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질병관리본부는 세계 손 씻기의 날을 계기로 일상생활에서 손 씻기를 얼마나 잘 실천하는지를 관찰했다. 총 1039명을 관찰한 결과, 32.5%(338명)가 전혀 손을 씻지 않았으며, 물로만 씻은 경우는 43%(447명)이었고, 올바른 방법으로 손을 씻은 사람은 단 2.0%(21명)로 나타났다. 물로만 씻은 경우에는 상당수의 세균이 남아있었지만,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었을 땐 세균이 거의 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철저한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는 코로나19 감염병을 예방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교사의 반복된 지도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는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를 바르게 실천하지 않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보여주는 예방교육 효과적 평소에는 보이지 않다가 자외선 LED를 비추었을 때 그 모습이 드러나는 특수 도료가 있다. 이 특수 도료는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비누로 깨끗하게 씻으면 흔적이 남지 않으며, 인체에는 전혀 해가 없다. 특수 도료를 로션과 파우더 형태로 구입해 손에 바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어두운 곳에서 자외선 LED를 비추면 손에 묻은 이물질을 확인할 수 있다. 깨끗이 씻은 손을 관찰하면 아무것도 발견
2021-03-11 16:05오래전 근무하던 학교에서 학부모 총회가 있었던 날. 교장 선생님의 한 마디에 강당이 조용해졌어요. “학부모님들, 손가락 있으시지요? 손가락 있으시다고 핸드폰 버튼 막 눌러서 담임 선생님에게 함부로 전화하지 마세요.” 민원이 잦은 학교여서 스트레스를 받던 선생님들은 교장 선생님의 한마디는 말 그대로 사이다였어요. 학부모님들은 ‘뭐지?’ 하는 표정으로 교장 선생님을 바라보셨지요. 교장 선생님은 말씀을 이어나가셨어요. ‘선생님들은 아이들 가르치느라 바쁘다. 아이들 가르치랴, 싸움하는 거 말리랴, 거기에 학교 업무까지 정신없이 하루를 보낸다. 그런데, 조금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선생님에게 신경질을 내면서 전화까지 하면 그 스트레스는 다 어디로 갈지 생각해 보시면 좋겠다. 교장 선생님 자신도 선생님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면 아이들에게로 스트레스가 갈까 봐 교장실 밖에는 안 나가려고 노력한다. 교장 선생님 얼굴 보는 것도 스트레스를 받을 테니까. 학교장도 선생님들을 조심스럽게 대하니까 학부모님들도 학기 초에는 선생님들을 믿어 주시면 좋겠다.’ 신기하게도 그날 이후로 민원이 쑥 줄어들더군요. 그리고 아이들 가르치는 것도 왠지 신이 나는 느낌이었어요. 교사들에게는 심
2021-03-11 15:48만 36년 동안 서라벌고에서 근무하고 정년 퇴임해 성실하게 장기근속했다는 의미로 정부로부터 ‘녹조근정훈장’을 받는 영광을 안았다. 훈장으로 ‘훈장국’을 끓여 먹을 수는 없지만, 봄날 햇살처럼 눈부시게 기분이 좋다. 수십 년 동안 학교생활을 보람차고 즐겁게 하고 학교 정문을 나서는데, 제2의 인생에 대한 기대가 차오른다. 교사라는 이름표 외에 ‘시인’ ‘수필가’라는 또 다른 멋진 이름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제2의 인생을 대비해야 할까. 행복한 교육자로 사는 비결 첫째, 긴 안목으로 미래 교육에 대비하라. 산업혁명 이후에 지식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제3차 산업 시대에는 IT를 기반으로 지식을 공유하는 것이 미덕이었다. 이제는 교육도 산업처럼 초지능과 초연결을 기반으로 하는 제4차 산업혁명 시스템으로 바뀌었다. 21세기를 대표하는 아이콘은 ‘아름다움, 랩톱, 랩음악’이다. 이 세 요소는 경쟁을 유발하기보다 창의력과 관련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과거 암기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의 정체성을 안정시켜주고, 장래 인류를 위로할 예술과 문화를 싹틔울 교육이 필요하다. 교육자들은 창의력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꿈도 이루고 사회에 이바
2021-03-04 16:02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맞은 지 어언 1년. 여전히 코로나19의 위협 속에서 2021년 학년도가 시작됐다. 다행히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돼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희망도 품어본다. 코로나가 끝나더라도 우리의 삶에는 코로나의 흔적이 남을 것이다. 온라인수업도 임시방편이 아닌, 또 하나의 수업 형태로 학교에 자리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온라인수업을 통해 쌓은 경험과 배운 점들을 코로나 이후에도 적용한다면 학교는 한 단계 더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End’ 아닌 ‘And’ 온라인수업은 시공을 초월한다. 교실이라는 물리적인 공간의 한계를 넘어 지구 건너편에 있는 선생님을 모셔와 수업을 들을 수도 있고 같은 학교, 다른 교실을 우리 수업으로 불러올 수도 있다. 온라인수업의 유연성은 교실에서만 수업이 가능했던 공간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 교실 바깥에서 펼쳐지는 실제 삶을 교실로 쉽게 불러들일 수 있어서 더 유연하게, 더 풍부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온라인수업에서 활용했던 프로그램을 실제 교실 수업에서 활용했을 때의 장점은 학생 개개인의 학습 속도에 맞춰서 과제를 수행하는 ‘개별화 학습’이 가능하다는 점이
2021-03-04 16:00작년에 집 근처 마트에 갔는데 한 청년이 저에게 아는 체를 했습니다. 처음엔 전혀 못 알아보겠던데 자세히 보니 17년 전에 가르쳤던 제자였습니다. 제자라고는 하나 이제 같이 늙어가는 처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제자를 가르칠 무렵인 2004년경에 있었던 일입니다. 한 학생이 조회 시간이 끝나고 1교시가 시작하는데도 학교에 오지 않아 제가 집으로 전화를 걸면, 그 애 어머니는 이렇게 말하곤 했습니다. “이상하다. 집에선 아까 나갔어요!!” 아이를 기다리고 있으면 2교시가 시작하기 직전에 오곤 했지요. 왜 늦었냐고 물어보면 그 애는 배가 아파서 병원에 들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기를 서너 차례 반복하다가 드디어 사고가 터졌습니다. “어머님, ○○가 3교시가 끝났는데도 안 와요”라고 걱정스레 여쭤봤습니다. 그러자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 “여보쇼. 나도 하루하루 벌어먹기 바빠. 내가 학교 갔다고 나간 자식새끼가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알아? 왜 아침마다 재수 없이 전화해대는 거야? 사람 성질나게!” 저는 어머님이 자녀의 문제를 함께 고민해 주길 기대하고 전화한 건데, 그 어머니는 아침마다 걸려오는 전화가 싫으셨던가 봐요. 씁쓸한 마음으로 한 시간가량 읍내 P
2021-02-26 10:27교육부는 저출산 및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교육과정 운영상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양질의 교육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2009년부터 ‘적정 규모 학교 육성’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구변화에 대한 대응으로 소규모학교 통폐합이 최선의 대응인지에 대한 논의도 진행되고 있다. 우리 학교도 통폐합 대상이다. 2019년 분교와의 통폐합을 시작으로 인근 학교와의 통폐합까지, 최종 세 학교가 통합돼 올해 3월 신설 보개초 개교를 앞두고 있다. 통폐합 대상 학교들의 노력 적정 규모 학교 육성의 목표는 교육과정 운영과 교육환경의 질 개선에 있다. 통폐합을 이끄는 학교는 교육공동체의 안정적인 통합과 정착을 목표로 움직인다. 그 시작은 공동의 학교 비전과 교육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각 학교 구성원 간의 소통과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대토론회와 같은 활동은 구성원들의 의견을 모으고 학교 통폐합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한다. 다음은 공유된 학교 비전과 교육목표를 바탕으로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이다. 공동교육과정 운영은 학교 구성원들 간의 경쟁심을 낮추고 공동체성을 회복하게 한다. 이는 안정적인 통합과 정착의 기틀을 마련해준다. 학생 중심 공간
2021-02-25 15:27신학기가 시작됐다. 신학기를 맞이할 때마다 아이들도, 부모님들도 설렘과 함께 두려움도 느낀다.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새 반 친구들은 어떨지, 담임선생님은 어떤 분일지…. 궁금증과 걱정이 공존한다. 친한 친구와 반이 달라져서 우울해하는 아이도 있고 소심해서 신학기마다 친구 사귀기를 힘들어하는 아이도 있다. 설렘과 걱정이 공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과 부모님들은 어떤 마음일까? 아이들은 유치원이나 어린이집과는 상당히 다른 느낌이 드는 학교라는 곳에 다녀야 하니 낯선 학교가 두렵기도 할 것이다. ‘우리 아이는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짧고 산만해서 잠시도 가만히 있기 힘든데 어쩌나?’, ‘낯을 많이 가리고 예민한데 어쩌나?’ 하고 근심할 것이다. 우선 학교에서 아이가 적응하도록 돕는 일이 시급하다. 또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는 학업에 대해서도 고민한다. ‘요즘 초등 신입생 아이들 대부분이 한글을 모두 뗀 상태로 온다는데, 우리 아이는 받침 있는 글자는 아직 서툰데 어쩌나?’, ‘초등학교 3학년부터는 영어 수업도 한다는데, 영어를 따로 가르쳐야 하나?’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느라 바쁘다.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는 공부에 대한 걱정이…
2021-02-25 15:25지금쯤이면 많은 학교가 업무분장과 학년을 발표하고 새 학기를 준비할 시기에요. 발표전까지 보안을 유지하려는 교감, 교장 선생님과 어떻게든 알아내 보려는 선생님들의 물밑 추격전.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 끝에 업무분장표를 공개하면 싱숭생숭한 마음은 온데간데없어지고 새 학기 준비를 위해서 정성을 쏟게 돼요. 새 학기는 어떻게 지내게 될까요? ‘그래도 내년이면 괜찮아지겠지’ 하는 2020년의 막연했던 기대와는 달리 올해도 어쩔 수 없이 작년처럼 흘러갈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확진자 수는 작년 초반보다 눈에 띄게 늘어났고,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아요. 상황이 나아질 거라는 기대는 했지만, 극적인 반전은 없다는 것이 현실이지요. 올해 수업도 작년처럼 온라인 수업과 대면 수업이 퐁당퐁당 이어지는 상황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의 고민은 온라인 수업으로 좁혀져요. 온라인 수업을 시작했던 작년 초반에는 모두가 우왕좌왕이었어요. 생전 처음 해보는 것이었으니까요. 힘들게 준비하고 수업을 해도 학생이나 학부모로서는 불만족스러운 것도 사실이었지요. 처음에는 그런 불만족이 코로나19로 인한 답답한 마음 때문인 줄만 알았어요. 그런데, 학교 근무가 끝나고 종일 온라인 수업을
2021-02-25 15:23최근 겨울 스포츠의 총아로 주목받고 있는 프로배구계에 학교폭력(학폭) 광풍이 불고 있다. 남녀 스타 선수들의 과거 중학교 시절 학교폭력 문제가 불거져 그 파문이 일파만파 일고 있다. 쌍둥이 자매 이재영·다영 선수는 중학교 시절 동료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은 사실이 당시 피해자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폭로를 통해 드러났다. 사태에 따라서는 더 많은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엘리트 체육의 고질병 작년 트라이애슬론 최숙현 선수가 체육계 폭력을 고발하고 세상을 떠나면서 우리 사회에 경각심을 줬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엘리트 체육은 고질병을 앓고 있다. 두 선수는 여러 방송에 출연할 정도로 팬덤이 많고 한국 여자배구의 3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이끈 주역이어서 충격이 크다. 우선 대한배구협회는 국가대표 자격을 무기한 박탈하기로 했다. 국가대표 선발에서도 제외됐다. 하지만 여론은 징계 수위가 약하다고 들끓고 있다. 출장 정지 등 일회성, 보여주기식 솜방망이 처벌로 국민을 기만하고, 사태가 가라앉으면 복귀시킬 것이라는 추측이다. 이런 미온책으로는 운동부 학폭의 악습을 끊을 수 없다는 것이다.‘쌍둥이 자매 선수를 영구제명해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 청원에
2021-02-18 15:21교육에서 ‘원 케어링 어덜트(one caring adult)’란 ‘단 한 명의 어른’으로 믿음의 눈으로 아이들을 봐줄 사람, 관심을 가지고 다가와 줄 사람, 그래서 아이들이 간절히 찾고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한 중학교에 전과 있는 조폭 두목 학생이 전학 왔다. 여름에는 반바지에 러닝셔츠 차림으로 소주병을 들고 등교했다. 게다가 교문 앞에서 후배들에게 “90도로 절하지 않으면 등교 못 해!”라고 명령하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학생들은 선생님에게 불평불만을 터뜨렸고 교사들은 회의를 열어 그 학생을 퇴학 조치하기로 했다. ‘선행할’ 표창장의 힘 교장 선생님은 회의 결과를 보고받았지만, 말썽을 부리면서도 날마다 학교에 오는 그 학생을 도저히 포기할 수 없었다. 그를 교장실로 불러 타이르자 그 학생은 탁자를 발로 차면서 소리쳤다. “당신이 뭔데 나한테 이래라저래라하는 거야!”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학교 행사가 있을 때면 그에게 책임을 맡겨 진행하게 했다. 개교기념일엔 ‘이 학생은 앞으로 선행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 상을 주어 표창함’이라고 쓴 선행할 표창장을 만들고 근사하게 액자에 넣어 줬다. 표창장을 본 부모님은 “세상에 우리 아들이 상을 다 받아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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