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이야기에, 나이가 든 백정 출신이 푸줏간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양반 두 사람이 고기를 사러 왔었다. 그중 한 양반이 “야! 상길아, 고기 한 근 줘”라고 명령조로 말을 하니 주인인 상길이가 “네”하고 고기 한 근을 내 주었다. 그 다음에 옆에 있던 다른 양반이 “박서방” 고기 한 근 주시오”하고 부드럽게 예의를 갖추어 말했다.
조금 있다가 나오는 고기를 보니 먼저 양반 것보다 양도 많고 고기질도 좋았다. 먼저 양반이 화가 나서 “이놈아, 같은 한 근인데 이 양반 것은 많고 좋은데 내 것은 왜 이렇게 적고 고기도 나쁘냐?”라고 따졌다. 주인이 말하기를 “손님 것은 상길이가 자른 것이고 저 손님 것은 박서방이 자른 것이라 그렇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말투에 됨됨이 나타나
말은 그 사람의 됨됨이를 나타내는 인격이다. 부드럽고 고운 말을 쓰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예의 없고 품위 없는 말을 마구 내뱉는 사람도 간혹 있다. 아무 생각 없이 내뱉는 말 한마디가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과 어떤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을 모르는 경우를 가끔 보면서 마음이 씁쓸할 때가 있다.
우리 교육 현장에도 교육의 3주체인 많은 구성원들이 함께하다보니 별의 별 말들이 오고 간다. 다행히도 모두가 다 말을 아끼고 가능한 바르고 고운 말씨로 예의를 갖추어 성의를 다해 조심스런 대화가 오고간다. 그리고 이런 분들은 자기 자신, 그리고 자기 아이 하나를 위한 건의 내용이 아닌, 구성원 모두와 전체 학생들을 위한 긍정적이고 세세한 건의사항이다. 고운 마음에서 나오는 감동적인 말이나 전화를 받고나면 하루가 즐겁고 힘이 솟는다.
그러나 아주 가끔은 순리에 어긋난 모두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말이 오고 갈 때도 있다. 이럴 땐 맥이 빠지지만, 그래도 일일이 맞대응 하지 말고 침묵하면서 서로가 다시 한 번 생각할 여유를 가져 보는 게 좋다. 그리고 원칙에 입각하여 포기하지 말고 소신껏 주어진 책임을 다하는 것이 상대의 마음을 진정시키고 조직의 분위기를 변화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 생각한다. 가장 존경스럽고 두려운 사람은 말 많은 사람이 아니라, 주어진 일을 사명감을 가지고 묵묵히 최선을 다하여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된다.
충동적 말 상대에 상처
가끔 학부모님들께서 아이들이 긍정적인 생각을 갖도록 유명강사를 초대해서 강의를 해달라는 요구가 있다. 강의 한두 시간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매사에 긍정적인 사고와 바른 생활태도를 지녀야한다. 그리고 가족, 사제지간, 사회생활에서 모두에게 희망적인 말이 오고 갈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한다. 특히 학교는 아이들의 희망을 실현하는 삶의 공동체이다.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들이 대화의 대상이기 때문에 항상 긍정적이고 고운 마음을 품고 고운 말씨를 사용해야한다. 그리고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말해야하고 꾸밈이 없는 정직한 진실이 담긴 말 이여야 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좋은 말만해도 다 못하는 법이다. 가능하면 내가 먼저 남에게 공손하게 대해야 남도 나를 우러러보게 되는 법이다. 따스한 말 한마디가 상대의 마음을 즐겁게 할 수 있는 법이다. 때문에 기분에 따라 충동적이고 선동적으로 함부로 말을 하지 말고 언제나 공손하고 친절하게 말하는 버릇을 길러야 한다.
자신이 하는 말이 거칠거나, 남에게 불쾌감을 주지는 않는지 생각해보고 반성해볼 여유를 찾아야 할 것이다. 부정적인 마음을 고치지 않으면 죽을 때까지 그 버릇을 고스란히 안고 무덤으로 가야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우리 교육현장에서 중요한 것은 아무런 생각 없이 내뱉은 수많은 메시지가 감수성이 예민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며, 그리고 그 메시지가 언젠가는 자신에게 되돌아온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말과 행동에 대한 책임은 자기 자신이 져야한다.
아름다운 말 존경심 불러
말은 단순히 의사소통을 하기 위한 수단만이 아니라, 그 사람의 정신세계를 드러내는 거울이다. 공식적인 입장에서는 우리들이 먼저 예의를 잘 지키며 희망을 주는 긍정적인 말을 사용함으로써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모범이 되고 아울러 내실 있는 언어교육이 이루어 질 수 있다. 그래야만 가정과 교실 그리고 사회가 밝아진다. 유난히 무덥고 짜증스런 여름이 지나고 결실의 계절 가을이 영글어가는 이 좋은 계절에 존경과 사랑을 불러일으키는 아름다운 말들이 오고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