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많이 가르쳤느냐보다 어떻게 변화시켰는가’에 주목하는 교사들이 있다. 양적으로 획일화된 우리 교육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아동 중심으로 교육을 바라보고 그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질적 교육을 추구하는 교사들이다. 교사 중심 수업에서 벗어나 아이의 눈과 행동을 통해 교사 스스로를 성찰해 보는 수업, 문제행동을 하고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아이에게서 교수부진(敎授不振)은 없었는지 고민하는 이들, 불편한 교육현실에 맞서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나선 ‘서울질적교육연구회 아이눈’(회장 손명선. 서울하늘초) 회원들이다. ‘아이눈’으로 보는 수업, 교실에 긍정의 에너지가 넘쳤다 지난 7월 1일 오후 3시 30분 서울동부교육지원청 강당, 30여 명의 교사가 모여 수업 대화 연수를 받고 있다. 살며시 문을 열고 들여다보니 수업 중인 어느 교실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시청한 후, ‘교사들의 수업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에 대한 열띤 토론이 이어진다. “수업 중에 나타난 학생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면밀히 관찰하면서 왜 그런 반응이 나왔는지를 아이들의 눈으로 이해하고, 추론해보는 과정입니다. 그 아이의 주목할 만한 행동이 무엇 때문인
2015-08-01 09:00
경기 김포시 대곶면 석정리. 김포보다 강화에 가까운 소규모학교인 석정초등학교. 주변에는 공장과 논밭만 보일 뿐 집이라곤 거의 없는 벽지학교인 석정초 정문에 들어서자 예사롭지 않은 풍경이 펼쳐졌다. 2층짜리 학교 건물 왼쪽으로 둥근 돔 지붕이 보인다. 이제는 꽤 유명해진 바로 그 천문대였다. 학교 건물 오른쪽으로는 ‘천체 영화관’도 보였다. “처음엔 시골학교에 웬 천문대냐고 말하는 분들이 많았지만, 초·중·고 학생, 학부모만 연간 2000여 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석정천문대는 2003년 11월에 탄생했다. 수성, 목성 등 행성을 자동으로 찾아주는 ‘주망원경 돔’, 별자리 자동 추적기와 각종 천체 망원경이 있는 ‘직사각형 슬라이드 돔’, 별자리를 재현하는 ‘투영실 돔’으로 구성돼 있다. 천문대 담당인 이시헌 교사는 “오늘도 인천당하초 학생들이 체험을 왔는데요. 날씨가 안 좋아서 케플러식 망원경 만들기밖에 못할 거 같아요. 해가 나면 태양흑점활동을 망원경으로 볼 수 있을 텐데, 아이들이 서운하지 않을까 싶네요”라며 학생들보다 더 안타까워했다. 천문대 이곳저곳을 보여주던 배동준 교무부장은 “시설이 10년이 넘은 만큼 보수할 곳도 교체할 것도…
2015-08-01 09:00전교생 발열 체크로 하루 일과가 시작된다. 매일 아침 일찍 출근해서 학교버스가 도착하는 대로 출입구 복도에서 아이들을 줄 세우고, 고막 체온계로 체온을 측정하고, 손에는 젤 타입 소독제를 한 방울씩 짜주고 교실로 들여보낸다. 체온이 37도가 넘는 아이들은 2교시 후에 다시 2차 발열 체크를 해서 체온 상태에 따라 해열제를 복용시키든지 아니면 집으로 귀가시키고 있다. 되살아나는 신종플루의 기억…새삼 깨닫게 된 감염병 예방의 중요성 이번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사태가 갑자기 휴업으로 이어졌던 지난 6월 초, 필자는 몇 년 전 겪었던 신종플루의 힘들었던 기억이 살금살금 되살아났다. 그 당시 신종플루로 인해 신체적·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고, 안면마비까지 발생하여 없는 시간 쪼개며 치료까지 받느라 고생 꽤나 했었다. ‘또다시 발열 체크가 시작되고, 소독약·마스크·체온계는 동이 나겠구나….’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다. 신종플루가 유행했던 그해, 전쟁은 여름방학이 끝나고 개학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개학으로 인해 집단생활이 이루어졌고, 이로 인해 신종플루는 빠르게 확산되었다. 학교 현장은 혼란스러웠다. 그때 처음 등교 시간 발열 체크가 등장했고, 아침 일찍부터 출근해서…
2015-08-01 09:00일본 _ 人災는 막자 … 안전학교 만들기 온 힘 일본은 지나치다시피 할 정도의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지진, 쓰나미 등 자연재해에 많이 노출되고 있는 일본은 학생들에게 안전한 환경을 갖춘 학교나 도시 만들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일본 국민은 자연재해에 대해서는 제어할 수 없는 숙명으로 받아들이지만 사람들의 부주의로 인한 사고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예방해야 한다는 의식이 강하다. 그래서 유치원 때부터 안전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세부적인 안전 규칙 등을 실천하며 사건·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또한 습득한 지식과 건강생활의 행동, 실천을 분리하여 생각하지 않고 ‘납득하고 이해하는’ 학습에 입각하여 이것이 살아가는 힘으로 이어지는 활용능력을 습득하게 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타카오 카즈미, 2010) 사례 1 _ 초등학생 ‘집단 등교’ 일본에서는 학생 안전 대책으로 초등학생 등하교 시에 상급생이 하급생을 데리고 다니도록 하고 있다. 마을의 일정한 장소에 모여 집단 등교를 하는데 상급생이 호루라기를 목에 걸고 하급생들을 보호하면서 등교하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다. 학생들이 모이는 장소에는 그 마을의 어른들이 교대로 나와 학생들을 일일이 점검한다.…
2015-08-01 09:00교원평가제도 개선을 위한 공청회가 지난 7월 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렸다. 지난 2년간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교육부는 학교성과급 폐지와 교원평가 단순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교육부가 밝힌 교원평가제도 개선안의 핵심 골자는 현행 교원근무성적평정, 교원성과상여금평가, 교원능력개발평가의 세 가지 평가 기제를 교원업적평가(성과평가)와 교원능력개발평가(전문성평가)의 이원 체제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또 교원업적평가는 기존 근무성적평정과 성과상여금평가를 연계한 단일 체제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한국교총은 교육현장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 신중한 시행을 촉구했고 전교조는 교사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방안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교육부는 시·도교육청 인사담당자 회의와 전문가 의견수렴 등을 거쳐 연내 새로운 교원평가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서 연구 책임을 맡은 김희규 교수(신라대)는 이원화 모형의 장점으로 평가 부담이 완화되고 수업과 생활지도를 잘하는 교원이 우대받을 수 있으며 교원능력개발평가의 인사 보수 비연계 약속을 지켰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나 평가 체제 연계에 대한 현장 교사들의 반발이 예상된다는 점은 부
2015-08-01 09:00‘아이들이 행복하면 나라가 행복해진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실현되긴 쉽지 않은 명제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이 명제를 실현하기 위해 1948년 탄생했다. 기독교아동복리회(CCF, Christian Children's Fund)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조직은 2010년 4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라는 지금의 이름으로 바꿔 달고,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 어린이를 위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제훈(사진) 회장이 취임하고부터다. 아이들에게 우산이 되어 비를 막아주고, 우산을 펴듯 꿈을 펼치라는 뜻으로 ‘초록우산’이라 지었다. “한동안 병영 사고가 잦았잖아요. 어릴 때부터 잘 교육하면 막을 수 있는 일인데, 그게 제대로 안 되니까 자꾸 그런 사고가 터지는 거예요. 교육을 잘하면 막을 수 있어요. 그러기 위해선 선생님들이 존경을 받아야 해요. 재단에서 문화일보와 공동으로 ‘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 기획을 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지요. 한국교총과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이하 인실련)과 업무협약을 맺게 된 계기도 선생님 존경과 인성교육이 서로 같은 뜻이라는 걸 알게 되어서지요. 이심전심(以心傳心), 요즘 말로 통(通) 한 거라 할 수 있지요.” 이 회장은
2015-08-01 09:00Q. 동학농민혁명 전문 역사교사로 유명합니다. 동학농민혁명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제가 태어난 곳은 전라북도 부안군입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정읍 학산고등학교에 역사교사로 첫 부임을 했는데 명색이 정읍에서 역사교사로서 정읍의 향토사를 공부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또한 정읍에 사는 아이들에게 우리 고장의 자랑스러운 역사도 가르쳐 고향에 대한 자긍심도 높이고, 더불어 올바른 역사관 정립에도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쉬는 날 틈틈이 정읍지역 유적지나 문화재를 찾아다녔습니다. 이런 과정 속에서 부끄럽게도 뒤늦게 정읍지역 곳곳에 산재해 있는 동학농민혁명의 유적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동학농민혁명이라는 역사적 사건이 농민 스스로가 ‘반외세 · 반봉건’의 기치를 높이 세우고, 이 땅의 진정한 주인임을 천명한 우리 민족 최대의 ‘민중항쟁’이라는 사실을 알고 거기에 깊이 빠져 들었습니다. Q. 아이들에게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에 대해 가르칠 때 가장 중점을 두고 가르치는 부분이나, 강조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역사란 옳고 그름의 시비이며 후세 사람들의 삶의 좌표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오늘날 사회 모순과 부조리가 심한 시대, 왜곡과 편
2015-08-01 09:00결코 변하지 않는 핀란드의 교육원칙은 ‘평등과 협동’이다. 핀란드 교육현장에서 ‘경쟁’은 찾아볼 수 없다. “경쟁은 일을 더 빨리 하기 위해서 도움이 될 수 있고, 적당한 경쟁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학교의 근본은 경쟁이 될 수 없다. 다른 중요한 것들을 압박하고 발견하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학교는 경기장이 아니다.” 핀란드 야꼬 이딸라 교육부 장관의 경고는 친구마저도 경쟁상대로 바라보게 하는 우리나라 교육현장이 새겨들어야 말이 아닐까. 아이들의 출발선은 모두 다르다 “등수라니요? 어떤 아이는 달리기를 잘하고, 이 친구는 수학을 잘하고, 다른 친구는 음악적인 소질이 뛰어난데 아이들의 순서를 어떻게 정한다는 얘기입니까?” 오늘날 핀란드 교육의 토대를 만든 에르끼 아호(Erkki Aho) 핀란드 전 국가교육청장이 한국의 경쟁교육에 대해 설명 들은 후 한 말이다. 같은 나이의 학생이라 하더라도 제각기 다른 재능, 학습 속도, 지적성장 속도는 물론 가정환경과 부모의 능력까지도 모두 다르다. 때문에 ‘본인에게 적절한 교육을 받는 것’이 중요하며, 교육제도는 각자가 가진 ‘차이’를 만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것이 바로 핀란드 교육의…
2015-08-01 09:00“선생님, 여기 쓰레기 많아요.” “내가 먼저 주웠어. 아니야, 내가 먼저야.” 2학년이 되면서 처음 해보는 교내 봉사활동에 아이들은 무척 설레고 들뜬 모습이었다. 운동장에 버려져 있는 쓰레기를 무슨 보물이라도 찾은 것처럼 여러 명이 한달음에 달려가 서로 주우려고 야단이다. 평소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쓰레기도 봉사활동의 임무를 맡으니 달리 보이는 모양이었다. 그런데 준상이가 심상치 않은 물체(?)를 주워왔다. “선생님, 야외 학습장에서 이거 주웠어요.” “그런데, 이게 뭐예요?” “뭐야, 뭐야.” 금세 아이들이 모여든다. 길이는 15cm쯤 되고, 솜털이 보송보송한 초록색의 가느다란 물체. 아이들의 눈엔 호기심이 가득하다. “야, 칼 같다.” 준우가 이리저리 칼 휘두르는 흉내를 낸다. “이거 혹시 콩꼬투리 아냐?” 민서의 말에 아이들은 너도나도 “그럼 한번 벌려보자”며 달려들었다. 콩이라고 하기엔 꽤 크고 두툼한지라 아이들은 애를 먹는 듯했다. 한 번에 벌어지지 않아 여러 아이의 손을 거친 끝에 드디어 꼬투리가 벌어지자, 이번엔 꼬투리 속에 무엇이 들었는지 서로 보려고 아우성이다. “어, 콩이 되게 작네.” “연두색이다.” 아직 영글지 않은 등나무 꼬투리라고 설
2015-08-01 09:00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학업중단은 개인적으로 보면 학업, 돌봄 서비스의 제공이 어렵고 사회와의 단절 및 낙오를 유발하며, 사회적으로는 근로소득 및 세수입 감소 등 학업중단 학생 1인당 약 1억 원 이상의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고 한다. 학업중단 학생의 숫자는 매년 꾸준히 증가세이다. 2010년 이후 매년 6만여 명 이상의 학업중단 학생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 중 질병, 해외 출국을 제외하고 가사, 학교부적응, 품행 등 ‘부적응’ 관련 사유로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이 3만여 명에 이른다.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학령기 청소년 중 정규학교 재학생, 각종 교육시설 소속, 유학, 보호관찰 중인 것으로 파악된 8.3만 명을 제외하고, 소재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학교 밖 청소년이 28만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학업중단 원인은 무엇일까? 우리는 흔히 ‘자퇴’와 ‘퇴학’을 주로 생각한다. 그러나 2014년 서울시교육청의 조사 결과 학업중단의 가장 큰 원인은 중학생의 경우 해외 유학(42.9%)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학교부적응이나 가사 문제(17.68%), 기타(17.0%) 순이었다. 고등학교의 경우에는 학교부적응이나 가사 문제(39.58%)가…
2015-08-01 09:00