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 들어선다. 단정히 앉은 아이들이 선생님을 쳐다본다. 순간, 왜 이래. 당황하는 느낌을 받는다. 교탁에 책을 내려놓고. 아! 좋은 교실이다. 이런 교실에서 수업을 하고 싶다. 순간적인 생각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담임이 누구냐고 물어 본다. 누구누구입니다. 그래, 그렇지. 그 선생님. 그렇지. 그 선생님을 다시 한번 기억하게 된다. 그리고 무언 중 대화를 하다가 어느 반에 들어가면 아름다운 수업이 절로 된다고 말하곤 한다. 없던 생각도 떠올라 마구 쏟아낸다고 이야기 한다. 이처럼 교실의 아름다움은 정다운 교실을 만들어 가고, 정다운 교실은 아름다운 학생들의 마음을 정화시켜 주고, 정화된 교실에서는 샘솟는 맑은 수업이 산소처럼 이심전심으로 진행된다. 주고 받는 사설도 마치 연인이 주고받는 달콤한 사랑의 이야기를 하는 듯 하다. 수업이 아름답다는 말을 쓰기가 참으로 불편한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건만 아름다운 생각으로 아름다운 수업을 만들어 가는 정다운 교실은 학생이나 교사 모두가 겨울철의 포근산 온기를 느끼듯이 서서히 달아 오르는 것 같다. 교실에 들어서도 아직도 학생들은 자고 있고, 뒤에서는 떠드는 소리가 그치지 않고, 수업 준비는…
2010-10-17 08:35최근 들어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입만 열면 한국교육을 칭찬하고 있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잠시도 쉬지 않고 진행되는 수업과 야간 자율학습, 그리고 심야까지 이어지는 학원수업,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치열한 입시경쟁과 교육열 등등. 매사 여유롭고 조급할 게 없는 미국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역동적이고 생동감 있는 살아있는 교육으로 비칠 법도 하다. 그러나 한 발짝 물러서서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어두운 면이 훨씬 많은 것이 우리의 교육현실이다. 새벽같이 일어나 세수를 하는둥마는둥 하고 부리나케 등교하는 학생들의 표정을 보면 마치 좀비영화의 한 장면 같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의 표정에 비할까. 하나같이 완전 무표정에 짜증이 가득 실린 얼굴들이다. 또 학교에 오면 어떤가.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책상에 똑같은 헤어스타일에 똑같은 교과서를 가지고 똑같은 자세로 똑같은 내용을 공부하다 똑같은 장소에 가서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밥을 먹는 학생들을 보면 과연 저 속에서 세계를 리드할 창의성이 나올 것인지 의문이 든다. 비근한 예로 지난주에 발표한 노벨상 대상자 중에 우리 한국인은 단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우리 한국의 교육을 본받아야 한다고 주장한 미국은, 1
2010-10-17 08:21오늘 아침 학교 방송을 통해 명심보감 정기편 21번째 문장이 흘러나온다. “경행록왈 심가일(이언정) 형불가불로(요) 도가락(이언정) 신불가불우(니) 형불로즉태타이폐(하고) 신불우즉황음부정(이라) 고로 일생어로이상휴(하고) 낙생어우이무염(하나니) 일락자(는) 우로(를) 기가망호(아)” “景行錄曰 心可逸이언정 形不可不勞요 道可樂이언정 身不可不憂니 形不勞則怠惰易弊하고 身不憂則荒淫不定이라 故로 逸生於勞而常休하고 樂生於憂而無厭하나니 逸樂者는 憂勞를 其可忘乎아” 이 문장의 뜻은 ‘경행록에 말하였다. 마음은 편안하게 할 수 있을지언정 육체는 수고롭게 하지 않으면 안 되고, 도는 즐길 수 있을지언정 몸에 근심하지 않아서는 안 될 것이니, 육체가 수고롭지 못하면 게으르고 나태하게 되어 폐단이 생기기 쉽고, 몸에 근심하지 않게 되면 빠지고 음탕하여 안정되지 못한다. 그러므로 편안함은 수고로움에서 생겨 항상 기뻐고, 즐거움은 근심에서 생겨 싫증이 없으니. 편안하고 즐기는 사람은 근심과 수고로움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문장이 꽤 길고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유심히 살펴보면 그렇게 어렵지 않다. 역시 대구로 이루어져 있다. 대구의 형태는 같은 대구의 한자(漢字)의 뜻이 같거나
2010-10-14 11:23우리학교는 책 읽는 시간이 있다. 아침 수업이 시작되기 전 30분 책을 읽는다. 그리고 20분은 생각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다. 우리학교 학생들은 일주일에 책 한 권은 꼭 읽도록 권한다. 1년에 51권의 책을 읽도록 하고 있다. 왜 쉬지 않고 책을 읽도록 권하고 있나? 공부할 시간도 없는데 책을 읽는데 시간을 빼앗으면 되나? 이렇게 생각하는 학생들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우선 책을 많이 읽으면 독해력이 향상되기 때문에 언어 영역은 말할 것도 없고 모든 영역의 과목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책을 많이 읽으면 논리력도 향상되기 때문에 수학에도 도움이 된다. 책을 많이 읽으면 발전적 사고를 하기 때문에 과학에도 도움이 된다. 책을 많이 읽으면 상상력도 풍부해지기 때문에 운문의 글들을 산문의 글로 풀어쓰는 능력도 뛰어나게 된다. 책을 많이 읽으면 이해력이 좋아지기 때문에 다른 과목의 책을 읽어도 쉽게 이해할 수가 있다. 또 책을 많이 읽으면 어휘력이 풍부해지기 때문에 글쓰기에도 도움이 된다. 대학에 갈 때 논술을 잘하기 위해서는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그러면 논리적인 글을 체계적으로 잘 쓸 수 있게 된다. 책을 많이 읽으면 좋은 사람
2010-10-13 12:41밥상머리 교육의 중요성 "오메, 우리 2학년은 밥 좀 많이씩 좀 먹으먼 좋겄다잉~ 이쁜 것들이 왜 이렇게 음식을 더 주란 말을 안 한다냐잉~" "아, 예. 우리 반 아이들은 음식을 남기고 먹으면 안 된다는 걸 알기 때문에 스스로 먹는 양을 조절해서 그렇답니다." "오메, 그라요. 나는 내가 해 준 음식이 맛이 없어서 그란 줄 알고 속상했는디! 그라고 보니 우리 2학년 식판은 언제나 깨끗하더만~" "저도 아이들만큼만 주세요.저부터 남기면 아이들에게 할 말이 없거든요. 그리고 욕심의 시작이 음식을 탐하는 데서 부터랍니다. 조금 더 먹고 싶을 때 참을 수 있도록 가르칩니다.그래야 자제력이 길러진답니다." 우리 학교에 새로 오신 조리사 선생님이 날마다 하시는 말씀이랍니다. 하나라도 더 먹이려고 음식을 들고다니면서 아이들에게 나눠 주며 하는 말씀이지요. 음식을 남기면 벌점을 받으니 두 배로 손해가 되니까 아이들은 자기가 먹을만큼만 받되, 골고루 먹어야하는 학급의 식사 규칙을 잘 따릅니다. 학년 초에는 싫어하는 음식을 먹다가 한 두번 토하던 아이가 있었으나 이제는 그 아이까지도 잘 먹게 되었으니, 요즈음의 우리 반 아이들은 점심 식사 시간을 즐기는 편입니다. 집에서는…
2010-10-13 08:202011학년도 공립 중등교사 임용시험 경쟁률이 서울 52.9대 1 경기 45.6대 1 부산 39.6 대 1, 과목에 따라서는 100 데 1이 넘는 경우도 여럿이 있다니, 직업으로서 교사된다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실감이 간다. 사법고시나 행정고시 경쟁률보다 훨씬 치열한 교원임용의 좁은 문은 우리 사회의 취업난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어서 안타깝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능력이 뛰어난 우수교원의 확보를 통한 교육의 질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환영할 만한 일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렇게 선생님이 되어보고자 애쓰는 한쪽에서는 고시 공부하는 것보다 더 열심히 머리를 싸매고 임용시험 준비하며, 선생님만 될 수 있다면 아무리 어려운 일도 마다하지 않고 자신의 온 열정을 바쳐가며 일 하겠다 다짐하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요즘 아이들은 선생님 말을 들어먹지도 않고 걸핏하면 사고나 치니 정말 가르치기 힘들다.'느니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닌데 대충 가르치지 뭐.'식의 참으로 배부른(?) 소리를 내뱉는 사람도 적잖이 있다는 점이다. 어쩌면 직업을 가지고 밥 벌어 먹는 일을 하면서 이 세상 힘들지 않는 사람 아무데도 없을 터인데 유독 교직만 더 편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참
2010-10-12 16:02오늘 아침은 전형적인 가을날씨다. 깨끗하고 푸른 하늘, 가을을 수놓는 연한 구름, 가을을 준비하는 푸른 산, 함께 어울려 기쁨을 더해주는 푸른 잔디... 가을잔치라도 베풀려고 하는 것 같다. 오늘도 명심보감을 통한 인성교육으로 하루를 열었다. 방송에서 태공왈, ‘과전에 불납리하고 이하에 부정관이니라’는 문장이 흘러나온다. “太公曰 瓜田에 不納履하고 李下에 不正冠이니라.”는 문장은 명심보감 정기편 20번째 나오는 문장이다. ‘태공이 말하였다. 남의 외밭을 지나갈 때에는 신을 고쳐 신지 말고, 남의 오얏나무 아래에서는 갓을 바루지 말라’는 뜻이다. 이 문장 역시 대구로 되어 있다. 瓜田과 李下가 대구이고 不納履와 不正冠이 대구이다. 이들의 문장은 술목으로 짜여져 있다. 不納과 不正은 서술어, 履와 冠은 목적어가 된다. 이것만 유의하면 쉽게 해석이 가능하다. 瓜田은 오이밭이다. 李下(오얏나무 아래)로 장소를 나타낸다. 不納履는 신을 고쳐 신지 말라, 不正冠은 갓을 바루지 말라로 행위를 말한다. 어떤 장소에서 어떤 행위를 하지 말라로 해석이 되고 있다. 오이밭에서 신을 고쳐 신으면 어떻게 비칠까? 멀리서 보면 오이밭에서 오이를 따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오얏나무…
2010-10-12 16:01이탈리아 인지심리학자 마테오 모테를리니의 '마인드 트랩'에서 지적한 인간의 보편적 특성들이 있다. '소망적 사고'라고 불리는 인간의 이중성을 말하는 심리학 용어가 있는데, 이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자기가 원하는 대로 보는 태도다. 예측과 희망을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다. 또 다른 것으로는 'UFO 함정'이 있는데, 자기 생각과 비슷한 사실만 보게 하고 반대 사례는 무의식중에 무시하거나 멀리 하는 태도다. 즉, UFO를 믿는 사람들은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증거들만 편협하게 믿게 되고, 그 반대되는 증거는 철저히 배척한다. 비슷한 것으로 '인지부조화' 도 있다. 내 생각이 그렇다고 생각하면 행동도 거기에 맞추어 행동한다는 것이다. 뜬금없이 생소한 인지심리학을 거론한 것은얼마전 세간을 장식했던 타블로라는 가수의 학력 위조 논란 때문이다. 그 가수는 미국 스탠퍼드라는 대학을 그것도 석사, 바사 과정을 조기 졸업하였다고 한다. 게다가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 한데다가 간간이 시를 쓰고 소설도 쓰고 힙합 같은 음악도 했다는데 일부 네티즌들이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라는 인터넷 카페를 만들고 이곳에다가 의혹을 올리고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 모양이다.
2010-10-12 16:00수요자의 욕구를 채우지 못하는 방과후학교 필자는 우리 학교에서 방과후학교 글쓰기 교실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 반 아이들의 교육과정을 끝낸 다음, 주당 5시간 동안 1학년부터 사춘기의 정체성 지도가 필요한 6학년까지 2개의 인접 학년을 묶어서 글쓰기 지도를 하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담임 노릇보다 훨씬 힘들다. 또래 학년이 아니라 수준 차가 나는 두 개 학년을, 본인들의 요구보다는 반 강제에 가깝게 전교생이 의무적으로 참여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흥미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시골 학교 아이들 실정으로는 원하는 프로그램에 맞춰 강사를 구할 수도 없고 통학차 사정,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도 드물고 집에 일찍 가 봐야 돌봐줄 부모도 안 계시거나 일터에 계시는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수요자 중심 교육 정신에 입각해서 학부모의 요구나 학생들의 요구에 맞춰서 프로그램을 개설할 여건이 부족하므로 현직 교사 중심이 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시골 학교라서 담임 업무에다 맡겨진 분장 사무까지 맡아야하므로 공문서 처리에 매달려야 하는 입장이다. 글쓰기 지도의 보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쓰기 지도를 하면서 얻는 보람도 쏠쏠하다. 각종 글쓰기 대회를 방과후학교 글쓰기 시간의 주제로…
2010-10-11 16:37모처럼 제1회 내신고사 중 시간을 내어 백령도 유람을 떠났다. 주5일제 토요일이 끼어 있어 학습에 새로운 자료를 수집하는 데도 좋은 시간이었다. 인천에서 백령도까지 5시간이 소요되었다. 백령중고등학교에 근무하는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관사에서 숙식을 해결한 덕분에 비용도 절약할 수 있었다. 배를 탈때부터 군인들이 부두에 보이기 시작하였다. 소청도, 대청도, 백령도에 거주하는 군민이 약 3천 여 명이나 된다고 하니 군인이 없는 백령도는 상상할 수도 없는 것은 당연했다. 백령도에 내리자 군인들은 더 많았고, 곳곳에 보이기 시작한 진지는 백령도 천안함을 더욱 선명하게 연상해 주는 듯 했다. 첫날은 관사에서 자고 다음 날 아침 백령도 관광버스를 타고 유람을 하였다. 기억에 선하게 남는 것은 바닷가 천연의 비행기장과 홍돌 또는 콩돌이라고 하는 작은 돌멩이들로 이루어져 있는 해안이 인상적이었다. 천연의 비행장은 큰 대형버스가 달려도 마치 포장도로를 달리는 듯 하였고, 콩돌은 마치 효녀 심청이가 몽은사에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쌀알 3000석을 이 바닷가에 부어 그 흔적을 지금까지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함의 잔재가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밑을 파 보았다. 그래도
2010-10-11 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