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일 10시 광양여중 덕모관에서 309명의 신입생을 한 가족으로 맞이하는 입학식이 열렸다. 활기찬 봄소식과 함께 낯선 교정을 찾은 아이들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고 무척 예뻤다. 이번 입학식은 예년과는 달리 진행되었다. 신입생 대표 혼자 입학선서를 하지 않고 각 반 1번 학생들이 다같이 입학선서를 하는 배려를 보여주었다. 환영사도 쌍방향의 의사소통으로 진행되었다. 학생이 교장 선생님께 입학생을 맞이하는 소감을 비롯하여 궁금한 사항을 질문하고 교장선생님이 답변하는 방식이었으며, 학생대표로 강원경, 정현지 신입생은 장래 희망과 중학교에서의 생활목표를 발표하는 행복한 기회를 가졌다. 1학년 7반 강원경 학생은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사고방식으로 학교생활을 하면서 공부를 잘해 장래의 꿈이 대학교수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소개하였다. 1학년 4반 정현지 학생은 초등학교 2,3학년 때 자상하고 따뜻했던 윤숙이 담임선생님을 떠올리며 자신도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하였다. 오늘 발표하지 못한 학생들은 각 교실에서 자기의 장래 꿈을 발표하는 시간을 갖기로 하였다. 신입생들과 재학생들은 상견례 시간을 갖고 서로 정중하게 인사하면서 눈빛을 나누었고, 담임 선생님 발표 시간에는 기대감
2012-03-04 16:25걷기는 인간이 생명을 연장하는 원초적인 본능 중에 하나이다. 수렵과 유목생활의 근본은 걷기인 것이다. 걷기는 자신 외에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행위이다. 옆에서 안타까운 마음에 지켜봐 줄 수는 있어도 결국 걷느냐 마느냐는 본인의 선택인 것이다. 24일 밤 9시쯤 창동역 앞에 모인 아이들은 사진 촬영을 한 후 자신이 알고 있는 수도 서울에 대한 지식들을 친구들과 나누며 걷기 시작했다. 이번 학생들은 졸업생들로부터 정보를 얻어서인지 준비부터가 예사롭지 않았다. 밴드에 파스 등 치밀하게 준비한 흔적을 살필 수 있었다. 두 시간 뒤 고려대학교에 도착했을 때 아이들은 조금 지쳐 있었다. 휴식 후 청계천을 지나 서울역, 여의도, 영등포, 구로역 근처에 도착했을 때 아이들은 활기를 잃어갔고 결국 틈만 나면 주저앉았고 어떤 아이들은 눕기까지 했다. 평소 같으면 누가 길바닥에 앉아 쉬겠는가? 더군다나 감수성이 예민한 고1,2학년 학생들이 말이다. 결국 걷기, 아니 ‘힘듦’이 그들의 가치관을 바꾸었다. 아이들은 남의 시선은 의식하지 않게 되었고, 이때부터 아이들로부터 공부하는 것이 걷는 것보다 쉽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후 서울특별시와 경기도 부천시 간의 도계를 넘을 때
2012-03-02 17:22"송별회 안내문을 다시 보내드립니다. 꼭 참석하시어 퇴임교장샘들을 응원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금일 5시 30분에 뵙겠습니다." 수원시 중학교 교장 협의회장으로부터 받은 메일 편지다.송별회에 참석한 교장은 30명 정도. 수원 관내 중학교는 53교. 이번에 퇴임한 교장은 4명. 그 넓은 뷔페식 송별회장에 채워진 테이블은 4-5개 정도. 식순은 회장의 축시, 전별금과 화환전달, 색소폰 축하 연주 등이 이어졌다. 몇 분이 흥을 돋우려가요 몇 곡을 부르지만 분위기를 끌어 올리지는 못했다. 술 한 잔을 권하면서 약간의 대화로 석별의 정을아쉽게 나누고 그냥 헤어지는 것이다. 축하외부인은 한 명도 없다. 이게 바로 지역 교장 송별회 풍경이다. 퇴임 교원 송별회의 쓸쓸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아마도 정년 단축과 함께 시작되었을 것이다. 그 전까지는 화려했다. 교직의 보람을 느끼며 주위분들의 축하를 받으며 정정당당히 교단을 나갈 수 있었다.한 평생 교직의 길을 걸었다는데 대한 자부심, 자긍심이 넘쳤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게 아니다. 퇴직교장은 물론 현직 교장들까지도 힘이 빠져 있다. 어깨가 쳐져 있다. 사기가 꺾여있다. 교육에 대한 자신감을 잃었다. 교육열정을 불사
2012-03-02 17:10메모장을 정리하다 가슴 먹먹하게 한 한 문장을 다시 음미하며 함께 나누고 싶어 올립니다. 어느 날, 한 대학교수가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은 과제를 내주었다. "빈민가에 사는 청소년 2백 명의 생활을 조사하고 그들의 미래 모습을 써서 제출하시오." 그들의 생활은 너무나 열악했다. 범죄 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데다, 부모는 술과 약에 찌들고 교육에 관심조차 없었다. 때문에 학생들은 약 90%의 청소년이 감옥에 갈 것이라는 예측 보고서를 제출했다. 그로부터 20여 년 뒤, 한 교수가 서류를 정리하다 이 보고서를 발견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보고서 내용이 얼마나 맞는지 조사해 오라고 했다. 학생들은 180명과 연락이 닿았다. 그런데 감옥에 들어간 사람은 네 명뿐이고 나마지는 변호사, 의사, 등 전문직에 종사했다. 학생들은 예측 보고서와 다른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일일이 인터뷰했다. 그러자 모두 고등학교 선생님 덕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학생들은 은퇴한 선생님을 찾아가 제자들 이야기를 들려주며 교육 비결을 물었다. 그러자 선생님은 밝은 미소를 띠며 말핬다. "저는 단지 아이 모두를 사랑했을 뿐입니다." -좋은생각 2011년 5월호 109쪽에서 세상이 온통 먹
2012-03-02 17:07(교단을 떠나시는 선생님께) 초롱한 눈망울 찾아 작은 열망 한아름 안고 옷깃 여미어 들어서던 그날의 다짐 수 십 년 하루같이 당신의 열과 사랑 심던 교정에는 올곧은 마음 한자락 든든한 울타리들이 키를 너머 달려옵니다 아름다운 혼을 드높은 기개를 따스한 미덕을 심으셨으니 아! 당신이 뿌리신 생명의 밭이랑엔 알곡들이 주렁주렁 잎새마다 푸르름이 달렸습니다 천둥치던 태풍에도 메마른 텃받을 일구시던 부지런한 손 옹이 박힌 가슴엔 아직도 뜨거운 사랑 용솟음치건만 아! 당신 귀향의 날 존경과 감사의 월계관 올올이 엮어 그리움 담아 드립니다 사랑하는 이여! 당신의 온기는 백년을 가오리다 이 땅을 데우오리다. (교단을 지키시다 퇴임하신 선생님들을 생각하며 쓴 졸시입니다. 존경하는 선생님! 부디, 강건하소서!)
2012-03-02 17:06이번 추위가 금년의 마지막 추위가 되었으면 한다. 봄의 기운이 온 세상에 가득하기를 기대해 본다. 혹한을 이겨낸 나무들에게서 푸른 새싹들이 파릇파릇 돋아나기를 기대해 보고, 온 산에, 온 들에, 온 가정에 봄의 생기가 가득차기를 기대해 보는 아침이다. 오늘은 목민심서 제3편 봉공육조(奉公六條-남에게 봉사하는 정신) 제4장 문보(文報-공문서 처리를 잘하라)에 대해 생각해 보고 새롭게 다짐도 해 본다. 제4장 문보(文報-공문서 처리를 잘하라)는 하나의 절로 되어 있다. 하지만 내용은 꽤 길다. 공문서 처리에 대해 소상하게 소개되어 있다. 공문서 처리를 잘하기에 앞서 한 가지 개선되어야 할 점을 먼저 생각해 보겠다. 우리 선생님들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전문가다. 학생들이 반듯하게 잘 자라나도록 인성교육을 시켜야 하고 학력신장을 위해 전문교육을 시켜야 한다. 그런데 학생들을 위한 교육에 장애되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게 바로 공문서 처리인 것이다. 수업을 하고 나서 시간이 나면 교재연구를 해야 되고 틈틈이 학생지도를 해야 한다. 그런데 공문서 처리가 발목을 잡고 있어 선생님들의 본연의 업무를 하지 못하고 공문서 처리하느라 정신이 없다. 많은 시간을 빼앗기고 있다. 이런
2012-02-27 14:59존경하는 수석선생님께 오늘은 봄을 재촉하는 비가 촉촉이 대지를 적시며, 희망찬 새 학년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모처럼 부옇게 흐려진 창 너머 보얗게 피는 물안개를 보며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아직 6개월이라는 직장생활의 정리시간을 갖는 시간이 있음을 무척 다행스럽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수석교사제 듣기만하여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좋은 제도임에도 교육현장에 제대로 안착이 되지 않아, 근래 각 시․도 교육현장에서 새내기 수석선생님들의 하소연을 자주 듣게 됩니다. 전국초등수석교사협의회 초대 회장으로, 또 교육과학기술부 수석교사제 법제화 TF팀 위원으로 활동하여 제도화는 되었지만, 필자의 부족한 역량으로 바른 제도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생각에 늘 마음조리며 안타까움에 나도 모르게 한숨소리가 새어 나옵니다. 우리가 조금만 더 신중하고 철저하게 대처하였더라면, 조금만 더 수석선생님들의 의견을 수렴을 잘 하여 그야말로 관리·행정직렬과 교수직렬의 2원화의 단초가 되도록 직급화가 되어 교육현장에서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였더라면 이렇게 가슴이 시려오는 아픔으로 아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함에도 제대로 끼우지 못하
2012-02-26 12:32누구에게는 부족한 선배, 누구에게는 부족한 후배, 누구에게는 부족한 동료였던 이 권광식 적습니다. 흘러 흘러 천안에 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천안하고도 00읍에서도 한참 더 들어 가야하는 00초라는 6학급짜리로 발령을 받게 되었습니다. 일전에 한 지인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천안으로 내신 냈데? 어떻게 된 일이야?” 그분의 질문에 저는 ‘어머니를 정성껏 모시고자 한다’는 등 여러 가지 이유를 말씀 드리는 중에 그분께서 대뜸 “서산이 정떨어져서 떠날려고 하는구만”이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나는 서산을 떠나는 이유를 A4용지 4장은 될 정도로 많이 생각하고 있었는데 삼자가 객관적으로 보기에는 단 한 줄로 그렇게 정리가 되는 모양입니다. 그분은 8년 6개월간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서산에서의 나의 삶의 로정을 잘 알고 계시는 분이었습니다. 전화를 끊고 생각해보니 정말 그분의 말씀대로 서산에서의 나의 생활에는 걱정도 많고 시련도 많은 정이 떨어질 만한 시간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나는 객관적으로 보면 정이 떨어져야 할 이곳 서산에 미련이 너무 많이 남습니다. 왜 징그럽도록 어려운 시간을 보냈던 이곳에 미련이 많이 남을까 하고 긴 밤을 전전반측하며 생각해보았습니
2012-02-25 17:28일요일 저녁. 오랜만에 아이들과 외식을 하고난 뒤 즐거운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아파트 정문을 들어서는 순간, 많은 차가 들어가지 못하고 줄지어 서 있었다. 아내가 무슨 일인지 알아본다며 먼저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잠시 뒤, 아내는 아파트 주민 2명이 심하게 말다툼을 한다며 다른 곳에 주차할 것을 종용했다. 그러자 뒷좌석에 앉아있던 막내 녀석이 어디에서 내려받았는지 지난밤 지하철 4호선에서 일어난 막말녀 동영상을 보여주며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아빠, 세상이 아주 무서워졌어요.” 순간, 녀석의 말에 아무 말도 못 했다. 아마도 그건, 아이들 눈에 비친 사회문제가 기성세대에게도 작게나마 책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인지 모른다. 한편 이와 같은 동영상이 인터넷이나 매스컴을 통해 일파만파 퍼져 나간다면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생각해 보았다. 또한, 사소한 일로 주위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며 심지어 비난을 받으면서도 양심의 가책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앞으로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해갈지 걱정이 되었다. 아파트 주민의 말에 의하면, 차를 먼저 주차하려다 작은 접촉 사고가 생겼다고 하였다. 그리고 서로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
2012-02-23 16:252011학년도도 저물어간다. 2012학년도를 준비하느라 선생님들은 분주하다. 다른 학교로 가시는 선생님과 오시는 선생님이 계서 아쉬움과 기쁨이 교차한다. 새로 가시는 선생님 중 기간제 선생님의 모습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한 자리에서 오래 근무하지도 못하고 다음 자리도 보장되어 있지 않아 안타까울 뿐이다. 오늘은 목민심서 제3편 봉공육조(奉公六條-남에게 봉사하는 정신) 제3장 예제(禮際-교제를 원만히 하라)에 대해 묵상해 보고 새롭게 다짐해 본다. 제3장 예제(禮際)는 세 문장으로 되어 있다. 첫 번째 문장을 보면 “예제는 군자가 조심하여 지켜야 할 일이다”라고 하고 있다. 교제를 원만히 하는 것은 지도자들이 지켜야 할 일이라고 말하면서 공손하고 예에 가까우면 치욕을 멀리할 수 있을 것이다고 하였다. 우리 선생님들께서 지켜야 할 것 중의 하나가 모든 직원들과 원만한 대인관계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이 선생님은 우리 부서에 안 된다. 이 선생님은 같은 학년에 안 된다.’라고 하는 말이 생겨나면 안 된다. 어느 선생님이든 함께 어우러져 생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나 자신이 원만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자신이 변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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