 분주하게 움직인다. 더욱더 대학가 주변의 거리는 밤늦게까지 불야성이다. 고요하면 경쟁에서 뒤질 것 같은 세상이며, 침묵하면 무시당할 것 같은 분위기이다. 이러한 모습이 우리 삶의 현재 모습이기도 하다. 그러나, 때로는 자신에게 집중하는 고요와 침묵이 필요하다. 더 이상 핸드폰에 매달리지 않는 새로운 독립을 시도해 봐야 할 시점이다. 더 이상 텔레비전도 컴퓨터도 끄고 고요에 잠기는 시간을 마련해 보는 것도 시도하여 볼만하다. 아름다운 음악속에 명상을 했던 학창시절이 떠오른다. 그러나 지금 학교 현장에는 아침부터 방송교육이니 여러 가지 활동으로 분주하기 그지 없다. 조금도 여유있는 생활이 아니다. 명상을 통한 자기 점검은 현대인에게 더욱 필요한 것이다. 이는 시간의 낭비가 아니라 새로운 공간과 새로운 시간을 창조하는 일일 것이다. 너무 분주하게 지냈던…
2006-11-15 09:10오늘 저녁이 되니 날씨가 제법 쌀쌀해지네요. 모레 수능일 날씨가 어떠하리라는 것을 짐작케 해주는 것 같습니다. 저녁식사를 하러 나가보니 예전과 다르네요. 공식적인 야자가 끝났는데도 마지막까지 남아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함께 수고하시는 부장선생님과 원로선생님, 기획선생님 등 3년 선생님이 더없이 돋보입니다. 오후 자습시간 3학년실을 둘러보았습니다. 막판까지 공부하는 학생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골마루에 모자달린 두터운 코트를 입고 골마루에서 공부하는 모습이 정말 대견스럽습니다. 어떤 학생은 마스크를 쓰고 코트를 입고 무릎을 바닥에 대고 공부를 합니다. 어떤 학생은 담요를 덥고 그 위에 또 코트를 걸쳐 입고 공부를 합니다. 또 어떤 학생은 골마루에 앉아 편하게 공부를 합니다. 수능 막판까지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이 공부하는 모습만 봐도 짜릿한 감동을 줍니다. 교실에서는 끝까지 학생들과 함께 교실에서 책을 보고 계시는 선생님도 아름답습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시는 선생님과 학생들에게 찬사를 보냅니다. 밖에서는 함께 수고하시는 경비아줌마가 계십니다. 모자를 쓰고 완장을 차고 경비복을 입고 있으니 그럴듯하지 않습니까? 밖에서 학교 야경을 보면 너무 멋있습니다. 낮
2006-11-15 09:00그거 참 이상합니다. 평소 멀쩡하던 날씨도 꼭 입시철만 되면 추워지니 말입니다. 입시 한파 때문에 수능시험 날짜를 앞당겼건만 그래도 추위는 여전하군요. 날씨도 날씨지만 수험생이 되면 아마도 마음이 먼저 꽁꽁 얼어붙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 추위를 느끼는 것일 겁니다. 그럼요. 어찌 긴장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12년 간의 성과를 하루만에 측정하고 또 그 점수가 당사자의 인생을 좌우하니 말입니다. 이토록 중대한 시험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우리의 고3 수험생들이 긴장하지 않고 침착하게 시험에 임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뜨거운 박수를 보냅시다. 아울러 시험이 끝난 후에도 혹여 좌절하는 학생이 없도록 선생님은 물론, 주변사람들의 따뜻한 보살핌이 있어야겠습니다. 점수도 중요하지만 그동안의 학창시절을 총 정리한다는 의미도 있느니 만큼 너무 점수에 연연해하지 않도록 위로해주는 것도 중요하리라 봅니다. 강유일 님의 중에 새겨들을 만한 대목이 있어 옮겨봅니다. '도스토예프스키'를 위대하게 만든 것은 간질병과 사형수의 고통이었다. '로트레크'를 위대한 화가로 만든 것은 그를 경멸덩어리로 만들었던 난쟁이라는 고통이었다. '생텍쥐페리'를 위대하게 만든 것도 그를 일생 동안…
2006-11-15 08:59"OOO선생님이 누구십니까? 꽃배달입니다." 꽃 배달 아저씨의 우렁찬 목소리에 순간 모든 선생님들의 시선이 교무실 출입문 쪽으로 집중되었다. 아저씨는 국화꽃으로 장식된 꽃바구니의 주인을 찾기 위해 교무실 여기저기를 두리번거렸다. 바로 그때였다. 옆에 앉아 있던 최 선생이 내 옆구리 찌르며 말을 했다. "김 선생, 오늘 무슨 날이오?" "무슨 말씀인지?" "김 선생에게 꽃 배달이 되었기에 물어보는 말이오." "설마 요?" 그런데 최 선생의 말이 사실이었다. 그 아저씨는 신원을 확인하고 난 뒤 꽃바구니와 시집(詩集)한 권을 내게 건네주었다. 평소 꽃바구니 선물에 익숙하지 않은 내게 꽃배달이 왔다는 최 선생의 말이 처음에는 농담인 줄만 알았다. 중요한 것은 꽃바구니와 시집(詩集)을 보낸 사람을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꽃바구니 여기저기를 뒤져보고 혹시나 하는 생각에 받은 시집을 페이지마다 펼쳐보아도 보낸 사람의 이름을 찾지 못했다. 더군다나 보내온 책은 내가 좋아하는 시인의 시집(詩集)이기도 하였다. 사실 내가 그 시인(詩人)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아내를 포함하여 몇 명뿐이었다. 그래서 내심 아내가 보낸 것이라고 생각하여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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