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휴일 오후 아파트 동네에 있는 상가 가게에 들렀다. 건전지 몇 개를 사려고 기웃거리는데, 학용품 코너 쪽에서 좀 이상한 낌새가 느껴졌다. 오십 대 주인아저씨가 2학년짜리 꼬마 아이 하나를 붙들고서 아이의 집 전화번호를 묻고 있고, 아이는 불안한 기색으로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상황을 살펴보니 이 녀석이 장난감 모형 자동차 하나를 훔치려다가 지금 막 주인아저씨에게 딱 걸린 것이다. 나는 주인아저씨라는 분을 주목하였다. 주인아저씨는 아이에게 언성을 높이지도 않고, 야단을 치거나 하지도 않는다. 물론 여기 도둑질 하는 아이 잡았다고 큰 소리로 광고를 하지도 않는다. 경찰서에 넘기겠다고 겁을 주거나 하지도 않는다. 흔히 그러하듯이 그 아이의 부모를 아이 앞에서 비난하지도 않는다. 아이가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것을 최대한 염려해 가면서, 그저 조용조용 아이에게 집 전화번호를 확인한다. 주인아저씨는 아이의 엄마에게 전화를 건다. “영철이네 엄마이시지요? 여기 아파트 입구 상가 학용품 가게인데요. 영철이가 우리 가게에서 무언가 필요한 것이 있는 모양인데요, 엄마께서 지금 잠깐 가게로 와주시겠어요? 와 보시면 알게 됩니다. 곧 오세요.” 엄마가 바로 왔다. 주인아저씨는…
2014-07-01 09:00
슬픈 역사와 민족 문학을 품은 곳, 지리산에 빠지다. ‘지리산’은 우리의 슬픈 역사를 품고 있다. 임진왜란, 동학농민혁명, 빨치산 등 험난한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많은 사람들의 피난처가 되어주었던 ‘어머니’를 닮은 산이다. ‘지리산’은 또한 민중문학의 산실이다. 피아골 연곡사에서 동학 접주 김개주는 최 참판 댁 윤씨 마님을 겁탈하여 불운아 ‘구천이’ 김 환을 탄생시켰고(박경리 소설 ‘토지’), 빨치산 염상진의 시체를 부둥켜안은 동생 염상구가 “살아서나 빨갱이 제! 죽어서도 빨갱잉가!”라며 절규하던 곳도 바로 이곳 지리산이다(조정래 소설 ‘태백산맥’). 지리산은 그래서 한국인에겐 특별한 의미를 갖는 산이다. 백두대간의 응집된 氣와 함께 2박 3일 동안 걷는 백리 길 지리산 종주의 가장 일반적인 코스는 성삼재에서 출발하여 노고단, 피아골, 삼도봉, 반야봉, 세석평전을 거쳐 천왕봉에 오른 후 백무동으로 내려오는 총 37.5㎞의 2박 3일 여정이다. 비장함과 설렘으로 노고단을 떠나 해발 1,500m 이상의 봉우리 10여 개를 오르락내리락 하다 보면 자연과 내 삶이 닮아있음을 느낀다. ‘一喜一悲하지 않으리라’는 반성과 함께 마음의 영토가 무한대로 넓어질 때쯤, 하늘과…
2014-07-01 09:00처음이란 말은 얼마나 설레는가? 첫 사랑, 첫 아이, 첫 만남. 처음이란 말로 시작되는 단어에 나쁜 것이 드문 이유는 처음이란 말의 울림이 주는 무한한 가능성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끝없이 처음을 배반하고 잊으며 무의미한 다음을 기약한다. 과연 다음은 존재하는가? 슬프게도 인생에 다음이란 없다. 처음은 늘 마지막 처음이고 다시 찾아오는 처음은 이미 다른 처음이다. 똑같이 다시 시작할 그런 처음이 애초에 없기에 ‘다음에’라는 말은 늘 공허하다. 독일의 철학자 니체는 운명애를 주장하기 위해 영겁회귀설을 제시했다. 우리 인생이 무한히 반복되고 있으며 우리가 사는 현재는 그렇게 무한히 회귀되고 있는 왕복운동의 한 지점일 뿐이라는 것이다. 어리석은 자는 어차피 인생이 정해져 있고 그것이 무한 반복될 뿐이니 내 멋대로 살자 결심하겠지만, 자기 운명을 사랑하는 자는 무한히 반복될 인생을 아름다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분투할 것이다. 그 사람은 영원한 악몽일 수도 있을 이번 삶을 행복한 결말로 뜻있게 완성하기 위해 매 순간을 처음처럼 아끼고 사랑한다.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살아내지 못한다면 그것이 영겁토록 반복될 것이기에. 악행을 저지르는 자들은 자신의 나쁜 행동이 다른
2014-07-01 09:00사르트르는 ‘자유’로운 ‘선택’을 중요시한다. 그는 자유를 “인간이 인간에 대한 입법자라는 것을 알고 항상 현재의 자신을 넘어서 살아가며 자신을 둘러싼 대상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현재의 자신을 넘어서 살아간다’는 것은 인간 실존은 항상 ‘지금 - 여기’의 현재를 뛰어넘어 미래를 바라보며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인간은 미래에로 자신을 내던지는 계획적인 방식(철학적으로 기투(企投:projection-계획)라고 한다)으로 존재한다. 그는 우리 실존을 ‘대상을 넘어서는 존재’로 파악한다. 실존(Existenz)이라는 단어는 라틴어 existere에서 유래했다. 이 단어는 ‘ex(out) + siste(stand) + re(to)’를 의미한다. 즉, ‘to stand out’으로 ‘자기 자신이 자기에게서 벗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은 현재의 자기 자신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미래의 가능성으로 자신을 내던져서(기투(企投) : projection) 자신을 업그레이드(up-grade)시켜야 한다. 따라서 적극적이고 실천적인 인간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우리 의지와 상관없이 이 세상에 내던져진 존재이지만 수동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주체적
2014-07-01 09:00시작은 비락식혜 CF였다. 이 광고에서 김보성은 모든 단어 안에 ‘으리’를 집어넣으며 ‘으리’를 강조한다. ‘항아으리’, ‘신토부으리’, ‘아메으리카노’, ‘이것으로 난 광고주와의 으리를 지켰다’, 이런 식인데 이것이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광고 직후 김보성 ‘으리’ 붐이 일면서 비락식혜 매출이 한때 70%까지 성장하고, 김보성에겐 광고 모델 제의가 물밀 듯이 밀어닥쳤다고 한다. 네티즌 사이에선 김보성처럼 ‘으리’를 활용하는 어법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처음 김보성은 비호감 캐릭터였다. 방송에 나와서 투박하게 의리만을 외치는 모습이 너무나 이상하고, 촌스럽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처음 볼 땐 이상했던 것에도 사람은 이내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선병맛 후중독’이라는 인터넷 용어가 있다. 처음엔 낯설고 비호감이었지만 자꾸 접하다보니 은근히 중독된다는 뜻이다. 김보성은 무려 10년 이상 의리를 외쳤고, 결국 사람들은 ‘으리’로 화답했다. 이것은 유희라는 인터넷 문화의 특성과도 관련이 있다. 재밌는 것, 우스꽝스러운 것, 엽기적인 것이 인터넷에선 환영받는다. 딴지일보, 디시인사이드, 일베 등으로 이어지는 인터넷 게시판 문화는 그 정치색과는 별개로 순수
2014-07-01 09:00“친구들이랑 좀 멀어지게 됐어요. 학교 끝나고 어울리지도 못하고 그러니까. 친구가 학교 다녀올 때까지 집에 우두커니 있고 마땅히 갈 곳도 없고......” 최근 학업을 중단한 18살 한 남학생의 이야기이다. 이 학생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학업 중단 학생들은 기존 학교 일과 시간의 공백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학교에서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생각해서 뛰쳐나온 학생들이 이제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고 갈 곳이 없다는 더 큰 문제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복학 고민, 진로 고민…‘친구랑’ 놀고 쉬면서 상담받자 2012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한 해 동안 학교를 그만 둔 초·중·고 학생 수는 6만 8천여 명이며, 누적된 학교 밖 청소년이 약 28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학교 밖 청소년이 기존 학교에 속한 친구들의 수업이 끝나길 기다리면서 계획 없이 길거리를 떠돈다는 점이다. 이들 중 일부는 길거리에서 방황하던 중 불법 아르바이트를 권유받거나, 소위 ‘노는 형’들로부터 피해를 입기도 한다. 현실에 비추어 볼 때 학업 중단 학생들에게 삶의 새로운 동기를 부여하고 학업 중단 이후 발생하는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2014-07-01 09:00나도 자라서 엄마가 되었다. 집에는 사춘기에 접어든 두 딸이 있고, 학교에는 스스로 ‘사춘기는 벗어났다’고 주장하는 700여 명의 딸들이 있다. ‘학교 딸’들은 오늘도 입을 삐죽거리며 ‘오늘 아침’ 혹은 ‘어제 저녁’에 엄마에게 서운했던 이야기들을 쏟아낸다. ‘헐, 이건 내가 어젯밤 큰딸에게 한 말과 행동이다.’ 속상한 마음을 공감해주면서도 내 모습이 오버랩 된다. 큰 딸의 마음이 이해가 되면서 동시에 미안함이 고개를 내민다. 수지 모건스턴의 ‘딸들이 자라 엄마가 된다’는 사춘기 딸과 엄마가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딸 가진 엄마라면 한 번쯤 겪었을 법한 일상의 다양한 상황들, 이를테면 대입시험을 코앞에 둔 딸의 옷차림, 쇼핑, 시험 등에 대해서 지극히 자신의 입장에서 솔직하게 써내려간 글이다. 읽는 내내 ‘맞아 맞아’하며 격하게 공감하다, 예전 내 모습을 떠올리며 추억에 젖다가, 웃음이 나오다가, 눈물이 흐르다가 하면서 딸을 오롯이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엄마는 아침마다 바쁘다. 엄마는 밥이나 먹고 대충 아무거나 입고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고, 딸은 밥은 못 먹어도 옷만큼은 포기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인내심에 한계를 느낀 엄마의 한마디 ‘그럼
2014-07-01 09:00문제1. 각 문장 중 틀린 부분을 바르게 고쳐 쓰시오. 가. 신뢰도는 검사도구가 측정하고자 하는 내용을 얼마나 충실히 측정하였느냐 하는 것이다. (신뢰도→타당도) 나. 신뢰도가 높지 않으면 타당도가 높을 수 없다. (O) 다. 문항 내적일관성이 높으면 타당도가 높다.(타당도→신뢰도) 문제 해설 - 신뢰도 : 어떻게 측정하느냐가 문제로 얼마나 일관성 있게 측정하는지의 지표 - 타당도 : 무엇을 측정하느냐가 문제로 얼마나 정확하게 측정하고 있는지의 지표 ※ 비고 : 신뢰도가 타당도보다 측정하기가 더 쉬우나 일반적으로 타당도 확보가 더 중요함 즉 측정하고자 하는 바를 얼마나 정확하게 측정하였느냐가 더 관건임 - 타당도가 있는 측정은 항상 신뢰도가 있음 - 타당도가 없어도 측정은 신뢰도가 있을수 있음(없을수도 있고) - 신뢰도고 있는 측정은 타당도가 있을수 도 있고 없을수도 있음 - 신뢰도가 없는 측정은 타당도가 없음 ※ 즉, 신뢰도가 높다고 해서 타당도가 높은 것은 아님 신뢰도는 타당도를 높이기 위한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 문제 2. 집단 상담의 장점 3가지를 쓰시오. [PART VIEW] 문제 해설 1) 정해진 시간에 다수의 내담자들과 접촉할 수 있어 시
2014-07-01 09:00[제시문] 다음은 학교와 교육과정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ㅇ 김 교사 : 대부분의 국민들은 학교가 자아실현을 위한 기회의 장이라고 생각하죠. ㅇ추 교사 : 기능론적 관점에서 그렇게 해석될 수 있습니다. 그들의 관점에 의하면 ㉠ 학교에서 다루는 교육내용은 사회구성원의 합의에 의한 보편적인 것으로 누구에게나 가치로운 것으로 봅니다. 따라서 교육목표 설정, 내용의 선정과 조직, 평가 등 교육과정의 효율적 운영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되지요. ㅇ 김 교사 : 하지만, ㉡권력관계의 근원이 정보나 지식에서 비롯된다는 푸코의 입장은 학교를 전혀 다른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 비판이론의 영향을 받은 ㉢교육과정 사회학자들은 지식과 교육과정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면서 학교에 대한 부정적 관점을 제시하지요. ㅇ추 교사 : 그렇군요. ㅇ김 교사 : 그 뿐만이 아닙니다. ㉣현상학, 해석학 그리고 비판이론의 영향을 받은 교육과정학자들은 학습자의 관점에서 교육과정에 대한 재개념화를 주장하지요. 그들은 학교교육과정이 표면적 교육과정만을 중시하고 있으며, 교육과정 속에는 특정한 집단의 이익이나 가치가 반영되어 있다고 합니다. [배 점] *논술체계 (총 5점
2014-07-01 09:00Ⅰ 서론 최근 우리사회에 대형 참사로 온 국민이 침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끊이지 않는 대형 참사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생각하고 대책을 마련하여 다시는 이런 대형 참사가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온 국민이 함께 노력해야 할 때이다. 우리의 학교도 더 이상 폭력 없는 학교, 안전사고 없는 학교를 조성하여 우리 학생들에게 학교생활이 행복하다는 생각을 갖도록 하여야 한다. 단위학교가 행복하기 위한 필요ㆍ충분조건으로서 학교생활 안전망 구축 및 자율적인 실천과 관련하여 학교현장의 문제점, 학교와 교육청 차원의 해결방안에 대해 논술하고자 한다. Ⅱ 학교 현장의 안전 관련 실태 및 문제점 1. 안전교육 실태 [PART VIEW] 미국, 일본 및 독일 등 선진 국가에서는 안전교육을 학교의 정규 교육과정에 편성해 재난 유형에 따른 “맞춤형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철저하게 체험 위주의 재난안전 교육을 실시하는 것에 비해, 우리나라는 전국에 재난안전체험장이 14개에 불과하고, 유ㆍ초ㆍ중ㆍ고교에서 재난대비 교육을 연간 6시간, 실종ㆍ유괴 예방, 교통안전 등 안전교육을 연간 44시간 이상 실시하도록 되어 있으나 지난해 어린이 안전교육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등학교 교사 12.
2014-07-01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