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정부가 아직도 영어몰입교육 등 설익은 정책을 내놓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가 발표한 ‘초ㆍ중등학교 자율화 추진계획’이 여당인 한나라당으로부터도 질타를 받는 등 온 나라를 들끓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 등 15개 시민단체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들은 교과부가 자율화추진계획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전국민서명운동’도 벌여나갈 뜻을 밝혔다. 특히 전교조는 각 시ㆍ도교육청과 맺은 단체협약을 들어 교육감에 대한 고발(노동법위반)도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학교자율화 정책을 찬성하는 쪽도 있다. 예컨대 뉴라이트교사연합은 “우수한 교원들이 팔을 걷어 붙이면 공교육 정상화는 시간문제”라며 다소 엉뚱한 주장을 하고 있다. 대한사립중고등학교장회 역시 “단위학교 자율화가 현장에서 바람직한 모습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할 것”이라며 환영의사를 밝혔다. 널리 알려진 것이긴 하지만, 잠깐 그 내용을 살펴보면 초ㆍ중등학교 자율화 추진계획에 의거 교과부 지침 29가지가 폐지되었다. 논란이 가장 큰 것은 0교시와 심야보충수업, 학원의 학교 진출 등이다…
2008-06-26 10:48지난 4월 중순 군산벚꽃예술제 백일장을 시작으로 모두 9차례 학생들을 데리고 백일장에 다녀왔다. 6월에도 두어군데 더 나갔지만, 성적은 좋지 않다. 딱 4군데서만 학생들이 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문학평론가이며 50대 중반에 접어든 나로선 학생들 수상여부에 따라 묘한 기분이 들곤 한다. 특히 참가학생 누구도 장려상조차 받지 못했을 때 솟구치는 자괴감이 제법 심하다. 아무래도 ‘은퇴’할 때가 된 듯싶다. 그러나 백일장 지도교사에서 은퇴하더라도 몇 가지 아쉽게 느낀 점은 지적해야 될 것 같다. 말할 나위 없이 주최 대학이나 단체의 더 나은 백일장대회를 위해서다. 아니 많은 비용을 쓰며 좋은 일 하는 대학이나 단체들이 학생들로부터 욕 먹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먼저 짧은 시간에 학생작품을 정확하고 꼼꼼하게 제대로 보냐는 것이다.물론 심사관점의 차이야 있겠지만, 문학평론가인 내가 보기에 꽤 잘 쓴 학생 시도 번번히 장려상조차 받지 못했다. 전문계고 학생이라 ‘역시 나는 안돼’ 하는 열패의식에 빠져들까봐 나로선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다음은 약속지키지 않기다. 5월 18일 실시한 백일장의 경우 5월말 심사결과 발표를 약속했는데, 5월 31일 자정까지도 고등…
2008-06-26 10:304월 9일 제18대 국회의원 총선거의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검찰이 선거사범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아다시피 민주당은 수도권 총선의 최대 쟁점이었던 뉴타운 공약 문제와 관련, 오세훈 서울시장과 정몽준 당선자 등을 서울지검에 고발조치했다. 제18대 국회의원 총선거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당선자는 71명이다. 입건 유형을 살펴보면 거짓말 사범이 41명으로 가장 많다. 금품 14명, 기타 13명, 불법선전 사범 3명으로 뒤를 이었다. 지금까지 입건된 18대 총선사범은 당선자 71명, 낙선자 63명을 포함해 모두 1144명이다. (세계일보, 4월29일자 참조) 지난 17대 총선거에서는 당선자 46명이 선거법 위반혐의로 기소돼 11명이 의원직을 잃은 바 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당선자가 징역형이나 벌금 100만 원 이상을 선고받으면 의원직을 잃는다. 또 당선자의 배우자, 직계 존ㆍ비속, 선거사무장, 회계책임자 등이 벌금 300만 원 이상을 선고받아도 당선이 취소된다. 그러나 일반 유권자들이 알 수 있는 공직선거법은 거기까지다. 당선 및 당선자 관련 조항이라 대부분 유권자들은 몰라도 되는 ‘그들만의 공직선거법’ 이기도 하다.…
2008-06-26 10:25얼마 전 마침 개교기념일이어서 집에 있었다. 운동하고 샤워 후 머리를 말리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웬 전화인가 의아해하며 수화기를 드니 ‘그놈목소리’가 들렸다. 딸 이름(고1 년생이다.)을 대며 내가 데리고 있으니 많이도 필요 없고 일천만 원만 보내라는 것이었다. “유괴라니, 당신 애들 유괴범은 100% 잡힌다는 것 몰라서 하는 짓이야, 시방?” 나는 기세좋게 오히려 반격을 가하고 있었다. 사태의 심각성을 온몸으로 느낀 것은 딸아이인 듯한 “아빠, 살려주세요”라는 우는 음성이 수화기를 통해 들리면서부터였다. 나는 ‘그놈’이 하라는 대로 휴대폰으로도 전화를 받는 한편 계좌번호ㆍ비밀번호 등을 초등학교 학생처럼 불러주었다. 어제까지 조회했던 예금잔액 번호는 웬일인지 자꾸 틀렸다. ‘그놈’이 버럭 짜증을 냈다. 잔액이 40만 원도 안된다고 하니 ‘그놈’은 10분 줄테니 돈을 입금시키라며 인심쓰듯 말했다. 다시 내가 이백만 원은 30분사이에 해볼 수 있을 거 같다고 하자 ‘그놈’은 “아이 살리려거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지?” 하며 전화를 끊었다. 돈을 마련하기 위해 양말을 신는데 여의치 않았다. 외출복으로 갈아 입고 문을 열려는 순간 신고가 떠올랐다.…
2008-06-26 10:20교실에 들어서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축 쳐진 채 엎드려 있다. 몇몇 아이들은 아예 의자에 누워 잠을 청한 아이도 있다. 10분간의 그 짧은 시간을 아이들은 나름대로 즐기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엎드리고 누워 있는 아이들을 깨우다 보면 목소리 톤은 올라가고 그 목소리에 아이들은 눈을 비비며 인상을 찌푸리기도 한다. 잠자는 데 왜 귀찮게 깨웠냐는 표정이다. "어이 이쁜이! 이쁜 얼굴 인상 쓰면 미워지잖아. 웃어야지. 그렇지, 웃으니까 이쁘잖아." 교실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 수업이 시작된다. 발표시간이다. 오늘은 김현승의 '눈물'과 관련해 발표를 하는 시간. 발표할 내용 중에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슬펐던 경험을 시로 써서 발표하는 게 있다. 눈물이란 시가 '사랑하는 자식을 잃은 슬픔'을 노래한 시라 그런 질문을 던졌는데 생각지도 않게 교실을 눈물바다로 만들어버렸다. 울어버린 아이들 마음속엔 진한 그리움이 일렁 자신이 쓴 글을 읽다가 눈물을 흘릴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이다. 많은 아이들이 사소한? 아픔을 시로 써왔는데 몇 몇 아이들은 가슴 속에 그리움으로 묻어두었던 슬픔과 아픔을 써왔다. 한 아이의 시를 보자. 열아홉 / 꽃다울 때 / 그 꽃이 / 꽃
2008-06-24 17:02월요일 점심을 먹고 난 뒤, 오랜만에 교정을 거닐었다. 교정 여기저기에는 식사를 끝낸 아이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리고 몇 명의 아이들은 다음 주에 있을 기말고사를 앞두고 벤치에 앉아 책을 보고 있었다. 또한 어떤 아이들은 기말고사 공부를 잠시 중단하고 수다를 떨며 망중한을 즐기기도 하였다. 모든 아이들의 얼굴 위로 행복이 묻어나고 있었다. 아이들의 재재거리는 소리에 왠지 내 기분까지 좋아졌다. 아이들의 그런 광경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난 뒤 교무실로 발걸음을 옮기려는 순간, 한 여학생의 상스러운 소리가 내 귀를 자극하였다. 그 여학생은 주위 사람들의 시선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욕설로 대변하고 있었다. 요즘 아이들이 욕을 잘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는 있지만 그 욕설이 이렇게까지 심할 줄 몰랐다. 그 아이는 말끝마다 똑같은 토씨의 욕을 붙여가며 친구에게 계속해서 말을 건넸다. 그런데 옆에 함께 앉아 있던 어느 누구도 그 아이의 말에 짜증을 내지 않았다. 더욱 이상한 것은 욕을 하는 내내 그 아이는 연신 웃음을 머금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욕설이 너무 지나치다 싶어 그 아이가 있는 쪽으로 다가갔다. 그 아이는 선생님인…
2008-06-24 09:44"아저씨, 담배 좀 사다 주세요" 중학교 여학생이 지나가는 아저씨에게 한 말이다. 세상이 어쩌려고 그러나? 말세다.아저씨는 하도 어이가 없어 할 말을 잃고 만다. 얼마 전 교직 선배들과의 모임에서 모 고교 교장 선생님이 겪은 실화다. 그러니까 여학생이 말한 아저씨는 고교 교장인 것이다. 이 세상에는 일어나서는안 될 일이 대낮에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일탈의 한도를 한참 넘어섰다. 또, 이런 일도 있었다고 한다. 생활지도 차 나선 시내 거리에서 교복을 입은여학생이 "돈 천 원만 달라"고 한다."왜 그러냐?"고 물으니 "집에 갈 차비가 없다"고 답하더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일종의 구걸 행위다. 이럴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못본 체 그냥 지나가는 방법도 있고...천 원을 주는 방법도 있고...돈을 주면서 타이르는 방법도 있고.... 그 교장은 이렇게 했다고 한다. "나, 지금 돈이 없는데 은행에 가서 돈을 찾아 줄 터이니 따라 올래?" 그러니까 두 명의 여학생이 졸래졸래 따라 오더라는 것이다. 학생들의 소속 학교를 확인하고 은행에 들어가 해당학교에 전화를 걸어 학생들을 인계해 가도록 했다고 말한다. 학교 선생님이 하는 말, 가출한 여학생이라고 하더라나.
2008-06-24 09:04말에는 강한 치유력이 있다. 그 속엔 상처를 낫게하는 항생물질과 기쁨을 주는 엔돌핀이 있는 것인가?. 그런가하면 평화를 주는 세레토닌과 쾌감을 주는 도파민 및 안정감을 주는 바소프레신이 있다는 걸까? 아뭏든 말은 치유능력이 대단하다. 반면, 말이 상처가 되기도 한다.그래서 언어 폭력이란 단어도 통용된다. 최근 연구들에 의하면 성폭력 원인 중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가해자는 자존감이 아주 낮으며 약한 자를 향한 열등 극복 표현으로 성폭력을 저지른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자존감을 높히는 말은 어떤것일까?고 1학년 남학생들 대상으로 창의적 재량 시간에 성교육의 한 영역으로 자존감을 높히는 수업 중‘나의 자존감은?’이란 표현을 할 때 반응은 다양했다. 먼저 선생님으로부터 자존감을 높아질 때, "열심히 해야 겠네" "똑똑하네" "착하네" "잘하네" "참 잘하는 구나" "참 공부를 열심히 하는구나" "공부 잘하게 생겼다" "아파 보이는구나" "니가 제일 낫다"" 못하는 게 없구나""너는 할 수 있어" "넌 인물이 훤칠하구나" "공부를 열심히 하는구나"" 착하구나" 부모님으로부터 자존감이 높아질 때, "착하다" "요즘 부쩍 잘하는구나" "착하구나" "오늘 학교 쉬렴
2008-06-22 20:50이번 2기 청와대 출범을 하기 전에 많은 교육가족들은 교육과학문화수석의 교체를 요구해 왔지만 교육과학문화수석이 교체되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그러기에 이렇게 새 교육과학문화수석의 교체가 교육가족들을 놀랍게 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참 잘된 일이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교육의 방향을 틀어야 할 두 축 중의 한 분이기에 교육가족의 한 사람으로서 관심이 많지 않을 수 없었다. 교육의 방향을 교육전문가가 틀어야 하는데 하고 나름대로 바람과 기대를 해 왔기에 더욱 관심이 많았다. 정말 다행이다. 정말 잘 됐다. 정말 축하를 드리고 싶고 교육가족의 한 사람으로서 대환영을 하고 싶다. 교육정책의 방향을 누구보다 잘 꿰뚫고 계시는 교육학자가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으니 기쁘지 않을 수 없다. 평생을 교육을 아는 분이 자리를 차지했으니 안심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교육정책이 제대로 방향을 잡을 것 같아 마음이 놓이기도 한다. 교육을 경제 원리로 풀려고 하지 않고 교육을 정치로 풀려고 하지 않고 교육학자답게 교육을 교육으로 풀어가려고 할 것이니 믿어도 될 것 같다. 새 교육과학문화수석께서는 새 정부 출범 이후 교육에 관한 정책이 무엇이 잘 됐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너
2008-06-21 16:16
창의성은 냄새를 귀로 들어보는 것 우동하 경상북도영주교육청 장학사 “엄마, 우린 이 땅에 살고 있나요? 아니면 비디오 속에 살고 있는 건가요?” “저렇게 큰 목욕탕 문은 어떻게 내 작은 눈 속에 담길 수 있을까요?” 어린 시절의 학생들은 세상을 호기심 덩어리로 생각하고, 끝없이 순환되는 상상력을 펼치고자 한다. 이러한 창의적 발상은 어른들의 관례적인 태도와 반응에 쉽게 부딪히기도 한다. 어린이들의 창의력은 계속적인 탐구의 원천이 되며, 일상 생활과 학업에서 직면하는 여러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는 기본 능력이 된다는 점에서 부모들이 보다 일찍 관심을 갖고 배려해 줘야할 사고 특성이다. 어느 학급 학생들에게 전래 동화 “은혜를 모르는 호랑이”를 소재로 수업을 진행한 적이 있다. 일반적으로 학생들은 자신을 꺼내준 사람을 잡아먹으려 하는 호랑이를 배은망덕한 존재로, 호랑이를 구해준 선비는 자비롭게, 그리고 둘 사이의 재판을 맡은 토끼는 지혜로운 존재로 묘사하는 경향이 있으며, 대부분의 학생은 그러한 생각에 동의한다. 그렇지만 평소에도 창의적이던 J라는 학생의 반응은 매우 예외적이었다. “선생님, 호랑이는 사람의 변론만 들었잖아요? 처음부터 사람의 편에서 재판하려 했
2008-06-20 1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