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마다 신나는 여름방학이 시작된다. 시원한 바람이 그리워지고 산속 깊은 계곡이 그리워지고 무지개처럼 아름다운 색깔로 마음을 사로잡는 바다가 그리워진다. 올 여름은 유달리 바다가 그리워진다. 왜 그럴까? 바다가 보통 때도 많은 것을 깨우쳐 주고 가르쳐 주건만 이번만큼 많은 깨우쳐 주는 때는 없는 것 같다. 바다는 넓이로, 높이로, 깊이로 가르칠 뿐 아니라 색깔로 우리에게 가르침을 늦게나마 어렴풋이 깨닫게 된다. 왜 사람들이 바다를 찾는지를 조금이나마 알 것 같다. 바다는 예술가다, 미술작가임에 틀림없다. 온갖 색깔로 물감을 만들어가며 그림을 그린다. 무지개가 선보이는 무한한 색깔을 바다도 만들어낸다. 바다가 내는 색깔은 무한정이다. 어떤 때는 현미경으로 아주 가까이서 보아야만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색깔도 선보이고 어떤 때는 망원경으로 아주 멀리서 보아야만 보이는 색깔도 선보인다. 오늘과 같이 맑고 깨끗한 날은 푸른 색을 낸다. 기분이 좋으면 더 좋은 청옥 같은 아름다움을 선보인다. 그것도 모자란다 싶으면 흰 색까지 섞어가면서 조화를 이룬다. 하늘이 푸르면 바다도 푸르게 화답하고 하늘이 회색으로 바뀌면 바다도 회색으로 마음을 같이 한다. 나무가 짙은 녹음으로…
2008-07-24 09:527월 초였다. 방학을 하면 그간 바쁘다는 핑계로 찾아뵙지 못한 시골 외가를 방문하기로 가족들과 약속이 되어 있었다. 더군다나 방학 중에는 아이들의 학원수강 때문에 도무지 시간을 내지 못할 것 같아 일찌감치 다녀오는 것도 괜찮을 듯싶었다. 방학 날(19일). 출근을 하자마자 먼저 교실로 달려갔다. 그리고 아이들 각자에게 해야 할 일 몇 가지를 주지시키고 난 뒤 실장에게 대청소가 끝나는 대로 종례를 맡으러 교무실로 오라고 하였다. 방학인데도 보충수업과 대학상담 등으로 제대로 쉬지도 못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아이들의 얼굴은 밝아 보였다. 12시쯤. 아내로부터 전화가 걸러왔다. 아내는 출발 준비가 다 되었다며 퇴근 시간을 물었다. 아내의 전화를 받고 난 뒤, 마음이 더 조급해지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귀가 시간이 훨씬 지났음에도 실장으로부터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동료교사들은 방학 작별인사를 하며 하나둘씩 교무실을 빠져나갔다. 30분이 지나자 교무실은 거의 모든 선생님들이 퇴근하여 적막감마저 흘렸다. 그리고 교무실은 3학년 담임선생님 몇 명만이 아이들과 수시모집 상담을 위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사실 내가 아이들과 수시 상담을 미리 서두른 이유도 방학 날 퇴근을 빨
2008-07-23 08:47이 무더운 여름철 좁은 공간에서 하루를 보낸다는 것 자체가 고역이다. 하루 종일 자리에 앉아 전화를 받거나 장학사님들로부터학교 소식을 들을 때 좋은 소식보다 좋지 못한 소식이 들리면 답답하기도 한다. 그런데 오늘은 시원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오후 5시 반쯤이었다. 울산 강북교육청 관내 한 중학교의 교장선생님이었다. 방학을 했다는 것과 언제 출장을 가서 언제 돌아온다는 것과 60시간 직무연수를 받는다는 것과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이라는 것을 아주 상세하게 말씀해 주셨다. 저보다 연세도 많으신데도 전혀 보고할 이유도없는데도 학교의 구체적인 행사일정이나 출장 등의 내용을 상세하게 알려 주시니 고마울 따름이다. 우리는 방학을 했는데 서운할 것 같아서 위로도 할 겸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 줄 겸 전화를 주셨다니 감동 만점이 아닐 수 없다. 교장선생님과 같은 분을 또 어디서 만나볼 수 있으랴! 정말 보기 드문 좋은 교장선생님을 만나게 되어 행복을 느끼게 된다. 울산지방방송 중 어떤 프로그램을 소개해 주시면서 꼭 시청을 해 보라고 권하기도 하셨고 아침 5시 반에 하는 프로그램이라 시청을 하지 못하면 그 방송국에 들어가서 다시보기를 눌러 보라고도 하셨다. 그리고 오늘 방
2008-07-23 08:47지난 주 18일(금), 19일(토)에 열린 전문직 연찬회가 아직도 머릿속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 날에 있었던 평택대학교 상담대학원장이신 차명호 교수님의 특강은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아주 건강해 보이셨고 생김생김도 이목구비가 뚜렷할 정도로 잘 생긴 미남 교수였다. 그 날의 특강은 좋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무엇보다 강의를 듣는 모든 이로 하여금 강의에 집중하도록 끌어넣는 힘이 뛰어난 것 같았다. 한 사람도 잠을 자지 못하게 만들었다. 한 사람도 긴장을 풀지 못하게 만들었다. 한 사람도 딴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이끌어갔다. 생각대로 잘 이끌어지지 않으면 수시로 예화를 들어가면서 던지는 질문과 원하는 답을 이끌어내는 기술도 탁월하였다.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한 수업모델을 제시하는 것 같기도 하였고 교수-학습 기법에 대한 강의는 전혀 없었지만 교수님의 살아 움직이는 생명력 있는 강의 그 자체가 수업 기술의 본보기가 되고도 남음이 있었다.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막히지 않는 언변술이 가미되어 듣는 이로 하여금 완전히 녹아내리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재미를 주는 강의였다. 웃음을 주는 강의였다. 지루하지 않게 하는 강의였다. 두 시간의 연강이
2008-07-22 08:55서해상의 작은 섬이지만 그래도 관광지로 꽤 이름난 곳의작은 분교. 그 곳에서근무했을 때 일이다.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날 중의 한 날..그날은 유난히도 새벽비가 세차게 내리고 있었다. 새벽 5시인가? 그렇게이른 시각이 결코 아니었지만 전 날 시골 밭에 열무씨를 뿌리고 고향친구들과 막걸리를 했다. 숙명처럼 고향을 떠나지못하며 노모가 계시는 시골집을맴도는 생활 속에서의 일이었다. 시골 밭일을 마치고 수원으로 돌아와 푹 잔다곤 했는데 피곤은 여전했었다. 오늘 학교가 있는 섬으로 들어가는물길은 아침 7시 12분까지는 통행가능..조수표를 확인하고 도시락을 조수석에 저고리와 함께 놓고는 집을 나섰다. 집에서 학교까지는48km. 55분이면 충분히 갈 수 있는 시간이었다. 새벽 비를 가르며 달려서 학교까지는 12km 남았을 때로 기억된다. 보통때면 수 많은 차와 스쳐가며 차 번호로 라이트 껌벅이며 인사를 했던 장소인데도 왠일인지 통행하는 차가 별로 없었다. 비가와서 섬사람들이 육지로 나가는 일이없나보다라고 단순히 생각하며 막 섬으로 들어가는바닷길을 접어들 무렵 더 세차게 내리는 빗물과 바람.. 바닷길 군인들의 통제소 문도 활짝 열려 있었다. 그 때는 바닷길을 군이들이…
2008-07-21 16:50학년 초에 생활지도 담당선생님이 결손가정의 아이들을 선생님들과 결연을 맺어주었는데 명단만 받았던 터라 상담할 기회가 없었다. 핑계일 수 있지만 학교의 전반적인 일을 챙기다 보면 잊고 넘어가기 쉽다. 각종행사나 회의로 출장도 많았고 교내에 다섯 가지 공사가 진행되어 까마득하게 잊었는데 담임의 말에 의하면 요즈음 현우의 생활이 흐트러지고 무더위와 함께 힘들어하는 것 같다고 한다. 아차, 이러다가 1학기를 그냥 넘길 것 같아 시간을 내어 교장실로 보내달라고 하였다. 아이들도 시간이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꽉 짜인 일과에 방과 후 교실 그리고, 행사가 이어질 때는 나의 일정과 빗나가 조용히 만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6교시를 마치고 현우는 약간 겁먹은 표정으로 인사를 하면서 내방으로 들어선다. 우선 마음의 안정을 갖도록 웃으며 “현우 아주 튼튼하네!” 하며 의자에 앉으라고 하였다. 다소 안심은 하는 듯 했으나 그래도 좌불안석이다. “현우와 교장선생님과 결연이 맺어졌는데 한 번도 만나서 이야기를 못 나눠 미안 하구나 !” “현우 집은 어디야?” “리버타운 앞에 살아요.” “가족은 ?” “할머니하고 둘이 살아요.” 아빠는 서울에서 원룸을 얻어 돈벌이를 하는데 어떤…
2008-07-21 08:33지난 18일 오후부터 1박 2일 동안 울산교육 희망의 상징이기도 한 울산교육수련원에서 교육전문직 연찬회가 열렸다. 지금까지 울산교육수련원에서 연수를 한다고 하면 편안함보다 부담감이 앞섰다. 왜냐하면 몇 년 전만 해도 도로가 정비되지 않아 위험한 산길을 굽이굽이 돌아와야만 울산교육수련원에 도착할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한 번 오려면 진땀을 빼지 않을 수가 없다. 특히 밤 운전은 더하였다. 그만큼 위험한 길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룰루랄라’ 노래를 부르며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구경하면서 편안하게 올 수가 있다. 구불구불한 길이 바른 길로 바뀌었고 낮고 높은 길이 평탄하게 다듬어졌으며 막혔던 산은 환하게 터널이 뚫려 시원스럽게 달릴 수가 있도록 있으니 기쁨을 더해 준다. 진땀 빼며 힘들게 오가던 길이 부담 없이 시원하게 자연 구경하면서 달릴 수 있으니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모른다. 울산교육수련원은 폐교된 초등학교를 교과부에서 지원한 지원금으로 새롭게 단장된 곳이다. 바닷가에 있는 일반 콘도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좋은 시설이다. 선생님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것을 배워가고 휴식을 취할 수있도록 만든 곳이니 울산에서 근무하는 선생님들
2008-07-21 08:32여름방학을 앞둔 교무실은 지난 17일부터 원서접수가 시작된 고3 아이들의 수시모집 상담과 원서작성으로 시끌벅적하기까지 하다. 수시모집 1차 전형이 올해로 마지막인 만큼 예년에 비해 이 전형을 노리는 아이들도 많을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다. 그래서 일까? 아직까지 접수 마감이 되지 않은데도 경쟁률이 장난이 아니다. 심지어 모(某)대학 어떤 학과는 몇 백대 일이라는 초유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어 긴장감마저 감돈다. 무엇보다 연일 치솟는 경쟁률에 속이 타들어 가는 당사자는 수시 모집에 지원한 학생들이다. 따라서 수시모집에 지원한 아이들은 자신이 지원한 대학의 경쟁률을 이야기하며 안타까워하기도 하고 서로서로 위안해 주기도 한다. 일찌감치 서울의 모(某) 대학 리더십 전형에 지원을 한 남학생의 경우, 매시간 교무실에 내려와 경쟁률을 확인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 그때마다 경쟁률에 너무 신경 쓰지 말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라고 주문을 하면 그 아이는 공부가 제대로 안된다며 자신의 불안한 심기를 털어놓기도 하였다. 확인결과, 경쟁률이 몇 십 대 일이라는 사실에 놀라운 표정을 지어보이며 걱정을 하는 눈치였다. 양 어깨가 축 처져 교무실을 빠져나가는 그 아이의 모습에 마음이…
2008-07-18 10:16오늘은 우리학교 두분의 선생님이 정년퇴임을 하는 날이다. 그동안 연마한 축하송을연주하실 선생님들은 흰블라우스 검정치마를 흰외셔츠에 검정바지를 입고 출근을 하셧다. 아직 가사를 못외운분을 위해 악보도 준비 한다하니 더욱 걱정될 건 없다 글자 크기도 배려하여야 할텐데..노래가 중요한게 아니라 참여가 중요하다고 음악선생님은 강조했었다. 두분의 그 빈가슴을 이것말고 채워드릴께 뭐없을까? 두분은 특히 10년전 다른 학교에서 모셨던 분이라 . 많은 추억도 있었고그분들의 발자취도 감사한 마음도 남다르다. 그러던 중 음악 연주 중에 있을 송별사 원고를 연주회 기획선생님이 나를향해 부탁하는 것이다. 안그래도 고민 중인데 바로 그러겠다고 내가 하겠다고 답하였다.'기대한다'고 는 눈빛들이 부딪혀 온다. 그러나 이를 때 대처방안은 진솔함을 나타내는것 외에는 없다. 자리에 돌아놔 단숨에드리고 싶은 말을 원고에실었다. 그러나 허전하다 언어는 마음을 다 담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늘저녁나절 영남의 알프스인 배내골에 준비된 퇴임 연찬회에서울려 퍼질 '그리움'이다. -그리움- 여기! 오직 교직을 위해 정열을 불태우다 명예로움을 맞이한 두 분에게 축하를 드립니다. 마치 정상에 올라 구름
2008-07-17 13:48이번 여름은 어느 여름보다 뜨겁게 달아오른다. 이런 경우를 이열치열(以熱治熱)이라고 하였던가. 달아오르는 뜨거움이란 목욕탕의 뜨거운 온도의 물속에 몸을 담글 때 표현은 쉬원 함인 것과도 같은 여름으로 기억 될 것이다. 점심시간이면 방송안내에 따라 선생님들이 음악실에 모인다. ‘입을 크게 열어 울림소리를 내어야 합니다’ 음악선생님의 ‘내 마음의 강물‘이란 곡을 선생님들께 연습시키는 열정어린 모습이다. 우리학교 동료교사 중 두 분이 정년퇴임을 하시는데 두 분을 위한 축하 송을 준비하는 것으로 정이란 공통의 이름으로 진행되는 연습장의 열기는 대단하다. 간주에서 네분의 남선생님으로 구성 된 핸드벨 연주는 학예발표를 준비하는 청소년들같이 진지하기만 하다. 내마음은 강물, 섬마을 선생, 스승의 은혜가 섞여 편곡 된 이 연주곡은 연주회를 위한 작품을 연상케 한다. 한 학기를 마무리하는 주라서 점심시간은 평소 부서끼리 아니면 동문 또는헤어져 아쉬운 동료끼리 삼삼오오 약속들이 잡히는데도 모두 반납하고 떠나시는 선생님을 향하는 애정이요 우정인 것이다. 두 분의 선생님이 남다른 희생과 봉사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된 것사실과 솔선하는 음악선생님의 열정이 사람들의 발걸음을 음악실 그
2008-07-17 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