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은 천둥 번개가 많이 쳤다. 비도 많이 왔고 바람도 많이 불었다. 무서울 정도였다. 밤잠을 설치게 할 정도였다. 이른 아침에 보니 태풍이 지나갔을 때와 비슷했다. 태풍 뒤의 하늘처럼 하늘은 너무 맑고 깨끗했다. 태풍 뒤의 공기처럼 너무 맑고 깨끗하다. 어느 때보다 멀리 보인다. 높게 보인다. 아름답게 보인다. 평소에는 안개로 시야가 좁지만 오늘은 한없이 넓다. 공중에는 한 마리의 하얀 새가 평화를 알린다. 어제 `간판 총잡이' 진종오 선수가 50m 권총에서 대망의 금메달을 명중시켰다. 가장 값진 메달을 선사했다. 4년 전 아테네올림픽 때도 은메달, 이번 올림픽에서도 은메달이라 본인은 말할 것도 없고 딸린 식구들과 온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하지만 결국은 해냈다. 진 선수가 금메달을 따게 된 원동력은 뭐니뭐니 해도 진 선수의 ‘집중력’이다. 진 선수는 "4년 전 실수를 반복했다는 말을 들을까봐 더 집중했다"고 했다고 한다. 베이징에 오고도 표가 없어 경기장에 들어오지 못한 아내와도 9일 10m 공기권총 은메달을 딴 뒤 5분밖에 만나지 않았다고 하니 진 선수의 집중력은 뛰어나다 아니할 수가 없을 것이다. 중국까지 온 아내는 금메달을 못 따 안타까워하는
2008-08-13 09:17여름방학은 교실밖 세상으로 떠나는 기회와 더불어 또다른 설렘이 기다리고 있다. 영재교육이나 창의성 교육과 관련된 전국의 교사와 학생들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강의와 캠프, 창의력올림피아드에 동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여름은 폭염의 심술만큼 많은 기대가 무너지고 말았다. 우선 필자가 지도한 팀이 대한민국창의력올림피아드 예선에서 보기좋게 떨어졌다. 예선탈락이 아쉬운 것 보다 예측했던 대로 창의성 교육의 흐름이 좋지 않은 까닭이다. 워낙 준비한 실력들이 만만치않아 예선부터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치열한 승부였다. 다만 오랜 기간 밤새워 준비한 어린 학생들의 눈물이 안타깝고 응원해준 학부모님께 죄송할 따름이다.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고 창의력올림피아드 사상 처음으로 초등 1,2년생 4명에 3~5학년을 1명씩 고루 구성하여 부족해져가는 선후배의 끈끈한 정을 느끼게 해보려 했던 나의 과욕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여기엔 두 가지의 고집스런 이유가 있었다. 지난 5월 미국에서 만난 세계창의력올림피아드 조지아주 대표들은 모두 1학년 7살들이었다. 그래서 이제 우리나라 저학년들도 팀을 꾸려나갈 충분한 잠재능력이 있다고 믿었지만 ‘아직 엄마 품을 벗어나지 못했다
2008-08-12 08:30베이징 올림픽을 보면서 여러 생각에 잠기게 된다. 올림픽에 태극마크를 단다는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다. 수백 명, 수천 명의 경쟁선수를 물리치고 태권마크를 달았으니 그것만 해도 엄청난 자랑이 아닐 수 없다. 그것만 해도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에 족하다. 그런데 비록 금빛 아니더라도 은빛 찬란한 메달을 목에 걸면 그것만 해도 얼마나 자랑스러운가? 비록 금빛, 은빛도 아니고 동빛을 목에 걸어도 그 빛은 엄청날 것이다. 땀의 결실, 노력의 결실, 열심의 결실이기에 조금도 마음 아파할 필요가 없고 아쉬워할 필요가 없다. 왕기춘 선수가 유도 73㎏급 결승서 13초 만에 허무한 한판패를 당하고서 얼마나 아쉬웠던지 순간 입을 다물지 못하고 회한의 눈물을 보이며 안타까워하는 것을 보면서 함께 가슴 아파하지 않을 수 없었다. 건강한 상태에서 실력으로 졌다면 덜 아쉬웠겠지만 8강전에서 왼쪽 옆구리 쪽에 부상을 당해, 이후 경기에선 허리에 압박붕대를 감고 출전할 정도로 정상이 아닌 상태에서 시합을 했으니 어이없이 한판패로 끝나고 말았으니 가슴을 쓸어내리는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왕 선수에게 8강전에서 어둠이 찾아오지 않았더라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다.
2008-08-12 08:29무덥덥한 여름 우리를 시원케 하는 소식이 있어 좋다. 더위를 식혀주는 베이징올림픽의 승전보. 연일 기대가 되고 기다려진다. 계속해서 금,은,동이 무더기로 쏟아져 여름 더위를 식혀주면 좋겠다. 땀을 흘린 것 이상으로 좋은 결실을 기대해 본다. 처음으로 금메달 소식이 들려왔다. 정말 시원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기쁨의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답답한 마음을 시원스럽게 해주는 소식이었다. 유도의 최민호 선수가 베이징올림픽 유도 남자 60㎏급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최 선수는 한판승으로 온 국민을 시원하게 해 주었다. 그리고 눈물로 온 국민을 감동시켰다. 경기마다 한판승으로 승리하여 완벽한 승리를 거두었다. 작은 거인이었다. 찜통더위를 한방에 날려버린 시원한 승리였다. 연이어 10대 청소년 박태환 선수가 금물결을 가르는 통쾌한 소식이 전파를 타고 우리의 안방까지 들어왔다.박 선수는 온 국민을 놀라게 했다. 이웃 일본을 놀라게 했다. 중국을 놀라게 했다. 세계를 놀라게 했다. 온 세계인들이 부러워했다. 아시아 선수로는 72년 만에 딴 올림픽 수영 자유형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두 선수의 공통점이 하나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남다른 상처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최…
2008-08-11 09:072008 베이징 올림픽이 화려하게 시작되었다. 올림픽 시작 2일이 지난 오늘 금메달을 2개씩이나 따고 있어 무척 자랑스럽다. 그것도 순도 100%짜리 금메달이다. 5경기 연속 한판승으로 유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최민호선수, 유도의 진수를 보여주면서 대한 남아의 기상을 만방에 떨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마린보이 국민 남동생 박태환선수는 일찍이 아시아권에서 그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수영 4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대한남아의 당당함을 보여주었다. ‘스포츠는 단지 스포츠일뿐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스스로 부족함을 시인하는 것이다. 이렇게 모든 국민들에게 환희와 기쁨을 주면서 일체감을 주는 것이 엘리트스포츠의 필요성이리라. 중국인들이 귀하게 여기는 숫자인 8이 겹쳐지는 시간인 2008년 8월 8일 현지시간 8시에 베이징 올림픽의 개막식이 있었다. 역시 장이머이였다는 평이 그 다음날 각종 조간신문의 일면을 장식하고 있었다. 장이머이가 3시간 30분에 걸친 개막식이라는 대서사시를 통하여 세계인들에 들려주고자 했던 것이 바로 중국인들의 염원이었으리라 생각된다. 아편전쟁이후 서구열강들에게 160여년의 굴욕의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하는 중국인들이 2008올림픽을 통하여
2008-08-10 17:19금요일(8월 8일) 아침, 출근하자 한 아이가 교무실 복도를 서성거리고 있었다. 아직 수업 시간이 많이 남았는데도 일찍 등교를 한 것을 보니 무슨 사정이 있는 듯했다. 그런데 그 아이는 다름 아닌 우리 반의 ○○이였다. “아침 일찍부터 네가 웬일이니?” 그 아이는 대답 대신 음료수 하나를 내게 내밀며 말을 했다. “선생님, 오늘이잖아요.” “아니 뭐가 말이니?” “1단계 발표…?” 순간 내 시선은 책상 위에 놓인 달력을 주시했다. 달력 위에는 우리 반 아이들이 지원한 대학의 이름이 날짜별로 기록되어 있었다. 그리고 8일 날짜에 ‘○○대학 1단계 발표’라고 적힌 적색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그래, 그러고 보니 오늘이구나. 좋은 꿈 꿨니?” “아니오. 잠을 한숨도 못 잤어요.” 그 아이는 잠을 제대로 못 잔 듯 눈이 많이 부어 있었다. 그리고 걱정이 되어 날이 밝자마자 학교로 왔다는 것이었다. 서울 모(某) 대학 ○○○학과에 지원한 그 아이는 고등학교 입학을 하면서부터 이 대학에 가기로 했다고 하였다. 그리고 이 대학에 대한 모든 정보(모집요강, 입시결과 등)를 찾아 스크랩해 두었다고 하였다. 그래서일까? 녀석은 이 대학에 대해 담임인 나보다 더 많이 알고 있
2008-08-10 10:40철들 나이가 한참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왕성한 호기심을 누르지 못하는 나는, 내 흥미를 끌만한 소스가 발견되면 물만난 고기처럼 그것에 빠져서 산다. 몇 년전이던가? 별자리에 따른 성격이 유행이었을때는 동료들을 졸졸졸 따라다니며 태어난 달이 양력으로 몇월이냐고 묻고 다녔다. 그래서 어느 별자리랑은 결혼을 하면 좋고 어느 별자리랑은 친구를 하면 좋다고 '썰'을 풀고 다녔다. 또 혈액형별 사랑방식이 유행이었을 때는 어느 자리에서건 화제를 혈액형으로 돌렸고 그 속설이 진리라도 되는양 떠벌리곤 했다. 그래서 이 땅의 27%를 차지한다는 B형은 괜한 바람둥이가 되어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그 당시에 탄생한 영화가 ‘B형 남자친구’였을 정도니까. 그리고 현재, 나의 지인이 심심할 때 보라며 보내준 메일 하나가 호기심의 대상이 되어 난 또 그것에 빠져서 산다. 그것은 바로 지난해 국내외 인터넷에 유포되어 화제를 모았다는 ‘회전댄스이미지’이다. 이 이미지를 보고 시계방향으로 회전하는 것으로 보이면 우뇌형이고, 시계 반대 방향이라면 좌뇌형이란다. 좌뇌형 인간은 논리적이고 이성적이며 언어와 수학․과학에 능한 반면, 우뇌형 인간은 감성과 직관이 발달해있고 사
2008-08-10 10:40말복도 지났다. 삼복더위가 끝났으니 폭염도 끝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날씨가 많이 시원해졌는데 거기에다가 소나기까지 내려주니 더없이 시원하고 좋다. 깨끗하고 아름답다. 울산이 좋다, 가장 살기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다시금 든다. 막바지 여름이 아쉬운 듯 매미소리는더욱 목소리를높인다. 울산은 가장 잘 사는 도시다. 가장 젊은 도시다. 거기에다 머지않아 가장 이름난 교육도시가 될 것 같다. 그런 믿음 속에 오늘도 울산교육가족의 한 사람이 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지금 이웃 중국에서는 올림픽이 열리고 있다. 우리 국민의 스포츠 중의 하나인 축구 시합이 개막 전에 있었다. 이 날은 박주영 선수의 날이었다. 아니 박성화 감독님의 날이었다. 왜냐하면 박 선수는 올림픽 대표 22개월 만에 골 맛을 받기 때문일 것이고 박 감독은 골 맛을 볼 수 있도록 끝까지 인내하며 믿어주었기 때문이다. 그 중요한 카메룬과의 시합에서 박주영 선수의 절묘한 프리킥 슛은 온 국민을 기쁘게 한 슛이었다.골문을 흔드는 황금 같은 슛이었다. 아무도 발을 쓰지 못했고 몸으로 막지 못했다. 그러기에 온 국민이 환호했다. 온 국민의 더위를 씻어줬다. 온 국민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줬다. 가뭄의 단비
2008-08-09 16:09오늘이 말복이다. 전국이 말복더위에 많이 시달릴 것 같다. 그런데 오늘 울산지역은 어제에 이어 날씨가 시원하다. 지난밤에도 마찬가지였다. 창문을 열고 자면 목이 아플 정도고 새벽에는 약간의 추위를 느낄 정도였으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전 국민이 함께 더위에서 벗어나 시원함을 누렸으면 더 좋겠는데... 어제는 울산 강북교육청 관내 한 중학교에서 일본 구마모토현의 중앙중학교와 토모치중학교 학생들과 문화교류의 시간을 갖는다고 해서 참석을 하였다. 강단에서 바라볼 때 왼편에는 일본 두 학교 90명의 남녀학생이 교복을 입고 행사장인 강당에 앉아 있었고 오른쪽에는 관내 한 중학교 남녀학생들이 교복을 입고 앉아 있었다. 그들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은 차가울 수밖에 없었다. 그네들의 하는 짓이 하도 얄밉기 때문이다. 우기기도 하고 생떼를 부리는 그들이 야속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일본 두 학교 90명의 학생들이 너무 촌스러워 보였다. 촌티가 났다. 얼굴도 시꺼멓게 거슬러 있었다. 볼품이 없었다. 학생들도 그렇고 인솔교사도 그러하였다. 반면 우리 학생들은 교복도 더 세련되어 보였다. 얼굴도 더 화사해 보였다. 표정도 더 밝아보였다. 그들을 맞이하는 우리 학생들이 더…
2008-08-08 19:07오늘은 의미가 있는 날이다. 오늘이 입추(立秋)다. 가을을 알리는 날이다. 가을이 들어서는 날이다. 가을을 세우는 날이다. 가을을 계획하는 날이다. 여름이 채 가기도 전에 가을을 세우는 지혜를 배우게 된다. 말복(末伏)을 하루 앞두고 계획을 세우다니! 마지막 더위가 지나가지 전에 가을을 준비하다니! 어제 오후부터 조금씩 달랐다. 초가을 정취를 느낄 만큼 파란 하늘은 하얀 구름과 함께 아름다운 평화를 그리고, 공기는 맑고 깨끗하게 다가와 마음을 상쾌하고 유쾌하게 하며, 산도, 들도 푸르고 또 푸르러 푸름의 절정을 이루고 있으며, 신선한 바람이 우리의 피부에 촉촉하게 와 닿아 초가을을 예감케 하였다. 어제 오후 시간을 붙들어 놓고 싶을 정도의 아름다운 날씨였다.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을 오래도록 담아놓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러더니 지난 밤은 열어놓았던 창문까지 닫게 할 정도였다. 오늘은 아침부터 가을 냄새가 물씬 풍긴다. 덥다는 생각이 하나도 들지 않는다. 시원하다는 생각이 오히려 든다. 이 시간쯤이면 매미가 여름을 힘껏 노래하는데 오늘은 가을이 들어서는 데 방해가 되지 않으려고 아예 숨을 죽이고 있다. 이렇게 자연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가을을 준비하고 가을을
2008-08-07 14: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