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육계에서는 안타까운 일들이 계속하여 이어졌다. 교사에 대한 보호자들의 ‘악성민원’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이를 감당하지 못한 교사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상황이 다수 발생한 것이다. 사실 이런 보호자들의 ‘악성민원’ 문제에 대한 지적은 교육현장에서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비극적인 일들이 크게 보도된 지금에야 개선책들이 논의되는 점이 너무도 아쉽다. 학교와 교사에 대한 ‘악성민원’은 주로 어디서 시작될까?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발표한 ‘2022년 교권보호 및 교직상담 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보호자의 민원 중 51.87%가 학생지도에서 비롯되었고, 이중 절반 이상이 교원에 대한 보호자의 아동학대 신고와 관련되었다고 한다. 즉 교사의 학생에 대한 생활지도에 대하여 보호자가 과도한 제지라며 아동학대를 주장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아동복지법」에 따르면 ‘아동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아동복지법」 제3조 제7호)으로 규정하는데, 교사가 학생을 지도하는 행동이 학생에 대한 정서적 학대라거나 가혹행위에 해당한다며 악성민원과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
2023-11-07 10:30들어가며 코로나19 이후 교사와 교수들이 힘들어하는 것 중 하나는 학생들의 무반응이다. 수업을 나름 재미있게 진행한다고 해도 그냥 무표정으로 쳐다볼 뿐 반응을 잘 하지 않는다고 한다. 저자의 주장에 대한 입장을 물어도, 질문이 있느냐고 물어도 그냥 앉아 있으면 가르치는 사람의 열정이 뚝 떨어지게 된다. 질문이 있느냐고 물을 때 질문이 없으면 없다고 답을 하고, 질문이 있는 사람은 조용히 있으라고 했더니 몇 명이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조용히 있는 학생들을 지명해서 읽어온 내용에 대한 질문을 하라고 했더니 준비한 질문을 제법 잘했다. 왜 학생들이 더욱더 방관자처럼 변했을까? 어려운 이론을 이해시키는 수업에서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하면서 함께 수업을 만들어 가도록 유도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는 학생들에게 ‘양계장 닭’ 이야기와 ‘판소리의 추임새’ 이야기를 하며 연습시켰다. ‘양계장 닭’ 효과 “요새 닭들은 범판이(반푼이)가 되어 아무 데나 알을 낳고, 알을 낳아도 장닭이 울지도 않는구나”라며 어머니가 혀를 끌끌 차셨다. 내 어린 시절 고향 집의 닭은 자기가 낳은 알을 부화시켜 병아리를 데리고 다녔다. 병아리들은 어미 닭
2023-11-07 10:30최근 교총이 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교권침해 인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 교사의 99%는 교사를 ‘감정노동자’로 인식했다. 스트레스를 주는 대상으로는 학부모를 단연 1위(66.1%)로 꼽았고, 교직생활 중 가장 힘들고 스트레스 받는 것으로는 학생 생활지도(46.5%), 민원 응대(32.3%),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두려움(14.6%)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분석해 보면 교사도 이제는 관련 법률을 개정하여 감정노동자 직군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알다시피 감정노동은 미국의 사회학자 앨리 러셀 혹실드(Arlie Russell Hochschild)가 자신의 저서 감정노동에서 처음 언급한 개념으로서, 직업상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정해진 감정표현을 연기하는 일을 말한다. 이러한 직군에는 전화상담원·백화점 직원과 마트 계산원·은행원·요양보호사·경찰·보육교사 등 다양한 직업군이 포함돼 있다. 지난 2021년부터는 주로 고객을 응대하는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고객 등 제삼자의 폭언·폭행 등에 노출될 수 있는 근로자까지 보호될 수 있도록 개정되었지만, 보육교사·유치원교사·특수교사를…
2023-11-07 10:30나에게 상담을 하시는 분들은 길 잃은 아이로 비유한다면 대부분의 경우, 지도를 갖고 있는데 그걸 보려고 하지 않거나 혹은 자신이 서 있는 위치를 알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히가시노 게이고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나미야 씨가 운영하던 잡화점에 세 명의 도둑이 숨어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도둑이 숨어든 밤, 잡화점에는 상담편지가 도착하고, 도둑은 그들의 상담편지에 답장을 써준다. 상담편지는 나미야 씨가 죽기 전 잡화점을 운영할 때, 동네 아이가 보낸 상담편지에 답을 해주면서 시작되었다. 나미야 잡화점의 이야기는 과거와 미래를 오간다. 상담편지가 오고, 나미야 잡화점에 머무는 과거의 나미야 씨와 현재의 도둑이 내담자에게 적절한 조언의 답장을 보내면 내담자의 행동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대부분 내담자는 나미야 씨와 도둑의 조언을 듣지만, 자기 판단에 따라 움직인다. 그러고는 상담해 준 사람에게 결정에 도움을 주어 감사하다거나, 원망하는 답장을 보낸다. 내담자는 상담자에게 편지를 쓰면서 인생이 어떤 지도로 이루어져 있는지, 어디에 서 있는지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긴 시간 답장을 보내며 나미야 씨가 체득한 지혜를 마지막 상담편지에…
2023-11-07 10:304차 산업혁명, 너 지금 어디쯤이야? 나? 이미 교실 도착했어! 우리의 삶을 완전히 바꿀 정도의 변화나 발견이 일어났다고 가정할 때, 그 변화가 모든 사람의 삶 속에 숨 쉬듯 익숙하게 자리 잡았다고 할 수 있는 순간은 언제일까? 나에게 그 순간은 청소년 학생들이 일상 대화로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너무나 당연하고 편안하게 그것을 이용하는 시점이다. 상이한 관심사를 탐색하고 자신이 흥미를 가진 분야에 몰입하기 시작하는 시기의 학생들이다. 서로 다르게 반짝이기 시작한 학생들의 삶 속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주제가 있다면, 그것은 이미 거부할 수 없게 우리 모두의 곁에 자리하고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가 우리의 삶 속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 최근의 일은 아니다. 빅데이터에 기반을 둔 알고리즘, 가정이나 회사에서 적재적소에 활용되는 IoT 등도 그 초기 형태가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현재와 그리 가깝지 않은 시점이다. 하지만 실제 학교현장에서의 체감 시점은 사뭇 달랐다. 5년 전, 지나가는 학생에게 ‘증강현실이 무엇인지 알고 있나요?’, ‘메타버스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나요?’, ‘인공지능을 이용한 수업을 경험해 본 적이 있나요?’라고 질문
2023-11-07 10:30최근 ‘현장체험학습을 위한 어린이 이동은 「도로교통법」상 어린이 통학 등에 해당된다’는 법제처의 해석에 따라 현장체험학습·소규모테마형교육여행 등 비정기적인 운행 차량도 어린이 통학버스 신고 대상에 포함되었다. 이에 절대적으로 부족한 어린이 통학버스를 구할 수 없는 학교현장에서는 2학기 현장체험학습을 취소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현장체험학습·수학여행에 대한 다양한 생각 코로나19 이전 학교현장에서는 현장체험학습을 꾸준히 실시하였다. 그러나 코로나19 기간 현장체험학습은 거의 실시하지 못하였고, 최근에 들어서서 다시 활발하게 진행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 어린이 통학버스 사태를 계기로 현장체험학습 버스 문제에 대한 논의뿐 아니라 더 나아가 현장체험학습 필요성 및 문제점에 대한 재검토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현장체험학습은 학습이 교실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자각하게 만듦으로써 학생들의 학습 경험을 더욱 풍부하게 해주고, 더불어 친구들과의 공통 경험 및 추억을 형성하게 함으로써 교실공동체를 돈독하게 해주는 중요한 교육활동 중 하나이다”라고 현장체험학습의 필요성을 이야기하였다. 2학기 현장체험학습이 취소되자 학부모들은 “이번…
2023-10-10 10:30들어가며 사회가 급속하게 변화하는 가운데 교육의 방향성에 대한 많은 논의가 제기되었다. 담론 수준의 미래교육이 이제 눈앞에 실재적 차원으로 넘어왔으며, 현재의 직업이 더 이상 미래 직업이 될 수 없는 상황에서 이제 교육은 새로운 국면에 직면해 있다. 기존의 지식보다는 사건과 사물을 다양하고 새로운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는 통찰력이 중요하며, 학생들에게 보다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을 줄 수 있는 요구가 많아지고, 지역과 연계한 다양하고 새로운 형태의 교육들이 실천되고 있다. 학교와 지역사회의 지속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학교와 지역사회의 동반 교육력을 높이기 위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혁신교육지구·교육복지사업·학교시설복합화·마을교육공동체 등의 이름으로 다양한 정책과 사업이 추진되어 왔다. 교육청과 지자체 사이의 교육을 위한 협력체제는 강해졌고, 예산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와 지역사회 구성원의 교육협력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여전히 지역의 인적·물적자원을 이용한 여러 활동을 교육과정 내에서 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 이에 다양한 지역연계 교육협력의 필요성과 방향, 활성화 방안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지역연계 교육협력의 필요성 공교육 내실화를 위한 학교 교육개
2023-10-10 10:30침통한 가을학기입니다. 폭우와 무더위가 번갈아 가며 힘들게 했던 여름이 이제 지났는가 싶었더니 내 눈에 눈물이 폭포 같고, 내 마음속 열불은 땡볕보다 더 뜨겁습니다. 날씨는 그나마 견뎌냈는데 내 안의 물불은 잘 다스려지지 않습니다. 제단 앞에 살포시 내려놓은 하얀 카네이션이 마치 제 것인 양 손에서 쉬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냥 한 교사의 소중한 삶이 지나가나 싶었는데, 두 분 세 분 줄 잇다 보니 어느덧 내 삶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40년 전에 제가 교육자의 길에 나섰을 때, 그땐 파란 하늘에 뭉게구름이 떠 있었습니다. 존경받고 따름 받는 스승으로 어여쁜 제자를 만난다는 설렘에 제 마음이 구름처럼 뭉클했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먹구름이 잔뜩이고, 제 마음은 여전히 떨립니다. 설레서가 아니라 분해서 겁나서 요동치고 떨립니다. 이제야 정신이 번쩍 듭니다. 우연은 아닐 것이다. 뭔가 잘못돼도 크게 잘못된 것이야. 이렇게 된 데는 다 원인이 있어. 이것 때문이고 저것 때문이야. 적을 하나 발견했더니 여기저기 의심되는 적이 눈에 더 뜨이기 시작합니다. 옆 동료와 눈빛 교환으로 의심이 어느새 확신으로 바뀝니다. 문제에 집중하다 보니 터널 비전이 되고 절망을…
2023-10-10 10:30교문을 찾기 위해 학교 담을 따라 걷는데 조금 특별한 벽화가 눈에 띄었다. 학교 이름과 일러스트가 어우러지는 타일 벽화와 학교 건물 벽면에 자리 잡은 학교명 조명간판이 깔끔한 인상을 준다. 학생들의 등굣길을 더 안전하고 밝게 하기 위해 특별히 신경 써서 건물 외벽을 재정비했다고 한다. 조명 간판과 커다란 LED 시계는 학교 건물 정면에 자리하고 있다. 낮에는 인근 주민과 학생들에게 시간을 알려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밤에는 학교 건물과 주변을 밝혀 안전지대 역할을 한다. 이는 개봉초가 언제나 학생을 위해 깨어있다는 느낌을 준다. 개교 50년이 넘은 오래된 학교가 이렇게 친근하고 밝은 느낌을 준다는 것은 내·외적으로 얼마나 세심하게 가꾸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듯했다. 양궁과 육상은 개봉초의 특별한 자랑거리 교문을 들어서니 양궁장이 보였다. 양궁과 육상은 개봉초의 특별한 자랑거리이다. 양궁부는 1979년에 창단되었고, 전국과 서울시 규모의 대회에서 다수 입상하였다. 양궁 국가대표팀의 감독을 포함하여 실업팀에서 뛰고 있는 선수 중에는 개봉초 출신이 여럿 있다. 더운 날씨에도 선수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훈련할 수 있도록 개선된 양궁장 안에는 한쪽에 나란히 정리…
2023-10-10 10:30좋은 아침 (김준호 지음, 김윤희 그림, 교육과실천 펴냄, 40쪽, 1만4,000원) 교사를 위한 그림책이다. 하루를 잘 꾸려가기 위해 등교하는 아이들을 맞이하는 교사들. 하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이 무너진다. 수업 내내 자거나 딴짓하는 아이, 욕설하는 아이…. 하지만 이런 아이들은 때론 큰 기쁨의 원천이다. 교사는 작은 감사나 사과만으로도 기뻐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모른다. 선생님, 오늘은 안녕하신가요? (신영환·기나현 지음, 메이드인 펴냄, 264쪽, 1만6,800원) 교사가 행복해야 학생도 행복하다.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해 마냥 희생만 하는 게 과연 현명한 일일까? 학교에서는 학생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면서, 자기 삶도 행복하게 가꾸는 지혜가 필요하다. 빠르게 변화하는 학교환경에 적응하며 안정적으로 일하는 데 필요한 노하우를 공유한다. 오늘 내 마음은 빨강 (이주영 지음, EBS BOOKS 펴냄, 240쪽, 1만7,000원) 정서지능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은 아이들은 상황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혼란을 겪는다. 아이의 마음을 정확히 읽고, 바로잡아 주고 싶지만, 아직 언어표현이 서투른 아이와 대화로 푸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저자는 마음과 맞
2023-10-10 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