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한 지 두 번째 월요일을 맞는다. 개학하는 날 아침 직원조례 시간에 선생님들에게 하루아침에 적응하려고 한다고 해도 잘 되지 않으니 조급증을 내지 말고 자기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면 서서히 적응이 될 것이라고 말씀 드린 적이 있다. 하지만 아직도 선생님들과 학생들은 적응이 완전하지 않은 것 같다. 빠른 속도로 적응이 되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완전하지는 않다. 오늘 아침에도 일찍 등교한 학생들은 교실에 앉아 있는 것이 적응이 되지 않은 탓인지 밖에서 삼삼오오 계단에 앉아 이야기 하면서 시간을 헛되이 보내고 있다. 교실에서도 선생님의 지적을 받아 교실 뒤에서 벌을 서고 있는 학생들도 눈에 띈다. 선생님은 열심히 설명을 하고 계시는데 학생들 중에는 집중이 되지 않는 학생도 보인다. 쉽게 적응 되지 않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방학 동안에 9시나 10시쯤 늦게 일어나다가 갑자기 7시 이전으로 일찍 일어나려니 쉽게 되겠는가? 어떤 학생들은 방학 내내 잠만 자고 오는 학생들도 있을 것인데 딱딱한 의자에 앉아 공부하는 게 그리 쉽겠는가? 어떤 학생들은 방학 내내 컴퓨터에 앉아 오락만 했을 것인데 그것을 접고 책을 보면서 공부를 한다는 게 그리 쉽겠는가? 그러니 아마
2007-09-03 10:20학교에서는 매년 유행성눈병으로 인해 두 차례정도 홍역을 치른다. 봄철에 한바탕 난리가 나고나면 조금 잠잠했다가 여름방학을 마치고 개학이 되면 또 한번 홍역을 치른다. 매년 계속되는 연례행사가 된지 오래다. 교직생활하면서 눈병없이 그대로 지나간 해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때로는 교사들도 눈병에 시달리기도 한다. 학생으로 인해 전염이 되었는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여러가지 정황으로 볼때 학생들을 통해 감염되었을 개연성은 충분하다. 요즈음은 아침조회와 종례시간마다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것이 눈병이야기다. 다른반에 누가 눈병에 걸려서 오늘 중간에 병원으로 갔다는 이야기는 흔히 접하는 이야기가 되었다. '그러니까 우리반도 눈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항상 손을 잘 씻고 눈을 만지지 말아야 한다. 손을 씻는 것만으로도 절반이상은 예방이 가능하다. 꼭 손씻는 것 잊지말아라. 절대 눈을 만지지 말아야 한다.' 매일같이 하는 이야기다. 말은 이렇게 해놓았지만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학생들에게 눈병이 돌면 일단 격리를 해야 한다. 눈병이 법정전염병은 아니지만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에 해당학생들을 격리시키는 방법이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학생들 격리방법으
2007-09-03 08:45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녀를 기르면서 몇 번씩은 내 자녀가 특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일을 경험하게 된다. 그렇다면 과연 이런 내 자녀는 정말 특별한 것인가? 아니면 천재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혹시 타고난 천재성을 발견하지 못하여 그냥 팽개쳐 두고 있지는 않은 것인가?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된다. 그런데 이럴 때에 보이는 천재성은 실제로 사실이라고 한다. 사실 어린이들이 자기가 타고난 특별한 능력을 가끔가끔 발휘하게 된다. 이것이 천재성이란 것을 알아차리고 그런 능력을 더욱 발전시키도록 칭찬하고 키워주고 인정해주면 천재성을 발휘하게 되지만, 그런 모습을 아무도 눈 여겨 보아주지도 않고 인정을 받지도 못하였을 때는, 그것은 그대로 시들어 버리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천재성을 발견하고 키워주어야 하는 것일까? 사실은 별것이 아닌 것이라도 그 아이의 월령성장기의 월별 성장 단계에 훨씬 앞서는 행동이나 동작 또는 말, 행동을 할 때에 부모들이 그런 아이를 칭찬해주고, 자랑스럽게 인정을 해주는 것은 아이의 천재성을 길러주는 첫 단계가 된다고 한다. 그리하여 아이가 처음에는 우연이 했을 지라도, 칭찬을 해주면 그런 일을 스
2007-09-03 08:44오늘도 비가 내리고 있다. 오늘 오후부터 개인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푸른 하늘을 볼 수 있으니 기대가 된다. 가을 향기를 맡을 수 있으니 기대가 된다. 높은 하늘을 볼 수 있으니 기대가 된다. 깨끗하고 풍성하고 넉넉하고 아름다운 들녘을 바라볼 수 있으니 기대가 된다. 갑자기 우리학교가 자랑스러운 생각이 든다. 자랑할 것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9월 1일자 인사발령에도 우리학교 출신 두 분께서 승진과 영전을 하셨다. 한 분은 50대 중반이신데 본청 과장으로 승진하셨다. 또 한 분은 작년에 우리학교 동창회 회장을 맡으신 분이신데 우리 동네인 고등학교로 영전을 하셨다. 얼마나 자랑스러운가? 우리학교는 55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고 있다. 우리 주변에 많은 학교들이 새로 생겨났는데 우리학교만큼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학교들이 없다. 비록 건물이 낡았고 바닥은 삐거덕 소리가 나고 교실에 에어컨이 없고 환경 여건이 열악해도 선배님들의 숨결이 살아 움직이는 학교라 자랑스럽기 그지없다. 어디를 가도 농소중학교에 근무한다 하면 모르는 사람들이 없을 정도이다. 요즘에는 깨끗한 학교, 환경여건이 좋은 신설학교로 배정받기를 원하는 학부모님과 학생들이 있어도 그래도…
2007-09-02 18:27교사처럼 편한 직장이 어디 있냐? 여름에도 겨울에도 방학이 있어 얼마나 좋냐? 놀아도 월급 나오고 정말 좋겠다. 내가 교사라고 하면 열에 아홉은 이런 소리들을 한다. 달력의 검정숫자가 찍힌 날이면 꼬박꼬박 일터로 나가야하는, 휴가래야 고작 피서철 일주일 정도가 고작인 직장인들에게는 학생들과 함께 방학을 즐기는 교사의 여유가 부러우리라. 그와 반대로 교사들은 방학은 없지만 연봉이 빵빵한 타직종의 사람들을 부러워한다. 특히 남교사들은 간만에 동창들이라도 만나고 오면 열에 아홉은 기가 팍 죽어온다. 누구는 뭘 하는데 연봉이 얼마고 빌딩을 올렸고 어쩌고 저쩌고 한숨을 푹푹 내쉰다. 공부도 못하던 코찔찔이가 사업수완은 있어서 성공했다며 공부 잘한 자기꼬라지가 요거라며 한탄을 한다. 돈을 도외시하고는 살지 못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명분만 가지고는 살 수 없음에야. 어쨌든 남의 떡이 더 커보이고 남이 이룬 것이 쉬워 보이지만 세상에 만만한 일이 어디메 있을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던, 사람을 상대로 하는 사업이든, 이 세상에 쉬운 일 거저되는 일은 하나도 없다. 연봉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어쨌든 교사들에게 주어지는 여름과 겨울방학은 축복의 선물임은 틀림이 없다. 그래서
2007-09-02 18:25요즘 날씨는 종잡을 수 없다. 너무나 변덕스럽다. 일정치 않다. 건강한 날씨가 아니다. 장이 좋지 않아 변비가 계속 되다가 설사가 계속 되고 또 변비, 설사...이렇게 건강하지 못한 사람이 앓는 증세처럼 요즘 날씨도 그러함을 보게 된다. 가뭄, 더위가 계속 되다가 이제는 비, 서늘함이 계속되고 있지 않은가? 빨리 정상적인 회복을 기대해 본다. 오늘이 9월 초하루다. 9월 초하루를 맞이하면서 우리학교의 교훈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우리학교의 교훈은 ‘사랑, 정직, 성실’이다. 1학기 때 이웃 신설학교의 교장실에 가본 적이 있는데 그 학교도 우리와 교훈이 똑 같았다. 그 정도로 ‘사랑, 정직, 성실’이 사람됨의 덕목 중의 덕목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아침 출근을 하면서 라디오 뉴스를 들었다. 부산에서 어느 할머니께서 손자, 손녀를 데리고 산책을 나갔다가 나무 밑에서 말벌의 공격을 받아 돌아가셨다는 비보였다. 그런데 목격자에 의하면 그 할머니께서는 벌이 달려드니 치마로 어린 손자, 손녀를 감싸다 자기가 70-80번 벌에 쏘여 돌아가신 것이다. 이 뉴스를 듣고 할머니의 사랑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렇다. 손자, 손녀에 대한 사랑이 없었다면, 가족에
2007-09-01 09:07오늘은 어머니가 청주 효성병원에 입원한 지 44일째 되는 날이다. 어려운 수술을 잘 이겨내고 일반병실에서 재활의 꿈을 키우다 갑자기 폐렴 등의 합병증이 발생해 중환자실로 옮긴 지도 열흘이 넘는다. 하루에 두 번 30분씩 주어지는 면회시간에만 환자를 볼 수 있는 게 중환자실이다. 면회 시간이 가까워져 오면 하나 둘 사람들이 모여들어 썰렁했던 복도가 비좁고, 환자가 생사를 넘나드는 가족들의 표정에서 긴장감마저 감도는 게 중환자실 앞 풍경이다. 면회복도 한집에 두 벌씩만 배당돼 친척들이라도 여럿 오는 날은 순서를 정해 부지런히 교대를 해야 한다. 세월 가는 것도 모르고 누워있는 환자와 달리 밖의 가족들에게는 피 말리는 시간이다. 전화벨만 들려도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이 아닌가?'로 긴장한다. 평소와 다른 일이 생겨도 환자와 연관 지으며 그게 무슨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한다. 오죽하면 시계가 멈춘 것까지 신경을 쓴다. 결혼할 때 고향의 친구들이 사준 괘종시계가 어머님 방에 걸려있다. 26년이나 되어 낡고 볼품이 없건만 태엽만 감아주면 시간을 정확히 알려주며 제 역할을 다했는데, 어머님이 병원에 입원하고부터 말썽을 부린다. 아침에 일어나면 시계에서 '째깍째깍' 소리
2007-08-31 09:55오늘 아침 밝고 희망찬 뉴스를 듣고 마음에 기쁨이 가득 차게 된다. 우리를 시원하게 하는 뉴스는 다름 아닌 그 동안 억류되었던 인질의 '전원석방'이라는 소식이 바로 그것이다. 오랜만에 가족들의 밝고 기쁜 표정들을 보니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함께 기쁨을 누리게 된다. 이와 같이 아침마다 좋은 소식들만 가득 찼으면 좋을 것 같다. 변덕스러운 날씨! 언제 여름이었던가 싶을 정도로 날씨는 서늘함을 느끼게 된다. 예전 같으면 화창한 가을 하늘이 여름으로 힘들어했던 모든 분들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했을 것인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가을장마처럼 궂은 날씨가 이어진다. 비 갠 뒤에 맑은 하늘이 아니라 비 뒤에 다시 구름이 일어나고 또 비를 준비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꼭 나 자신과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이 들면 나타나는 온갖 좋지 않는 증세들. 목 디스크로 상태가 좋지 않아 나타나는 증상이 조금 나았다 싶으면 또 다시 나타나고 반복되는 현상들 앞에 역시 그런 것들을 조금도 느끼지 못하는 젊음이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피가 끓는 우리 청소년들을 보라! 그들은 얼마나 생기가 도나? 얼마나 생동감이 넘치나? 비가와도 조금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어제 학생들 중에는
2007-08-31 09:53우리학교의 학구내에는 수도사라는 비구니들의 도량이 있다. 그 사찰에서는 부모 없는 여자아이들을 맡아서 기르고 있다. 장성해서 대학에 다니는 아이들부터 젖먹이 아이까지 8명 정도의 아이들이 여스님들의 보살핌 속에서 살고 있다. 우리 2학년 교실에도 그 곳 수도사의 여자아이들 둘이 공부하고 있다. 여스님들이 어떻게 아이들한테 지극 정성을 다하시는지 아이들이 시설에서 다니는 티가 하나도 나지 않을 정도로 구김이 없고 예쁘고 착하고 공부도 잘 한다. 그 중 한 아이가 수빈이인데 수빈이는 같이 학교에 다니는 예은이보다 집 나이로는 한살이 더 많다고 한다. 어제 교실에서 한바탕 소란이 있었다. 지난 7월 초에 전학을 온 소영이의 책가방이 없어졌다. 우리반 아이들은 여자애들 4명, 남자 애들 11명 모두 15명인데 소영이를 빼고는 모두가 유치원부터 같이 다닌 아이들이다. 우리학교는 전학을 가는 경우는 있어도 전학을 오는 경우는 극히 드문 경우인데 소영이가 7월 새 친구가 된 것이었다. 소영이는 다른 친구들보다 가정환경이 좋다. 양친부모가 모두 계시는 관계로 공부도 곧 잘하고 무척 싹싹하여 전학온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급우들간에도 신망이 두터운 아이였다. 그런데 소영이가
2007-08-30 17:22가끔 단신뉴스에서만 들었던 서울의 전문계고인 동호정보공업고가 주민들의 아집성 민원에 밀려 폐교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이 가시화되는 듯하다. 사연을 보면 동호정보공고 옆에 있는 5천세대 가량의 아파트 입주민들이 무려 7년여 동안 학교를 이전하라고 선거 때마다 종용했다고 한다. 더군다나 성동구에 있는 이 학교를 마포구로 이전하려고 하자 마포구지역 주민들 역시 손사래 치며 반대해 결국 폐교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이다. 건교부 관련법에 의하면 공동주택 2천~3천세대에 초등학교는 1교씩, 근린주거구역 1구역(약 4천~5천세대임)에 중․고등학교 1교씩을 적정히 배치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동호정보공업고 인근의 5천세대 아파트 단지는 민간업자가 그러한 법방을 교묘히 빠져나가 초등학교를 설립하지 않으려고 학교용지를 내놓지 않았다. 이른바 '땅 쪼개 팔기'를 통해 1천7백세대씩 3개 구역으로 나눠 아파트 용지를 만들어 공동주택을 세운 것이다. 당시 학교용지확보특례법의 이러한 맹점을 악용한 것에 대해 관련 규정이 없는 관계로 학교용지를 확보하지 못한 것은 안타까움을 넘어 천박한 교육관을 넘어 건전한 상도덕도 없는 악덕업자를 탓하지 않을 수 없다. 학교
2007-08-30 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