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태는 진정되지 않고 사람들은 지쳐가고 있다. 앞으로 상황은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렵고 모든 것이 불확실해지고 있다. ‘개학’은 사람들이 미뤄뒀던 모든 일을 하는 시발점이 되어버린 탓에 그 사회적 의미가 너무나 커져 버렸다. 온라인 개학은 일상 회복의 시발점이 될 수 있을까. 마스크 없이 봄볕을 누릴 수 있는 일상의 소중함에 우리는 삶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본다. 영웅들은 나보다 훨씬 뛰어난 사람들이다. 외모, 힘, 돈, 지혜 여러 면에서 보통 사람들을 압도하고 그들의 도움이라면 세상의 많은 문제가 일거에 해결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영웅의 도움이라면, 갈망했지만 지지부진했던 문제들도 손쉽게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항상 영웅을 기대하고, 한때 영웅인 줄 알았던 평범한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감추지 않는다. 어린 시절 평범한 삶을 살겠다는 포부를 가진 사람들은 많지 않다. 학교에서도 꿈은 크게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자연스럽게 부와 명예를 누리는 사람들에게 쉽게 매료되고 남들에게 인정받는 화려한 삶의 주인공을 꿈꾼다.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연예인, 돈과 인기를 긁어모으는 유튜버들이 요즘 선망의 대상이다. 하지만 그것이 모든 사람에게 허락된 행복이…
2020-05-06 11:00위안부 문제를 아이들에게 어떻게 가르칠까? (히라이 미쓰코 지음, 윤수정 옮김, 생각비행 펴냄, 208쪽, 1만3000원) 일본 우익에게 공격을 받으면서도 20년간 꿋꿋이 ‘위안부’ 문제를 가르쳐 온 오사카부 공립중학교 교사의 이야기다.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위안부 문제를 가르친 첫 수업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과정과 교육자로서의 소신이 담겨 있다.
2020-05-06 11:00느려도 괜찮아 빛나는 너니까 (장누리 글·그림, 홍림 펴냄, 304쪽, 1만4500원) 미술치료사이자 삽화 작가로 일하는 워킹맘이 발달장애를 가진 딸과의 생활을 솔직 담백하게 풀어냈다. 아이의 장애를 받아들이는 것조차 힘들었던 시기를 지나, 이제는 여러 사람과 교류하며 소통의 장을 넓히고 있는 모녀의 이야기가 장애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2020-05-06 11:00완벽하지 않을 용기 (우치다 타츠루 지음, 박동섭 옮김, 에듀니티 펴냄, 348쪽, 1만5000원) 2013년부터 매년 한국을 방문하고 있는 고베여학원대 우치다 타츠루 명예교수가 지난 6년 간 한국의 교사들과 나눈 이야기를 모은 교육 담론집이다. 저자는 아이들은 완벽하지 않은 어른들 속에서 성숙한다며 완벽하지 않은 것을 떨쳐내려 하기보다는 불완전함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라고 조언한다.
2020-05-06 11:00유리로 된 아이 (미하엘 빈터호프 지음, 한윤진 옮김, 쌤앤파커스 펴냄, 260쪽, 1만5000원) 제멋대로 행동하는 아이들과 이를 방치하는 부모의 행태는 현대 사회의 문제점 중 하나로 지적된다. 이 책의 저자는 더 늦기 전에 아이들에게 흔들리지 않는 원칙과 질서를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단단한 내면을 가진 아이로 키우기 위한 ‘건강한 타율성’은 과연 무엇일까?
2020-05-06 11:00광주광역시 광산구 월계동에 있는 무양서원은 중국 3대 기행문으로 손꼽히는 금남표해록을 쓴 탐진 최씨 최부 선생 등을 모신 서원이다. 탐진(耽津)은 전라남도 강진의 옛 이름이다. 최부 선생은 33살(1486)에 과거에 합격하여 정5품 벼슬 홍문관 교리를 거쳐 34살(1487)에 도망간 노비를 잡아들이는 추쇄경차관의 임무를 맡아 제주도에 갔다가 섣달그믐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다. 상복을 갖춰 입은 최부 선생은 정월 초하룻날, 초상을 치르려는 급한 마음에 풍랑이 심해 배를 띄울 수 없는데도 강제로 배를 띄웠다. 그런데 최부 선생 일행이 탄 배는 추자도 근처에서 큰 파도에 휩쓸려 먼바다로 빨려 들어가 돛이 부서지고 물이 스며드는 등 죽을 고비를 수없이 넘겼다. 풍랑이 멈추고 바다가 잔잔해지자 배에 탄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불평하였다. “뭍에서 제주로 갈 땐 광주 무등산과 나주 금성산에 제사를 지내고, 제주에서 뭍으로 나올 땐 이도동의 광양당, 고산리 차귀당, 용담동 내왓당 등에서 제사를 지내고 뱃길을 나섰는데 경차관은 큰소리치며 신을 믿지 않아서 우리가 이렇게 죽을 고생을 하고 있다.” 최부 선생은 이들을 달래며 제주도 남쪽의 동중국해를 떠돌다가 중국
2020-05-06 11:00풍차, 튤립, 히딩크 감독 등... 네덜란드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다. 네덜란드는 우리에게 꽤 익숙한 나라이다. 하지만 ‘유럽 여행’의 목적지로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을 꼽는 경우는 많아도, 네덜란드를 목적지로 하는 여행은 드물다. 네덜란드를 여행한 이들도 대부분 암스테르담에 잠시 레이오버(Layover) 하는 경우이다. 하지만 자신만의 여행 테마와 네덜란드가 잘 맞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유럽 국가들보다도 네덜란드 여행이 의미가 있을 것이다. 해양박물관과 하링, 황금기로의 시간여행 17세기에 종교의 자유를 찾아 스페인과의 독립전쟁을 벌인 끝에 독립한 신생국 네덜란드는 이내 세계의 패권 국가로 거듭났고, 이 시대를 일컬어 황금기(Golden Age)라고 부른다. 동인도회사를 중심으로 세계적인 해양 무역 네트워크를 형성했고, 그 네트워크의 허브 역할을 하면서 부를 축적하였다. 황금기의 해양 무역의 역사에 특히 중점을 둔 해양박물관(Het Scheepvaartmuseum)을 소개하려 한다. 이곳에 가려면 암스테르담 중앙역에서 도보로 15분 정도 걷거나 버스를 타면 된다.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가 있는 몇 안 되는 박물관이어서 반가웠다. 전시실에는 해군…
2020-05-06 11:00경제위기, 하면 ‘IMF 외환위기’가 떠오릅니다. 그때(1998년) 우리 경제는 -5%나 성장률(국내 총생산)이 뒷걸음질 쳤습니다. 경제가 휘청했습니다. 잘나가던 친구들마저 우수수 직장을 잃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골드만삭스가 다가오는 2분기 미국의 성장률을 -25%로 전망했습니다(심지어 JP모건은 -30%로 전망했다). 우리 앞에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외환위기란? 외환(달러)이 부족해서 생긴 위기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달러를 많이 벌어오지 못했으니까요. 고성장을 거듭하던 우리 경제에 96년 빨간불이 커졌습니다. 수출보다 수입이 너무 많아진 겁니다. 96년 무역적자가 무려 230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성장에 익숙한 우리 기업들은 거침없이 빚을 내서 투자를 이어갔습니다(그러니 투자 많이 하는 게 꼭 좋은 건 아니다). 그런데 대우그룹처럼 몇몇 기업이 빚을 갚지 못하자, 해외 투자자들의 의심이 시작됩니다. ‘한국 기업들 돈 못 갚는 거 아냐?’ 그러자 늘 돈을 빌려주던(채권을 인수해주던) 해외 투자자들이 갑자기 대출에 신중해졌습니다. 그럼 자금시장이 경색됩니다. 채권 만기가 되면 당연히 연장(차환)해주던 투자자들도 연장을
2020-05-06 11:004~5월 산기슭이나 밭 가에서 흰 구름처럼 뭉게뭉게 피는 꽃이 있다면 조팝나무꽃일 가능성이 크다. 서울 청계천 등 공원이나 화단에서 새하얀 가지들이 너울거려도 조팝나무꽃이 아닌지 살펴볼 일이다. 조팝나무는 우리나라 전역의 산과 들에서 흔히 자라는 나무다. 흰색의 작은 꽃이 다닥다닥 피어 있는 가지들이 모여 봄바람에 살랑거리기 때문에 멀리서 보면 흰 구름이나 솜덩이처럼 생겼다. 봄에 시골길을 가다 보면 산기슭은 물론 밭둑에도 무더기로 피어 있고, 낮은 담장이나 울타리를 따라 심어놓기도 했다. 풍성한 꽃이 보기 좋아 공원에 조경용으로 심어 놓은 것도 흔히 볼 수 있다. 특히 바람이 불 때 함께 오는 조팝나무 꽃향기는 참 좋다. 조팝이라는 이름은 하얀 꽃잎에 노란 꽃술이 박힌 것이 좁쌀로 지은 조밥 같다고 붙였다는 설이 유력하다. 영어로는 ‘신부의 화관(Bridal Wreath)’이라는 멋진 이름을 가졌다. 그러고 보니 조팝나무꽃을 보고 하얀 드레스를 입은 5월의 신부를 연상할 수도 있겠다. 이팝나무도 꽃이 피면 꼭 이밥(쌀밥)을 얹어놓은 모양이라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옛사람들은 조팝나무에서나 이팝나무에서나 밥을 연상한 모양이다. 작가 이혜경의 단편 피아…
2020-05-06 11:00‘자식 맡긴 죄인’은 학부모의 오래된 넋두리였다. 하지만 요즘 학부모들은 다르다. 자녀가 혼났거나, 수업내용에 불만이 생기면 가차 없이 이의를 제기한다. 학교 운영에 전권을 부여하고, 교사의 학생지도에 순응했던 과거 학부모와는 다르게 담임교사와의 관계도 수평적이기를 원한다. 교사의 전문성을 인정하기보다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밀어붙인다. 더이상 ‘자식 맡긴 죄인’이 아니라 ‘당당한 학교공동체 구성원’으로서 학교의 전반적인 운영에 영향력을 발휘하고자 한다. ‘감 놔라, 대추 놔라’ 시어머니 노릇하는 ‘센 학부모’ 물론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학교에 부는 ‘치맛바람’은 거세다. 하지만 학부모가 되어 돌아온 X세대의 영향력은 조금 결이 다르다. 과거의 치맛바람이 촌지를 찔러주며 ‘우리 아이만 잘되면 된다’는 이기적 치맛바람이었다면, 지금의 치맛바람은 학부모 커뮤니티나 학교운영위원회 같은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보다 치밀하고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공동체적 치맛바람’이다. ‘내 아이가 잘되기 위해서는 학교가 잘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학부모끼리 커뮤니티를 꾸려 끊임없이 정보를 찾고 토론하며, 방법을 모색하고 시도한다. 학교운영위원회에서 발언권을 높이는 것은 물론 학
2020-05-06 1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