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토론을 잘 하는 사람일까? 토론을 잘 하려면 어떤 조건을 갖추어야 할까? 그 첫째가 토론 주제에 대한 내용 전문성이다. 둘째, 토론의 형식, 절차, 방법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셋째, 토론의 철학과 비전을 가져야 한다. G20 정상회의를 끝나자마자 제4기 원탁토론 전문과정에서는 'G20 정상회의 평가와 전망'이라는 주제로 전문가 토론을 가졌다. 윤창현(서울시립대 교수), 김용기(삼성경제연구소 전문위원), 조원희(국민대 교수), 이해영(한신대 교수)가 출연하였다. 앞의 두 토론자는 G20의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반면 뒤의 두 토론자는 G20의 성과를 평가절하하는 주장을 펼쳤다. 과연 결과는 어떠했을까? 청중에 따라 판단이 다르겠지만 필자는 긍정적인 평가를 한 분들의 주장에 공감이 갔다. 그 이유는 상대방의 공격에 대해 논리적 근거와 수치를 제시하며 때론 적절한 비유를 들어가며 상대 주장의 모순을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이해영 교수는 G20정상회의의 경제적 효과, 경호안전 특별법 제정에 부정적으로 말한다. 강제력과 구속력이 없는 국제포럼에 불과한 토크쇼라 평한다. 심지어 G20을 동네 반상회에 비유하면서 반상회 한 번 했다고 부자되는 것 아
2010-11-29 09:55제자 사랑이 덧없는 일인 줄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나는 그예 아영일 이뻐하게 되어버렸다. 집 나이로 쉰 여섯, 1년만 있으면 규정에 따라 ‘원로교사’가 될 처지이건만 그 열정이, 정열이 스스로도 놀라울 뿐이었다. 사실 학생기자 지원서를 가지러 온 아영일 처음 본 순간 나는 깜짝 놀랐다. 벌써 2년 전 ‘총애’했던 제자 다혜를 본 듯해서였다. 딱히 어디가 닮았다 말할 만큼 도장 찍어 놓은 것은 아니었지만, 이미 내게 아영인 다혜였다. 아영이 무난하게 면접을 통과했음은 물론이다. 다른 애들 5명과 함께 합격했지만 나는 다른 3학년 기자들을 제끼고 아영일 곧바로 편집장에 임명했다. 다른 기자들보다 하나라도 더 일을 가르치고 싶었다. 쉬는 토요일, 법질서 지키기 웅변대회가 은파공원 수변무대에서 열렸다. 관내 행사이고 아는 분이 두 번씩이나 학교에 찾아와 부탁했다. 나는 심사위원, 학생들은 청중으로서의 참가가 예정되어 있었다. 참가 희망한 학생은 자그만치 180여 명이나 되었다. 출석 체크 등 도우미가 필요해 아영일 불렀다. 당연히 기사 작성을 위해선 현장취재도 해야 했다. 아영인 쉬는 토요일인데도 선선히 따랐다. 하긴 아영인 지난번 르포때 갑자기 아파 빠진…
2010-11-29 08:09최근 수능시험이 끝난 고3 아이들이 머리를 노랗게 염색하여 시내를 배회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심지어 일부 아이들은 진한 화장과 더불어 손톱에 매니큐어까지 하여 행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수능 시험이 끝나기 전까지 그나마 양호했던 교복까지 변형하여 입고 다니는 아이들도 많이 발견하게 된다. 수능시험이 끝나면 마치 고등학교 학창 생활이 모두 끝난 것처럼 생각하는 아이들의 생활지도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아이들은 시험이 끝났다는 해방감에 무질서한 행동을 일삼게 될 것이고 자칫 이것은 사회문제로 이어질 수가 있다. 그렇지 않아도 학생인권조례로 체벌이 금지된 상황에서 학생의 행동을 제재할 수 있는 뚜렷한 조치가 없는 것도 학생 생활지도에 걸림돌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3학년 기말고사 시험이 끝난 뒤, 몇 명의 아이들이 학생부로 불려 왔다. 학생부장 책상 앞에 서 있는 아이들 모두가 염색한 것으로 보아 두발 불량 때문에 온 것 같았다. 학생부 선생님의 훈화에도 아이들은 계속해서 머리를 만지작거리며 딴전을 피웠다. 그리고 한 아이는 3학년인데 굳이 교칙을 준수하라고 하는 것 자체가 불만인 듯 입을 실룩거렸다. 교사들은 고3 아이들의 이와 같은 무
2010-11-29 08:09수시모집 합격자 기말고사 시험 포기하지 않도록 해야... 지난주 수능시험(11월 18일)이 끝난 뒤 대부분 학교가 이번 주부터 3학년 기말고사 일정이 계획되어 고사가 치러지는 중이다. 모든 교과가 수능시험 이전에 기말고사 범위까지 진도가 나간 상태라 조금만 기말고사에 시간을 할애한다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미 시험을 치르고 채점을 끝낸 교과 담임은 아이들의 점수에 대한 원성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시험 문제를 쉽게 출제했음에도 아이들의 성적이 기대치 이하라며 혀를 차는 선생님도 있었다. 그리고 일부 과목들은 성적이 바닥을 쳐 선생님의 원성이 극에 달했다. 목요일. 내 과목인 1교시 영어시험이 끝난 뒤 시험 결과가 궁금하여 채점을 해보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영어과목도 다른 과목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의 성적이 형편없었다. 아이들 대부분 평균성적이 1학기에 비해 많이 떨어진 사실을 알게 되었다. 수시모집에 최종 합격한 아이들의 성적이 곤두박질쳤다. 심지어 어떤 녀석은 1학기 성적보다 무려 30점 이상이 떨어져 나를 놀라게 하였다. 그리고 20점 미만인 학생도 여러 명 있었다. 수시모집에 지원하지 않고 정시모집으로 대학에 가기로…
2010-11-25 15:49젊은 아더왕이 적군의 포로로 사로잡혔을 때의 일이다. 적장은 “여자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 맞춰보라고 요구한다. 문제의 정답을 찾아내면 풀려날 수 있지만, 만약 그렇지 못하면 목숨을 내놓아야 한다. 아더왕은 곰곰이 생각해 보았지만 도무지 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누구 하나 답을 알지 못했다. 그러던 중 늙고 추한 마녀가 찾아와 아더왕이 가장 총애하는 젊은 기사 거웨인과 결혼시켜 준다면 정답을 알려주겠다고 한다. 아더왕은 그만 충격에 빠지고 만다. 꼽추에다가 이빨도 죄다 빠져버리고 몸에서는 온갖 악취가 나는 마녀를 어떻게 자신의 심복인 게웨인과 결혼시킨단 말인가. 그러나 거웨인은 자신이 섬기는 아더왕의 목숨이 달려 있는 만큼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그녀와 결혼하겠다고 나선다. 결국 거웨인은 마녀와 결혼을 했고, 아더왕은 풀려났다. 신혼 첫날 밤 거웨인은 최악의 경험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득 안은 채 신방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방문을 여는 순간 거웨인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방안에는 천사처럼 아름다운 신부가 있는 것이 아닌가. 거웨인이 자초지종을 묻자 신부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제가 몰골이 추한 마녀임에도 당
2010-11-25 11:27월요일 아침은 다시 한 주일을 시작해야 한다는 업무 부담으로 무기력해지기 쉬운데 선생님들은 마냥 들떠 있었다. 어린이 방송조회가 끝나면 본교 정심관(소강당)으로 모여 달라는 안내 문자가 왔다. 방송조회를 마치고 교무실에 오니 벌써 선생님들이 보이지 않았다. 급히 서둘러 정심관으로 갔다. 정심관에는 벌써 프리젠테이션이 스크린에 비쳐지고 있었다. 한 번 사진을 찍겠다는 젊은 새내기 선생님의 요청에 장난삼아 찍었던 일이 문득 생각났다. 우리 학교 전 직원이 참여하여 교감선생님을 환영한다는 스토리의 프리젠테이션이다. 화면은 아주 익살스러우면서도 한 마음이 되어 교감선생님을 진심으로 그리워하며 교감선생님이 투병 끝에 학교에 다시 나오시게 된 것을 환영한다는 내용이었다. 갑자기 문병하러 갔을 때 병실에서 젊은 여선생님들이 눈물을 훔치며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하던 장면이 떠올랐다. 교감선생님은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하고 활동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 안타까워 보였다. 평소 상대방을 편안하고 환한 웃음으로 대하시며 유머 만점으로 생활하시던 모습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문병하러 오셨던 모든 선생님들이 교감선생님의 쾌유를 빌며 차마 말을 잇지 못하던 장면은 오래 잊혀지지 않
2010-11-24 16:11
오늘 수능시험일.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보다 그 부모가 가슴 졸이고 더 애가 탄다. 수능 추위는 없었다지만 가슴이 두근두근 거린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이게 부모 마음인지? 오늘 아침 일정을 시간 순서로 살펴 본다. 05:00 밖은 아직도 어두컴컴하다. 아내가 기상하여 밥을 안치고 김밥을 말을 준비를 한다. 1주일 전 딸이 예행연습으로 점심 김밥을 먹어 이번에도 그대로 하려는 것이다. 아내는 종이 가방에 김밥, 보리차, 쵸코렛을 넣었다. 06:00 수원에서 안양으로 출발. 딸 하숙집으로 가는 것이다. 도착하자 마자 묻는 말 "아침은 먹었니?" 아침을 먹어야 수능을 잘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 묻는 말 "수험표는?" 오늘 제일 중요한 것이 수험표이기 때문이다. 그 다음 묻는 말, "핸드폰은?" 핸드폰이나 MP3 를 소지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06:40 아직도 어둡다. 시험장을 향하여 출발한다 . 06:50 시험장교에 도착하니 일찍 응원 나온 재학생 50 여명이 보인다.격려 현수막도 보인다. 따뜻한 차를 나누어 주는 모습도 보인다. 08:10까지 입실이다. 여유 시간이 있는지 차 안에서 대기하면서 공부를 한다고 한다. 딸의 목소리를 들으니 국사…
2010-11-20 09:34
후배들의 응원에 힘입어 수능에서 대박을... 지난밤(17일) 11시. 긴장하여 잠 못 이루고 있을 우리 반 아이들 모두에게 긴장하지 말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그런데 잠시 뒤, 오히려 나를 위로하는 답장의 메시지를 보냈다. 의외였다. “선생님, 저희 걱정하지 마시고 일찍 주무세요.” 수능시험일(18일) 새벽 5시 30분. 평소보다 일찍 눈을 떴다. 그리고 날씨가 궁금해서 먼저 창문을 열었다. 밖은 어두웠으나 날씨는 생각보다 그다지 춥지 않았다. 매년 입시한파로 아이들이 고생을 많이 했는데 올해는 입시 한파가 없어 다행이었다. 6시. 기숙사에 있는 아이들을 시험장까지 태워가기 위해 만나기로 한 시간(07시)보다 일찍 집을 나섰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도로는 한산하기까지 했다. 6시 30분. 학교에 도착하여 발걸음이 향한 곳은 교실이었다. 교실 문을 열고 불을 켜자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누군가가 칠판에 적어 놓은 ‘수능 대박’이라는 글씨였다. 지금까지 아이들은 오늘 이날을 위해 최선을 다했으리라. 모의고사 결과에 따라 울고 웃었던 아이들의 모습이 하나씩 떠올려졌다. 7시. 세 명의 아이들이 기숙사 문을 열고 나왔다. 아침
2010-11-20 09:34초, 중등학교 주입 위주의 학습량 20% 감축 대통령자문기구인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는 19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회의를 열고 세계 중심 국가를 향한 인재육성 방안을 보고했다. 건의된 내용 중에서 초,중등학교에 해당되는 내용을 요약해 보면, 1.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창의력과 인성 함양 2.학습의 질 향상을 위한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3. 초·중등 교육과정에서 세계관과 국가관, 직업관을 확립 4. 인접 교과와 문이과간 장벽을 없애 융합교육을 강화 5. 실용 탐구활동 중심으로 수학과 과학 교육(STEM)을 내실화 6.글쓰기와 말하기 등 의사소통 능력 강화 7. 특히 현행 주입 위주의 학습량을 20% 이상 감축 8. 현장 주도형 교육과정과 교과서 개발체제도 도입, 9.교사 양성과 임용과정에서의 교원 복수 자격 확대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추진하고 있는 내용과 비슷한 방안들이 많지만 주입 위주의 학습량을 20% 감축한다는 내용이 눈에 띈다. 초등학교 2학년 담임으로서 현재 가르치고 있는 2009 교육과정은 그 내용이 주입 위주의 교육보다는 창의성과 인성 함양, 융합 교육의 방향을 담고 있다. 그러나 고학년으로 갈수록 주입 위주의 학습량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2010-11-20 09:34교육은 머릿속에 씨앗을 심어주는 것이 아니라, 그 씨앗이자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칼릴 지브란 오늘 아침은 우리 반 아이가 생일을 맞은 날입니다. 1학기 때 생일을 맞은 다른 아이에게 생일 교육을 시켰기에 기대를 하고 아침 독서 시간이 끝나길 기다렸습니다. 마침 내 책상 위에는 생일 축하 음식으로 가져온 부침개 한 접시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어제 미리 생일 교육을 시켜서 보낸다는 걸 깜빡 잊어서 은근히 걱정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예지가 생일이구나. 생일 음식은 그냥 먹지 않는단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낳아주셔서 감사한다는 큰절도 하고 감사 편지도 드렸니? 선생님이 학교에 오면서 그게 걱정이 되었단다. 1학기 때 말한 거라서 까 먹었나 보구나. 우리 예지에게 생일 축하 노래도 불러주고 축하 카드도 만들어주자. 간식은 1학년 동생들과 나누어 먹으면 좋겠지? 선생님은 책 선물을 준비했어요." 아무말도 안 하고 웃기만 하는 걸 보니 생일날 해야 될 일을 잊은 게 분명했습니다. 아무래도 확실한 생일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어서 시간을 들여 차분히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생일날은 축하를 받기 이전에 꼭 해야 될 일이 있다고 말입니다. "선생님도 어
2010-11-18 1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