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텅 빈 교실엔 적막감마저 감돈다. 방금 전까지 아이들의 떠들던 소리가 부유하는 먼지처럼 곳곳에 남아 떠도는 듯하다. 매번 학기말이면 느껴지는 쓸쓸함이다. 문득 녀석들에게 좀더 잘해 줄걸 하는 아쉬움과 후회가 밀려든다. 지수, 홍빈, 재호, 영철 등등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들의 면면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성격이 활달해서 우스갯소리도 잘해 반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정훈이, 피아노를 잘 치고 머리가 비상한 영규, 유독 자동차와 휴대폰 디자인에 관심이 많아 인터넷에 블로그를 개설하여 성인 빰칠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했던 태원이, 학급의 궂은 일을 도맡아서 했던 부반장 우리 건휘, 엄마 이야기만 나오면 닭똥 같은 눈물을 줄줄 흘리던 민호. 지금 생각해보면 한 명 한 명이 모두가 소중한 내 제자들이다. 여기저기에서 평가다 뭐다 해서 교권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무한경쟁체제에 내몰리는 학교 현실에서 하루하루 행복을 찾아가며 교단을 지켜내기란 정말 힘이 든다. 하지만 이 길이 내게 주어진 숙명이라 생각하고 오늘도 나는 죽을힘을 다해 교단을 지킨다. --------------- ---------------- 2학년 8
2012-02-16 20:15한파가 계속 된다. 55년만의 한파라 한다. 거기에다 독감도 유행해 독감으로 고생하고 있는 분들이 많다. 우리학교 선생님 중에도 그러한 분이 계신다. 빨리 회복되어 신학기를 맞이하는데 지장이 없었으면 한다. 추위가 빨리 물러가고 따뜻한 기운이 온 땅에 가득하기를 기대해 본다. 얼어붙은 땅도 마음도 다 녹아버리는 날이 곧 오리라 믿는다. 오늘은 목민심서 제2편 율기육조의 4,5,6장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제4장은 병객(屛客-사사로운 손님은 물리친다)이다. 학교에도 사사로운 손님이 꽤 찾아온다. 실제 도움이 되지 않는 분들이다. 학교에 찾아오는 손님은 대부분 학교에 도움을 주려고 오시는 분이 아니라 학교에 도움이 되지 않는 분들이다. 좋은 생각을 가졌다기보다 좋지 않은 생각으로 학교를 찾는 이들도 있다. 학교의 학생들이나 선생님들의 물건이 없어지기도 하고 학교의 기자재가 분실되기도 한다. 그래서 외부에서 오시는 사사로운 손님들에 대한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이분들은 담배를 마음대로 피우다가 담배꽁초를 아무데나 버리기도 하고 실내에 들어올 때도 신발을 신고 들어오기도 하고 학교를 깨끗하게 하기보다 지저분하게 만드는 분들이 많다. 운동장을 사용하고는…
2012-02-15 17:33
아들이 군대에 가면 부모가 할 일 하나. 바로 아들이 쓰던 휴대폰 일시 정지로 처리하기. 그대로 두면 매달 비용이 청구되어 쓰지도 않은 비용을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오늘 아들의 휴대폰 일시 정지를 신청하기로 했다. 해당 통신사를 몰라 시행 착오를 겪었다. 고객센터로 전화를 하면 친절히 안내를 해 준다. SKT는 1566-0011, KT는 1588-0010, LGU+는 1544-0010 이다. 상담원을 통해 안내를 받으니 아들 신분증, 보호자 신분증, 가족 증빙서류(주민등록등본), 입영통지서가 필요하다고 한다. 신청은 가까운 대리점에서 받아 준다고 한다. 이 곳 위치를 알려주니 가장 가까운 대리점과 연락처을 알려 준다. 전화로 위치를 확인하고 관련 서류를 제출하였다. 5분 정도 경과되니 처리되었다고 하면서 제출한 서류를 돌려 준다.대리점 보관용은 스캔되었다고 알려 준다. 편리한 세상, 편리한 제도다. 과거에는 군 장병들이 사용하지 않더라도 번호 유지비용 요금을 부담했었나 보다. 그러던 것이 방송통신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SKT는 작년 10월 1일부터,KT와LGU+는12월 1일부터 일시정지 요금을 면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조치가 국민들에게 얼마나 이익이 될
2012-02-15 17:32
2월이면 먼저 떠오르는 행사 중의 하나가 졸업일 것이다. 살아오면서 누구에게나 졸업은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으리라 본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이 아름다운 졸업식 문화가 조금씩 변질되어 가는 것 같다. 연일 불거져 나오는 졸업식 뒤풀이 뉴스에 졸업을 앞둔 아이들이나 학부모의 마음은 불안하기만 하다. 아마도 그건, 문란한 졸업식 뒤풀이 때문일 것이다. 갈수록 도가 지나친 아이들의 작태를 그냥 간과하기에 그 수위가 이제 한계에 이르렀다. 매년 졸업식 뒤풀이로 아이들은 계란과 밀가루 투척, 교복을 찢거나 벗겨 알몸으로 엎드려뻗쳐 시키기, 가혹행위(졸업빵) 등을 주저하지 않고 자행한다. 또한 술을 먹고 거리를 배회하며 주위 사람들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행동하는 아이들로 피해를 보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중요한 것은 이와 같은 행동을 하고 난 뒤 아이들의 태도이다. 아이들은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기는커녕 관례적인 뒤풀이라며 오히려 의기양양 했다. 이에 전국 시․도 경찰서는 졸업식 뒤풀이로 인한 사건을 최소화시키고 예방차원에서 학교에 경찰을 배치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마치 졸업식장이 시위하는 장소로 착각을 일으킬 때가 있다. 이런 분위기에 익숙하지 않은 일
2012-02-11 14:35
지난 2월 6일 아들이 입영하였으니 오늘로 닷새가 된다. 육군훈련소에서 건강하게 하루 세끼 잘 먹고 훈련 잘 받고 있는지 그게 궁금하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잘 적응하고 있다고 믿고 싶다. 맞벌이 부부 모두 개학일이라동행하지 못하고 논산에 있는부대까지아들 친구두 명이 환송하였다. 아빠로서 아침 송별 인사말은 "건강하게 훈련 잘 받고 병역 마치기 바란다" 더 이상 긴 얘기가 필요 없다. 대한민국의 사나이로서 병역의 의무 수행은 자랑스러운 것이다. 퇴근하자마자 아들방을 둘러 보았다. 책상 위 편지 하나. 단 네 줄이다. "부모님께. 잘 다녀오겠음! 편지 하겠음! -상훈-' 이것을 보고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마음이 허전하기만 하다. 이게 대학 1학년 학생의 현주소다. 아니다. 우리가 자식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못한 탓이다. 직장에 가서 이런 이야기를 하니 아들이 이공계라 그렇다고 한다. 대학 1학년 다녔는데 벌써 전공 티가 난단 말인가? 아무래도 부모와 자식간의 대화 단절, 소통 부재가 이런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 아니면 군대식 편지를 미리 흉내낸 것이지도 모르고. 편지 종이는 엄마가 쓴 '입영 준비사항' 4가지에 대한 답이다. 아내는 입영 준비물 3가지,
2012-02-11 14:35학원에 가 보면 공부를 못하는 학생보다 잘하는 학생이 많고 더 열심히 합니다. 헬스장에는 뚱뚱한 사람들 보다 날씬한 사람들이 많이 오고 적극적으로 운동을 합니다. 공부를 잘 하는 사람과 날씬한 사람 그들은 그 자리를 유지하기 위하여 피나는 노력을 합니다. 2월 입니다 또, 한 학년을 마치게 됩니다. 내가 맡은 어린이들이 앞으로 더 잘 하기를 바라며 지난해를 뒤 돌아 보며 반성해 봅니다. 내가 맡은 어린이의 학부형은 하나 같이 우리 아이는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안 해서 그렇다고 합니다. 또 친구를 잘 못 만나서 그렇게 되었다고 합니다. 하나 같이 내 탓 이라기보다는 남의 탓으로 돌리려고 합니다. 나는 학부형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어머니는 학교 다닐 때 어느 정도였습니까? 그리고 아버지는 어느 정도였다고 합디까? 대부분의 대답은 그저 그랬다고 합니다. 못했다는 사람은 한 사람도 못 봤습니다. 분명 못한 사람도 있었을 터인데 그저 그랬다는 말은 중 정도였다는 말일 것입니다 그르면 아이도 그저 그렇고 중 정도면 됐는데 왜 내 아이는 중 정도면 안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내 아이는 꼭 일등을 해야 하고 뭐든 다 잘해야 하기에 부모님들은 선행 학습시키기에 오늘도 열을 올
2012-02-11 14:34
혜진이에게 오늘은 광양여중의 역사적인 40회 졸업식을 맞이하는 날이구나. 너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체구는 작지만 매사에 적극적이며 활달하고, 공부는 물론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 너의 모습을 지켜 본 소감을 그려보며 이글을 쓴다. 어떤 분야든 최고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하는 의지를 읽을 수 있으니 그 무엇보다 안심이 되는구나. 요즘 조금만 어려워도 쉽게 좌절하고 포기하는 청소년들이 많지만 공부라면 공부, 동아리 활동을 비롯하여 항상 학생회 자치활동에 열심히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믿음직스럽기 그지없다. 네가 2학년 때 2박 3일의 용정중학교 체험학습을 참가하고 나서 느끼고 바람이었던 동아리 활동의 활성화, 학생의 의견 반영, 그리고 건강한 체력 유지를 위하여 더 많은 노력을 해 주길 바랐던 너의 의견을 학교운영의 방향을 잡는데 많은 도움이 된 것 같구나. 특히, 요즘 청소년들에게 결핍된 체력유지 관리를 위하여 우리 학교는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었지. 중간 걷기 시간 운영, 줄넘기 대회, 스포츠 클럽 운영, 아침운동, 다양한 체육대회 프로그램 등은 학업에 시달린 학생들의 스트레스 해소에 많은 도움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넌 무엇보다
2012-02-11 14:34
흔히들 기억은 망각 속에 사라지지만 사진은 오래 간다고 한다. 학창시절의 아름다운 추억, 사진으로 남기고 앨범에 정리하면 두고두고 추억을 기릴 수 있다. 성장사가 정리 된다. 우리 학교 졸업 포토존을 설치한 이유다. 우리 학교 제11회 졸업식, 다목적실을 리모델링 하여 식장으로 꾸미고 각 교실에 생중계로 방송한다. 3학년교실도 풍선 장식과 졸업 축하 글씨를 플로터로 뽑아 붙여 분위기를 살렸다. 1부(09:30)는 시상식과 장학금 전달이다. 이것은 생중계하지 않고 다목적실에서 이루어졌다. 2부 본행사의 시간을 줄이려는 의도이다. 또 학교 운영위원과 학부모회 임원 중 3학년 학부모는 학교장 감사장과 소정의 상품권을 드렸다. 그 분들의 학교 발전을 위한 노고에 감사드리는 것이다. 2부(10:30) 졸업식 본 행사. 교장이 학생들에게 수여하는 것은 졸업장 하나다. 학교장 회고사는 영상으로 하니 분위기가 새롭다. 학교운영위원장 축사도 간결하며 의미심장하다.졸업생들에게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를 되새기게 했다. 한국예술가곡연주회에서 출연한 축가 '우리들의 푸른 마음'은 주목을 받았다. 가사의 내용도 그렇거니와 72세의 출연자 김조자님은우리에게 인생을 가르쳐 주었다.
2012-02-09 17:30지금은 인기가 시들했지만 70년대에서 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인기 있었던 스포츠 중의 하나가 프로레슬링이었다. 특히 故 김일 씨를 대표로 하는 한국 레슬러가 일본 레슬러들을 박치기 한방으로 매트에 꽂는 것을 보면서 일제 식민지 시절의 고통과 울분, 팍팍한 삶의 무게를 일거에 날려 보낸 추억은 하나씩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프로레슬링의 인기는 우리에게만 있었던 것이 아니고 미국에서도 선풍적인 인기였었다. 80년대와 90년대 초반 레슬링은 미국 WWE (World Wrestling Entertainment)로 대표하는 레슬링 단체가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서 프로레슬링은 스포츠가 아니다. 그 이유는 심판에 대한 권위를 인정하지 않고 있고, 스포츠맨십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물론 WWE에서도 그것을 과히 부인하지는 않는다. 하기야 WWE라는 단어 자체가 오락 내지 게임(entertainment)을 노골적으로 표방하기에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미국 프로레슬링을 케이블 TV에서 보면 몇 가지 특징을 보게 된다. 우선 심판이 제대로 권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를테면 한 선수가 상대선수에게 반칙을 하게 되면 심판이 제지를
2012-02-07 17:20
얼마 전 우리집 거실 풍경. 소파에 앉아아내와 필자가 손바느질을 한다.아내는 가죽장갑의 튿어진 곳을 꿰매고 필자는 목도리의 해어진 부분을 감칠질한다. 장갑, 목도리 모두 필자의 것이다. 웬 궁상떨기?사용하던 물건이 보기 흉하게 되어 더 이상 쓰기 곤란하면 버리고 새로 구입하면 된다. 비용도 얼마 들어가지 않는다. 그러나 그게 안 된다. 어떻게든 수선하여 더 사용하려 든다. 이게 어려서부터 습관이 되었나 보다. 장갑 구입 기록을 살펴본다.몇 년 전 모 백화점에서 2만원을 주고 샀다. 유명상표 제품인데 아마도 겨울이 끝나가는 2월 경에 세일가격으로 산 듯 싶다. 방한용으로, 눈 싸움할 때, 작업할 때 다용도로 사용해서 그런지 해어져 겉표면이 거칠하다. 이 정도면 버리고 새로 구입할 만 하다. 목도리는 누나가 교사 시절 영국에서 공부한 후선물로 사 온 것이다. 그 때가 1996년이니 16년이나 되었다. 상표도 떨어지려 하고 접힌 부분이 낡아 한 10cm 정도 길게 구멍이 났다. 귀한 물건이어서인지, 정이 들어서인지 함부로 버리지 못하고 겨울이면 애용한다. 수선한 장갑을 끼워보니 그런대로 쓸 만하다. 목도리는 꿰맨 흔적이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이 정도면 몇 해…
2012-02-05 1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