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가 되면, 부임하신 선생님들을 환영하고 교직원들 간의단합을 위한 크고 작은 모임이 있다. 그때마다 형식적이든 자유롭게든 건배사가 오고 가게 마련이다. 교직원간의 단합과 다짐 혹은 기원의 건배사가 자주 오간다. 누구나 한 번쯤은 모임의 성격이나 구성원이 누군가에 따라서건배 제의를 하게 마련이다. 원래 건배의 기원은 고대에 신이나 사자를 위해 신주를 마시던 종교적 의식에서 유래한다. 이것이 건강을 비는 의식으로 변했는데 술잔을 쨍그랑 부딪치는 것은 술 속에 숨어 있는 악마를 쫓아내고, 술에 독이 들어 있지 않음을 서로 확인하며, 주객이 동시에 건배함으로써 손님에게 권한 술에 독이 들어 있지 않음을 증명하기 위해서였다. 서양 사회는 유목과 교역이 빈번하여 항상 낯선 사람과 공존해야만 하는 이질사회였기에 경계와 불신이 성행되어 이 같은 문화가 형성되었으리라. 자기가 마시는 술이 상대방이 마시는 술과 똑같은 무독성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곧 불신이 기조가 된 것이 건배인 것이다. 이 건배의 문화는 서구 문명과 함께 들어오면서부터 우리의 주도(酒道)와 함께 섞여 행해지게 되었다. 한국의 술자리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말은 ‘위하여’다. 가수 안치환이 "우리의 남
2007-03-03 22:21각급학교가 개학을 했던 3월의 둘째날, 종례를 마치고 아이들을 귀가시키려는데, 한 학생이 교탁앞으로 다가왔다.'선생님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말없이 그학생을 주시했다. '선생님, 저 이름 바꿨어요. 여기 주민등록초본 떼어 왔어요.' 개명을 한다는 이야기는 가끔 들었지만 실제로 개명하는 것을 본기억은 별로 없다. 대학때 친구가 졸업후에 개명을해서 근무하는 학교에 전화를 했다가 낭패를 본적이 있긴하다. 대학때 이름으로 찾았지만 그 학교에는 그런 교사가 없다는 답변을 들었었다. 전화를 끊고 한참후에 개명사실을 떠올리고 다시 전화를 해서 통화를 했었다. 개명때문에 겪었던 최초의 해프닝이었다. '왜 이름을 바꿨니?' '그냥 제이름이 좋지 않다고 했어요. 그래서 바꿨어요.' 그렇게 간단히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서려는데, 또다른 학생이, '선생님, 저도 이름 바꿨어요.' 잠시 귀를 의심했다. 이것이 정말로 현실일까. 실제로 이름을 바꾼녀석이 두명이나 되는 것인가. 그러나 그것은 곧 현실이었다. 공교롭게도 두 아이 모두 여학생이었다. 그 학생도 이름을 바꾼 이유가 먼저 학생과 비슷했다. 약속이나 한듯이 주민등록초본을 내놓았다. 그렇게 아이들을 귀가시키고 교무실에 돌아왔더니
2007-03-03 17:37오늘은 농소중학교 이틀째 출근입니다. 아침 보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어제와 마찬가지로 일찍 출근했습니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차가 어제만큼 밀리지 않았습니다. 약간의 비가 왔지만 오히려 조금 더 빨리 출근할 수 있었습니다. 학교에 오니 고등학생이 아닌데도 일찍 등교하는 학생들이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일찍 일어나 일찍 등교해서 자습하려고 하는 마음이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어제 교무실에서 선생님들에게 부임인사 후 운동장에서 학생들에게 부임인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울산여고 못지않게 운동장은 잘 정돈되고 관리되어 있었습니다. 운동장에는 트랙이 깔려 있고 인조잔디가 깔려 있어 보기가 참 좋았습니다. 울산여고의 복사판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습니다. 고등학생들을 대하다 중학생들을 대하니 더 다정다감합니다. 더 귀엽게만 보였습니다. 운동장에 모여 듣는 태도도 기대 이상으로 좋았습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처음으로 다음과 같이 부임인사를 했습니다. 마치고 나니 박수를 치는 모습도 너무 귀여워보였습니다. 참 좋은 학교에 왔다는 생각에 잠시나마 행복에 젖기도 하였습니다. “55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농소중학교에 교장으로 부임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지난 22일에 처
2007-03-03 08:41"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라. 그리고 그 일을 통해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하라. 그러면 당신은 행복하게 되고, 당신이 행복하면 세상은 행복한 사람들의 소유가 될 것이다." -혼다 켄- 다시 3월 첫날을 맞은 오늘. 6학급 학교인 우리 학교에서4개 학급의 담임이 새로 오셨다. 교장 선생님과 교감 선생님까지 바뀌었으니 인사 이동의 폭이 좀 큰 편이다. 작년에 내가 부임해 올 때는 이보다 더 심했었다. 너무 많은 인사 이동으로 학교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해서 3월 한 달 동안 많이 터덕거렸었다. 지리적 조건, 교통 편 등이 불편하다보니 오래 근무하려는 분들이 드문 탓이다. 새로 오신 네 분 선생님 중 세 분 선생님이 새내기 선생님이며 예쁘장한 여 선생님들이다. 내 딸의 나이와 같거나 비슷한 선생님들이라 비슷한 또래의 선생님들을 대하는 것보다 훨씬 조심스럽다. 어쩌다 보니 '왕언니 선생'이 되어 버린 내 위치가 부담스럽다. 잔뜩 긴장해서 하루를 보낸 새내기 선생님들이 5시가 넘어도 퇴근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장갑을 끼고 교실 청소를 하고 물건을 정리하고 있기에 억지로 쫓아내듯 교실문을 잠그게 했다. "아침에도 일찍 오셨는데, 퇴근 시간까지 넘기며 일하다가 힘들어서 아프시
2007-03-03 08:40오늘은 새 학교 첫 출근이라 긴장된 탓인지 새벽 두 시 반에 잠이 깬 후 그 후로 잠을 자지 못했습니다. 조금 늦게 출근하나 어쩌나 망설이다 평소 때와 같이 아침 6시 45분에 집을 나섰습니다. 첫 출근길이라 길도 낯설어 운전하기가 조금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어린애처럼 마냥 마음은 들떠 있었고 기분을 좋았습니다. 선생님들에게 아침인사를 몇 가지 머릿속에 정리한 것 말하나 아니면 메모한 것 읽어드리나 하다가 결국 메모한 것을 읽는 것으로 부임인사를 대신했습니다. 메모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농소중 교장으로 부임하여 여러 선생님들과 함께 생활하게 된 것을 한없는 영광으로 생각하며 기쁘게 생각합니다. 부임하는 첫날 여러 선생님들을 만나니 젊은 시절 연인을 만나는 듯 가슴이 벅차고 설레입니다. 평생 잊지 못할 오늘 아침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범서 구영에서 농소중학교까지 18km의 거리를 차를 타고 오면서 ‘선생님들이 학교생활에 만족을 하면서 행복한 삶을 누릴 수 해 드려야지. 학생들을 잘 가르치고 지도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고, 관심을 가져주고 도와드려야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출근했습니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교장실은 언제나 열려있습니
2007-03-02 18:54연수원 주변은 언제나 봐도 좋다. 눈만 뜨면 들을 수 있는 건 새소리고, 커텐을 열고 앞만 바라보면 온갖 나무며 풀이며 꽃을 볼 수 있다. 위로 눈을 높이면 볼 수 있는 건 높고 높은 하늘을 바라볼 수 있다. 창문만 열면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고, 아침마다 진행곡을 들을 수 있다. 뒤로 돌아보면 푸른 소나무며 넓고 넓은 바다를 보게 되고, 바다하늘을 볼 수 있다. 흰 파도를 볼 수 있고 흰 구름을 볼 수 있으며, 떠있는 배, 떠가는 배를 볼 수 있다. 희고 검은 바위도 볼 수 있고 대왕암도 몽돌암도 볼 수 있다. 날씨가 맑으면 맑은 대로 좋고 흐리면 흐린 대로 좋다. 비가 오면 오는 대로 좋고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좋다. 봄이면 봄대로 좋고 여름이면....월요일이면 월요일대로 좋고 화요일이면 화요일대로.... 금요일이면 더욱 좋다. 아침이면 아침대로 좋고 오후면 오후대로 좋고 밤이면 밤대로 좋다. 오월이라 좋고 금요일이이라 좋고 아침이라 좋고 맑음이라 좋다. 5월은 푸른 달이라 좋고, 금요일은 집에 갈 수 있어 좋고, 아침은 밝으니 좋고, 오늘 날씨가 맑으니 깨끗해서 좋다. 오늘 아침과 같은 날을 청상(淸爽)한 날씨라 하지 않는가? 숙소의 앞뜰은 질서정
2007-03-01 22:19부부가 함께 살면 식성도 따라가는 모양이다. 유난히 고구마를 좋아하는 남편 덕분에 내 식성이 변했기 때문이다. 생각만 나면 고구마를 쪄달라고 주문하다가 반응이 없으면 스스로 씻어서 쪄 먹곤 하는 남편이다. 나는 고구마에 대한 좋지 않은 추억때문에 고구마를 싫어하곤 했다. 초등학교 시절, 점심 시간이면 가난한 친구들은 밥 대신에 고구마를 먹던 시절. 어떤 친구는 거의 날마다 점심 도시락 대신 고구마를 먹었으며 그나마 없을 때는 수돗가로 달려가 물을 마시기도 했었다. 그 친구는 한 겨울에도 양말을 신고 온 적이 거의 없었고 헤진 바지에 길이마저 짧아진 옷을 입고 학교에 오곤 했다. 한 반 친구 50명 중에 제대로 점심을 가져오는 친구는 70% 정도 되었으리라. 나눠 먹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식사 시간이 되면 운동장에 나가 놀거나 어디로 가버려서 교실은 빈 자리가 많았었다. 내 기억 속의 고구마는 가난의 상징이었던 것이다. 우리 집도 넉넉한 편은 아니었지만 다른 집들처럼 자식들이 많지 않으니 점심을 고구마로 때울만큼 형편이 나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와 새 살림을 차린 새 어머니는 쌀을 아낀다며 호박밥이나 콩나물밥, 김치밥, 고구마밥을 즐겨 하
2007-03-01 22:19요즈음 외부에서 들려오는 교육관련소식은 교원들을 자꾸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원하지 않는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학생들을 마음편하게 지도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때도 있다. 그러나 이제 새학기가 시작되고 있다. 외부여건이 아무리 복잡하다고 해도 역시 교원들의 생각은 학생들 지도를 잘 해야 한다는 것이 전부일 뿐이다. 지난달은 어느학교나 새학기 교육계획과 교육과정편성의 마무리 시기였다. 이 시기에 계획을 잘 짜야만 1년동안 차질없는 교육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를위해 지난해 말부터 충분히 준비를 해왔다. 그것을 방학내내 검토하고 수정하여 최선의 교육계획을 세우게 된다. 마지막으로 부장협의회에서 최종수정을 하고 교사들에게 공고하게 된다.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그대로 1년동안의 교육활동이 진행되게 된다. 그런데 이런 과정중에 우리학교(서울 대방중학교, 교장: 이선희)는 좀 색다른 과정을 거친다. 보통의 학교는 각부서에서 세운 계획을 부장협의회에서 검토 결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는 그 과정의 범위를 조금더 넓혔다. 물론 지난해에도 이렇게 했다. 각부 부장교사와 기획교사가 함께 모여 검토를 하는 방법이다. 각 부서에서 업무를 추진
2007-03-01 22:192월달처럼 교육계가 바쁜 달도 없을 것 같습니다. 졸업식이 있어서 그 동안 학교생활을 하면서 정들었던 스승님과 교실을 두고 교문을 나서는 수많은 졸업생들이 학교를 떠났고 3월 새학기에 새내기 신입생을 맞이 할 준비로 한창 바쁜 2월입니다. 그리고 신학년도 학교교육과정을 수립하느라고 지혜를 모으는 준비하는 달입니다. 교원들은 3월 1일자 정기 인사이동으로 많은 선생님들이 정들었던 제자와 동료교직원 앞에서 이임인사를 하고 송별연까지 받으며 정을 떼기가 아쉬운 2월입니다. 근무만료가 되어 밀려나듯이 학교를 옮겨야하는 선생님! 가정사정으로 타 시ㆍ도나 가까운 시ㆍ군으로 학교를 옮겨가는 선생님들은 2월이 너무바빠서 정신이 없었을 겁니다. 희망에 의해 학교를 옮기는 선생님 ! 승진의 기쁨을 안고 새로운 임지를 찾아가는 선생님! 올해는 명예퇴직을 많이 받아서 교직을 일찍 떠나는 선생님! 아직 젊다는 생각도 있겠지만 주민등록상의 나이 때문에 정년을 맞으시는 선생님! 인사 이동이 있는 2월은 남아있는 선생님들도 정들었던 선생님들을 떠나 보내고 새로운 선생님들을 맞이하게 되니 인사이동이 된것처럼 새로움을 느끼는 것은 마찬가지 인 것 같습니다. 한평생을 외길로 2세교육에 몸바쳐
2007-03-01 09:38
요즘 교육뉴스 보기가 겁난다. 교원으로서 자존심이 팍팍 상한다. 어쩌다 우리 교육계가 이 지경이 되었을까? 그러다가혼자 이런 말도 내뱉는다. "선생님들은 이제 승진을 위하여 자존심 마저 내던졌구나!" "돈의 유혹에는 쉽게 넘어가는 상대가 바로 교사들이로구나!" "교육부의 가산점이라는 미끼에잘도 걸려드는 것이우리 선생님들이구나!" 결국 교육부가 펼치는 교육정책을 보면 선생님 경시 내지는 멸시가 밑바탕에 깔려 있다고 보아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독자들은 무슨 교육기사를 보고 리포터의 자존심이 상했나 궁금할 것이다. 근래 세 가지 기사를 보았다. 교원평가제 시범운영학교 506개교 선정, 학교폭력 담당 수당 및 가산점 신설, '영어로 수업' 교사 추가 성과금. 제목만 보아도 선생님들은 낚시 바늘에 가산점과 돈만 매달아 놓으면 달라 붙는다는 전제가 깔려있는 것이다. 좀더 과장하면 간이고 쓸개도 없는 인간이라고 얕잡아 보고 있는 것이다. 단적인 예로 교원평가제 시범운영학교만 해도 그렇다. 교육부의 억지식 밀어붙이기 교육정책에 협조한 꼴이 되고 만 것이다. 리포터는 교원평가제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전문성 신장, 교육력 제고를 위해서는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교원들
2007-03-01 09: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