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산성 안파루(남문). 강화동종. 강화역사관에 있으며 강화성문을 여닫는 시간을 안내해주었다.서울을 지키는 천연 요새 섬을 찾아가는 여정은 이제 강화도로 향합니다. 강화도는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 큰 섬으로 우리나라의 역사가 모두 축소되어 있다고 할 만큼 유적지가 많은 곳입니다. 단군이 하늘에 제사 지내기 위해 쌓았다는 참성단을 비롯하여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인돌군도 있고 팔만대장경판도 여기서 만들어졌습니다. 서울로 들어가는 길목이어서 다른 어느 곳보다 외침을 많이 받았으며 특히, 외세의 개방 압력에 제일 먼저 노출된 곳이었습니다. 유사시에는 도읍지인 개성과 한양을 대신하는 피난처로 활용되었고요. 서울을 지키기 위한 천연 요새였던 이곳에는 섬 구석구석 군사시설로 꽉 차 있었습니다. 강화도로 떠나는 여행은 이렇게 강화도에 있는 관방시설을 둘러보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외규장각, 되찾아야 할 기록 고려 고종 때입니다. 몽골의 침입에 맞서 항쟁하던 고려는 드디어 개성을 떠나 강화도로 천도를 단행합니다. 서기 1232년의 일입니다. 도읍을 옮겼으니 성을 쌓고 궁궐을 지어야 하겠죠? 그 흔적이 강화산성과 고려궁터에 남아 있습니다. 이렇게 강화도는 39년간 항몽의 근
2009-01-01 09:00
사람만이 웃는다 인간만이 웃는다. 자신이 기르는 애완동물이 지나치게 사랑스러운 나머지 웃는다는 착시를 일으킬 수는 있겠지만, 동물은 웃음을 표현할 만큼 다양하게 안면근육이 발달하지 않았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에 반해 인간의 안면근육은 80개에 달한다고 한다. 신은 어째서 인간의 얼굴에 그토록 많은 근육을 부여한 것일까? 장 자크 아노 감독의 영화 불을 찾아서는 언어를 사용하기 이전의 고대 원시사회의 모습을 실증적으로 그려내면서 웃음이 인간의 문명을 열어젖히는 하나의 계기임을 드러낸다. 웃음을 통해 인간은 비로소 동물과 다른 사랑이란 감정을 자각하게 되고 언어 이전의 인간적인 소통 수단을 발견하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고전 비극과 쌍을 이루는 희극도 존재했을 것이라는 착상을 바탕으로, 희극이 후세에 전해지지 않게 된 과정을 그려낸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 장미의 이름 역시 웃음이 감정을 표출하는 지극히 인간적인 방식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중세 수도원의 금욕주의적인 종교 철학은 인간의 웃음을 억압하여 자신의 권위를 세우려고 했던 것이다. 웃음이 문명의 마중물이었다는 점, 인간다움을 나타내는 징표의 하나라는 점은 웃음이 단순하고 즉각적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것 이상
2009-01-01 09:00학교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 이래, 그러니까 여덟 살 이래 나는 줄곧 학교에 다니고 있다. 초로에 이른 여태까지 학교에 다니고 있다. 신작로 옆 측백나무 울타리 초등학교로부터 소읍의 중학교와 고등학교, 그리고 도회의 대학교를 거쳐 다시 그 도회의 중학교에 이렇게 다니고 있는 것이다. 어릴 적, 야트막한 단층 교사(校舍)는 세상에서 가장 큰(?) 집이었다. 학교 운동장은 세상에서 가장 넓은(?) 마당이었고, 그 운동장 가장자리에 줄지어 선 플라타너스는 세상에서 가장 장대한(?) 나무였다. 어디 이뿐인가. 세상에서 가장 많은(?) 사람도 학교를 통해서 만났다. 한 분 한 분 어떤 인간형의 전형으로서 큰 바위 얼굴처럼 우뚝 서 계시던 여러 선생님을 만났고, 또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여러 벗을 만났다. 학교는 그야말로 새로운 세계였고, 그 세계를 딛고 또 다른 세계를 꿈꾸게 하는 거대한 창(窓)이었다. 그랬다. 학교는 온전히 하나의 세계였다. 세상 그 여느 풍경과 마찬가지로 사람살이의 애환이 간단없이 굽이쳐 흐르는 현장이었다. 저마다 자신의 삶을 위해 흘리는 땀과 눈물이, 탄식과 환호가 끊이지 않는 바로 그 삶의 현장이었다. 어른이 되어서는 어린 벗들에게 우리말과…
2009-01-01 09:00훌쩍 떠나기, 그리고 쥘 베른의 ‘경이의 여행’ 지구본을 손가락으로 돌려본다. 비스듬히 누워 있는 지구가 돌아가면서 둥글게 세상이 펼쳐진다. 익숙한 지명들 사이로 조금만 비켜가도 낯선 곳.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어느 누군들 그러지 않으랴. 아침 출근길에서 또는 답답한 교실에서 문득 먼 하늘 바라보면 어느새 마음은 어디론가 떠나고…. 어느 계절인가 훌쩍 떠난 길. 한적한 강원도의 산간 도로를 미끄러지듯 차로 달릴 때, 온몸에 파고드는 듯한 떨림에 놀란 적이 있었지. 문득 대학 시절 걸었던 긴긴 옛길들, 떠오르고, 하늘 가득 쏟아질 듯 은하수, 젖어 있고, 그 아래 터벅이던 발자국들, 가슴 쿵쾅거리고, 철썩거리던 파도 소리, 발끝을 간질이고, 백두대간의 산맥들에서 뿜어 나오는 나무들의 숨소리. 작은 새의 호흡처럼 이어지던 길. 끝 모르게 펼쳐지던 생각들. 누구나 일상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 그러나 누군가는 벗어나 마침내 돌아오고 또 누군가는 벗어나지 못한 채 사라진다. 쥘 베른(Jules Verne·1825~1905).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작품이 번역된 작가. 그는 인류의 가슴에 영원한 여행의 꿈을 심어 준 작가다. 일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사라
2009-01-01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