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시간에 딴짓하고, 소란 피우고, 장난치고, 말대꾸하고, 심지어는 교사를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학생들을 보면 화가 절로 납니다. 그들의 미래만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가 걱정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신 차리라고 따끔하게 야단치고 싶어집니다. 그러나 우리는 동시에 학생들의 얼굴에서 지겨움, 불안감, 우울함, 분노와 절망감을 보게 됩니다. 그럴 땐 어쩐지 학생들이 불쌍하고, 가여워 보이고, 안타까움이 생기면서 야단보다는 따뜻한 보살핌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참으로 이상하지 않습니까? 같은 아이를 보면서도 그들의 ‘행동’을 보는가, 또는 ‘감정’을 보는가에 따라 우리의 반응은 완전히 반대로 나타납니다. 아이들의 미숙한 행동을 보면 불편하고, 걱정되고, 화가 나면서 야단치고 싶어지지만 그들의 여릿한 감정을 보면 측은지심이 생기고 보듬어주고 싶습니다. 즉, 학생을 보는 시각에 따라 반응이 이토록 자연스럽게 달라집니다. 행동에 대한 지적, 비판, 지시 일색인 우리 교육 만약에 우리에게 선택의 여지가 있다면 분명 아이들을 보살펴주기를 원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흔히 아이들을 야단칩니다. 심지어는 매를 들기도 합니다. 그리고는 다른 방도가 없다거나 어쩔 수 없다고
2014-10-01 09:00최근 2015 국가교육과정 개정 방향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대부분이 국·영·수·사·과 등 주요과목에 대한 편재와 시수에 대한 논의지만, 그중 SW교육 관련 논의 또한 비중 있게 다루어지고 있다. SW교육이 새로운 교육과정에서 ‘강화’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과연 왜곡된 입시체제 하에서, 그리고 각 교과목들 간의 첨예한 영역싸움판에서 어떻게 자리 잡고 운영되어 나갈 것인지는 관심 가지고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SW교육 관련 논의가 한창임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구체적인 내용을 모르고 개인적인 경험과 상식에 의존해 판단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SW교육에 대한 궁금증과 오해를 풀고자 한다. 질문 1 SW교육은 무엇을 배우는 과목인가? ICT 활용교육, 정보교육, 프로그램 코딩교육 등과 다른 것인가? 세계적으로 지금까지의 컴퓨터교육은 ICT 활용교육, 즉 이미 있는 ICT 기술과 도구, 서비스를 ‘사용하는 법’을 배우는 교육이었다. 예를 들면, 아래한글 사용법이나 인터넷 서비스 사용법 등을 배우는 것이다. 하지만 세계 경제가 산업 경제에서 벗어나 디지털 경제로 나아가면서, 이러한 소비자교육에서 벗어나 생산자(maker)교육을 해야 한다는
2014-10-01 09:00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나았다. 환갑을 넘긴 나이지만 얼굴은 50대 초반처럼 부드럽고 탄탄했다. 다부진 몸매에서 뿜어져 나오는 당당함은 거칠 것 없어 보였다.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우동기 대구시교육감. 교육의 명가(名家) 대구의 자존심을 살리기 위해 뛰어든 그는 대구교육청을 3년 연속 전국 최우수교육청 반열에 올려놨다. 청렴도 평가 역시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실제로 대구 학교폭력 발생건수는 전국에서 제일 적다. 지난 1년간 학교폭력 사건이 단 한 건도 일어나지 않은 학교가 77곳이나 된다. 대학 진학 등 학력도 전국 최고 수준. 학부모들이 학교나 교육기관에 갖는 만족도, 즉 신뢰도는 교육부 평가에서 2년 연속 만점을 받았다. 비결이 뭘까, 우동기 교육감은 ‘신뢰’라고 대답했다. 학교와 지역사회, 학부모, 교사, 학생 등 교육을 둘러싼 구성원 모두가 교육을 위해 힘을 모으고 아낌없이 희생한 대가라는 설명이다. 우 교육감은 또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교육현안에 대해서는 자신의 소신을 분명히 했다. ‘9시 등교’는 학생들의 안전과 학부모들의 부담을 고려할 때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수능영어 절대평가에 대해서는 높은 교육열과 치열한 입시경
2014-10-01 09:00“엄마는 내편이 아닌 것 같아요. 용기내서 말했는데…. 별거 아니라고, 내가 너보다 더 힘들다고, 다들 그렇게 사는 거라고….” 자살위험도가 꽤 높았던 학생은 ‘살아야 할 의미’를 찾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죽을 만큼 힘든 일도, 절박한 고통스러움도, 끈질긴 괴롭힘도 없다고 했다. 그저 ‘사는 게 재미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무척 당황스러운 맞닥뜨림이었다. 도대체, 무엇이 이 아이의 행복을 빼앗아갔을까? 혼돈에 빠져들었다. 나의 사고체계가 오작동 하던 중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읽게 되었다. 가슴에 팍, 꽂힌 한 구절. 고개가 끄덕여지며 오작동은 멈췄다. 우리의 삶은 특별한 시간보다 평범한 시간들이 더 많습니다. 은행에서 순서표를 뽑아 기다리고, 식당에서 음식 나오길 또 기다리고, 지하철에서 시간을 보내고, 친구들에게서 연락이 오면 문자를 보내고…. 결국 이 평범한 시간들이 행복해야 내가 행복한 것입니다. 우리는 어리석게도 특별한 행복을 좇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하지만 행복이란 소소한 곳에서 나온다. 일 년 365일 말썽을 더 많이 부리고 날 괴롭히는 녀석들이지만, 아침 일찍 씨익 웃으며 건네주는 캔 커피에 행복해지고, 체육대회에서
2014-10-01 09:00얼마 전 한국이 전 세계에서 온 수학자들로 들썩였다. 4년마다 열리는 ‘수학계의 올림픽’, 세계수학자대회가 서울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제 올림피아드에서 우수한 수학 성적을 내면서도 정작 수학에 대한 흥미도 조사에서는 세계 최하위권을 맴돌던 우리나라다. 때문에 이번 대회가 열리는 기간 동안 각종 언론에서는 우리나라 수학교육의 문제점에 대한 기사들을 연일 쏟아냈다. 한 달이 넘는 취재 기간 동안 가장 흥미를 끌었던 건 한 유학생과의 인터뷰였다. 부모님을 따라 미국에서 공부를 하다 고등학교 때 한국으로 온 여학생이었다. 미국의 학교에서 수학 성적으로는 1~2등을 다투던 우수한 학생이었는데 한국에 오자마자 받은 그녀의 첫 수학 점수는 40점대였다. 가장 적응이 힘들었던 건 한국의 수업 방식이었다. 미국에선 철저히 개념과 원리를 중심으로 수업을 했고 시험도 그렇게 출제가 됐으며 개념 하나를 이해시키기 위해 교사는 다양한 액티비티들을 준비해 왔다고 했다. 하지만 한국 학교에서는 개념과 공식을 짧게 가르치고는 계속해서 많은 문제들을 풀게 했다. 특히, 한국의 시험은 수업에서 배운 것과는 달랐다는 것이 그녀의 전언이다. 공식만 알면 풀 수 있는 예제 위주로 수업을
2014-10-01 09:00“딕슨, 너 달리기 1등 했어? 대단하다!” 아이들이 교실에 들어서는 딕슨 군(3학년)을 향해 감탄사를 연발한다. 딕슨 군은 중간 놀이시간에 진행되는 교내 달리기 대회에서 당당히 1등을 차지해 반 아이들의 부러움을 샀다. 피부색이 다른 아이들이 한 교실에 섞여 위화감 없이 대화를 나누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아직 낯선 광경이다. “달리기에 특별한 재능이 있는 흑인 아이들은 안타깝게도 외부 체육대회에 출전하는 것을 꺼려한다. 대회에 참가한 타 학교 학생들이 피부색이 검다고 놀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학교 안에서만큼은 모두가 똑같은 학생일 뿐이다. 아이들이 마음껏 달릴 수 있다”고 허일범 교장은 말했다. 다문화 교육, 공교육이 끌어안아야 보산초가 다문화 교육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지난 2012년부터. 당시 22명이던 다문화 학생 수는 2013년 30명, 2014년 현재 59명으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전교생이 267명임을 감안하면 다문화 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이 약 22%로 높은 편이다. 다문화 학생을 위한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과 학교 홍보 팸플릿을 제작해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비치하는 등 학생 유치에 적극 나선 결과다. 보산초 다문화 학생들은 중도입국
2014-10-01 09:00‘내 사람 심기’ 둘러싼 코드인사 논란 교육부와 진보교육감 간 충돌이 교원인사로까지 확대됐다. 이번엔 ‘내 사람 심기’를 둘러싼 코드인사가 쟁점이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을 비롯 진보교육감들이 9월 1일 첫 정기 인사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출신 교사들을 무리하게 요직에 앉혀 ‘코드인사’ 논란이 됐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의 정기 인사를 분석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서울, 경기, 인천, 충남 등 진보교육감이 취임한 5개 시·도 교육청에서 전교조 출신 평교사 등을 장학관 등에 임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보면 평교사를 장학관으로 전직 임용한 사례가 4개 시·도에서 9명, 무자격 공모교장 출신 교장의 주요 보직 임용이 2개 시·도에서 2명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서울교육청 초등교육과장에 공모교장 출신을 임명했다. 이재정 경기교육감 역시 경기교육청 학교혁신과장에 공모교장 출신 인사를 앉히고 전교조 출신 교사 2명을 장학관에 임명했다. 이청연 인천교육감은 초등교사 2명, 중등교사 2명 등 4명의 전교조 출신 교사를 장학관과 연구관에 임명했다. 이 밖에 충남교육청에서는 2명의 전교조 출신 평교사를 장학관으로 임명했고 민병
2014-10-01 09:00고민은 DOWN! 연구는 UP! “당시 우리 대부분은 10년 이상의 교직 경력을 갖고 있었다. 그쯤 되면 교직 생활에 갈등이 일기 시작한다. 나 또한 교사로서 고민이 깊었다. 스스로 만족하는 만큼 아이들 또한 만족하는지. 그래서 친분이 있던 교사들끼리 같은 고민을 나누면서 모임을 시작하게 됐다.” 대전초등수업방법연구회의 ‘원년멤버’인 김진호 교사(대전 글꽃초)가 연구회에 참여하게 된 이유다. 다른 교사들의 동기도 다르지 않았다. 수업, 궁극적으로는 아이들 교육을 향한 고민이 연구회를 꾸리게 된 핵심 동인이다. 연구회는 이중재 회장(대전 삼성초 교감)을 필두로 2008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6년차를 맞았다. 10명이서 시작해 현재는 32명의 회원이 뜻을 모으고 있다. 처음에는 교수·학습과정안 작성 방법과 자기수업촬영물 분석, 서예와 배구 같은 예체능 활동 등으로 ‘가볍게’ 시작했다. 그러다 연구회에서 공유한 것들을 보다 많은 학교와 교사들이 활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각종 공모에 참여했다. 2009년에는 연구회가 개발한 ‘대전의 문화유적 체험학습’ 장학자료가 대전광역시교육청역사교육강화 교과교육연구회 공모에 선정됐다. 이 자료는 대전 관내 학교에 배부
2014-10-01 09:00지난해 서울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 초등학교 5학년 교실에서 왕따 사건이 발생했다. 친구들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다는 것이다. 학부모로부터 진정이 접수되고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이하 학폭위)가 열렸다. 가해 학생에 대한 처벌이 논의됐다. 그런데 이번엔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의 학부모가 이의를 제기했다. 자신의 자녀도 왕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번엔 또 다른 학생이 가해자가 됐다.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의 학부모 역시 이의를 제기했다. 억울하다는 것이다. 여러 학생이 같이 왕따를 시켰는데 자신의 자녀만 가해자가 되는 것은 부당하다며 원점에서 다시 조사할 것을 요구했다. 고민에 빠진 학교 측은 이 반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학교폭력 피해조사를 실시했다. 그런데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학교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엉키면서 전체 학생 대부분이 연루된 것이다. 왕따 사건 발생한 초등학교, 학폭위로 쑥대밭 가해자이면서 피해자고, 그러면서 또 가해자가 되는 전형적인 모양새를 띄었다. 학부모 사회는 벌집을 쑤신 듯 했다. 학폭위에 사안 접수가 폭주했다. 자녀가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학부모가 가해 학생을 고발하면 그 학생 부모가 맞고발하면서 또 다른 학생
2014-10-01 09:00교정에 물든 노랗고 빨간 단풍만큼이나 아이들과 선생님의 얼굴이 벌겋다. “자, 박자 잘 맞추고, 하나 둘 셋 넷, 그렇지!”, “둘 둘 셋 넷, 오른쪽으로 돌고, 반대로 돌고….” 힘내서 다시 한 번만 해보자고 아이들을 달래는 선생님과 힘들다고 투정부리는 아이들. 가을 운동장은 학예회 준비로 한창이다. 학예회 준비를 위해 우리 반 역시 맹연습에 돌입했다. 매번 하는 연습인데도 아이들은 할 때마다 흥분하곤 한다. 연습을 하기 위해 책상을 교실 뒤로 밀라치면 아이들은 뭐가 그리 좋은지 마음만 들떠서는 자기들끼리 장난만 치기 일쑤였다. 책상은 제대로 밀어 놓지도 않은 채 교실을 마구 돌아다니다 선생님의 제지를 받고 나서야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곤 했다. 늘 그런 아이들을 진정시키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연습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공부 시간에는 별로 존재감이 없던 아이들도 이 시간만큼은 적극적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교사인 나로서는 무대에 올려야 하는 만큼 될 수 있으면 동작이 좀 더 정확하고 시원스럽게 표현될 수 있도록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리 어렵지 않은 동작인데도 번번이 틀리는 아이들, 쑥스러운지 자신감 있게 하지 못하는…
2014-10-01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