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지금쯤 선생님이 누워 계신 신사동 도산공원 사거리에도 매서운 겨울바람이 불겠군요. 제가 근무하는 이곳 서산에도 아침저녁으로 냉기가 가득한 칼바람이 불어와 옷깃을 여미게 합니다. 선생님, 저는 충남 서산에서 일반계 고등학교 1학년 남학생 335명의 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교사랍니다. 날마다 새로운 사건이 터지고 기상천외한 일들이 쉴 사이 없이 벌어지는 복잡다단한 일상이지만, 나름대로 그 속에서 소박한 재미와 행복을 찾으며 즐겁게 생활하려 노력하고 있는 중년교사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제가 학교에서 우리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을 도산 선생님께 들려드리고 또 선생님의 조언도 구하고자 하오니 잠시만 시간을 내어 제 말씀에 귀를 기울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선생님께서 경성대학교 부속병원에서 조국의 광복을 보지 못하고 한(恨) 많은 삶을 마감하신 지도 어언 72년이나 흘렀습니다. 72년이면 강산이 일곱 번이나 바뀐, 무척이나 오랜 세월입니다. 변한 것이 어디 강산뿐이겠습니까. 세상도 정말 많이 변했답니다. 심지어 얼마 전에는 우리나라 수도 서울에서 'G20 정상회의'가 개최되었답니다. 세계 20개의 강대국 정상들이 우리나라 서
2011-01-09 12:24衣冠整齊 中心必飭 (의관정제 중심필칙) 선생님, 이제 며칠만 지나면 유난히 다사다난했던 2010년이 가고 새로운 2011년이 시작되네요. 특히 올해는 국치를 당한지 어언 100년이 되는 해라 더욱더 생각이 많은 한 해였습니다. 그리고 또 이때쯤이면 해마다 겪는 일이지만 수능이 끝난 고3 교실은 말 그대로 무방비 상태입니다. 단정하게 교복을 갖춰 입은 학생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질 않습니다. 위에는 체육복 아래는 찢어진 청바지. 그도 아니면 옷인지 아닌지 잘 구별도 가지 않는 이상한 옷을 입은 학생들이 대부분이랍니다. 일제 강점기와 같은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왜 우리의 독립투사들이 옷차림에 그토록 각별한 신경을 썼는지 고3 학생들이 안다면 감히 이런 복장을 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사람의 정신이 온전하지 못하면 제일먼저 옷차림부터 흐트러지듯이, 의관은 그 사람의 정신 상태와 인격을 나타내주는 척도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독립투사들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순간에도 자기 자신의 몸가짐을 바르게 하기 위해 항상 단정한 차림으로 생활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선생님 또한 늘 양복과 넥타이, 중절모를 깨끗하게 차려입는 멋쟁이셨습니다. 선생님께서는…
2011-01-09 12:24어느 시골노인에게 큰 항아리 두 개가 있었는데 그는 그것을 어깨 위 대나무 양끝에 매달아 물을 길어왔습니다. 한 항아리는 온전했지만, 다른 하나는 금이 간 항아리였습니다. 그 노인은 늘 물을 두 항아리에 가득 담았으나 집에까지 걸어오는 동안에 금이 간 항아리는 물이 새서 반밖에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2년 동안 매일 같이 이런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항상 집에 와보면 물은 한 항아리 반 만 남아 있었습니다. 물론 온전한 항아리는 물이 새지 않으니 주인 앞에서 의기양양했습니다. 금이 간 항아리는 한없이 부끄러웠습니다. 깨진 항아리는 해야 할 자기 몫의 반 밖에 할 수 없었으니 열등의식이 생겼습니다. 만 2년이 지난 후, 패배자로 느껴진 금이 간 항아리는 어느 날 노인에게 자신의 비참한 심정을 고백했습니다. “죄송하고 부끄럽습니다. 저는 금이 가서 새다 보니 집에 도착하면 늘 물이 반 항아리밖에 남지 않습니다.” 라고. 노인은 웃으면서 대답했습니다. “네가 오는 길옆에는 꽃이 있고, 다른 쪽에는 꽃이 없다는 것을 눈치 채지 못했느냐? 네가 금이 간 것을 일찍이 내가 알았기 때문에 네 쪽에는 길가에 꽃씨를 뿌려두었단다. 그리고 너는 집에 오는 동안에 늘 물을 주면서…
2011-01-08 13:18'진보' '보수' 용어 문제 바로잡기에 양동안 교수(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가 나섰다. 그는 "'진보 교육감'이란 말은 적절하지도 정확하지도 않은 용어입니다. 사회주의자는 아니지만 사회주의에 기울어져 있으니 '좌경(左傾) 교육감'이라고 지칭하는 것이 맞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좌파 교육감'이라고 한다면 꼭 들어맞는 말은 아니지만 '진보'보다는 훨씬 나은 용어"라고 했다. 반면 이들과는 상반된 입장에서 자본주의와 자유민주주의를 옹호하는 교육감들은 '보수 교육감'이 아닌 '우파(右派) 교육감'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우익 정치학자'인 양동안교수는 현재 한국사회에서 관습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진보(進步)'와 '보수(保守)'라는 용어가 잘못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그는"좌익에서 지칭하는 '진보'라는 말이 우리 사회에서 마치 객관적인 용어처럼 사용되고 있는 것은 매우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매우 정확하고 올바른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이미 한국교육신문(2007.1.3)에 '언어 의미가 왜곡되면 교육은 망가진다'라는 글을 게재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쓰이는용어를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편향적으로 사용하면 언어 자체의 왜곡현
2011-01-06 17:08참나무 껍질 같은 손 1972년 12월5일, 나는 발령이 나서 이 학교에 부임을 하였다. 사실 6학년 담임을 하여서 이미 입학원서도 다 썼고, 졸업사진까지 다 찍어 놓은 상태에서 근무하던 학교를 떠나려고 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교감선생님과의 다툼 때문이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해서 교감선생님의 깔쭉거림에 지친 내가 차라리 이곳을 떠나기로 마음먹은 것이었다. 이렇게 이야기가 시작되었으니 우리 교감선생님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교감선생님은 바로 우리 고장에서 나고 자란 분으로 형님과는 친구 사이이고 학교도 바로 초등학교와 고등학교가 나의 모교 선배님이시기도 하였다. 그러나 다른 학교에 가지 않고 젊은 시절을 몽땅 이 학교에만 있으면서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보다 집안일에 열성을 부리므로 해서 고장 사람들에게서 [논두렁선생]이라는 별명을 얻고 있는 분이셨다. 나와 같이 근무하면서도 내가 6학년 담임을 하면서 밤에도 아이들과 학교 교실에서 합숙을 하고 있을 무렵에도, 아침에 학교에 오면 아이들 앞에 있는 책상에서 신문을 펼쳐들고 앉아서 무엇을 하는지 한두 시간을 보낸다. 아이들에게는 칠판에 글씨를 써두고 베끼게 하거나 자습을 하게 시켜 놓은
2011-01-06 09:08인류의 오랜 꿈은 무병장수였다. 의술의 발달로 그 꿈은 이루어졌다. 그런데 요즘은 그게 아닌 모양이다. '100세 쇼크'란 단어를보니 갑자기 노후가 걱정된다. 이명박 대통령도 신년 특별연설에서 '노년층 복지'를 강조했다. 정부에서도 '100세 쇼크'에 대비해 새로운 복지정책을 만든다는 소식이다. 노후가 철저히 준비된 사람은 수명 연장이 축복이 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장수가 오히려 재앙이 된다. 오늘자 신문을 보니 '장수(長壽) 리스크'란 말이 나온다. 오래사는 것이 위험하니 이를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인의 경우, 은퇴후 생활기간이 예상보다 배 가까이 늘었는데 절반이 노후 재테크를 안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실한 노후 준비를 지적하고 있다. 길어진 노후에 양로시설 입주자도 보증금을 빼내 생활비로 충당한다는 보도이다. 심지어 대기업 간부 출신도 택배기사, 경비직에 도전한다고 한다.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의강창희 소장의 '100세 준비 5계명'이 눈에쏙 들어온다.①현역 기간을 최대한 늘려라 ②부동산 줄이고 금융자산 늘려라 ③소득의 삼층밥을 지어라 ④건강관리가 진짜 재테크다 ⑤100세 준비는 20대부터. 여기서 삼층밥은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을 말하는
2011-01-05 09:30필자는 얼마 전 독특한 선거 체험을 하였다. 살고 있는 아파트 동대표가 된 것이다. 능력이 있어서라기 보다는나서는 사람이 없어서 억지춘향이 식으로 나선 것이다. 우리 동(棟)은 몇 년간 대표없이 지냈었다. 다행히 동 대표 단독 후보가 되어 주민들 찬반투표로 진행되었다.같은 출입구를 쓰는 대다수 주민들이 동의를 하여 주어 동대표가 되었다.이제 동 주민들의 민원을 듣고 봉사를 실천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동 대표 회장을 역임한 퇴직한 교직선배가 권유를 한다. 이왕 봉사하는 것, 동 대표 회장에 출마하라고. 동 대표회장은 아파트 주민들이 직선으로 뽑는 것이다. 필자는 이 아파트로 이사온 지얼마 안 되어 주위 사람들과 인간관계가 넓지 못한 것이 약점이다. 회장후보로 두 명이 나왔다. 12월 29일이 선거일인데 하루 전날 선배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국회의원이나 시의원도 유권자를 찾아다니면서 선거운동을 하는데 가만히 있으면 어떻게 하냐고 타박을 주신다. 그러고 보니 선거에 출마한 사람치고는 너무 무사태평이다. 아니다. 주민들을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부랴부랴 배부용선거 홍보물(A4 1/2)을만들었다. 선관위에서 붙인 공보물에는 기호, 성명, 사진, 학력, 경력 등은
2011-01-04 08:13연말연시가 되면 사람들이 평소보다 더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 같다. 한해를 보내는 아쉬움을 안고 만남이 많아져서인가? 새해가 되면 해맞이를 하기 위해 산과 바다로 인파가 몰리고 있다. 새해 첫날 떠오르는 붉은 태양을 가장먼저 맞이하며 새해소망을 빌기 위해서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나도 몇 년 전만 해도 12월 마지막 날에 출발하여 새해 첫날 해맞이 인파에 묻혀 수평선에서 붉게 솟아오르는 태양을 보기위해 까치발을 하며 환호와 함께 벅찬 새해를 맞이했었다. 차량이 너무 많이 몰려서 고생을 감수하면서 새로운 해를 시작하였지만 해맞이를 색다르게 하였다고 크게 다른 해로 기억되지는 않는 것 같다. 그래서 올해는 집에서 조용히 새해를 맞이하였다. 차분한 마음으로 2011년을 맞이하니 몸과 마음이 편해서 좋은 것 같다. 해맞이가 크게 유행되기 전에 새 차를 마련하고 아이들도 어렸을 때 강릉 경포대로 의미 있는 새해 일출여행을 떠났었다. 해맞이를 하려고 대관령을 넘어가는 차량들이 몰려들어 밤새 운전을 하여 겨우 경포대에 도착하였다. 주차할 곳도 없어서 경포호수 가장자리에 겨우 주차를 하고 모래사장을 달려가서 바닷가에 도착했을 무렵에 붉은 태양이 수평선을 뚫고 솟아오르는…
2011-01-03 16:36와 ! 교문이 달린다 ! 1973년 “영차 ! 영차 !” 아이들의 함성이 운동장에 가득 합니다.전교생이 1,000명을 조금 넘는 이 학교에서 가을 체육대회도 아닌 12월말, 겨울방학을 2,3일 남겨 놓은 날 이었습니다. 때 아닌 줄다리기 소리에 아이들은 모두 의아해서 유리창으로 몰려가서 운동장을 내려다봅니다. 운동장에는 4,5,6학년 남자아이들이 모두 나와서 줄다리기 줄을 잡고 당기고 있습니다. 양쪽으로 편을 나누어서 당기는 것이 아니라, 두 편으로 나누어서 줄을 잡아당기기는 하지만 방향은 같은 쪽으로 가고 있는 것입니다. “와 ! 교문이 달린다 !” 어떤 아이의 입에서 탄성이 올랐습니다. 다른 아이들도 그 소리를 들으면서 “저렇게 큰 교문이 막 끌려가네 ?” 하기도 하고, “와 ! 힘세다 ! 저걸 끌고 가 ?” 하고 감탄을 하기도 합니다. 읍내에서 두 번째로 큰 이 학교는 그 동안 늘어나는 아이들을 가르칠 교실이 없어서 여기저기 교실을 짓다보니, 학교 앞을 지나는 길과 그 사이에 있는 논들을 건너서 산비탈에도 교실을 지었습니다. 그러니까 같은 학교인데도 8개 교실은 길과 논둑길을 걸어서 건너가야 했습니다. “건너편에 분교에서 왔습니다.” 선생님들은 곧잘 건
2011-01-03 11:252011년 새해 신묘년이 밝았다. 찬란한 희망의 해가 떠올랐다. 새해의 밝고 환한 햇살은 우리에게 소망을 준다. 우리나라 모든 분야에 소망의 빛을 비추어준다. 특히 교육을 향한 햇살은 더욱 눈부시다. 새해의 교육은 더욱 빛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새해의 교육이 우리 모두에게 희망과 꿈을 안겨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교육의 주체인 우리 학생들에게 바라는 바가 크다. 우선 학생들 모두가 건강했으면 한다. 육체적 건강 없이는 공부를 제대로 할 수가 없다. 새해에는 체력단련에 더욱 힘을 쓰면 좋겠다. 체력이 곧 실력이다. 체력이 없으면 노력이 뒷받침될 수 없고 노력이 없으면 학력향상을 가져올 수 없다. 또 정신적 건강도 중요하다. 학생들은 정신적으로 건강해야 한다. 어두운 생각은 몰아내야 한다. 밝은 생각으로 가득차야 한다. 부정적인 생각도 없애야 한다. 긍정적인 사고를 길러야 한다. 건전한 사고는 정신적 건강에서 나온다. 그러므로 정신적인 건강에도 힘을 써야 한다. 다음은 학생들 모두의 성장과 변화가 있었으면 한다. 먼저 육체적 성장이 있어야 한다. 키도 많이 자라야 한다. 체격도 좋아야 한다. 체력도 좋아야 한다. 육체적인 성장은 기본이다. 그러므로 고른 영양섭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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