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박해진 생명존중의식 우리나라에서는 외환위기 이후 경제적 파산때문에 자살이 급격히 증가했지만, 그 이후에도 자살률은 떨어지지 않았고 그 증가세는 지속되었다(표 1 ‘연도별 사망률, 사망자 수 변화 추이’ 참조). 그래서 우리나라가 OECD 국가들 중에서 헝가리(21명/인구 10만 명당), 일본(19.1명)을 제치고 최고의 자살률(2006년 기준, 21.5명)을 기록하고 있다. 10대 청소년의 경우에도 자살로 인한 사망률(4.6명)이 교통사고(5.4명)에 이어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다. 자살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로 대두되자 국가적으로 자살예방대책 마련을 위해 급조된 정책을 제시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 대책으로는 크게 미흡하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자살은 일시적·단기적인 대책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유명인의 자살 사건이 발생하면 그제야 자살 문제에 대한 국가·사회적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일시적으로 커진다. 마치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고나 할까? 어쩌면 소 잃는 것을 걱정하기보다는 외양간 새로 마련하는 것이 더 쉽다고 생각하는 듯해 왠지 씁쓸한 마음을 갖게 된다. 자신에게 해를 가하는 행동을 흔히 자
2008-12-01 09:00
가슴과 머리에서 손으로 당연한 이야기에 대해 사람들은 두 가지로 반응한다. 하나는 무 반응이요, 다른 하나는 놀라움이다. 반응이 없는 사람은 그저 지나가고 놀라는 사람은 깨달음을 얻는다. ‘글은 손으로 쓴다’는 말도 그렇게 엇갈리는 반응을 가져오리라. 자율신경계의 활동은 대개 우리들이 모르는 사이에 이루어진다. 심장의 박동, 폐의 호흡, 장기들의 연동운동, 눈 깜박임 등은 그 운동을 의식한다는 것이 오히려 몸에 이상이 있다는 증좌다. 우리가 글을 쓰는 일 또한 그러하다. 손으로 펜을 잡고 글을 쓰면서, 혹은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면서 손의 동작이나 움직임을 일일이 마음을 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손이 움직인다. 그런 움직임이 반복되고 지속되는 동안, 우리는 글을 쓴 종이를 들고 읽고 검토하고 교정을 한다. 한데 정작 그러한 일을 손으로 한다는 생각은 깊이 하지 않는 편이다. 손이 글의 소재가 될 수 있을까. 글의 소재는 가슴으로 온다. 가슴으로 온다는 말은 감동으로, 충격으로 온다는 말이기도 하다. 어느 아침에 문득 보니 단풍이 깨어질 듯한 빛깔로 물들었다. 드디어 가을인 것이다. 공연히, 나도 모르게 ‘아!’하는 소리가 터져 나온다면 그게 감동이고 충격이다.…
2008-12-01 09:00초등학교 자살예방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자살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아동을 파악하고, 이들이 자신의 갈등과 문제를 적절하게 관리하고 대처하는 법을 배우도록 돕는 일이다. 이 세상에 태어나 죽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죽음을 생각하는 그 순간에 누군가 자신의 손을 잡아 준다면 건강한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초등학교에서의 자살예방교육은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의 중요한 과제다. Ⅰ. 자살 위험군의 아동 구별하는 법 부모의 정서장애나 기타 정신질환·알코올 중독·가정폭력·아동학대·자살·이혼·사별·적절하지 못한 양육태도·무관심 등의 문제를 안고 있는 역기능 가정의 아동들과, 아동 자신의 정신장애, 친구관계의 문제, 학업성적과 관련한 문제, 경제적 어려움·신체 질환·집단 따돌림 등 생활 속에서 고통을 겪는 아동에게 주의 깊게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역기능 가정의 아동들을 자살 위험군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가정의 아동들보다 심리적·정서적·물리적으로 취약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아동기에 경험한 가족 내의 갈등과 생활 속에서 겪는 고통, 정신적 충격에 적절하게 대처할 능력이 없는 아동들이 그
2008-12-01 09:00
1 한국 논쟁사(論爭史)에 두고두고 뒷이야기를 남긴 것 중에 1963년도의 ‘사형제도 찬반’에 관한 논쟁이 있다. 당시 유력한 저널이었던 동아춘추(東亞春秋)를 통해서 찬성 반대 주장이 몇 번씩 오가면서, 지식인은 물론이고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킨 논쟁이었다. 5·16 군사혁명 직후 상당히 경직된 분위기에 대한 지성계의 암묵적 반발 정서가 일조를 한 탓일까. 논쟁은 상당한 활기를 띠었다. 이 논쟁 주제는 이후 논술시험의 과제로도 더러 출제되어 오늘의 우리에게는 상당히 진부한 것으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당시로서는 논쟁 주제 자체가 상당히 진보적인 것으로 인식되었던 것 같다. 흥미로운 것은 사형제도 찬성 주장을 편 사람이 천주교의 사제인 윤형중(尹亨重) 신부이고, 반대 주장을 편 사람이 현직 법관인 권순영(權純永) 판사였다는 점이다. 사회 일반의 통념으로 보면, 종교인인 신부는 사형제도의 존속을 반대할 것 같고, 법을 집행하는 법관은 사형제도의 필요성을 주장할 것 같은데, 이 논쟁에서는 우리들의 통념에 반하여 논쟁이 전개되었다는 점이다. 그만큼 두 분 논쟁 당사자들은 소신과 철학이 투철했다는 것을 엿보게도 한다. 논쟁은 윤 신부가 ‘처형대의 진실’이란 제목으로 흉악
2008-12-01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