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 분리수거하는 날이 목요일이다. 2월 달에는 다른 달 보다 이사를 가고 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엄청나게 많은 양의 쓰레기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사 가고 오는 사람들이 내 놓는 생활쓰레기와 그리고 상급학교로 진학을 하게 되어 내 놓는 각종 학습지와 문제집, 그리고 도서류가 엄청나게 많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다. 우리가 어릴 때는 내가 공부하였던 책들을 버리지 않고 오래도록 간직하고 다녔다. 나를 조금 더 나은 사람으로 이끌어준 고마운 책을 함부로 버리는 것은 죄악이라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십 수 년을 끌고 다니다가 결국은 버리기는 하였지만 말이다. 문제는 실내공간이 좁고 지저분하다는 명분아래 쓸 만한 책들을 버리는 것을 보면 책보다는 편안한 공간을 취택하는 현 세태에 씁쓸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너무나 버리기에 아까운 책이 폐휴지로 쏟아져 나가게 되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 그래서 며칠 전 쓰레기 분리수거 하는 날 아파트 여기저기에 깨끗하고 쓸 만한 책들이 너무나 많이 쏟아져 나왔다. 그래서 학교로 가지고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그만 두었다. 지난번에도 만화책과 동화책을 보건실에 갖다 주었는데, 보건실에 환자로 온 아이들이…
2007-03-07 09:04교육이 위기라는 말은 낯설지 않을 정도로 보편화된지 오래이다. 여북하면 ‘교육붕괴’니 ‘교육대란’ 따위 섬뜩한 용어들이 유행어가 되어 버렸을까. 설상가상으로 이제 ‘조기유학’에 ‘교육이민’이라는 말까지 자주 들리고 있다. ‘교육이민급증’이라는 언론보도에 이르면, 좀 째를 낸 말로 모골이 송연해지기까지 한다. 이 땅의 교육정책에 염증과 환멸을 느껴 그나마 허리가 잘린 조국을 아예 등지려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수치는 전국의 학생 수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긴 하지만, 문제는 해외로 떠나는 사람들의 목적이다. 국회교육위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이 조사한 설문조사에서도 10명 중 4명이 교육이민을 갈 의향이 있다고 대답했거니와 그 목적이 ‘수상’해 문제인 것이다. 거기서 생각나는 것은 양비론이다. 한때 인기를 끌었던 TV드라마 ‘여인천하’에서 이른바 ‘원자파’로 권력을 움켜쥔 김안로가 주장하여 가파른 정국을 무마시켰던 양시론은 둘 다 옳은 것이지만, 양비론은 그 반대이다. 먼저 교육이민 급증의 빌미를 제공한 국민의 정부와, 별다른 대책없이 지금까지 온 참여 정부의 실정을 들 수 있다.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 도입된 특기·적성교육이나 방과후 학교는 잠…
2007-03-06 17:46오늘은 절기상 동면하던 동물이 깨어난다는 경칩입니다만 날씨는 너무 추운 것 같습니다. 오히려 겨울보다 더 추운 느낌입니다. 꽃샘추위가 막판 샘을 내는 것 같습니다. 이럴 때 감기 걸리기 쉽고 위축되기 쉬우니 잘 견뎌내셔야겠습니다. 그래도 오늘 날씨는 개학이후 지난 주일까지 계속해서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맑고 깨끗한 하늘을 보면서 출근하는 것이 얼마나 상쾌한지 모릅니다. 울산여고보다 거리가 배로 더 멀지만 오히려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배로 늘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어제는교장이 되고 처음으로 입학식이 있는 날입니다. 그러니 긴장이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날에는 밤늦게까지 강한 바람이 매섭게 불고 비가 많이 내려 걱정이 되었습니다. 신입생들이 처음으로 부푼 꿈을 안고 학교에 오게 되는데 비바람이 계속 치면 어쩌나, 비록 강당에서 입학식을 하기로 계획이 되어 있어 큰 문제는 없지만 그래도 신입생들도, 학부모님께서도 얼마나 안타까워하실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날씨가 개기만을 기대하고 기도하시도 했습니다. 어제 입학식 날은 비가 그치고 온 천지는 깨끗해진 가운데 맑고 상쾌한 기분으로 입학식을 맞게 되어 얼마나 다행스럽고 감사한 일인지 모릅
2007-03-06 09:10아침 조회 시간, 교실에들어섰다. "와~! 선생님, 오늘 자장면 사주시는 거죠?" 반장 녀석의 말에 함성과 함께 박수 소리가 요란하다. "선생님, 오늘 전원 출석입니다. 약속대로 오늘 자장면 사주시는 거죠?" "그래. 오늘 종례 시간에 자장면 파티다" "와~!, 선생님! 짱입니다요." 다시 한번, 아이들의 우렁찬 함성이 교실에 울려 퍼진다. 새 학기를 들어서 처음으로 시작한 자장면 파티가 될 성 싶다. 엊그제 지각하는 학생이 너무 많아서 지각생이 없으면, 모든 학생들에게 자장면을 사주기로 약속을 했었다. 어제는 다섯 명이나 지각을 했고 1명이 결석을 했다. 새내기들을 처음 배정 받은 후에 일주일 전부터 학교생활을 위한 학급 카페를 개설했다. 그리고 나름대로 전화와 문자를 통해 근태상황을 점검했었다. 하지만 입학식 첫날부터 근태상황이 좋지 않았다. 상황을 파악해 보니,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밤새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단다. 그러다보니 피곤해서 정신없이 잠을 잤고 깨어나니 오전 11시란다. 결국 입학식 날에 학교에 늦게 등교할 수밖에 없었다. 또 한 학생은 버스로 1시간 30분 거리에 떨어진 부천의 한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했다. 매일 수업을…
2007-03-06 09:08교감선생님이 불렀다. 지망하지 않은 학년이지만 6학년을 해보면 어떻겠느냐고. 학생수가 적어서 완전학습이 가능하고 무엇보다 진정한 제자가 생기게 되니 이번 참에 해보라고 설득을 했다. 그래서 어떻게 원하지도 않는 학년을 줄 수 있느냐고 펄펄 뛰었다. 1지망이 안되면 3지망에 해당하는 학년이라도 달라고. 우리 학교는 저․중․고로 서로 돌아가면서 학년을 맡는다는 인사원칙을 정했다. 누구는 저학년만 맡느니, 누구는 고학년만 맡느니 하는 불평이 줄어들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내가 몸담고 있는 학교가 교사들에게 거의 자율권을 주는 앞서가는 학교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그런 까닭에 학년말이 되면 새학년도에 맡고 싶은 담임 신청을 받는다. 1지망에서 3지망까지. 모두들 담임배정 원칙을 알고 지원하기에 3지망 중의 하나는 걸리게 되어있다. 하지만 그게 뜻대로 안될 때가 있다. 이리저리 꿰어맞추다보면 한둘은 원하지 않는 학년에 꼽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럴 때 관리자는 그 사람만 특별히 불러서 부탁을 한다. 이번만 한번 양보하라고. 작년에는 후배가 자기가 가르친 아이들을 끌고 올라가야하는 연임케이스에 걸려서 입이 한 대빨은 나왔었는데, 이
2007-03-05 09:09퇴근하니 아내가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여보, 이거 어떻게 열어?" 아내가 켜놓은 컴퓨터 화면을 드려다 보니 거기엔 여러 가지 폐질환이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되어있는 것이 보였다. 그중에 `폐 섬유화증`이라는 병명을 가리키며 어떻게 알아볼 수 있느냐고 물었다. 나는 아내로부터 의자를 넘겨받아 폐 섬유화증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의외로 관련정보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며 여기저기 검색을 해보았다. 여러 대학병원 호흡기 내과도 들러보고 이 곳 저 곳 포털 사이트를 옮겨가며 두 시간 가까이 확인한 것은 그 질환이 예후가 매우 좋지 않고 확실한 치료법이 없으며 반수 이상의 경우에 호흡곤란으로 5년 내 사망한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아내에게 캐물었더니 폐 시티촬영 결과를 보고 의사의 소견이 그렇다는 것이다. 아내는 저번에 모 종합병원에 건강강좌를 들으러 갔다가 무료로 폐 검사를 해준다고 해서 폐 시티 촬영을 했다고 했다. 나는 반신반의하면서도 몰려드는 불안과 걱정을 떨쳐낼 수가 없었다. 아내에게 잘 해주고 많은 사랑을 주어온 것도 아닌데 너무도 당황스러워 형언키 어려운 심정이었다. 갑자기 아내가 불쌍하다는 생각과 함께 아이들 걱정이 밀물처럼 밀어닥치는 것이었다. 이튿
2007-03-04 09:05개학 이후 3일이 되어도 날씨는 계속 좋지 않습니다. 비가 많이 오는 것은 아니지만 화창한 날씨 속에 출발을 산뜻하게 하기에는 부족한 날씨입니다. 출발을 배가해주는 날씨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마는 그러하지 못합니다. 인생살이도 그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배불러 음식을 먹기가 싫을 때가 되면 더 맛있는 음식을 계속 만나는 것과 같습니다. 인생의 7,80%가 내 뜻과 상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하지만 그래도 만족하는 마음가짐이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떠한 환경에 처하든지 잘 적응하고 만족하고 잘 헤쳐 나가고 하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아침입니다. 요즘 선생님들은 너무 바쁩니다. 학급관리에도 바쁩니다. 청소지도에도 바쁩니다. 교문지도, 교통지도에도 바쁩니다. 교재연구하기에도 바쁩니다.. 수업하기도 바쁩니다. 그렇지만 선생님들의 밝은 모습을 보면서 마음에 기쁨을 느끼게 됩니다. 저도 역시 바쁩니다. 정신을 못 차릴 정도입니다. 그래도 행복합니다. 그래도 즐겁습니다. 그래도 힘이 솟습니다. 더욱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더욱 자세를 가다듬습니다. 중학생들은 고등학생들과 다름을 많이 느끼게 됩니다. 인사를 너무 잘합니다
2007-03-04 09:05
입학(入學)은 학교에 들어가 학생이 되는 것이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문의초등학교의 입학식이 3월 2일 있었다. 요즘 아이들 유치원을 몇 년씩 다니지만 초등학교 입학은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일이라 부모까지 가슴이 설레는 것도 당연하다. 오죽하면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인상 깊은 일이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식이라고 말하는 학부모들이 많다. 가정에서 제 멋대로 개인생활을 하던 아이들이 학교라는 단체 사회에서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 하니 ‘물가에 내 놓은 양’ 불안해하는 학부모의 심정도 이해가 된다. 출산율 감소로 해마다 초등학교의 입학생이 줄어들고 있다. 그나마 올해는 새천년(2000년)의 베이비붐을 타고 태어난 즈믄둥이들 때문에 초등학교 입학생이 늘어났다. 그런데도 전국의 농촌과 섬 지역 100여개 초등학교가 신입생을 단 한 명도 받지 못했다는 소식에 걱정이 앞선다. 취학유예를 한 아이들이 많은 해였지만 우리 학교는 예년과 비슷한 36명의 어린이가 1학년에 입학했다. 이날 교장선생님은 입학생들과 부모님들을 축하하며 올 한해 학교에서 중점을 두고 가르칠 것 3가지를 학부모님들에게 얘기했다. 독서지도를 통해 바른 품성을 지닌 어린이로 키우겠다. 물사랑 학교로서 환경보호
2007-03-04 09:033월2일은 2007학년도가 시작된 날입니다. 인사이동으로 새로운 임지에 부임하는 선생님들이 교직원과 학생들을 새로만났습니다. 학생들도 새로오신 선생님, 새로담임을 맡으신 선생님과 새로운 인연을 맺었습니다. 2일이나 3일은 대부분의 학교에서 새내기를 맞이하는 입학식을 가졌습니다. 학교에 따라서는 다양한 이벤트를 하여 신입생들에게 새출발의 기쁨을 안겨 주었습니다. 정규학교교육을 처음시작하는 초등학교 입학식에는 많은 학부모들이 아이들의 입학식을 지켜보며 가슴설레는 뿌듯함을 느끼셨을 것입니다. 대부분의 어린이들은 유아원이나 유치원을 다녔고 그것도 같은 학교 병설유치원을 다닌 어린이들도 있지만 새로운 입학을 기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두려움을 갖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3월 한달은 “우리들은 1학년” 이라는 책 한권을 가지고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는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시골의 작은 학교는 신입생이 적어서 한반으로 편성을 못하고 다른학년과 한분의 선생님에게 배우는 복식수업을 받는 어린이들도 있습니다. 신입생이 극소수가 되면 복식수업을 안받으려고 도시지역이나 인근의 큰학교로 입학을 시켜서 신입생이 없는 학교도 생겨나는 안타까운 현상이 나타납니다. 6학년이 되면 도
2007-03-04 09:02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퇴근하는 길, 온종일 보슬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봄이 가까운 탓일까? 분위기가 을씨년스럽다. 이렇게 비가 오는 날엔 따스한 국물이 그리워진다. 특별히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이면, 삶은 달걀이나 계란탕이 종종 생각난다. 이름은 ㅇ주, 그 아이는 내가 교직에 처음 들어서면서 담임을 맡은 반의 아이 이름이다. 그는 파주시 교하에 살고 있었다. 지금은 신도시 개발로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몰라보게 변한 도시가 되었지만, 십칠 년 전만 해도 하루에 버스가 두 세대만 다닐 만큼 외진 곳이었다. 처음 맡은 반의 아이들이었기에, 나름대로 정을 듬뿍 주었다. 어느 때 보다도 교육자로서의 열정이 넘치던 때였다. 가정환경을 살펴보면 한마디로 열악했다. 절반의 학생이 결손가정의 학생들이 대부분이었고, 심지어 부모님도 없이 고모님 댁이나 삼촌 댁에서 학교에 다니는 학생도 있었다. 더욱이 취업이 우선적인 고려사항이었기에 대학 진학은 그리 염두에 두지 않았고 학업에 대한 열의도 부족한 상황이었다. 그러다보니, 학생들의 성적 향상보다는 출석부에 관심을 가져야만 하는 근태상황에 각별한 노력이 필요했었다. 입학한 지 넉 달이 지난, 어느 날이었다. ㅇ주가 갑자기 학교에…
2007-03-03 2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