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째 교사다. 지난 달 말 성과급 지급이 완료된 가운데 ‘교원 성과급 차등분배 무의미’라는 신문기사를 보니 다시 화가 끓어 오른다. 필자가 학교에서 하는 일은 국어, 문학 수업 외에도 학교신문 제작 및 글쓰기 지도 등이다. 어쩔 수 없어 그냥 하는 것이 아니다. 맡아 한다는 후배 국어교사가 없어서이다.그렇더라도좋아서 스스로 자청, 열심히 하고 있는 일이다. 학생지도의 공적을 인정받아 지난해 교육감 표창을 받기도 했다. 특히 전문계고에서 필자가 하는 일은 의미가 남다르다. 기본적으로 열패감에 빠져 있는 학생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팍팍 심어주고 있어서다. 일례로 지난해지도한 한 학생은 우정사업본부주최 보은의 달 편지쓰기대회에서 1등을 차지, 지식경제부 장관상을 받은 바 있다. 그런데교원성과급 평가에서 C등급을 받았다. 담임을 맡지 않고, 부장 보직도 없으니 딴은 그럴만하다. 게다가 평가항목에서 경력을 제외했으니 C등급은 ‘따놓은 당상’이나 다름없다. 하긴 해마다 C등급이니 감회가 새로울 것도 없다. 참으로 이상한 일은 강제 연수를 받아도 모자랄 C등급 교사에게 방과후 학교 수업까지 맡겨진 점이다. 누가 봐도 모순이 분명하다. 그런데도 그걸 받
2010-05-12 16:183대 잔소리가 있다. 부모님이 자녀들에게 하는 잔소리, 아내가 남편에게 하는 잔소리,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하는 잔소리다. 이 잔소리는 아무런 덕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해만 된다. 듣는 것마다 스트레스가 된다. 잔소리하는 이들의 잔소리가 아무 쓸모없는 말이 아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모두가 맞는 말이다. 그래도 듣는 이는 아예 좋은 말씀으로 받아들이지도 않는다. 그러니 행동의 변화도 없다. 학부모님이 자녀에게 하는 잔소리 중 가장 많이 하는 것이 바로 ‘공부해라’다. 학생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잔소리가 뭐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공부해라, 공부 열심히 해라’고 답한다.귀가 닳도록 잔소리를 들어온 자녀들인데 잔소리를 듣고 부모님이 기대하는 것만큼 공부하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 공부를 아무리 열심히 하라고 해도 공부하지 않는다. 부모님이 실천하지 않는 공부를 자녀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자녀를 힘들게 할 뿐이다. 자녀들의 공감을 얻지 못한다. 부모님께서 자녀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기를 바라면 공부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상책이 아닌가 싶다. 공부는 스스로 하고 싶어야 한다. 부모님의 잔소리보다 부모님의 모범을 배워 공부하게 된다. 자녀들은 부모님의 모범을 보고 배운
2010-05-11 09:18필자는 지금 통일부 산하 통일교육원에서 전국에서 모인 교감, 교장 83명과 함께 교육을 받고 있다. 천안함 침몰 사건도 있고 하여 남북 관계,통일 문제, 통일 교육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어 교육을 신청했다. 10일 교육 첫날에는9일 대통령 직속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 의장으로 내정된 이상우 국방선진화추진위원장 특강, 독일 통일 20년의 교훈과 시사점(성균관대 염돈재 교수) 강의도 들었다. 모두 귀담아 들을 내용이다. 그런데 한 가지 특이한 사실, 우리가 북한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사실이다. 북한의 실상에 대하여 정확히 모르고 우리 나름대로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정책을 세우고 집행한다는 사실이다. 북한에 대한 쌀 지원 문제만도 그렇다. 우리는 같은 민족끼리 인도적 차원에서, 굶주리는 동포가 안타까워 그들을 도와주려 한다. 순수한 인간애의 발로다. 이것을 탓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이렇게 지원된 '대한민국 쌀'을 북한에서 고마워 할까? 군량미로 전환이 되고 일반주민에게도 돌아간다는 보도를 본 적이 있다. 일반 주민에게 배급되는 쌀포대에 '대한민국'이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찍힌 화면도 본 적이 있다. 우리 상식으로는 이 쌀을 받고 북한 주민들이 고마워 할 것으로 생각할
2010-05-11 09:11지난 주말에 한 권의 책을 틈틈이 읽었다. 그 책 중에 감동이 되는 ‘황제 펭귄’에 대한 내용이 나왔다. 마침 어버이날이라 그런지 이 구절이 더욱 내 가슴에 깊이 박혔다. 그리고 부모님의 은혜가 생각났다. 피아노 앞에 앉았다. 몇 번이고 같은 곡을 치면서 노래를 불렀다. ‘높고 높은 하늘이라 말들 하지만 나는 나는 높은게 또 하나있지 낳으시고 기르시는 어머님 은혜 푸른하늘 그보다도 높은 것 같애’ ‘황제 펭귄’의 내용은 이렇다. 화면 가득 남극에 사는 황제 펭귄 무리의 모습이 나타났다. 황제 펭귄들은 1년에 하나의 알을 낳아 키운다. 암컷이 알을 낳으면 수컷이 알을 넘겨받는데 이때 알이 남극의 얼음에 닿으면 금세 얼어붙기 때문에 수컷은 알을 발 위로 조심스럽게 받아서 자신의 배 가죽으로 덮어 알을 부화시킨다. 알에서 새끼가 나온 후에도 아빠 펭귄들은 새끼를 자신의 발 위에서 한시도 내려놓지 않고 품어 키운다. 매서운 눈보라가 몰아치는 날이면 펭귄들은 한데 모여서 추위를 이겨낸다. 아빠 펭귄이 알에서 깨어난 새끼를 돌보는 사이, 알을 낳고 탈진한 엄마 펭귄은 속히 바다로 나가 먹이를 먹어야 한다. 그리고 먹이를 뱃속에 가득 채운 다음 아빠 펭귄과 새끼가 기다리
2010-05-10 16:06요즘 우리들은 밥상머리 교육이란 말을 종종 듣는다. 밥상머리 교육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잃어버린 밥상머리 교육이 회복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밥상머리 교육을 강조하는 분들이 많다. '밥상머리'란 가족이 식사를 같이 하기 위해 모이는 장소를 의미하는 것 아닌가? 어떤 분은 '밥상머리 교육' 이란 식탁을 가운데 두고 자녀들이 부모님의 대화를 듣고 참여하므로 인지능력과 도덕적 능력이 교육된다는 말이라고 정의하기도 한다. 지금도 자식을 교육하기 가장 좋은 자리가 밥상머리가 아닌가 싶다. 다 큰 자식을 평소 어디에 앉혀놓고 교육을 시킬 수 있나? 어느 곳도 없다. 밥상머리 말고는 없다. 밥상머리 아니면 자식과 대화할 시간도 없다. 부모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도 않는다. 밥상머리에서 평소에 하고 싶은 사람됨에 관한 말을 하면 된다. 인간다운 인간됨 교육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 된다. 그 때면 자식들은 할 수 없이 듣게 된다. 귀를 막을 수도 없고 음식을 먹다가 도망갈 수도 없다. 밥상머리에서 자녀에게 무슨 교육이 필요할까? 무엇보다 도덕교육이다. 예절교육이다. 윤리교육이다. 인격적 성장에 대한 교육이다. 평소에 관심이 적었던 교육이 돼야 한다. 필자가 어릴 때만 해도 6남매
2010-05-09 20:27"더도 말고 덜도 말고 어버이날만 같아라." 이렇게 말하면 어버이날 자식들로부터 융숭한 대접을 받은 사람으로 오해 받겠다. 그러나 실상은 그게 아니다. 어버이날, 고등학생인 자식으로부터 카네이션꽃은 커녕 고맙다는 말 한마디 못 들었다. 왜? 부모로서 자식교육을 제대로 못 시켰기 때문이다. 오후 삼호아트센터로 향한다. W.M.F와 함께하는 가정의 달 기념 오페라 모짜르트의 마술피리를 관람하기 위해서다. 우리 학교 학생을 비롯해 교직원, 학부모 등 150여명이 관람을 하는데 교장인 필자도 당연히 동참해야 한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가족 단위 관람객이 많다. 오늘은 부모의 손을 잡고 온 어린이와 함께 가슴에 카네이션꽃을 단 어르신도 많이 보인다. 보통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오페라다. 노래의 가사가 자막으로 나오니 줄거리가 대강은 잡힌다. 밤의 여왕의 아리아, 파파게노와 파파게나의 이중창은 '아, 이게 바로 귀에 익은 그 노래구나!'를 알게 해 준다. 2007년부터 이런 고급 문화 예술을 전석초대로 수원시민에게 선사하여 주는 삼호아트센터에 감사를 드린다. 연출자가 중간에 나와 관람객이 오페라에 동참하도록 한다. '영광의 자라스트로 만세!'를 남녀로 나누어 부르
2010-05-09 20:23지난 2월 23일 서울시교육청이 내놓은 ‘창의성 계발을 위한 평가 개선 기본 계획’은 기존의 평가 방법을 바꿔서 학교 수업 방법을 변화시키고, 창의적인 인재를 길러내자는 뜻에서 나온 안이다. 서술형 평가 확대, 특색 있는 수행평가 활성화, 창의성 관련 학생부 기재 내실화 등의 세부 추진계획들 가운데 학생들이 가장 주목할 부분은 ‘서술형·논술형’ 평가의 확대 실시다. 구체적으로 보면 정기고사에선 서술형 시험을, 수행평가에선 논술형 시험을 확대 실시한다는 내용이다. '학교 교육과정 안에서 이뤄지는 수업 내용을 출제하고, 될 수 있는 한 창의성을 자극할 수 있는 문항을 출제한다'는 계획안이 원칙대로 제대로 반영된다면 중간, 기말시험에 논술형 문제가 출제되는 것 자체를 반대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중요한 건 학교 현장에서 출제하고 채점하는 교사와 이런 시험을 준비해야 할 학생들의 심적 부담감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학교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 즉각적인 피드백이 이뤄져야 하며, 정책당국만의 일방적 추진보다는 교사와 학생의 입장도 고려한 쌍방의 충분한 의사소통이 필요할 것이다. 우선 교사입장에서는 논술형 시험 문항 출제방침
2010-05-08 21:27어제 오후 학부모님을 만나는 기회가 있었다. 우리학교 학부모님은 아니었다. 학부모님의 자녀의 대한 관심은 지대하다. 자녀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누구나 부모라면 관심을 가져야 하고 자녀가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를 잘 해야 한다. 부모님의 자녀에 대한 관심은 아무래도 지적인 성장에 제일 관심이 많은 것 같다. 그 다음은 육체적 성장이고 마지막은 인격적 성장인 것 같다. 지적인 성장과 신체적 성장만 있으면 인격적 성장은 저절로 되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시간만 나면 공부하라고 한다. 영어도 잘하고 수학도 잘하고 국어도 잘하고 과학도 잘하고 음악도 잘하라고 한다.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이 모자라 집에 가면 곧 학원에 가라고 한다. 그것도 모자라 또 집에서 공부하라고 한다. 이렇게 지적인 성장을 가장 최우선시 하고 있다. 부모라면 누구나 다 지적인 성장을 원한다. 공부 잘하기를 원한다. 좋은 대학 가기를 원하고 나아가 훌륭한 인재가 되기를 원한다. 그러고 나면 자녀들의 신체적 성장에 신경을 많이 쓴다. 키가 작은 애는 키가 얼마 정도 자랐으면 한다. 몸이 뚱뚱한 아이는 살이 빠지고 키가 자라기를 원하다. 음식을 많이 먹는 아
2010-05-08 11:41오늘이 중간고사 3일째다. 아침 일찍 교실을 둘러봤다. 시험이 시험인지라 자기 나름대로 공부할 곳을 찾았다. 집중하기 좋은 환경을 찾아 공부했다. 어떤 학생은 골마루에 앉아 공부하기도 했고 어떤 학생들은 계단에 앉아공부했다. 어떤 학생은 골마루에서 정신없이 공부하다가 지나가는 나를 보고는 인사를 했다. 어떤 애는 열심히 소리내어 책을 읽다가 쳐다보면서, 어떤 이들은 교실에서 공부하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면 인사를 했다.화장실에 가다가도 인사를 한다. 시험을 앞둔 공부라그냥 인사하지 않고 넘어갈 법도 하다. 그렇지만 그렇치 않았다. 그들의 공통점은 느긋함이었다. 여유가 몸에 배여 있었다. 인사가 습관화되어 있었다.. 우리 학교에서 강조하고 있는 '오유오무'(五有五無)가 잘 실천되고 있었다. 오유오무란 우리 학교에서 꼭 있어야 할 다섯 가지와 사라져야 할 다섯 가지를 말한다. 오유(五有)는 ‘미소, 인사, 칭찬 재치, 명상’이고 오무(五無)는 ‘사교육, 핸드폰, 흡연, 폭력, 타종’이다. 오유 중 하나인 '인사'가 잘 실천되고 있다는 점에 기쁨이 넘친다. 보람을 얻게 된다. 교육은 변화이고 교육은 성장이다. 입시경쟁에 찌든 학생들이 잃기 쉬운 것 중의 하나이며 예
2010-05-06 10:14IMF 경제위기사태에서 벗어났다고 그런지 요즘 학생들은 자신의 소지품에 대한 애착도 정리 정돈하는 습관도 제대로 돼 있지 않은 경우가 많고, 또 이런 광경을 자주 목격했다. 습관이 얼마나 잘못됐으면 늘 지도하고 당부하는데도 저럴까? 아니면 저 학급만 그런가? 도둑이라도 들어 도난당하면 일이 아주 커지는데 걱정스럽다. 쉬는 시간에 복도를 지나다 보면 창문도 출입문도 열려 있고 전등은 켜져 있으며, 바람마저 불어 부득이 문을 닫고 담임한테 조용히 귀띔해 준 적도 있었고, 학생 소지품 분실사건 조사한다면서 수업할 학생들이 담임께 불려가 늦게 오는 바람에 반쪽 수업을 했던 적도 있었다. 하루빨리 개선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다. 또 한번은 어떤 사설경비업체 경비원이 월요일마다 어느 반 창문 어디가 열려 있더라고 문단속을 너무 세밀히 반복 지적해 전달하다가 얼마 안가 그만 둔 경우도 보았다. 아무리 옳은 일도 얼마나 지혜롭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받아들이는 상대방 반응은 다른 것이다. 학교시설 경비관리를 외부용역회사에 맡기고 주민의 출입이 자유로워진 요즘 과거에 없던 일이 늘었다. 운동장에서 주인 없는 핸드폰을 주워찾아 주었더니 정작 물건 주인은 어디서 분실했는지조차 모르
2010-05-05 2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