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구름이 끼여 그런지 아침 6시 반에 집에서 나오니 어둑컴컴합니다. 학교 올 때까지 불을 켜고 왔습니다. 학교에 들어오니 이른 아침에는 오 주사님은 변함없이 손에 흰 장갑을 끼고 국화에 물을 주고 계셨습니다. 성실함의 대명사입니다. 4년 내내 성실을 저에게, 선생님들에게, 학생들에게 행동으로 가르쳐주시는 위대하신 분이십니다.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됩니다. 오늘 아침 교무실에는 매일같이 보이던 3학년 두 총각선생님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느 선생님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조용한 가운데 책을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아 책을 보았습니다. ‘세상을 정복하기 전에 자신을 정복하라’는 글에는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꿈꾸는 사람은 자신을 이길 줄 알아야 합니다. 환경을 정복하기 전에는 자신을 정복할 줄 알아야 합니다. 가장 무서운 싸움은 언제나 내면에 있습니다. 꿈꾸는 사람에게는 때로 혹독한 시련이 찾아옵니다. 그러므로 시련을 극복할 수 있는 지혜와 힘이 필요합니다.” 저는 오늘 이 글을 읽는 가운데 수능시험을 치고 나서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없어 실의에 빠져 있는 학생들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들은 12년 동안 꿈과 비전을 갖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2006-11-18 09:183년 학생들이 야자를 하지 않으니 쓸쓸하기 그지없습니다. 밀물 빠져 나가듯이 3년 학생들이 빠져나가니 학생들이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약 500명의 학생들이 함께 있다가 없어졌으니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영 씁쓸합니다.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훨씬 학생들 지도하기는 수월하지만 힘들어도 함께 있을 때가 좋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저녁에는 3학년 선생님들도 뵐 수 없어 마음이 허전합니다. 그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볼 수 없어 우울해지려고 합니다. 또 다시 이런 모습들을 볼 수 있을는지... 오후 5시 마지막 보충수업시간에 교실을 둘러보았습니다. 1,2학년은 예전과 같이 생기가 돌았습니다. 하지만 3학년 교실을 둘러보니 학생들이 한 명도 보이지 않습니다. 선생님들도 한 명도 보이지 않습니다. 골마루에 비상등만 켜져 있습니다. 교실 안도 적막했습니다. 골마루에는 선생님께서 앉아 함께 하셨던 흔적만 남기고 있었습니다. 의자만 하나 놓여 있었습니다. 학생 없는 학교는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학생 없는 교실도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학생이 없고 선생님이 없는 교실은 생명이 없습니다. 밤이 깊을수록 쓸쓸함은 더해 갔습니다. 학생들이 있어야 교실이
2006-11-17 22:36결혼시즌이라 주말마다 결혼식장이 초만원이다. 교통도 마비상태다. 일일이 찾아가 축하를 해야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예의에 어긋나지만 다른 사람에게 부탁을 하거나, 울산을 벗어난 먼 지역은 사전에 찾아가 축하를 하기도 한다. 이런 관계로 모 여중 교장실을 방문 했다. 교장선생님과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중에 결재 오신 선생님들이 용무를 마치고 나가시면서 모두 저에게 목례를 하고 나가신다. 조금은 당황했다. 저와는 초면이기 때문이다. 행정실을 거쳐서 나오는데 교장선생님이 따라 나오셨다. 만류를 했지만 기어이 현관 끝까지 따라 나오셨다. 그런데 문제는 그 뒤를 행정실 직원 5-6명이 모두 함께 따라 나와서 밝은 미소로 배웅인사를 하는 것이다. 행정실 직원 역시 모두 저에겐 초면이기 때문에 몸 둘 바를 몰랐다. 그리고 그분들의 예의와 친절이 평소에 몸에 배어 있고,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전교직원이 하나로 화합된 모범적인 교육 현장이라는 분위기를 직감할 수 있었다. 작고 사소하지만 ‘가벼운 미소가 곁들인 목례와, 크게 힘들지 않은 현관까지의 배웅’이 사람을 무안하게 하고 동시에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킬 수 있는 것일까? 그분들이 존경스럽고 그런 교직원들과 함께
2006-11-17 11:49선생님, 오늘 피곤하지 않으십니까?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정말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하지만 다시 힘을 얻어야 하겠습니다. 이제 날씨가 장난이 아닙니다. 겨울맛을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어제부터 날씨가 싸늘한 것을 느꼈었는데 오늘 아침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직 나이 탓하기는 멀었지만 손끝이 시리고 무릎이 시립니다. 어제 수능생을 격려하기 위해 이른 새벽부터 교문에서 학생들을 맞이하며 힘을 실어준 3학년 담임선생님과 수능감독을 위해 애써 주신 여러 선생님의 노고에 감사하게 됩니다. 본부요원으로 본부실에서 문제를 배부하고 답안지를 점검하고 정리하느라 수고하신 선생님들의 발빠른 움직임에 대해 새삼 선생님의 숨은 능력과 성실을 보게 되어 마음이 흐뭇합니다. 선생님들의 섬세함과 신속함과 정확함과 넉넉한 수고로 인해 무사히 마칠 수 있어 기분이 좋습니다. 특히 그 추운 가운데 골마루에서 복도 감독을 하신 여섯 분의 선생님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연세 많으신 분을 배려하는 측면에서 복도감독을 배정한 것이 오히려 날씨로 인해 고생만 시켰다 싶어 미안한 감도 듭니다. 100점이 아니라 110점이었습니다. 110점은 돌려놓으면 0점이 되어 105점이라고 아침 일찍 수고하실 선생님께
2006-11-17 08:4721세기의 세계화, 국제화 무대에서 그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영어 활용 능력의 필요성은 어느 누구라도 인정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그러한 시대적 흐름에 따라가고 싶어하고, 그런 흐름을 학교에서 맡아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영어교육의 현실은 공교육과 사교육의 차이, 영어교사의 자질, 비효율적인 학교제도, 비싼 사교육비, 부족한 영어수업시간, 시험을 위한 학교 교육 등등을 이유로 들면서, 많은 비판을 몸으로 막아서고 있는 것 같다. 학생들로부터 외면당하지 않고 학생의 흥미와 동기를 유발할 수 있는 학교 영어 교육의 정상화가 절실하게 필요함을 인정한다. 하지만 세계화와 정보화가 가속화되면서 영어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반면, 이에 대한 학교 교육의 대응력이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교육부에서 발표한 영어과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교사 위주의 영어교육이 아닌 학생 중심의 영어교육’, ‘목표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영어교육’, ‘암기 위주보다는 언어의 적합성과 타당성을 강조하는 영어교육’, ‘실용적 가치를 중시하는 영어교육’,’국가 발전과 국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영어교육’을 하자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런 교육과정이 현실에 반영될 수 있도록 지원이
2006-11-17 08:46일본에서는 교원 정년이 60세이며, 앞으로 몇년 동안 「1948년을 전후로 태어난 세대」가 대량 퇴직하게 된다. 이에 대책으로 도쿄도 교육위원회는 내년도부터, 정년퇴직을 맞이한 초등학교 교장이나 부교장등 관리직을 재임용, 교장 등으로 상근할 수 있도록 고용할 방침을 결정했다. 전국 연합 초등학교장회에 의하면, 정년 퇴직을 맞이한 교장이 일반 교원으로서 교단에 서는 구조는 전국에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학교 운영의 책임자로 교원의 인사권도 가지는 관리직으로 재임용을 제도화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교육위원회에 의하면,도내 교원은 1970년대의 대량 출산과 수반하여, 1948년을 전후로 태어난 세대를 중심으로 교원이 대량 채용되어 중학교나 도립고교도 포함하면 향후 10 년 동안에 매년 2,000명 이상이 퇴직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중 교장 등의 관리직이 많아 가장 퇴직수가 많은 2008년도에는 교장과 부교장만으로 450명 이상이 퇴직할 전망이다. 관리직 시험의 합격자를 늘려 보충하려고 하면 수준의 저하가 나타날 수 있어 교장등의 인재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되어 있었다. 이 때문에, 도교육위원회에서는 2001년도 지방공무원 법개정으로 창설된 재임용 제도를 활용
2006-11-17 08:46수능한파에 대한 우려를 많이 했지만 우려만큼 한파가 밀려오지는 않았다. 그래도 요즈음들어서 제일 춥다는 느낌을 받았으니 나름대로 수능한파가 있었다고 분석하고 싶다. 수능때가 되면 시험보는 학생들이 가장 어렵겠지만 감독하는 교사들도 쉽지는 않다. 하루종일 서서 있어야 하는 어려움은 기본이다. 문제는 고사장의 여건이 더 크다. 물론 다른 학교는 그렇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최소한 오늘 리포터가 감독관으로 참가했던 학교는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조금만 더 배려를 해 주었으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 불편함이 없었지만 그래도 불편함이 있었다. 지난해에 감독관으로 갔던 학교와도 비교가 된다. 감독관 회의를 마치고 일부교사들은 해당교시에 감독관업무에서 제외된다. 감독관의 어려움 때문에 배려차원에서이다. 1,2,3교시중 한 교시는 휴식을 취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했다. 즉 감독관 대기실에 접이식 의자가 있었지만 이 의자가 휴식을 취하기에는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10분이 못돼서 몸의 불편함을 호소했다. 대부분 교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감독관 회의실로 사용했던 곳은 고사본부에서 그리 멀리 떨어진 곳이 아니었다. 그 학교의…
2006-11-17 08:45지난해 수능감독을 했던 학교에서 시험이 끝나고 제자를 만났었다. 그 학교에서 시험을 보았는데, 시험이 끝나고 감독관 대기실로 찾아왔던 것이다. 중학교때는 물론이고 고등학교에서도 상위권에 속했던 아이었는데, 시험끝나고 나서 그 학교에 중학교때 선생님들이 감독을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고 했었다. 그동안 종종 연락을 하면서 지냈지만 직접보는 것은 오랫만이었기에 반가움이 더했었다. 같이 식사라도 하자고 했더니 가족들과 식사하기로 되었다고 하기에 그냥 헤어졌다. 그 이후로 연락을 하려했지만 휴대폰이 정지된 상태라는 메시지만 나올뿐 연락이 되지 않았다. 그렇게 2006년이 흘러갔다. 대학에 진학은 했지만 마음에 안들어 다시 공부한다는 소식을 어렴풋이 듣긴 했었다. 그러나 그 소문은 부정확한 소문에 지나지 않았다. 소식이 궁금했지만 정확히 아는 아이들도 없고 해서 그냥 잊고 지내다시피 했다. 그런데 오늘, 역시 감독업무를 마치고 귀가하는 도중에 한통의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 확인해 보니 바로 1년전의 그녀석이었다. '선생님 잘 지내시지요. 재수하느라고 연락 못드렸어요.'라는 메시지였다. 바로 답 메시지를 보냈다. '너무 반갑다. 오늘 잘 보았니? 그동안 소식 궁금
2006-11-17 08:45‘다른 분야는 깜짝 놀라게 하더라도 교육만큼은 안 그렇게 하겠다.’ 지난 15일 한국교총 초청 교육정책간담회에서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했다는 얘기다. 물론 대통령이 되었을 때를 가정한 현실과는 거리가 먼 발언이다. 하지만 현 정부가 들어선 후 이리저리 휘둘리며 홀대 당했던 교육계로서는 ‘조용한 정책을 내놓고 일관성 있게 추진하겠다.’는 말에 귀가 솔깃할 수밖에 없다. 100년을 내다봐야 하는 교육은 깜짝쇼로 이뤄지지 않는다. 교사들의 힘을 빼놓는데 초점을 맞춘 교육정책을 번번이 발표하면서 어떻게 교육발전을 기대하겠는가.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다. 정말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걱정마저 교육자들의 볼멘소리라고 치부하는 위정자들이 교육을 망친다. ‘누가 교육대통령 적임자인가?’ 이번에는 기필코 ‘교육대통령’을 만든다는 취지에서 요즘 한국교총이 교육자들에게 박수 받을만한 일을 하고 있다. 바로 연말까지 여야 유력 대선주자들을 모두 초청해 교육정책간담회를 갖겠다는 계획을 하나하나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왜 이명박 전 서울시장만 우리 교육자들에게 귀에 솔깃한 얘기를 하겠는가? 앞으로 교육정책간담회에 참석한 대통령 후보들이 너도나도 좋은 교육정책을 많
2006-11-17 08:44시인 김춘수 선생이 “호칭은 사람을 '꽃'으로 만든다.”고 하였다. 그러나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세밀하게 구분되는 한국의 호칭제도는 사람을 '꽃'으로 만들기가 참 힘들다고 하는 이도 있다. 전임지에 근무할 때 아이들이 교무실로 와서 집에 전화를 하는데 유독 한 아이는 ‘아버지’ ‘어머니’라고 호칭하는 것을 듣고 신선한 느낌을 받았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아빠’, ‘엄마’라고 부르고 있기 때문이었다. 문화부에서는 조선일보와 더불어 1990년 10월부터 '화법 표준화'사업을 전개하였다고 한다. 「국립국어연구원」과 동 위원회가 협의해서 마련 한 호칭에도 '엄마'는 정감 있는 말로 쓰기로 허용하였으나, '아빠'는 공식어로 인정하지 않기로 하였다고 한다. 사람은 누구나 이름이 있는데도 이름을 부르지 않고 직함을 부르거나 간접적으로 ‘○○ 엄마’ ‘○○ 아빠’ 로 부르는 것이 일반화 되었다. 또는 “어이” “이봐” “여기요” 등 분명치 않은 호칭으로 관심을 끌어서 부르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의 결혼한 여성 중에는 자기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이 없어서 이름을 잊어버리고 살아간다고 안타까워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사실 어른들도 하루에 자기 이름이 몇 번 불리어지는지 확인해…
2006-11-16 1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